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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p.277. 할아버지에서 아버지, 자신에게 이어져 오던 신념 같은 것, 종교 같은 것이 '빛'이었다. 숨어 있는 빛이 드러날 것을 믿으라고, 누구에게라도 한 줄기 빛이 되라던 말들. 직지소설문학상 대상, 북한 인권문학상을 수상한 김미수 작가의 제13회 제주4·3평화문학상 수상작 《마중》을 만나보았다. 마중. 누군가를 기다리는 순간은 설렘으로 들뜨고 그 설렘은 만남의 순간을 빛나게 한다. 진주 남강 변 10대 소녀의 마중은 어느새 할머니의 마중이 되었다. 설렘 가득했던 소녀의 첫사랑은 남강의 흐름처럼 역사 속에 천천히 파묻혀 그리움이 된다. 일제강점기에 헤어진 인연은 미군 손자의 도움으로 이어진다. 순이 할머니의 죽음과 함께 80여 년 전 '인연'이 마중으로 이어진다. 친구 해림 할머니를 기다리며 마중에 나섰던 순이 할머니의 손녀 지유가 이 안타까운 그리움을, 마중을 이어가는 주인공이다. 소설가 지유는 해림 할머니와의 만남을 통해 일제강점기의 어둠 속으로 들어간다. 그 어둠을 걷어내기 위해 자신의 아픔을 드러낸 해림 할머니처럼 지유도 빛을 향해 나간다. 우리들이 참고 견뎌야 했던 일제강점기의 민초들의 팍팍한 삶을 만날 수 있다. 강제징용과 '위안부'라는 참혹한 현실에 무너져버린 종태와 해림을 통해서 국력의 소중함을, 자유와 단결의 소중함을 알게 해주는 깊은 이야기가 종태의 '수기'로 이어진다. 개인적인 기록이 뼈아픈 역사가 되는 순간을 놓치지 말길 바란다. 주제는 무겁고 깊지만 문장은 간결하고 담백하다. 일렁이는 감정이 속도를 늦추게 하지만 가독성이 우수한 작품이다. 소설을 통해서 역사를 다시 보는 시간은 언제나 소중하다.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다시금 되새기게 하는 이야기는 너무나 소중하다. 80여 년 전 아픔을 오늘 다시 생각하게 하는 건 그때의 아픔과 슬픔을 잊지 말기를 바라는 작가 김미수의 소중한 마음일 것이다. 과거의 흔적들이 모여 미래가 되듯이, 개인의 이야기가 모여 인류의 역사가 되듯이 역사를 그린 작품들이 쌓여 오늘을 살아갈 바탕이 되고, 미래로 나아갈 에너지가 될 것이다. 《마중》이 그런 작품이다. #마중 #김미수 #은행나무 #장편소설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위안부 #소설추천 #책추천 #도서추천 #사과받지못한영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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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말에 강제 징병 되고 위안부로 끌려간 조선의 청춘들이 전쟁의 물품처럼 쓰이고 한없이 농락당했던 그 참담한 모습을 생생히 그려낼 수 있는 소설이다. 엄청난 흡입력과 높은 가독성으로 490페이지 분량이 한 호흡에 읽혔다. 읽는 동안 나는 사랑하는 이를 그리워하는 종태가 되었다가 일본군은 온몸으로 받아내는 해림이 되었다가 그들의 이야기에 통감하고 아파하는 지유가 되었다. 역사 속에서 수난당한 사람들의 과거를 잊지 않아야 한다. 지금 얻은 우리의 나라가 수많은 희생 위에 세워졌다는 걸 우리가 기록으로 보존하고 널리 알려야 과거가 진실로 세워질 수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소설이었다. 🏷️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한 사람의 온몸과 마음을 그토록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을 지유는 할머니를 보고 처음 알았다. | p22 ☺︎ 은행나무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소중하고도 뜻깊은 책 감사합니다. #제주43평화문학상 #김미수 #마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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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상흔과 녹슨 상처를 부드럽게 감싸안는 과거로의 마중" 김미수의< 마중> 을 읽고
