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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철희님의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감정은 부끄러움이었다. 그것은 정치인들에 대한 부끄러움이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이었다. 그동안 나는 정치가 망가진 것을 한탄하면서도, 정작 그 망가짐에 내가 어떻게 기여했는지는 돌아보지 않았다, SNS에서 상대 진영을 조롱하고, 내가 지지하는 정치인의 모든 행동을 옹호하며, ' 우리 편' 이 아닌 사람들의 말은 귀담아듣지 않았던 순간들. 그것이 팬덤 정치였고, 정서적 양극화였으며, 결국 나라를 망하게 만들 수도 있는 위험한 행위였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는다. 저자가 말하는 '정치 때문에 나라가 망할 수도 있다'는 경고는 과장이 아니었다. 12•3 계엄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며 우리는 민주주의가 얼마나 연약한 것인지 뼈저리게 느꼈다. 그런데 더 무서운 것은 그 사건 이후에도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 극우 카르텔이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사실이다. 60대 이상에서 60%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보이는 국민의힘의 현실은, 한 정당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세대별로, 지역별로, 이념별로 얼마나 깊게 분열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징후다. 책을 읽으며 가장 불편했던 부분은 팬덤 정치에 대한 분석이었다. 왜냐하면 나 역시 그 일원이었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정치인의 모든 결정을 무조건 지지하고, 그에 대한 비판은 '적의 공작'으로 치부했던 순간들이다. 이견을 내는 사람들을 '내부 총질'하는 배신자로 낙인찍고, 정치를 '죽고 사는 전쟁'으로 만들었던 나 자신의 모습이 부끄러웠다. 저자는 "사랑은 말이 되고 혐오가 본이 된다"고 말한다. 정확한 지적이다. 처음에는 정말로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시작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어느새 내가 지지하는 정치인을 사랑하는 것보다, 상대편을 증오하는 것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었다. 상대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을 넘어 인격을 모독하고, 그들의 모든 행위를 악의로 해석하며, 심지어 그들이 잘되는 것 자체를 견디지 못했다. 이것이 바로 안티 팬덤이 팬덤 정치의 숨겨진 속성이라는 저자의 통찰이 날카롭게 다가오는 이유다.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것보다 우리가 증오하는 것으로 더 강하게 결속된다. 이재명 대통령의 "민주주의가 밥 먹여 준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는 말은 핵심을 찌른다. 민주주의는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다. 민주주의는 보통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수단이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언제부턴가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 자체에만 몰두하면서, 정작 그 민주주의가 누구의 삶을 어떻게 나아지게 하는지는 소홀히 했다. 미국 민주당의 패배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들은 자신들 이 대표하고 대변하겠다고 했던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진보적 가치를 외치면서도, 정작 보통 사람들의 일상적 고통에는 둔감했다. 물가가 오르고 일자리가 불안정해지는 현실 앞에서, 추상적인 가치만으로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었다. 한국의 진보 진영도 같은 함정에 빠질 수 있다. 민주주의를 지켰다는 자부심, 계엄을 막아냈다는 성취감에 취해, 정작 청년들의 주거 문제,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 자영업자들의 생존 위기 같은 구체적인 삶의 문제들을 외면한다면, 결국 사람들은 등을 돌릴 것이다. 정치가 '밥 먹여 주는' 데 실패하면, 극우와 내란 세력은 언제든 다시 고개를 들 것이다. 책을 읽으며 깨달은 또 하나의 진실은, 결국 정치의 질은 제도가 아니라 사람이 결정한다는 것이다. 물론 제도도 중요하다. 저자가 지적 하듯이 총리에게 법적 권한을 더 부여하고, 검찰의 정치 개입을 막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제도를 만들어도, 그것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권력욕에 취하고 당파적 이익만을 추구한다면 무용지물이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본질적으로 위험하다. 