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뭔가 택배 과정에서 착오가 생긴 모양이다. 아직 내가 주문한 책은 내 손에 들어오지 않았다. 조바심에 주문하지 않은 1권을 서점에서 사고야 말았다. 이 1권을 가지게 됨으로써 나머지 네 권이 도착하면 내 책꽂이에 가장 폼나는 책들이 꽂히게 될 것이다. 처음 내가 산 책, 학원사 터치스톤 북스에서 나온, 전채린이라는 사람이 번역한 책은 5800원이었다. 그때 그 한 권 속에서 회색노트와 감화원, 아름다운 계절을 읽고 나머지 것들을 읽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던가... 나의 아름다운 소년 자크가 드디어 소설가가 되고 그와 제니가 사랑을 나눈다는 나머지 내용이 정말로 읽고 싶었다. 그러나 아무리 서점을 뒤져도 그 책을 찾을 수는 없었다. 마침내 내겐 완역된 책이 모두 손아귀에 들어오게 되었다. 헌데 어쩐지 기분이 씁쓸하다. 1권을 읽고 있는 지금, 무엇보다는 새로운 번역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37년생의 노교수가 번역했고, 민음사라는 초유의 출판사에서 출간했는데도 말이다. 이 새로운 번역에선 예전 번역만큼 앙투완과 자크의 성격에 맞는 말투가 나오지 않는다. 오스카 티보씨 역시... 20000원이던가? 왜 이 책이 이리도 비싸졌나? 많은 이들이 읽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었나? 아님, 번역한 노교수의 공로가 그리도 엄청난 것이었나? 기존의 번역이 있다면 그것을 참고했어야 하지 않을까? 티보 가의 사람들이 가진 역동성, 특히 회색노트에서 가지는 그 역동성이 새 번역에선 잘 느껴지지 않는다. 많이 순화된 느낌이다. 자크와 앙투완의 말투, 그리고 오스카 티보씨의 말투... 그게 어쩌면 회색노트에선 생명력일텐데... 정지영이라는 교수가 아무래도 소설의 완성성에 비해 이 소설의 인물들에 대한 이해나 애정이 예전, 전채린이라는 번역가에 비해 부족하다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다. 하지만 아무려면 어떤가, 나는 불어를 알지 못하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번역된 것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무능력한 독자인 것을... 아무튼지 주문한 책이 빨리 도착했음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