"그런데 기억이 안 나. 어디서 왔는지는 나도 너처럼 기억이 없어지는 날이 올까?" -제13회 제주4·3평화문학상 수상작- 산 자가 죽은 자를 구할 수 있는가 광복 80주년을 맞아 광복의 의미를 생각해본다. 매년 돌아오는 광복절이었지만 올해 광복 80주년은 나에게 너무나 특별하게 느껴졌다. 이제 지금 우리의 일상과 삶이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지지만, 만약 우리가 광복이 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 당시 일제 식민지를 살았던 사람들의 힘든 삶 특히 강제 징용이나 위안부로 강제로 끌고 간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삶은 어땠을까? 이 책 『마중』을 읽으면서 한강 작가가 던진 '현재가 과거를 도울 수 있을까? 산 자가 죽은 자를 구할 수 있을까? 질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이 책의 주인공이자 화자인 지유에게 위안부였던 해림 할머니가 한 말 속에서 한강 작가가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본다. "우리 일을 없었던 일로 하면 안 되지. 엄연히 있었던 일이니까. 그러니까 지유 같은 젊은이가 나서서 되살려줘. 젊은이들이 그 당시 우리의 젊은 시절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p. 67 해림 할머니의 말대로 우리는 절대 그 시절, 우리 조상들이 당한 고통을 잊지 말아야 한다. 엄연히 있었던 일인데 어떻게 없었던 일이 된단 말인가? 지금의 우리가 있는 것은 위안부로 끌려갔던 우리들의 할머니와 강제 노역이나 징용으로 끌려갔던 우리들의 할아버지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에 발표된 언론 보도에 의하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생존자 수는 고령화로 인해 안타깝게도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하지만 해림 할머니와 같은 할머니들의 증언과 존재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전쟁 시의 성폭력과 여성 인권에 대한 심각한 역사적 범죄임을 국제 사회에 알리는 중요한 증거이자 상징이다. 하지만, 해림 할머니처럼 위안부 생존 할머니들이 고령화로 인해 죽어감에 따라 생존자 할머니들의 명예와 존엄이 회복되고, 이 문제의 올바른 역사적 해결이 이루어지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 책을 통해 작가는 우리에게 묻고 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땅 위에 결국 무엇이 남았는가? 보이지 않지만 전쟁으로 인한 상흔이 얼마나 깊고 얼마나 끔찍한가? 전쟁의 상흔과 녹슨 상처가 그들의 삶을 어떻게 바꾸었는가? 지금 이 땅 위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살아남은 우리가 죽은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현재에 살고 있는 우리가 과거 속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아직도 지구 상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전쟁들이 얼마나 무고한 시민을 학살하고 고통을 주는 가? 이 책은 한 통의 메일로부터 시작한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며칠 전, 지유는 미국에 사는 헨리 준장의 손자인 피터로부터 한 통의 메일을 받게 된다. 지유의 할아버지인 박종태 씨의 물품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할아버지인 박종태가 쓴 수기라고 하는데 그 수기 속에서는 과연 어떤 내용이 들어있을까? 전쟁 이후 행방조차 알 수 없었던 할아버지였기에 지유는 그 수기를 통해 할아버지의 행방을 알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을 품게 되는데, 과연 지유는 실종된 할아버지의 행방을 알 수 있을까? 하지만 지유는 할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고 장례를 치르게 된다. 평생 할아버지인 박종태를 기다려왔지만, 결국 행방조차 모른 채 할머니는 돌아가신 것이다. 지유는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경황이 없어서 피터에게 사본으로 수기를 보내 달라고 한다. 지유는 사본이지만 수기를 받게 되고 그 수기를 통해 할아버지의 잃어버린 50년의 시간이 되살아난다. 종태의 첫 사랑 이옥, 종태를 좋아했던 해림의 사랑 그리고 그들의 엇갈린 사랑과 비극적인 운명과 삶이 펼쳐진다. 