전체 국민이 선출한 유일한 공직자라는 정통성, 막강한 법적 권력, 여론에 대한 호소력, 여당의 협력. 이 네 가지 수단을 가진 대통령은 '선출된 왕'이 되기 쉽다. 그리고 권력이 산술급수적으로 강해질수록, 오판의 가능성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권력을 가진 사람의 자기 절제와, 권력을 감시하는 사람들의 끈질긴 경계심이다. 여당 의원 8명만 뭉쳐도 대통령을 제어할 수 있다는 저자의 지적은 중요하다. 국민의힘이 윤석열을 제어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제어하지 않은 것이라는 진실. 탄핵 트라우마와 선거 패배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명백한 잘못 앞에서도 침묵을 선택한 것. 이것이 바로 정치가 망가지는 메커니즘이다. 책에서 반복적으로 강조되는 것 중 하나가 검찰의 문제다.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적폐 수사, 그리고 다시 윤석열 정부의 사법 탄압. 이 모든 것이 '피해-복수의 내러티브'를 만들어냈고, 정서적 양극화를 심화시켰다. 검찰이 정치 권력의 도구로 사용될 때, 정치는 더 이상 정책 경쟁의 장이 아니라 생존 투쟁의 전장이 된다. 이기고 지는 게임이 아니라 죽고 사는 전쟁이 되는 것이다. 승자는 패자를 물리적으로 경기장 밖으로 밀어내려 하고, 패자는 억울한 피해자 서사를 만들어 복수를 다짐한다. 이 악순환 속에서 절제와 관용은 사라지고, 극단과 증오만 남는다. 저자가 "정치 검찰은 언제든지 총구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고 경고하는 이유다. 지금은 내 편에 있는 것처럼 보여도, 권력의 향방이 바뀌면 언제든 나를 겨눌 수 있다. 검찰 개혁은 진보나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 자체의 문제다. 정치가 검찰에 휘둘리는 한, 좋은 정치는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저자는 명확한 답을 제시한다. 투표다. "투표권은 최고의 시정 권력"이라는 말은 진부해 보이지만, 가장 강력한 진실이다. 6•3 대선을 정초 선거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 극우 카르텔을 확실하게 제압해야 한다는 요구는 절박하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특정 정당을 찍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던지는 '종이 짱돌'은 정치인들에게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는 세력에게는 단호한 응징을, 하지만 동시에 집권 세력에게는 보통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라는 책임을. 방심도 온정도 사치가 되어서는 안 되지만, 복수와 절멸만을 외쳐서도 안 된다. 정치적 대타협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저자의 시각도 주목할 만하다. 탄핵을 밀어붙이되 여당에도 운신의 폭을 열어 줘야 한다는 것, 수적 우위로 서둘러 밀어붙이면 오히려 탄핵이 왜곡된다는 지적은 우리가 놓치기 쉬운 지혜다. 승리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그 승리를 통해 무엇을 이룰 것인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팬덤 정치를 무조건 악으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는 저자의 주장은 균형 잡힌 시각을 보여준다. 팬덤 정치는 정치 실패와 정치 무능이 불러온 현상이며, 동시에 참여 의지를 가진 시민들의 주체적 시도이기도 하다. 문제는 그것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책임은 오롯이 정치인에게 있다. 특히 정치 지도자들이 팬덤의 혐오를 부추기고 그 대가로 권한을 얻는 '거래의 코트십'이 아니라, 비전과 소신으로 팬덤을 이끄는 '책임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당이 게토화되고 행태가 일베화되는 것을 막는 것은 정치 지도자의 의무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 시민들도 성찰해야 한다. 나는 정말로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은가, 아니면 단지 상대편이 망하는 것을 보고 싶은가. 내가 지지하는 정치인의 잘못도 비판할 용기가 있는가.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의 말에도 귀 기울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런 질문들에 정직하게 답할 때, 팬덤 정치는 건강한 시민 정치로 진화할 수 있다. 결국 이 책의 제목이자 핵심 질문으로 돌아온다. 좋은 정치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저자는 명확한 청사진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대신 우리가 피해야 할 함정들을 낱낱이 보여준다. 정치적 양극화, 팬덤 정치의 흑화, 검찰의 정치 개입, 권력욕에 취한 대통령, 굴종하는 여당, 복수에 집착하는 야당. 이 모든 것들이 정치 를 망가뜨리는 요인들이다. 좋은 정치는 아마도 이런 것이 아닐까. 보통 사람들의 구체적인 삶을 개선하는 정치. 이기고 지되, 패자를 절멸시키지 않는 정치. 