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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이론 쪽 필독서로 자주 서명을 들어봤는데 드디어 올해 번역서가 나왔다. 퀴어/트랜스 젠더 이론은 처음이라 다 읽었지만 제대로 이해했는지 자신이 없다. 걍 드라이하게 기록만 남긴다.
책 내용으로 들어간다면 : '양성평등'이란 말은 폭력적이다. 성은 남성/양성,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쉽게 나뉘기 않기 때문이다. 남성도 여성도 아닌 성이 존재한다. 저자는 이분법적 성 분류 사고 체제를 가진 사람을 '젠더 수호자'라고 부른다. 이어 젠더 수호자들이 자신들의 세계를 유지하기 위해 행하고 있는 폭력을 말하고, 그 외의 성에 속한 자신 포함한 사람들을 '젠더 무법자'라고 칭한다. 이분법적 젠더 시스템을 수호하는 것은 기존의 불평등하고 약자를 억압하는 사회 체제를 유지하는 것임을 고발한다. (페미니즘 운동이 성소수자 운동과 같이 가야하는 이유를 말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
젠더 수호자는 젠더 외부자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자신을 드러낸다. - 126쪽 ―176쪽
젠더 무법자로서 저자는 권력과 계급 문제에 관심을 가진다. 여성 혐오나 동성애자, 성소수자 혐오와 억암이 근본적으로는 권력 문제임을 간파한다. BDSM[결박과 훈육(Bondage and Discipline), 사디즘과 마조히즘(Sadism and Masochism)] 플레이어인 저자는 S/M 커뮤니티에서 누가 S/M 게임의 권력을 쥐고 있는지를 두고 논의가 벌어지는 예를 들어, 젠더 철페 가능성을 말하기도 한다. ( 그러나 이 부분은 현재 이해되지 않는다. 내 정서적 한계임을 인정한다. )
젠더 수호자는 적극적으로 혹은 일부러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방관하는 것을 통해서 현존하는 젠더 체제를 그대로 수호하며, 그를 통해 남성 특권과 남성 특권이 반영된 사회구조를 현 상태 그대로 유지시키는 사람이다. 젠더 수호자 혹은 젠더 테러리스트는 성별이 자기 세계관의 토대를 이루는 사람이다. -125쪽
여성사에 관심이 많은 내 입장에서는 위 인용 부분이 제일 인상깊었다. 이 글을 쓰는 2015년 현재 대한민국은 여성혐오와 여성 대상 폭력이 난무하고 있다. 그런데 무식해서인지 인권 감수성이 없어서인지 기득권을 포기하기 싫어서인지 머리가 나빠서인지, 이 현실을 부정하거나 방관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그들을 앞으로 젠더 수호자, 아니 젠더 테러리스트라고 불러야할까보다. ㅋㅋ
책 맨 뒤에는 저자의 희곡인 <숨겨진 아, 젠더>가 수록되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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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페미니즘의 흐름을 보면 여성 인권에 치우쳐 있다. 젠더를 말하지만 생물학적 성별에 갇혀 있다. 여성도 남성도 아닌 성소수자들은 퀴어 카테고리에 몰아넣고 알아서 하라거나 어떤 이익이 발생하겠다 싶으면 급하게 연대하려는 느낌이다. "젠더는 합의된 것이 아닙니다. 태어나면 의사가 성별을 지정합니다. 그 결과는 국가에서 문서화되고, 법에 의해 시행되고, 교회에 의해 신성시되고, 미디어에 의해 사고 팔립니다."(p200) "많은 문화권에서 모욕의 공포로부터 스스로를 해방시킨 사람은 광대, 바보, 익살꾼 그리고 마술사들"이었듯이 본스타인도 많은 직업이 있지만 연극 무대에서 여성과 남성을 오가는 배우이기도 하다. 현장에서 듣고 겪은 이 말도 현실의 틀을 고발한다.
"극단 코뿔소(퀴어 연극 전문 단체)가 제작한 <보이즈 인 더 밴드> 공연 때다. 한 남자가 극장 바깥에 앉아 배우에게 던지라며 관객들에게 썩은 토마토를 팔았다."(p256) 극이나 코미디에서 여장남자나 동성애자들을 웃음거리 삼듯 즐기지만 현실에서 그런 사람을 만났을 때 자연스레 대할 사람은 사실 많지 않다.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 후 본스타인은 현실에서 그런 모욕과 성폭력을 숱하게 겪었다. 엄격한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37살까지 남성의 삶을 살며 3번의 결혼도 하고 자녀도 두었지만 본스타인은 여성이 되는 길을 택했다. 이쯤에서 궁금할 질문과 답도 책에 나와 있다.
