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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유명한 책이었던 모양이다. TV에 소개도 된 책이고, 많은 분들이 추천해주시기도 했다. 나도 좋다는 이야기에 구매만 해두고
읽기를 차일피일 미루다가, 독서 모임 도서로 선정하면서 드디어 읽게 되었다. 사실 책도 읽지 않고 선정한다는 것이 모험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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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에 의한 혁명을 연대하기 위한 디딤돌을 놓는다는 의도로 시작. (p.6)
뜻하지 않게 독서
모임의 첫 책으로 제대로 짚었다 싶었다. 엄마의 저력은 아이에 대한 사랑이다. 엄마들이 세상을 뒤집어 놓을 수 있는 혁명이 아니라 안에서부터 서서히 번지는 햇빛 같은 변혁이 될 거라 믿는다. 그 시점은 엄마들이 서로를 위하는 마음으로 연대하는 것이리라. 이
어찌 이 독서모임의 시작과 맞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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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정한 좁은 인문학의 범위를 어떻게 깰 것인가? 그리고
그 인문학이 과연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는가? (p.29)
가장 먼저 인문학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인문학이 뭐길래 이렇게 유행하며, 많은 이들이 신경 쓰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여러 책을 읽어 봤지만, 나름의 인문학의 정의를 내리지 못했던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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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 단순히 인간의 문제를 되짚어보고 성찰하는데
그치는 학문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최고의 대안 (p.37)
저자는 우리가
정의하는 문사철의 인문학이 아닌 좀 더 확장된 개념으로서 인문학을 제시한다. 기본적으로 인문학을 인간의
문제를 되짚어보고 성찰하는 학문이라고 간주한다. 글을 읽다 보니 의학이나 심리학 같은 것들도 인문학에
넣어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 인간의 문제를 본다면 육체와 정신도 함께 살펴야 하니 말이다. 개인적인 인문에서부터 그 개인이 모여 있는 사회와 관련된 인문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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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고 있던 기존의 지식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과거와 현재의 나를 성찰하고 재구성하는
계기를 마련. (p. 7)
그런
인문학을 조금씩 알아 간다면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나에게 있어서 사고의 확장이나, 다각도로
문제를 볼 수 있는 것이 최대의 관심사이다. 기존의 지식을 다르게 볼 수 있는 눈. 그 방법 중에 하나는 역시 인문학이었던 모양이다. 그런 자유자재의
생각은 과거와 현재의 나를 성찰하고 새로운 나를 만드는 밑거름이 되어
줄 것이다. 이는 사실 지금 내가 가장 바라는 바이고, 약간의
희망도 보인다. 어쨌든 생각하는 힘을 늘리는 것이 최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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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적 반성은 나 자신을 찾고 내가 살아가는 방식과 태도를 성찰함으로써 주체적이고 능동적이며
인격적으로 살기 위한 모색으로 이어집니다. (p.8)
그런 성찰을 인문학적 반성이라고 명한다. 엄마인 내가 나 스스로 살아가는 방식과 태도를 찾아
살아간다면, 아이에게 그대로 영향을 줄 것이라 믿는다. 그래서
혁명은 엄마에게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겠다. 작게는 나 자신에서 시작된 변화이겠지만, 이는 나비의 날개 짓 한 번처럼 점점 커지면서 나의 아이에게도, 그리고
주변 이들에게도, 우리의 ‘함께’가 다른 함께인 이들에게도 좀 더 나음을 전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역사의 중요성에 대해 새삼 깨달았다. 시험 공부하는 과목으로만 대하던 역사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짚어 보았다. 역사의
중요성에 대해서 깨닫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렇게 자꾸 의식의 일각으로 끌고 오지 않으면 무의식에 묻혀 버리고 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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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에 대한 해석을 명확하게 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자의적으로 조작된 의도에 끌려갈 수 있습니다.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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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미래를 바라보고 설계할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밑그림입니다. (p.85)
하지만 너무 어렵다. 본격적으로 역사에 대해 공부하지 않아서 더 감이 안 잡히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어떻게 역사를 역사 그대로의 객관적인 모습, 혹은 역사의 이면까지도
잘 살펴볼 수 있을까? 아직 갈피는 잡히지 않지만, 손에서
놓았던 <역사란 무엇인가> 책을 다시 꺼내야 할
것 같다. 역사란 것이 멀게만 느껴진다. 분명 지금 지나가는
순간 순간도 다 역사가 되고 있는데, 마냥 멀게만 느껴진다. 살아 숨쉬는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겠다.