권력을 가져도 교만하지 않고, 권력을 잃어도 존엄을 잃지 않는 정치. 내 편과 네 편으로 나뉘되, 서로를 적이 아니라 경쟁자로 대하는 정치.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지키되, 그것이 실제로 사람들을 먹여 살리는 정치. 그리고 그런 정치는 정치인들만의 노력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우리 시민들이 투표로, 감시로, 비판으로, 때로는 침묵으로, 때로는 행동으로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지위 위협'을 느끼는 60대 이상 노년층의 두려움도 이해하고, 미래가 불안한 청년들의 분노도 헤아리며, 좌와 우 사이 어딘가에서 길을 잃은 보통 사람들의 목소리도 듣는 정치를 갈망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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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정치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팬덤과 극단의 시대에 꼭 필요한 정치 교양 나는 사실 드라마를 잘 보지 않는다. 소설도 좋아하는 장르는 아니다. 누군가 왜 그러냐고 물어보면 농담삼아 우리나라의 정치인들을 꼽았다. 한 명씩 들여다보면 그야말로 소설 속 주인공에 최적화되어 있지 않은 인물이 없었다. 유명한 사람들을 차치하더라도 최근 대선에 출마했던 정치인만 봐도 그렇다. 그때 나는 그의 이력을 보며 그야말로 잘나가는 작가가 인물을 설정했어도 이렇게 드라마틱하게 쓸 수는 없었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게다가 어떤 정치인의 말과 행동이, 서로 다른 정치성향의 다양한 매스미디어에서 다뤄지는 그들의 이야기는 화자만 바뀌어 묘사하는 소설의 설정효과처럼 더욱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하지만 이들은 국민들 재미있자고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정치인이라는데 문제가 있다. 나는 정치인들에게 무엇을 바랬을까? 저자는 이 책에서 보통사람들을 밥 먹여 주는 민주주의가 좋은 정치라고 말한다. 그런 것 같다. 북한의 공산주의가 실패한 것은 딱 그 이유였다. 하지만 민주주의라고 맘놓을 수 없다. 민주주의의 상징과도 같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동안 집권해온 민주당이 평범한 중간층의 백인들, 그러니까 보통사람들을 밥 먹여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대통령을 뽑을 때 강한 대통령을 원한다. 그가 박통처럼 경제적 안정을 가져다줄 리더십 있는 사람이길 바라면서도 인권을 유린하고 홀로 권력을 독점하기 위해 헌법을 고치는, 그 시절 그 대통령은 원하지 않는다. 십년도 채 안된 기간에 벌어진 두 번의 탄핵으로 이 점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돌아보고 내다보고’라는 제목으로 2주 간격으로 연재한 한겨레 신문의 칼럼을 묶었다. 무조건적인 보수당의 잘못을 짚어내기보다 지난 정치의 문제점과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 당파적 관점을 떠나 더 큰 흐름과 구조적 요인을 짚어보려는 이철희 저자의 시선이 담겼다. 이 책은 총 3부로 1부 ‘비상계엄과 탄핵 그리고 조기 대선으로의 여정’은 작년 12월의 비상계엄에 대한 전 정권이 가진 문제점들을 다뤘다. 검찰이라는 권력, 트럼프식 스타일을 밀어붙이는 윤석열의 극우 정치, 그리고 법에 정통한 그가 보여주는 버티기는 한국의 민주주의의 허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2부 ‘윤석열 정부와 검찰 공화국은 어떻게 몰락했는가’에서는 읽다보면 대통령이 아니라 왕이고자 했던 그에게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수식어구가 참 잘 어울린다. ‘검찰 공화국’의 문제점은 한겨레출판사의 다른 책, <검찰의 세계, 세계의 검찰>이라는 책에서 더 자세히 다루고 있다. 2부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3부 ‘팬덤·극단주의에 사로잡힌 한국 정치의 오늘’에서는 미국의 모습과 우리나라에서 정치 양극화가 시작된 노통과 박통의 시점을 다시 들여다보며 오늘날의 팬덤, 극우, 포퓰리즘의 원인을 찾아보고 보통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좋은 정치임을 이야기한다. 사회적 불평등과 싸우지 않는 민주주의는 보통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우리의 다수가 보통사람이기에. (이 점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나에게는 극우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정치는 서로 자신들의 목소리만을 바벨탑처럼 쌓더니 무너져버리고 저 밑으로 떨어져 파편화된 목소리들만 메아리처럼 울려대고 있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저자는 두 번의 탄핵에서 보여준, 우리가 가진 회복탄력성을 짚어낸다. 그 탄력이 다 하기 전에, 정치에 대해 무관심과 혐오를 갖기 전에, 보통 사람들이 불안없이 밥 먹고 살 수 있는 그런 한국사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12.3 불법 계엄 사태부터 탄핵, 조기 대선까지.