일제 식민지 시대 속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각각 위안부로, 강제 노역자로 강제적이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게 된 그들과 오직 살아남아서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 소망만을 안은 채 그 힘들고 끔찍했던 시간들을 견뎌야했던 그들의 비참하고 힘든 삶이 적나라하게 펼쳐진다. 그 고통과 슬픔은 너무나 크고 현실이 너무 끔찍해서 비현실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수호의 말처럼 펼쳐지는 모든 것을 구경하듯이 구경꾼처럼 그렇게 지내야만 했는지도 모른다. 마치 내 일이 아닌 나와 상관없는 남의 일처럼 그렇게 감정을 배제하고 무심하게 말이다. 오직 살아남기 위해, 상처 입고 망가진 모습이지만 그래도 해방된 그 날에 고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말이다. "부정한다고 뭐가 나오냐? 오직 하나, 고국에 돌아가서 내가 할 일만 빼고 현재 벌어지는 일에서 살아남을 길만 찾자고. 죽음이 날 함부로 다루든 말든 상관하지 말고. 그 죽음마저도 구경거리로 삼아버려. 구경하면 상황에 끌려들어가지 않을 수 있어." -p. 248 그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과 슬픔을 어찌 다 헤아릴 수 있을까? 그 고통과 인고의 세월을 어찌 다 이루 말할 수 있을까? 하지만, 그들은 살아남아야 했다. 비록 그 현실이 너무나 끔찍하고 고통스러울지도, 수많은 죽음 속에서도 그들만은 살아남아야 했다. 만나야 할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반드시 돌아가야 할 고향과 내 나라 고국이 있기에, 돌아가서 반드시 하고 싶은 일이 있기에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해림과 종태 그리고 이옥이 보여주는 사랑은 단순한 남녀간의 사랑은 아니다. 모든 것을 빼앗긴 시대에서 서로 기대고 의지할 수 있는 우정이자 연민인 것이다. 그들은 운명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고, 서로를 그리워 하며 찾으러 돌아다닌다. 서로를 되찾기 위해 발버둥 친다. 그 사랑이 있었기에 그들은 서로 의지하고 기대며 힘을 얻었던 것이다. 그래서 해림은 어둠 속 위안소 속에서도 빛을 찾을 수 있었다. 이 책에서 작가는 일제 강점기 말기 남양군도를 배경으로 강제징용 및 위안부 피해를 겪은 청춘들의 사랑, 상처, 기억 그리고 존엄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에서 '빛'이라는 단어가 여러 번 등장하는데 이 소설에서 '빛'은 매우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첫째, 일제 강점기 상황과 같은 암흑 속에서 빛은 해방과 구원을 상징한다. 일제 강점기 말기의 조선인의 삶은 어두컴컴한 공간이라고 묘사되는데 빛은 암흑과 참혹함을 끝낼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을 나타낸다. 둘째, 혜림과 종태를 비롯한 소설 속 인물들은 어떠한 암울한 상황 속에서도 자신을 지키려 노력한다. 그리고 이러한 자신을 잃지 않고 지키려는 의지는 빛과도 연결된다. 마지막으로 종태의 수기 제목이 '빛이 되어'인 것을 미루어 볼때, 빛은 과거의 고통을 기록하고 증언하는 행위가 현재에 남겨진 사람들에게 가야 할 길을 일깨우는 등불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이 책에서 '빛'은 단순히 물리적인 광채를 넘어서 역사적 해방, 개인의 존엄 그리고 고통을 극복하게 하는 치유와 희망을 포괄하는 의미라고 말할 수 있다. "빛이 닿는 곳마다 따뜻해지고 환해지고 음지를 양지로 만들고 뭐든 변하게 만들지. 가슴 벅차고 대단한 일이지 않느냐?" "그러는 동안 나는 마치 햇빛을 마중하러 가는 듯한 마음이 된다. 한참을 귀 기울이다 보면 비로소 누군가의 마음이 어렴풋하게 모양을 드러내니까. 밤하늘이 서서히 밝아지듯이." 이처럼 이 책은 전쟁으로 인한 상흔과 녹슨 상처를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대신 사랑하는 사람들을 그리워 하는 것, 그런 사랑이 전쟁으로 인한 상흔과 폭력과 혐오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는 힘이다. 해림, 피터, 그리고 이토가 함께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는 마음처럼 어둠 속에서 타인의 마음을 찾아내 밝은 빛을 맞이하려는 작가의 따뜻한 마음과 진심이 느껴졌다. 어쩌면 그 마음과 진심이 현재를 살아가는 산 자인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이 소설들의 인물들은 일제 말기 조선의 청춘 남녀들입니다. 