아무리
들어도 어렵다고 생각되는 것이 철학이다. 쉽다고 여기면서도 어느 순간 멀어지는 것이 철학이다. 그것의 이유를 명확히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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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락과 상황을 제외하고 이론만을 습득하면, 머리로는
들어와도 가슴까지 옮겨 가지 않습니다. 내가 처한 모든 상황을 이론에 맞춰 해석하게 되고, 그 해석을 가지고 타인에게 이해를 강요하기도 합니다. ‘나’는 빠진 상태에서 이론에만 경도되면 비판적 안목이 사라지게 됩니다. 공감하지
못하는데도 이론을 알아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우선 머릿속에 구겨 넣은 철학은 삶과 따로 놀게 됩니다.
(p.139)
역사의 흐름을
제대로 보지 않고, 세계사 배경 없이 사상가와 그의 사상만을 머리로 습득하는 건 의미가 없는 것이다. 저자가 예시로 들어준 이야기를 너무나도 재미있게 읽었다. 철학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세계사를 함께 공부해야 하고, 그 시기의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그런 사상에 열광했는지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그것이 ‘나’를 대입하는 방법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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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현재의 내 앞으로, 내 삶의 앞으로 데리고
나와 지금의 눈으로 읽어 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나’의 철학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내 삶의 고민이 무엇인지,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어떤지를 잡고 있어야 철학자에게 제대로 질문할 수 있습니다. (p.140)
내가 들어가야 철학에서의 장점을 얻어 올 수 있다. 내가 포함되어 있는 이야기 속에서만 제대로 질문하고, 삶의 방식을
찾을 수 있다. 철학이라는 것이 머리로만 하는 탁상공론이 되지 않게 하려면, 진정한 삶을 위한 방식을 위한 철학이 되게 해야 한다. 어쩌면 철학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머리를 쓰지 않고, 철학을 대하려고만 하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했다.
육아서 또한 같은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다. 많은 이들이 육아서를 그저 이론은 이론일 뿐 실전은 다르다, 혹은 그건 이 사람의 이야기이고, 내 이야기는 다르다 라는 식으로
이야기 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건 내 상황에 적절히
가져와 적용하지 못했기 때문은 아닐까 싶었다. 항상 어떤 것이든 ‘나’를
넣어서 생각하는 버릇을 들이고자 한다. 그리고 엄마 독서 모임의 궁극적인 목표이기도 하다.
저자가 구체적으로
제시한 방법 두 가지가 상당히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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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관한 책을 읽고 식민 사관과 오리엔탈리즘에 관한 목록을 정리해 아이들과 함께 읽어
보세요.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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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번씩 온 가족이 모여 각자 어떤 책을 읽을지 발표하는 날을 정해 보세요. 왜 이 책을 읽을 것인지 이유를 설명하는 것 자체가 논리적으로 자극을 줍니다.
(p.240)
역사를 공부할 때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다는 장점과, 어떻게든 엄마가
먼저 공부해야 한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책과 친하게 지낼 수 있는 시간이 된다는 건 더 좋은 장점이다. 우리 아이와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이 고대된다.
이 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엄마가 초지능적인 사람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역사
공부도 해야 하고, 신문도 읽어야 하고, 한, 두 달에 한 번 시집도 읽어야 하고, 일년에 한 번 희곡도 읽어야
하고, 전시회도 다녀야 하고. 너무 할 일이 많다. 해야 할 숙제를 엄청나게 많이 받은 듯하다. 너무 쉽고, 편하게, 그러면서 그 필요성을 정확히 명시해 놓아서 막연히 뒤로
물리기에는 아쉽다. 하긴 해야 할 것 같은데, 사실 겁은
조금 난다. 그래도 엄마니까, 아이와 함께 할 수 있으니까, 역사, 철학, 예술, 문학, 정치와 경제로 한 걸음씩 나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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