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격량의 세월을 보냈다. 평범한 직장인인 나에게 정치는 먼 이야기 같았지만 이제는 내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좋은 정치는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의 저자는 단순히 지난 정권의 과오를 들추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 정치가 어쩌다 이토록 망가졌는지 구조적으로 파헤친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정치 평론을 읽는 것이 아니라 나의 무너진 일상을 다시 세우기 위한 설계도를 보는 기분이었다. 정치가 제 기능을 못 할 때 가장 먼저 고통받는 것은 결국 나 같은 보통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일의 잘잘못을 떠나, 그저 저 사람이 싫어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지금 한국의 정치가 딱 그 모양새다. 저자는 이를 정서적 양극화라고 말한다. 정책이나 이념의 차이가 아니라 단지 상대가 싫고 혐오스러워서 적으로 규정하는 현상이다. 책을 읽으면서 공감이 갔던 부분은 투표장에 가는 이유가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좋아서가 아니라 저쪽이 잘 되는 꼴을 못 봐서라는 대목이었다. 이를 부정적 당파성이라 하는데 나 역시 지난 선거에서 그랬던 것 같다.
이 책에서 가장 뼈를 때리는 부분은 팬덤 정치에 대한 분석이다. 누군가를 열렬히 좋아하는 마음이 정치적 동력이 되는 것은 긍정적일 수 있지만 지금의 팬덤 정치는 그 선을 넘어섰다. 저자는 팬덤 정치가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수박이나 배신자로 낙인찍고 집단적으로 괴롭히는 혐오의 도구가 되었다고 지적한다. 포퓰리즘, 정서적 양극화, 팬덤 정치가 결합된 이 '나쁜 정치 패키지'는 결국 대화와 타협이라는 정치의 본령을 파괴한다. 내가 지지하는 정치인을 위해 반대파를 공격하는 것이 애국이라 믿는 순간, 민주주의는 설 자리를 잃는다.
그렇다면 좋은 정치란 도대체 무엇일까. 저자는 '민주주의가 밥 먹여 준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라는 답을 내놓는다. 거창한 이념이나 구호가 아니라 보통 사람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것이야말로 정치의 존재 이유라는 것이다. 정치가 해야 할 일을 상대를 감옥으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서민의 삶을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만드는 것이다. 수많은 불빛 아래 저마다의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정치가 밥 먹여 주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민들 또한 혐오의 감정을 거두고 냉철한 눈으로 정치를 감시해야 함을 깨닫을 수 있는 책이었다. #좋은정치는어떻게만들어지는가 #이철희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11기 #정치비평 #민주주의 #팬덤정치 #정서적양극화 #이재명정부 #윤석열정부 #한국정치 #책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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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정치를 다룬 책이라고 하면 어렵고 딱딱하거나, 한쪽으로 편향된 시각을 갖고 서술되어 있을 것 같아 잘 손이 가지 않았는데요. 다행히도 이 책은 거대한 정치적 담론보다 ‘좋은 정치가 왜 필요한가, 그리고 그것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일상적 언어와 이해하기 쉬운 사례들로 차근차근 풀어내고 있습니다. 저자가 한겨레 신문에 연재한 다수의 칼럼들을 보완해 엮었다고 해요. 책은 윤석열 정부의 몰락과 12·3 비상계엄, 그리고 이재명 정부의 탄생으로 이어지는 2024~2025년 한국 정치의 결정적 장면들을 복기하며,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합니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가 직면한 정치적 양극화와 팬덤 정치를 극복해야만 좋은 정치로 나아갈 수 있다고 주장해요.
1부: 비상계엄과 탄핵, 그리고 조기 대선 12·3 불법 계엄 사태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그리고 6·3 대선을 통해 정권이 교체되기까지의 긴박했던 과정을 되짚어봅니다. 저자는 이 과정을 단순히 사건의 나열이 아니라, '극우 카르텔'과 '민주주의 퇴행'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구조적으로 분석해요. 특히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시민들이 던진 '종이 짱돌(투표)'의 위대함을 강조합니다. 2부: 윤석열 정부와 검찰 공화국의 몰락 왜 윤석열 정부는 실패했을까요? 저자는 그 원인을 '정치적 양극화'와 '검찰 공화국의 한계'에서 찾습니다. 정치가 실종되고 수사만 남은 상황, 여당과 총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을 때 어떤 비극이 일어나는지 처절하게 보여줍니다. 