그들의 삶을 읽고 느끼고 알아가면서 쓰지 않고 모른 척 돌아서는 일이 불가능해졌습니다. 재현하지는 못하더라도 거친 숨을 억누르고 버티며 견뎌온 그분들의 숨결이나마 불러내어 숨 쉬게 하고 살아 움직이게 해주려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작가의 말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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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제 주관적인 견해가 담겨있는 리뷰입니다. 직지소설문학상 대상, 북한 인권문학상을 수상한 김미수 작가의 제13회 제주4·3 평화문학상 수상작 『마중』을 읽어보았습니다 마중은 보통 누군가를 맞이하는 느낌을 주는데 상대방을 기다리며 맞이할 생각에 설레고 그 만남은 순간을 빛나게하죠. 마중은 1부 끝날 수 없는 것이 남아 있다. 2부 전쟁터로 간 사랑. 3부 빛이 있다면, 에필로그 , 심사평, 그리고 작가의 말로 구성되어있다. 처음 마중을 펼쳤다. 하지만 위안부라는 단어가 나왔을 때부터 마음이 흔들릴 수 밖에 없었다. 그 단어는 결코 쉽게 읽을 수 있는 단어가 아니기 때문이다. 마음을 부여잡고 읽어보았지만 도중에 울컥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해림 할머니의 이야기에서 죄송하다는 말 이외엔 할 수 있는게 없었다. 이야기의 시작은 80세 할머니의 죽음으로 시작한다. 할머니의 장례식이 끝난 후 지유는 우연한 계기로 본인이 헨리 준장의 손자라는 피터로부터 할아버지의 수기를 받게 된다. 그 수기에는 일제 강점기 시절 조상들이 겪을 수 밖에 없던 처절한 삶이 담겨있었다. 전쟁이 남기고간 슬픔, 위안부로 끌려가 아득바득 버텨야만 했던 흔적들이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무엇보다 마음이 아팠던건 전쟁 속에서도 누군가를 애절하게 그리워하는 마음이 적혀있는 것이다. 종태,해림,수호,이옥 등 젊은 청춘의 우정과 사랑때문인지 그들이 처한 현실이 더욱 고통스럽게 느껴진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현재가 있는 이유는 과거의 이들의 희생 때문이다. 그렇기에 지금의 우리가 과거를 외면할 수 없는 이유이다. ✨️ 꼭 한번쯤은 읽어볼 필요가 있다고 느껴지는 『마중』이었다. ✏️ 219p.두려움이 무감각해질 정도로 견딜 수 없는 매 순간이 그들의 숨을 막았던 것을, 죽어서라도 도망치고 싶던 마음을. 277p. 스스로 빛이 되기는 어렵지만, 서로에게 빛이 되어주는건 어렵지 않아. #은행나무 #마중 #아픔 #도서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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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배경은 일제강점기 말로 그려진다. 세상이 혼란하고 어려운 가운데 어떻게 보면 이웃한 사람들 사이에서도 불신이 도사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 속에서도 사랑과 우정을 간직했던 청년들의 이야기라니 흥미롭다. 그 시대가 안고 있던 현실을 소설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 이것은 소설인가 실화인가 싶기도 하다. 게다가 그들이 겪었던 상처는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는 그저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밖에 없지만 글로써 표현된 작품 속에서 보아서 여전한 고통과 아픔을 느끼게 한다. 해림과 종태, 이옥이 서로에게 갖는 마음은 그 시대 청년들이 겪어야 했던 비극이 아니라면 지극히 평범한 삼각관계의 연애소설처럼 보이겠지만 인간답게, 평범하게,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그 어떤 일보다 힘들었을 시기의 배경이 있었기에 역사 속 한 페이지가 되어버린다. 그렇기에 비단 소설뿐만 아니라 너무나 많은 이들의 현실이기도 했던 이 작품 속 주인공들의 삶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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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할머니의 장례식이 끝난 후, 지유는 우연한 계기로 미국인 피터로부터 할아버지의 수기를 받게 된다. 