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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대의 차이 덕택에 ‘스페이스 월드’ 속에서 내 미래를 한 발 더 앞서 볼 수 있었다. 내가 만약 가정을 꾸리게 된다면 느낄 감정, 우리 엄마 아빠가 지금보다 열 살 더 들었을 때 생길 일들. 조용하고도 세밀하게,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미묘한 불편한 감정들을 다룬다. 나보다 덤덤한 사람들은 잊고 지나치기도, 나보다 예민한 사람들은 더 큰 일로 번지기도 하는 사건들을 보여준다. 그 일들이 너무 내 과거, 현재, 다가올 미래이기에 어쩌면 스페이스 월드라는 제목이 착 달라붙는지도 모르겠다. 특히 ‘안평’은 맺음말까지 좋았다.나도 가장 좋아했던 유원지의 놀이기구가 철거되었다. 언젠가 그 공간에, 그 위치에 서서 들이치는 감정을 느끼는 날. 꼭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스페이스월드 #오선영 #교유당 #교유서가 #싱긋 #교유당서포터즈 #교유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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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파 챌린지에 참여하며 구입한 "스페이스 월드" 잡고 읽기 적당한 두께에 짙푸른 밤공기가 느껴지는 듯한데 서늘하지 않고 따사롭고 평안한 인상을 주는 예쁜 표지. 책이 주는 인상이 좋았다. "스페이스 월드"에는 총 여덟 편의 단편이 담겨있다. 각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는 공간이다. 누군가 머물렀던 공간이자 머물고 있는 공간 앞으로 머물러갈 공간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어니언 마켓 “여자에게 버려진 물건을, 여자에게서 받아 갈 또 다른 이를 그려봤다. 재희와 10킬로미터 거리 안에 살고 있을, 자신과 만난 적 없는 누군가의 일상을 상상했다. 어떤 이의 목록에선 공감과 위로를, 어떤 이의 목록에선 분노와 박탈감을 느꼈다. 끈적하게 달라붙는 어떠한 것들을 떨쳐 내려 도리질을 쳤다. 그렇게 이끼처럼 자라나는 감정들을 고스란히 받아내면서도 어니언마켓 앱을 삭제하지 않았다.” P.34 자녀 교육과 남보기 등급에 민감한 젊은 엄마들 이야기가 나오는 '어니언마켓'에서는 온라인상에서 엿보이거나, 내보이는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날카롭게 다뤄진다. ☕카페인 랩소디 진정성이란 무엇인가. 장거리 연애, 지방대 출신, 사내 정치 등 역시 회사라는 공간을 둘러싼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상사 맘에 들 광고 카피는 내지 못하고 동료가 숨기고 싶어 하던 걸 굳이 '광고'하던 모습이 자꾸 떠올랐다. 🏠발령의 조건 집이라는 공간에 따르는 현실 감각. 커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이제 공간도 키워야 할 텐데 하다가도 턱도 없는 현실을 보며 수없이 느끼게 되는 구멍. 🏘️안평 “그들의 맹목적인 기대와 지지, 사랑을 불편해하면서도, 그 부분을 약점 삼아 나는 원하는 것을 손쉽게 얻어왔다. (중략) 내가 벗어나고 싶어 하면서 벗어나지 않으려 한, 그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 P.94 함께 얻어살던 집의 보증금을 들고 사라진 도영 은하 아버지가 투자를 위해 사두었던 집에 살게 된 선주 대가 없이 내주는 듯하지만 항상 받는 이의 위치를 깨닫게 하는 은하 임시로 머물게 된, 재개발을 앞둔 안평에서 벌어지는 사라져 가는 사람과 공간에 대한 이야기 🏠스페이스 월드 나는 찬란했던 어느 한 시대가 완전히 허물어진 광경을, 광활한 우주가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으로 전락해버린 실제를 보고 싶었다. p.139 난 어릴 때 서울 독립문 근처에서 나고 자랐다. 88올림픽을 앞두고 그 근처 달동네와 허름한 구역에 재개발 바람이 몰려왔다. 시장통을 지나 허름한 골목 안쪽에 줄지어 있던 꽈배기 공장도 다 사라졌고, 달동네 판잣집이 있던 곳엔 시범 아파트가 들어섰다. 꽤 시간이 흐른 후 다시 가본 그곳에서 예전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지만, 그래도 저기 어디쯤 그게 있었는데 하고 추억 속 공간들을 찾아다녔어요. 그러다 주산 학원 가는 길에 들르곤 하던 떡볶이집이 그 모습 그대로 시장 골목 안에 남아 있는 걸 발견하고 눈물 나게 반가웠다. 순탄치 않은 유년을 보내 곳이라 아픈 기억도 많지만 어느 곳에 살아도 어느 순간 그때 그 공간에 서 있는 것 같은 그리움이 차오를 때가 있다. 🪖아직 오지 않은 말 시대와 공간이 남긴 이야기 오랜 오해가 풀렸지만 전해지지 않은 말이 남았다. 🦷유치보관함 영구치가 나지 않는 자리. 언젠가 빠져 버릴 젖니에 대한 소회 미주의 빠지지 않는 젖니는 억지로 움켜쥐고 있던 비밀 같다. 꺼내어 보면 모든 게 무너질까 봐 잘 감춰두고 아껴둔 비밀. 어쩌면 생모가 아닐지도 모를 엄마지만 누구보다 자신을 아끼는 엄마란 걸 받아들이고서야 비로소 빠진 이를 들고서 이미 그 뿌리는 다 흡수되고 사라진 걸 눈치채게 된다. 겉보기엔 잘 감춰두고 지켜온 것 같지만 사실은 자리만 지켜주고 있었을 뿐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던 거다. 영구치가 나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어른이 될 수 없는 건 아니니까. 👩👦임시보호자 감상에 젖다가도 어쩔 수 없이 현실감각을 되찾게 만든 이야기였다. 그닥 가깝다고까진 할 수 없던 지인의 부고 그 지인의 집에 혼자 남겨진 아이에게 나는 어떤 존재가 될 것인가.
🗨️정말 우연찮게 신청한 챌린지였는데 내가 머물고 있던, 있는, 있을 공간과 사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며 읽었다. 마지막에 실린 임시보호자 편에서는 이야기가 시작될 때 그랬던 것처럼 다시 두 사람이 어둔 공간으로 들어서는데 저도 모르게 눈이 뜨거워졌다.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지만 왠지 모든 걸 아는 것 같은 아이와 그 아이의 떨림을 온몸으로 느껴버렸던, 차마 문 앞에서 손을 놓고 가버리지 못한 이모이모의 마음이 느껴져서 그랬던 듯싶다. 그리고 어둔 집 안에 불을 밝히겠지만 두 사람이 그 공간에서 얼마나 함께 할 수 있을까 하는 현실적인 걱정도 들어서였던 듯하다. 사라졌지만 내 안에 남아있는 공간 스페이스 월드 제목을 보고 SF로 오해하진 마시라 지극히 현실적인 공간의 이야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