3부: 팬덤·극단주의를 넘어 '좋은 정치'로 이 책의 하이라이트입니다. "그래서 좋은 정치가 뭔데?"라는 질문에 저자는 명확하게 답합니다. "민주주의가 밥 먹여 준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라고요. 더불어 보통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지 못하는 무능한 정치는 결국 또 다른 극단주의를 부른다고 경고합니다. 팬덤 정치의 폐해를 지적하며, '내려놓기', '나누기', '통합하기'를 이재명 정부의 과제로 제시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세계정치학회(IPSA) 서울총회 기조연설에서 "민주주의가 밥 먹여 준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밥 먹여 주는 민주주의'라는 말이 무척 와닿았는데요. 사실 거창한 이념 논쟁보다 중요한 건 "내 월급으로 집을 살 수 있나?", "아이를 마음 편히 키울 수 있나?" 같은 현실적인 문제잖아요. 저자는 민주주의가 단순히 제도를 넘어 '내 삶을 지켜주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데, 이 부분에서 큰 공감이 갔습니다. 또, 팬덤 정치에 대한 따끔한 일침이 인상적이었어요. 저 역시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거나 비판적으로 바라볼 때가 있지만, 때로는 그것이 맹목적인 팬덤이나 상대를 향한 혐오로 변질되지 않았나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산다"는 정치가 아니라, 공존하고 경쟁하는 정치가 복원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책을 덮으면서 느낀 건, 국민이 정치를 혐오하고 외면하면 결국 '나쁜 정치인'들이 판을 친다는 사실이었어요. "모든 민주주의에서, 국민은 그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말이죠. 지난 격동의 시간을 통해 우리가 배운 건,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깨어있는 시민들의 투표와 참여라는 점입니다. 한국 정치가 도대체 왜 이렇게 싸우기만 하는지, 저처럼 잘 이해가 안 가시는 분들이나 '윤석열 정부'의 실패 원인과 '이재명 정부'의 과제를 구조적으로 보고 싶으신 분, 또 정치 뉴스만 보면 스트레스받지만, 그래도 세상이 바뀌길 원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해요. 분노를 넘어 대안을, 혐오를 넘어 공존을 모색하는 '진짜 정치' 안내서가 되어줄 겁니다. 책을 읽으며 인상 깊었던 구절을 공유합니다.
*이 후기는 하니포터 11기로서 한겨레출판에서 제공 받은 책을 읽고 솔직히 적은 것입니다. #좋은정치는어떻게만들어지는가 #이철희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11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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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에서 2024년 3월부터 기고한 칼럼을 엮은 책이다. 온나라가 통째로 진통을 버텨낸 역사적 시간동안 칼럼을 게재하면서 저자는 고단했겠지만, 그 시간들을 엮어낸 '좋은 정치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다시 접해보니 사람은 너무나 쉽게 잊는구나 속이 켕기는 듯하고 내려앉는 듯도 했다. 우리가 또 뽑았다. 솔직히 우리라고 하면 억울하지만, 선거는 어쩔 수 없이 결과로 우리를 낳는다. 한강과 종묘의 일이야 그런 면에 있어서는 서울 외의 국민들을 결백하게 만들어주지만, 어쨌든 또 뽑았다. 그리고 그 결과를 함께 감내해야 했다. 우리만 이런 어려움 속에 있는 것은 아니다. 세상엔 안/못 뽑는 애들도 있고, 뽑는 척만 하는 애들도 있고, 뽑는게 뭔지 모르는 애들도 있고, 지들이 뽑아놓고 남탓하는 애들도 있다(47). 온 세계가 그렇다. 우리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나라들에 특히 예민해서 더 그렇게 느껴질수도 있고. 불행 중 다행으로 우리는 수습을 했고, 해나가고 있다는 것과 다행 중 불행으로는 임기가 5년 뿐이라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할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 제발. 세상이 이렇게 어지러우니 아침 저녁 뉴스마다 위기가 없을리는 없었지만 일을 잘 하길래 야구도 보고, 책도 읽고, 낙엽도 거닐며 일상을 살았는데 '좋은 정치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관심이 생겨서 책을 펼쳤더니 시작부터 지난 겨울의 PTSD*가 몰려왔다. 날이 완전히 따뜻해지고 나서야 비로소 긴 겨울이 끝났구나 싶었던 날들. 파도 파도 괴담같은 전말만 드러나는 어느 저녁의 충격과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여파가 다시 생생이 떠올랐다. 게다가 반성과 청산없던 여당의 태도, 후보자 TV토론에서 생방송을 타고 여과없이 전해진 부적절한 발언을 내뱉는 후보까지. 이런 사람들이 대선 후보로 있는 것도, 지지기반이 있다는 것도 어지러운 일이었다. 그리고 이 참담함을 책은 고스란히 되살려준다. 그저 '좋은 정치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궁금했을 뿐이데. 