그 수기에는 일제강점기 시절 조상들이 겪어야 했던 처절한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전쟁이 남긴 참혹함, 위안부로 끌려가 하루하루 버텨야만 했던 삶의 흔적들은 글을 읽는 내내 먹먹함이 가시지 않는다. 특히 해림이 “상황을 견뎌내기 위해 ‘초월적인 나’를 상상하지 않으면 무너졌을 것”이라고 말하는 장면은 마음 깊숙한 곳을 울린다. 『마중』이 특별한 이유는, 비슷한 시대를 다루는 다른 역사소설들과 달리 전쟁 속에서도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섬세하게 포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군에 끌려가기 전 서로에게 애틋한 마음을 품었던 이옥과 종태. 감시가 빽빽한 환경에서도 종태를 향한 사랑을 지워낼 수 없었던 해림. 결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끌려간 남편 종태를 평생 기다린 순이. 어쩌지 못하는 상황에서 생겨난 마음이어서 더 아리고 절실하다. 그 애틋함이 이 소설을 더 깊게 만든다. 『마중』은 과거의 시간을 끄집어내어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강제징용과 위안부 동원 과정은 담담하지만 아주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어, 역사 속 고통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한다. 역사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이름 없이 사라질 뻔했던 이들의 삶, 선택, 사랑을 복원하며 “기억한다는 것의 의미”를 조용하지만 강하게 묻는다. 누군가의 기억에 귀 기울이는 일, 그 기억을 이어 말하는 일이 왜 중요한지. 우리가 무엇을 잊지 말아야 하는지. 책을 덮고 나서도 오래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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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강점기 말기. 정신대에 끌려가지 않으려 할머니 집에 숨어 있던 해림은 위험을 무릅쓰고 본가에 온다. 남몰래 좋아하고 있던 종태와 혼인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림은 종태가 자신이 아닌 친구 이옥을 마음에 두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챈다. 그럼에도 종태를 향한 마음을 접을 수 없었던 해림은 계속해서 종태의 주변을 맴돌고, 결국 헌병에게 잡혀 정신대로 끌려가고 만다. 해림의 마음을 알고 있음에도 외면하고 있던 종태는 해림의 소식을 듣고서 죄책감에 사로잡히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정신대에 끌려갈 위기에 놓인 순이와 급히 혼례를 치른다. 한편 출두명령을 무시하고 있던 종태에게 지속적으로 압박이 들어오자, 종태는 야학 선배인 수호에게 찾아가 상황을 설명한다. 수호는 종태에게 자신이 속한 독립운동조직에 합류할 것을 제안하고, 종태는 수락한다. 보안을 위해 부모님께는 자세한 상황을 설명하지 않은 채 고향을 떠나겠다고만 이야기한다. 종태는 마을을 떠나기 직전 헌병대에 잡혀 부산으로 끌려가지만, 무사히 탈출해 조선인들의 독립을 돕고 있는 일본인 쇼타와 접선한다. 📍 전쟁은 끝났으나 살아남은 자의 시간이 시작된 것은 아니다. 실종된 자와 죽어가는 자, 죽은 자의 시간을 배웅하고 통과해야 한다. 내게는 그렇다. 그 시작은 분명 자발적이고 혼자만의 것이다. 그 시간을 스스로 맞이하기로 한다. -50 📍 뿔뿔이 흩어져서 제각각의 죽을 장소로 떠나는 중인가. 살기위해 스스로 떠나는 길이 아니다. 스스로란 말은 적용된 적이 없다. 어디로, 왜, 라는 말도 적용되지 않는다. 강제만 있다. 강제하는 사람도 알 수 없고, 강제하는 목적도 알 수 없다. -284 📍 “있습니다. 조선 여자 한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조선 여자?” “코랄 섬의 위안소에 그 여자가 있을지 모르니,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어떤 여자길래…” “혼인하고 싶을 정도로 사랑했던 여자.” -306 📍 간혹 해림과 종태에게 질투심을 느낀다. 죄짓지 않은 고국에 태어나 죄짓지 않은 백성으로, 자신의 생명력으로 살아갈 수 있는 당당한 조선인이 부럽다. 이곳까지 끌려와서 위안부와 징용노무자로 상처투성이가 된 그들을, 가해자인 자신이 피해자를 부러워하다니. -354 📍 대통령이 몇 번 바뀐 뒤, 90년대로 접어들면서 라디오를 틀때마다 심심찮게 일본 이야기가 나오더니 급기야 대통령의 한일 정상회담으로 떠들썩했다. 