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책 '어둠의 혼' 은, 좌익 운동에 참여했던 지식인 아버지가 경찰에 체포되어 총살당하는 우울한 저녁 한때의 배경을 그의 아들의 시각으로 서술하는 형식의 소설이다. 이야기의 전개는 대략 이렇게 흘러간다. 좌익 운동을 하느라 그렇게 피난 당하고, 도망다니던 아버지는 결국 잡히게 된다. 사람들은 모두 총살당할거라 말하고 암훌한 결과에 대해 경의를 표하려 하는 눈치다. 누나는 그렇게 계속 눈물이고, 나이에 비해 어른스러운 분선이는 그렇게 누나를 달랜다. 두시간이 넘도록 오지 않는 엄마는 이모와 이야기를 하는 중이다. 배가 고프단 핑계로 엄마를 찾아 나섰지만, 오히려 돌아온 것은 집을 지키지 않는다는 엄마의 핀잔 뿐이었다. 그렇게 이모가 해준 국밥을 해치우고, 그렇게 마지막 모습이 될지 모르는 아빠를 향해 지서로 향한다. 이모부가 지서 앞에서 걸어나오고 있었다. 밀려오는 불안감이 내 가슴을 뒤덮쳤다고 해야할까, 아버지의 싸늘한 시신은 어느새 가마니에 덮힌채였다. 그렇게 생전 하던일을 말해주는듯, 어머니의 피멍든 얼굴을 대변이나 하는듯 시퍼런 입술을 가진 아버지의 까칠한 얼굴은, 깜깜할 정도로 시퍼래져 있었다. 그렇게 나와 아빠의 마지막을 배웅하던 이모부 역시, 그해 여름인 6,25전쟁중에 아빠가 걸었던 길을 함께 걷게 된다. 암울한 분위기. 이 소설은 이모부가 어린나에게 보여준 소설. 그 실마리에서 나온 호기심을 마무리가 된다. 나또한 그 점에서는 호기심을 가졌다. 작가는 우리에게, 그리고 어린아이에게 뻔히 충격이 될 것임을 짐작하고서도 시체를 보여주었으며, 그런 분위기로 마무리를 지었을까, 적어도 여운이나 감동을 위해서와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마지막 장을 덮고도 참 하고 싶은 말이 많았던 소설이었다. 한나절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소중한 무엇인가를 잃었다는 기분. 죽음이라는 두려움을 충분히 느낀 한 소년의 모습. 정말 색다른 소설인것 같았다. 과거를 회상하는 내용이지만 현재의 느낌이 더 강하게 남아있는 소설이라고 표현해야 할까,, 그렇게 갑해라는 소년의 눈으로 세상사의 갈등을 바라보고, 또 살아간다는것. 그리고 마지막 죽음이라는것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해 보고, 그렇게 내 주위를 한번쯤 둘러볼 수 있었던 좋은 계기를 만들어 주었던 소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