저자는 3부에서 다루는 정치 팬덤에 대해서 굉장히 경계의 시선을 보낸다. " 정치 팬덤이 차이와 이견을 혐오하고 배제하면서 정당과 의회 등 정치를 짓누르는 현상, 또는 정치인이 팬덤을 만들고 이를 권력 수단으로 활용하는 정치 양식이 팬덤 정치다(206)" 고 말하면서 특히 이 '팬덤'이 내 편이 아닌 상대를 적으로 규정해 혐오와 배제를 하는 증오와 미움의 배설 현상을 보임을 거듭 강조한다. 이를 요즘식 표현과 적극적 참여로 관심을 표출하는 새로운 정치 지지층의 등장으로 '팬덤'이라 이름붙일 뿐 기존의 고관여 지지자들과 큰 차이점을 느낄 수 없는데 반해, 2030 남성의 극우화(74)에 대해서는 다소 나이브한 해석을 한 점은 아쉬웠다. 10대까지 범위를 넓혀도 무방할 것 같은 심각한 현상에 대해서 좀 더 민감하게 해석하고 대응해야 할 것이다. 미국 정부의 압박에 대한 이재명 정부의 대응이나 최근 중일 관계의 악화 등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을지 다음을 궁금해하며 책을 덮었다. 위기에서 가까스로 수습하며 버텨내는 민족성을 실감한 탓인지 전보다 뉴스를 보는 시간이 늘어났는데 이런 정치 교양 책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좋은 정치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지난 정권과 현 정권에 대한 비판과 조언이 균형잡힌 내용이라 초보의 어리숙한 시선으로도 즐겁게 읽을 수 있어 괜찮았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충격적인 경험/외상을 겪은 후에 나타나는 불안 장애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게시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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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정치는어떻게만들어지는가 #이철희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11기 #서평단 정치학자 이철희의 《좋은 정치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는 정치를 다시 시민의 손으로 돌려놓기 위한 안내서다. 국회와 정당에서 오래 활동한 저자는 정치가 왜 시민의 신뢰를 잃었는지, 어떻게 하면 책임 있고 품격 있는 정치로 회복될 수 있는지를 꼼꼼하게 짚어낸다. 다양한 정치 전문가의 견해, 다른 국가와의 비교 등 여러 사례와 관련 자료를 토대로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몇몇 정치적 이슈나 정치인의 도덕성만을 문제 삼지 않고, 선거제도·정당 운영·의회 구조같은 제도적 토대를 중심에 놓아 정치의 질을 설명한다는 점에서 실증적이다. 동시에 시민의 참여와 정치 감수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좋은 정치가 ‘위에서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제도·문화·시민의식이 함께 만들어내는 공동의 성취임을 보여준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2부에는 비상계엄과 윤석열 정부의 몰락 과정을 그려낸다. 3부는 '팬덤 극단주의에 사로잡힌 한국 정치의 오늘'라는 제목 아래 현재 정치의 문제점과 대안을 소개하고 있다. 3부 내용에 주목할 만하다. 저자는 팬덤 정치 현상에 깊게 우려하며 "정당의 약세 배경에 팬덤이 있다"고 분석한다. 더 약화되고 망가지기 전에 팬덤 정치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이는 정치인의 몫이 크다고 주장한다. "정치 지도자들이 비전과 소신을 갖고 팬덤을 이끌어 가는 '책임'의 리더십"(p.224)을 강조하고 한다. "역사적으로 성공한 진보의 사례를 보면, 진보가 보수를 파트너로 존중할 때 그리고 보수 세력의 일부와 연대할 때 다수파가 됐고 세상을 바꿨다. 스웨덴의 사민등은 오만과 배제가 아니라 타협과 포용으로 복지 국가를 일궈 냈다. 이렇듯 수적 과시나 힘자랑은 진보의 가지도 아니고, 만능의 보검도 아니다." (p.238) "민주당이 엄청난 호조건 속에서도 2022년 어이없게 정권을 넘겨준 이유는 간명하다. 요컨대 진보 인프라의 구축과 사회경제적 약자들을 정치적으로 활성화시키는 비전이나 담대한의 부족이다. 다시 강조하건대 지금까지 검증된 진보의 성공 문법은 약자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고, 그들의 사회적 정치적 힘을 강화시키는 것뿐이다."(p.240) 저자는 진보 정치가 나아가야 방향을 명확히 제시한다. 일부 보수와 연대하여 포용적인 태도를 가지며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을 과감하게 진행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방향성에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우호적이지 않은 언론의 환경 속에서 점점 극우화되는 보수와 어떻게 공존하고 연대할지 묻는 일은 쉽지 않다. 동시에 경제의 속도를 늦추지 않으면서도 약자의 삶을 지켜낼 정책을 설계하는 일 역시 언제나 긴장과 선택의 경계 위에 놓여 있다. 