그때는 얼마나 마음이 어수선 했던가. ‘누구 마음대로 용서하고 누구 마음대로 회담해?’ -419 📍 ‘그 시절에 겪은 일이 내 잘못은 아니잖은가. 고스란히 안고 갈 수는 없다. 세상에 그들의 만행을 알려야한다. 뱉어내고 숨쉬고 살고 싶다.’ - 430 📍 광복되어 돌아온 뒤에도 고국이 자신을 지켜준다고 느낀 적이 없다. 오히려 돌아온 자신이 더렵혀진 여자처럼 취급당한다는 것을, 그러니 절대 발설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다짐시키는 분위기였다. -432 📍 “당신들이 생각하는 사죄는 당신들 머리에서 나온 거야. 우린 당한 사람이잖아. 가슴으로 우릴 껴안고 울었다면, 이렇게 흘러왔겠어?” 용서가 뭐고 화해가 뭔지. 사랑방에서 기거하는 동안 늘 그런 생각을 머리에 이고 다녔다. 용서와 화해를 요청하는 피해자와 용서와 화해는 결단코 할 수 없다는 단체가 충돌하는 사이 피해 할머니들은 단칸방에서 병마에 시달리다가 사죄는커녕 배상도 못 받고 숨져갔다. 누구에게도 용서한단 말을 해줄 기회조차 못 가져본 채. 사죄를 받거나 배상을 받기는 커녕 아무도 돌보지 않는 외딴 방에서 홀로. 해림은 그때마다 피해 할머니들에게 죄지은 것처럼 미안했고 사랑방에서 지내는 것이 바늘방석 처럼 느껴졌다. 📍 해림 할머니가 돌아가셨다.아들 상엽의 말에 의하면 할머니는 이옥에게 소식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렸다고 했다. 그리고 돌아가실 때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 나 마중간다’ 였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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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위안부'라는 단어가 나왔을때부터 마음을 다잡고 담담하게 읽으려고 노력을 했다. 그 단어는 쉽게 읽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읽는 동안 울컥하니 힘들때가 많았다. 특히 마지막 단락인 해림할머니의 이야기에서는 죄송하고, 또 죄송했다. 할머니들의 용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고 할머니들이 원하는 용서를 제대로 받아 드렸나 싶기도 하다. 이제는 거의 계시지 않는 위안부할머니들. 종전이 끝났음에도 계속 피해만 드리는 것은 아닌가 싶다. 일본이든, 한국이든, 어느 단체든, 개인이든. 또 강제징병이나 강제징용 등 많은 문제가 있음에도 어느 하나 속시원히 해결한 문제가 없는 것 같다. '오늘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로 시작되는 <마중>은 손녀의 시점과 손녀가 쓴 소설 초고본 '전쟁터로 간 사랑'과 마지막으로 해림할머니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모르는 이가 보낸 짧은 메일을 통해 알게 된 실종된 할아버지의 수기본과 해림할머니의 이야기로 엮어 만든 '전쟁터로 간 사랑'이 주이다. 비록 소설이지만 그들이 겪은 생생한 일들이 아프게 읽혔다. '사랑'이란 단어가 들어가지만 나는 생존으로 바꾸고 싶다. 그 끔찍한 곳에서 어떻게든 생존 했어야 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고통스럽다. 읽는 것 만으로도 고통스러운데 직접 겪었을 그들은 어땠을지 감히 상상도 못하겠다. 그렇게 살다간 그들의 생애 위를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 "... 나와 종태 오라버니도 소설로 되살아나서 다른 사람의 마음에 살아 있을 수 있지 않겠어?" - "우리 일을 없었던 일로 하면 안 되지. 엄연히 있었던 일이니까. 그러니까 지유 같은 젊은이가 나서서 되살려줘. 젊은이들이 그 당시 우리의 젊은 시절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 이래도 살아 있다고 말할 수 있나. 이렇게 사는 것도? - 입 다물라고. 꺼내기 싫다는 말을 왜 함부로 멋대로 상상해서 떠드느냐고 나무랐지. - "어떤 일을 겪어도 저 나무는, 잘리지만 않으면 상수리나무야. 누가 무슨 짓을 해도, 저 나무는 상수리나무라는 걸 잊지 말아." WITH. 은행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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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세의 할머니 죽음으로 시작하는 소설은 종태 할아버지의 수기를 가지고 있는 미국으로까지 연결된다. 