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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에 읽는 자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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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의 위대한 저작인 [자본론]의 완역본은 어지간한 의지와 시간을 가지지 않고선 완독을 기대할 수 없는 엄청난 양을 자랑한다. 내 기억으로는 주황색 표지로 오직 "자본론"이란 세 글자만 인쇄된 완역본은 총 3권으로 이뤄져 있고, 그 세 권을 연달아 세워놓으면 내 손으론 한 뼘 정도 되는 두계가 된다. 300페이지 정도의 책이 2cm 두께 남짓인 것을 생각하면 정말 엄청난 양이
"오십에 읽는 자본론" 내용보기
마르크스의 위대한 저작인 [자본론]의 완역본은 어지간한 의지와 시간을 가지지 않고선 완독을 기대할 수 없는 엄청난 양을 자랑한다. 내 기억으로는 주황색 표지로 오직 "자본론"이란 세 글자만 인쇄된 완역본은 총 3권으로 이뤄져 있고, 그 세 권을 연달아 세워놓으면 내 손으론 한 뼘 정도 되는 두계가 된다. 300페이지 정도의 책이 2cm 두께 남짓인 것을 생각하면 정말 엄청난 양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엄청난 양과 난해한 문장으로 가득한 자본론을 작가와 어떤 남자의 대화 형식의 소설로 바꾸어 이 책 [오십에 읽는 자본론]이 만들어졌다. 자본론의 핵심적인 내용에 대한 이야기만을 축약하고, 개략적인 내용만 담아도 과연 300여 페이지에 다 담을 수 있을지 모를 판국에 두 사람의 대화 형식이라면 절반은 자본론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것이 아닌가. 그런데도 자본론을 설명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소설의 형식을 빌어, 두 남자의 대화를 통해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설명하려는 이와, 그의 강의를 듣고 사회학과에 진학하려는 딸을 의대 진학으로 바꾸려는 아버지의 이야기로 구성된다. 내가 대학에 가던 시절엔 그렇게 의대가 강세이지는 않았다. 물론 그렇다고 의대 커트라인이 낮은 것은 절대 아니었지만 지금처럼 거의 모든 전공을 제치고 전국 최상위를 휩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내가 대학에 입학하던 시절의 서울대 자연계열 최고의 커트라인은 물리학과였다. 당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소설이 유행을 했었고, 우리나라에서 원자폭탄을 만들려면 물리학을 전공해야 한다는 뭐 그런 유행이랄까, 그런 것이 있었다. 게다가 두 번째로 높은 학과는 전자공학과였다. 당시에 삼성이 처음 반도체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일본을 열심히 쫓아가던 그런 시절이었다. 그런 일본을 쫓아 열심히 반도체를 만들다 보면 언젠가는 그 일본도 넘어설 수 있지 않겠나 하는 그런 분위기였다. 그리고 세 번째 커트라인에 있던 학과가 의예과와 미생물학과였다. 이렇게 4개 학과가 서울대 합격순위 최상위에 있었던 것이다. 혹자는 물을지도 모른다. 의예과가 높은 것은 이해하겠는데, 미생물학과는 왜 그렇게 높았냐고 말이다. 1990년의 입시에서 서울대 의예과는 200명이 정원이었고, 미생물학과는 30명이 정원이었다. 그래서 소수만 뽑았던 미생물학과는 커트라인이 높아질 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물론 이 때문에 미생물을 전공하고 싶었던 내가 서울대에 진학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원체 커트라인이 높아야지......)

이 책 [오십에 읽는 자본론]을 통해 마르크스의 저작인 "자본론"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건 굉장히 큰 오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이 해줄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 자본론의 기본 개념이 어떤 것인지만 간신히 설명할 수 있다. 자본론은 그렇게 쉽고 만만한 이론이나 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혹자는 생각할 것이다. 마르크스는 자본론을 통해 공산주의 사회나 그런 것을 지향하고자 했던 것은 아니냐고 말이다. 그러나 자본론은 오히려 그 반대라고 할 수 있다. 자본이라는 것이 어떻게 생산수단을 통해 자본을 축적할 수 있고, 그 속에 사람들이 얽매여 돌아갈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자본주의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설파한 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즉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자본주의를 깨부수자 라던가 하는 그런 내용이 전혀 아니라는 것이다. 당연히 공산주의 사회로 나가자는 그런 내용도 없다. 그냥 우리가 마르크스 하면 자본론이란 책을, 또는 공산주의라는 환상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아마도 마르크스라고 하면 공산주의를 떠올리게 된 것은 아마도 그의 저작 중 하나인 [공산당 선언]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아무래도 어떤 "선언'으로 이루어져 있기데 생각보다 얇은 [공산당 선언]이란 책이지만, 그 책을 완독하고, 독서 토론을 하다보면 한 달도 그리 길지 않게 여겨지게 된다. 

오십이 넣어 다시 이렇게라도 자본론을 접하니 기분이 좀 이상하다. 이 책의 말미에 나온 것처럼 과연 나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기는 한 것인지 의문이기도 하고 말이다.
YES마니아 : 골드 e*****u 2026.03.20.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