결국 정치의 해답은 이상이 아니라, 복잡한 현실 속에서 끝내 포기하지 않고 균형을 모색하려는 우리의 실천에서만 탄생한다. **출판사 제공 도서로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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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3일. 그날의 기억은 평생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 처음 '계엄'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바로 떠오르지 않았다. 교과서에서만 보던 과거의 사건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일어날 거라고는 상상조차 해 본 적이 없었다. 그날을 기점으로 정치에 대한 관심이 깊어졌다. 그리고 좋은 정치란 과연 무엇인지 이 나라에서도 나타날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썰전>을 통해 익숙한 저자는 한국 정치의 위기를 여실하게 드러낸다. 12·3 불법 계엄, 두 번째 대통력 탄핵과 6·3 대선, 이재명 정부의 탄생과 정상화되고 있는 대한민국에 이르기까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정말 많은 일이 일어났다. 이 과정에서 정치적 양극화는 뚜렷해졌고 팬덤 정치라는 현상까지 생겨났다. 저자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알아야 할 정치 현안들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준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극우 세력이 커지는 현상과 한국의 내란 척결이 지지부진한 지금 꼭 필요한 상식을 들려주고 정치적 시야를 넓혀준다. 지난 3년 동안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퇴행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솔직히 회복 불가능할 거라는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대한민국에 대한 자부심이 사라졌고 타인에 대한 관심과 미래에 대한 기대도 사라졌다. 그러다 갑자기 불법 계엄을 선언하고 내란을 일으키고 자멸의 길로 들어선 순간 희망이 생겨났다. 무너진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고 국민의 삶을 돌보는 새로운 정부를 꿈꿀 수 있었다. 저자는 보통 사람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이재명 정부가 더 잘하고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저자가 제시한 몇 가지 제언을 모두 동의하지는 않는다. 인정하고 존중할 상대가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 정치가 어디로 가야 할지 가늠하게 한다. 팬덤이든 중도든 방식은 다르지만 정치가 향해야 하는 지점은 결국 하나다. 이 책은 그 공통의 방향을 다시 확인하게 한다. #좋은정치는어떻게만들어지는가 #이철희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11기 #도서제공 #도서리뷰 #서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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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는 옳기 때문에 해야 한다는 말은 더 이상 힘을 잃었다. 그 말이 사람들에게 닿지 않는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민주주의는 보통 사람들의 삶이 좋아지게 하려면 필요하지만, 우리 삶을 나아지게 하는 데 실패하는 순간, 그 체제는 정당성을 잃기 때문이다. 삶을 위해 민주주의가 필요한 것이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삶이 희생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이 간단하면서도 기본적인 문장은 지금 한국 정치에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양 정당, 어느 쪽도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정당들은 이름을 바꾸고 구호를 바꿨지만, 정치의 방식은 몇 년 전과 다르지 않다.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지지층의 안전지대, 즉 팬덤 정치에 의존하며 변화의 책임을 회피한다. 여대야소의 상황이든 여소야대의 상황이든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약자를 위한다는 말은 공허했고, 정치는 불공정 논란과 보복의 악순환 속에서 사람들을 더 지치게 했다. 나와 생각이 다른 정당조차 품어야 한다는 기본적인 민주주의의 원칙도 잊힌 채 극단주의자의 큰 목소리만 정치의 무대 위로 올라왔다. 책은 2024년부터 연재된 칼럼을 바탕으로 한국 정치가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어떻게 다시 작동할 수 있을지 분석한다. 과반 득표 실패, 중도, 보수의 이탈, 공포 마케팅에 의존한 선거 구도 등 정치가 작동을 멈춘 여러 징후를 짚어낸다. 검찰이 정치 문제를 대신 판단하게 된 상황은 정치 기능의 부전이 어떤 헌정 위기를 낳는지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등장한다. 미디어의 양극화와 혐오의 일상화, 정책 실종, 막말과 흠집 내기로 소비되는 정당정치의 현실 역시 중요한 문제로 대두된다. 