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통신사가 조공 사절이라고? 일본은 역사를 왜곡하고 한국은 일본의 파렴치를 비판하며 핏대를 올린다. 건방진 일본에게 본때를 보여야 한다며 감정을 앞세우는 사람도 있다. 이렇듯 이웃에 있으면서도 멀기만 한 나라 일본, 일본의 코를 납작하게 해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일본의 행위에 냄비 끓듯 감정만 앞세워 대응해서는 결코 그들을 이길 수는 없음은 분명해 보인다. 결국 일본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그들의 속성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대처하는 것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여기 일본문화, 일본역사, 일본인의 속성을 속속들이 분석해 놓은 책이 있다. 바로 KBS TV.에서 선정 방영한 '여름방학 특선 청소년이 읽어야 할 열 권의 책' 중 하나인 《조선통신사를 따라 일본을 걸으며 한국을 본다》는 좀 긴 제목을 가진 책이다. 중언부언 글자가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 답사기나 문화안내서가 아니라 바로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만화라는 형식을 빌린 책이다. 하지만 만화라고 정보의 빈곤이나 내용이 부실할 걸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웬만한 일본 입문서보다 훨씬 수준이 높고 고증 또한 철저하다. 그리고 저자의 혼이 묻어 있다는 탁석산 교수의 평이 헛말이 아님을 느낄 수 있다. 조선통신사가 일본으로 가게 되는 배경, 여행 경로, 머물렀던 도시의 당시 모습과 현재의 모습 그리고 문화를 소개하면서 한국과 일본의 문화적 차이와 조선통신사가 조공 사절이었다고 우기는 일본을 통박한다. 이 책은 단순히 민족적 우월감이나 문화를 전수해주었다는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일본은 어차피 바닷속으로 가라앉지 않는 한 우리의 곁에 존재할 것이고, 우리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음을 저자는 역설한다. 일본이 가지고 있는 좋은 점들은 걸러서 우리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의도인 것이다. 그런 면에서 사소해 보이는 문제인 일본의 화장실 문화부터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비결까지 우리가 알고 싶은 일본에 관한 거의 모든 정보를 분석하여 우리에게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점 또한 공정한 시각에서 접근하고 있다. 손자병법에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다. 일본을 이기기 위해서는 먼저 일본을 속속들이 알아야 한다. 다소 가벼운 장르인 만화로 된 이 책이 그 첫걸음에 놓여 있다. --- 한민적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