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아님의 작품들을 몇작품읽었지만 이번 작품은 되도록이면 읽지않으려 마음먹고 있었다. 그런데 그놈의 외전때문에 또 꼼짝없이 발목을 잡히게 되고 말았다. 이 작품을 피하려했던 이유는 어디선가 살짝 들은 엔딩이 아마도 해피엔딩이 아니라는 얘기때문이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초반부터 음울한 분위기에 가라앉은 무거움에, 괜한 짓을 했다는 자책까지 곁들여져 진도가 나가지않았다. 이왕에 이렇게 된 것 어떻게 할 수도 업고 그냥 읽어가자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는데..
스무살이 될 때까지 열아홉의 청춘들은 그저 하나의 목표만을 향해 달리는것 같다. 며칠전 아들과 함께 김우빈이 나오는 [스물]이란 영화를 봤다. 딱 스물의 청춘들의 이야기.. 아들녀석이 열아홉살이라 함께보면 좋을것 같아서 같이 보기는 했는데 대사들이 엄마랑 아들이 함께보기에는 조금 민망뻘쭘한 대사가 있기는 했다. 그래도 스물을 앞둔 아들녀석에게 하나의 길이 아니라 여러가지의 길이 있다는것을 그렇게 우회적으로 알려줄수 있어서 좋았던것 같다. 포기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대사 역시 좋았었고...[너는 사랑이다]의 주인공 준영 역시 대학입시를 위해서 죽어라고 달려온것이 사실이었다. 진로문제를 두고 엄마와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고 그래도 이렇게 엄마와의 전쟁에서 살아남아 무사히 합격증을 받아든 지금 일탈처럼 오빠를 따라 한잔술에 취해보는것이 자신에게 주는 일종의 포상같기만 했을것이다. 이후에 벌어질 일들은 꿈에도 모른채.. 동생바라기라고 하면 서러울 정도로 동생 준영에게 끔찍하기만 했던 준수는 그날 운명을 달리한다. 술에 취해 넘어지려고 하는 준영을 부축하다가 넘어지면서 부상을 입었고 그리고 준영을 구하려다... 여기까지만 봤을때도 아무래도 결말이 짐작이 가는 면이 있어서 기분이 처지기 시작했다.
지환은 준영이 대본을 쓴다는 이유만으로 드라마 제작사를 세워 준영을 드라마작가로 영입한다. 막대한 자금력과 능력있는 인재들을 내세워 드라마를 연거푸 히트시킴으로 지환과 준영의 입지는 탄탄해졌는데 지금 지환과 준영이 마주하고 있는 모양새는 뭔가 대표와 작가라고 하기에는 이상해 보인다. 지환은 준영을 준영은 지환을 서로가 서로를 마음에 두고 있지만 가까이 다가서면 안된다는 마음에 그저 곁에서 지켜보는것으로만 만족하려는 사람들..그러나 어느틈에 그 마음은 사라져버리고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고싶고 손을 내밀어 맞잡고 싶은데..준영이 쓴 드라마 대본 [마지막비상구] 드라마제작일정이 확정되고 이제 캐스팅전쟁이 한창이다. 감독이 밀고 있는 여배우는 별로 마음에 안들지만 여기서는 준영이 한발 뒤로 물러서는것이 나은 모양새라는 주변반응에 준영도 수긍하고 대신 지환은 준영이 원하던 인물로 남자주연배우를 캐스팅하는데 성공한다.그 배우가 출연한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시청률 대박은 맡아놓은 당상이라고 하면 말이 될런가..그런데 이 여배우 욕심이 지나친것이 문제라면 문제다.이미 지환과도 한차례 인연이 있었던 여배우 유진은 알콜알레르기가 있다는 준영의 주스잔에 술을 넣어 문제를 일으킨다. 그로인해 가뜩이나 감정이 좋지않던 제작진들은 여배우를 전격 교체하기로 합의하고, 제가 잘못한 것은 생각하지않고 그저 물먹었다고 생각한 유진은 오래전 지환의 교통사고당시 동승한 사람이 자신이라는것을 부각시켜 문제를 만들려고 작정한다. 서로를 위해서 뒤로 물러만 있던 지환과 준영은 이제 조금씩 마음을 열어 가까이 다가가려 하는데..
사실 이런 주제의 글은 조금 읽기에 불편한 감정이 든다. 누구의 탓도 아닌 그저 불행한 운명의 탓이었다고 말할수 있지만 어쨌거나 그날의 사고로 준영의 오빠 준수는 운명을 달리했다. 그런데 그 사고를 낸 지환과 준영이 서로를 사랑하게 되는 연인관계라..아무리 생각해도 문제가 있는 그림인데 이 두사람이 하는 모양을 살펴보면 뜯어놓고 말릴수도 없는것이 또 문제다. 내가 생각하는 부작용들을 이 두사람은 생각하지않았겠냐고..그래도 좋다는데 어떻게 하겠어.. 준영은 준수를 죽인것이 저라는 죄책감을 계속 가지고 살아왔고 지환은 저로 인해 한사람의 목숨을 잃었다는 자책감을 가지고 살아왔는데 같은 무게의 짐을 짊어진 두사람이 좋다는데.. 그래도 사실 이런 관계는 피할수 있으면 피하는것이 맞다는것이 내 생각이다. 결혼이란것이 두사람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꼭 두사람으로만 연결되는것은 아니니까..준수를 잃고 준영에게 상처투성이의 말만 쏟아내는 엄마이기는 하지만 그런 엄마에게 다른 남자도 아닌 지환을 어떻게 소개할것인지.. 1권을 다 읽을때까지만 하더라고 나는 이들커플의 결말이 슬플것이라고만 생각했다. 준영의 작품 마지막 비상구의 엔딩을 준영이 그렇게 설정했던것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