하지만, 이 책이 제기하는 문제의식에 공감하면서도 균형감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제목은 ‘좋은 정치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이지만 실제로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보수에 대한 지적은 분명하고 날카롭지만, 진보에 대한 분석은 상대적으로 느슨하다. 민주당 역시 왜 과반 지지에 실패했는지, 어떤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는지에 대한 진단이 깊게 다뤄지지 않았다. 양 정당 모두에 실망한 독자의 시선에서 본다면, 책의 관점이 어느 정도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느낌을 떨치기 어렵다. 정치는 약자의 삶을 변화시키는 데 쓰여야 한다. 그러나 정당들은 울타리 안의 지지층이 원하는 어젠다에 집중한 나머지 외연 확장보다는 왜소화의 길을 선택했다. 타협과 포용, 연대로 세상을 바꾸던 정치의 힘은 사라지고, 열성팬 정치와 포퓰리즘이 그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견을 존중하고 대안을 두고 경쟁하는 장”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적 공간도 위축되고 말았다. 이 책은 한국의 정치가 왜 망가졌는지 돌아보는 데 도움을 준다. 다만, 진짜로 ‘좋은 정치’를 이야기하려면 어느 쪽의 편에 서 있다고 의심받지 않을 만큼의 깊이와 균형이 필요하다. 지금의 한국 정치가 잃어버린 것은 바로 그 지점이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을 위한 정치야말로, 정치의 기본이며 '좋은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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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정치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이철희 '좋은' 정치란 대체 무엇일까? 좋은 정치란 게 있긴 한가 싶을 정도로 한국 정치계에는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작년과 올해만 해도 비상계엄, 탄핵, 정권 교체 등 정치 뉴스를 끊을 수 없는 일들로 가득했다. 이 책에서는 이처럼 오늘날의 한국 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1부 비상계엄과 탄핵 그리고 조기 대선으로의 여정 2부 윤석열 정부와 검찰 공화국은 어떻게 몰락했는가 3부 팬덤, 극단주의에 사로잡힌 한국 정치의 오늘 목차는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내가 인상 깊게 읽은 부분은 3부, '팬덤, 극단주의에 사로잡힌 한국 정치의 오늘'이다.평소 느끼던 요즘 정치판 분위기가 잘 드러나 있어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정치적 양극화, 양극화는 정치 성향이 아닌 정당 혐오에서 비롯됨. 진보와 보수라는 성격만 두고 봤을 땐 무엇이 맞고 틀렸는지 정할 수 없음. 하지만 한국 정치에서는 (다른 나라도 비슷하겠지) 말만 진보 보수지 그저 반민주당과 반국힘일 뿐. 정치색인 아닌 정당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님. 이런 상황에 처한 이유는...? 요즘 정치판을 보며 느끼던 점들이 다 드러나 있어 생각을 정리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다. 202쪽 "협치를 불편해하고 심지어 배신으로 간주하는 팬덤 대중의 인식과 압박으로 인해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다시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 팬덤 정치가 우리 정치의 뉴노멀이 되었다. 팬덤 구축이 정치적 성공의 교리가 되었다. 포퓰리즘, 정서적 양극화, 팬덤 정치는 패키지로 움직인다." 보통 팬덤이 형성되는 이유는 좋아함이지 싫어함이 아니다. 하지만 팬덤 정치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흘러가고 있다. 203쪽 "이대로 가면 정당들이 대중의 선호에 기반한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는 것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막말과 흠집 잡기로 이기는 데에만 혈안이 되는 정당, 스티븐 베벤이 말하는 '탈정책' 정당으로 전락할 수 있다." 이런 걸 정치라고 불러도 되는 걸까? 그저 진흙탕 싸움으로만 보인다. 224쪽 "역사적 맥락에서 보면 팬덤 정치는 정치 실패 또는 정치 무능이 불러온 현상이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팬덤 정치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노력이다. 이는 오롯이 정치인의 몫이다." 좋은 정치로 가기 위한 길, 물론 정치인의 몫이 크다. 하지만 모두가 걸어갈 길이기에 알아두어야 할 정치 이야기. <좋은 정치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2025년 한국 정치 상황을 파악하기에 유용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