"당신이 이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면, 젠더는 구성된 것이며 생물학, 더 구체적으로는 성기에 달려 있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면, 왜 성기 수술을 했나요?" 그리고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고 해도 성전환수술을 할 것이라고 말한다. 성정체성 틀 속에 갇힌 체제가 아니라면 우리는 서로에게 더욱 포용적이 될 것이라는 본스타인의 말이 이상주의나 자기 합리화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남성과 여성의 입장차의 이해와 관심만이 논의되고 있는 한국의 상황에서 본스타인의 삶과 주장은 참 다른 시사점을 던져준다. 청소년에게 올바르고 건전한 성 관념을 심어 주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양성애자나 동성애 같은 비이성애적 성적 지향의 사람들의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하는 그 이해의 내심에는 주류 성별 사회의 우월적 위치에서 건네는 동정이 있는 건 아닐까. 도덕과 상식을 거론하며 성 소수자들에게 철퇴를 가하는 사람들보다 낫다고 말해야 하는 걸까.
"젠더 특성은 젠더 지정과 마찬가지로 남근 중심적이다. 무슨 말이냐 하면, 다른 방식으로 인식되지 않는 한 기본적으로 남성이라는 뜻이다. 케슬러와 맥케나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타인을 볼 때 여성이라는 단서가 네 개 정도로 발전되기 전까지 남성이라는 단서 한 개를 토대로 남성이라고 추론한다고 한다. 남성 아님이 증명되기 전까지는 당연히 남성인 것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여사님'으로 불리는 남자는 거의 없는데 '선생님'으로 불리는 여자는 많다." 자기 삶의 바탕이 되는 분류 체계에 대한 확신이 흔들리면, 사람들은 마치 딛고 서 있던 땅이 갑자기 사라진 것처럼 메스꺼워 한다. 인지적 정향의 상실로 인해 발생하는 현기증은 물리적 정향의 상실로 인해 발생하는 현기증과 비슷하다. 철학적 역겨움, 특정한 형태의 정신분열, 도덕적 혐오감, 부정적 감정의 경험, 금기를 범했다는 공포, 더럽혀졌다는 느낌은 모두 종종 사람을 구조 없는 세계에서 표류하도록 내던지는데 그것은 인지적 정향이 길을 잃어 생긴 정신적 뱃멀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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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라는 명칭이 나왔으니 LGBT나 페미니즘을 옹호하는 글인 줄 알고 펼쳐본다면 아마 오산일 것이다. 이 저자는 젠더에 유동성이 있다는 사실을 못 박고 있으며, 이것을 부정하는 사람들을 가리지 않고 공격한다. 양성애자에 대한 몰이해가 느껴져서 아쉬운 부분이긴 하지만, 아직까지도 여성과 남성으로만 나누어져 투닥거리는 우리나라의 젠더 세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볼 수 있겠다. 진보적이란 대통령이 동성애자들 싫다는데 법무부장관이라고 다르겠냐. 한국의 동성애자들은 정말 언제까지 이렇게 정치권들에게 거부당하면서 마음에 대못이 박혀봐야 하냐. 젠더 무법자에서는 동성애자를 넘어 트렌스젠더까지 포용하는 사회를 만들자고 이미 오래전에 주장했다던데. 대체 언제까지?
![]() ... 내가 아스톨포 사진을 올릴 때마다 제일 조심해서 피하려고 했던 짤. 특히 이 그림을 올리시는 분이 집중적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정도는 양호하며 이 분의 픽시 사이트를 들어가 보면 걷어차는 등 페이트에 등장하는 소위 쎈 언니들이 온갖 학대를 한다. 당연하지만 보통 이런 일러스트의 댓글을 보면, 심영 짤을 올리거나 남자를 그만두겠다고 선포한 적도 없는 아스톨포에게 누명을 뒤집어씌우는 것들 뿐이다. 이런 분들 중 몇몇은 오프라인에서 모임을 가지거나 몇몇 코스프레하는 사람들과 벙개를 하기도 할 것이다. 만일 남자가 아스톨포 같은 캐릭터로 꾸몄을 때, 일러스트레이터나 혹은 이 일러스트를 보고 낄낄거리던 작자들이 무슨 짓을 했을지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바가 아닌가.
이참에 말해두겠는데 저런거 말고도 오토코노코물은 하드물이던 약혐물이던간에 말도 안 되는 것들 투성이다. 그거 보고 낄낄대면서 야 그래도 얘네들이 양지에 나오는 거 보면 사회가 진보되지 않았냐 이러는 것들 보면 난 더 빡치는데... 아무튼 누가 됐든 폭력은 차차차선이라고 본다. 특히 생존의 위협을 느끼지 않는 상황이나 관념 등에 대한 공포나 무지에 의한 것이라면 더더욱.
![]() 사람의 세포는 7년마다 바뀐다는 군요. 쓸데없이 덧붙이자면 전애인과 잡은 손의 세포도 7년 지나면 완전히 먼지가 되고 유사한 다른 것으로 바뀝니다 ㅇㅇ 그 무엇도 가지고 가지 못하죠.
![]() ㅋㅋ 그럼 나는 왜 (내가 1년째 적극적으로 거부하고 있는 중인데 그 전까진) 남자가 안 끊겼냐 심지어 목소리 허스키하고 앞니 작살나고 대머리 직전까지 갈 때도 누구와 사귀었다만. 무튼 뜬금없이 저자가 쓴 연극 대본이 나오지만 연극을 좋아하는 나로선 독자들이 계속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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