이는 한 나라에 국한되지 않고 역사는 모두 연결되어 있음을 말한다. 시간은 흐르기만 하는것이 아닌 서로를 껴안고 놓아주지 않으며 함께 데리고 가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지금의 우리가 과거를 외면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운명이라는 짧은 단어로 종태와 해림을 비롯한 그 시절의 청춘들을 정의할 수 있을까싶다. 그러기엔 너무나 잔인한 일을 벌이고 있는 기분이 든다. 광복을 바라던것은 자유를 얻고자 함이었을텐데 광복이후에 이들이 얻은 것은 끝나지 않을 용서라는 굴레와 역사의 구속이었다. 한번쯤이 아닌 대한민국의 대지를 딛고 있는 역사의 후손이라면 꼭 읽어보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마중'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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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도서제공(서평단) 지유는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한 통의 메일을 받는다. '피터'는 본인이 헨리 준장의 손자라고 밝히며, 지유의 할아버지인 '박종태'의 수기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 수기에는 해림 할머니가 감추었던 이야기와 그 동안 풀리지 않았던 의문들에 대한 답이 모두 적혀 있었다. 종태 할아버지가 배건네 마을을 떠나 남양군도에서 젊음을 희생해야만 했던 날들, 그리고 코랄섬에서 위안부가 된 해림과 다시 만나기까지, 우리의 아픈 역사와 희생당한 삶들이 모조리 담겨 있다. 소설을 읽는 내내 일본이 저지른 만행에 화가 났고, 희생당한 청년들의 처지에 가슴이 아팠다. 태평양 전쟁 말기 일본은 패망을 직감하면서도 마지막까지 처절하게 몸부림친다. 젊은 청년들을 남양군도로 보내 비행장 기지를 건설하는 데 노동력을 착취하고, 어린 소녀와 젊은 여성들을 위안부라는 끔찍한 일에 이용한다. 종태가 좋아했던 이옥 역시 쥐도 새도 모르게 납치되어 위안부로 끌려갔고 해림 또한 마찬가지였다. 해림은 '지금 군인의 몸 아래 있는 몸은 해림의 것이 아니라고' 중얼거리며, 버티고 버틴 다음엔 그 기억마저도 밤새 잘라낸다. 이렇게 힘든 어둠 속에서도, 해림은 빛이 스며들거라 믿고 사랑으로 모든 것을 이겨내고자 한다. '내사 마 괘안타'라고 외치는 해림이의 모습이 너무 슬펐다. 소설을 읽다 보면 '빛'이라는 단어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종태의 할아버지는 종태에게 빛은 번지는 것이고, 건너다니는 것이라 말한다. 내가 빛이 될 수 없더라도, 남을 도우며 빛을 주다 보면 결국엔 스스로 빛이 나게 된다는 얘기를 전한다. 소설 속 주인공들이 처한 상황은 절망적이고 어둡지만, 해림과 종태는 포기하지 않고 빛을 갈구하고 찾아 다닌다.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한 여타의 다른 소설들처럼, <마중> 또한 개인의 삶을 통해 역사적 아픔을 그려낸다. 우리는 종태와 해림을 통해 마치 우리가 알던 사람들이 그런 일을 당한 것처럼 가슴 아파하고, 그 상처를 새롭게 마주하게 된다. 그들이 겪어야만 했던 고통들이 남양군도의 아름다운 풍경과 대비되어 더욱 서글프다. 특히 이 소설은 종태, 해림, 수호, 이옥 등 젊은 청춘들의 우정과 사랑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기 때문에, 그들이 처한 현실이 더욱 고통스럽게 다가온다. 개인적으로 이런 소설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다소 불편했던 부분도 있었는데, 쇼타와 유토 순사의 존재가 그랬다. 쇼타는 일본이 조선에 저지른 만행에 죄책감을 느끼고 조선의 독립을 돕는다. 조선인이지만 일본 순사가 되어 조선인을 괴롭히는 데 앞장 섰던 유토는 나이가 들자 자신의 과거를 후회한다. 당시에는 조선인도, 일본인도 결국 일본 정부의 야욕에 희생당한 피해자가 맞다. 하지만 굳이 이런 인물들을 차용했어야 했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 쇼타까지야 그렇다 쳐도, 유토 순사의 손자를 통해 그가 말년에 자신이 저지른 짓을 후회했다는 얘길 지유에게 전하는 부분은 굳이 없어도 될 것 같다🙄! 하지만 해림의 말처럼 용서를 하는 주체와 받는 주체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불편한 감정은 잠시 접어두고, 힘든 시간들을 버텨 내고 살아온 해림 할머니의 삶을 마음 속에 남기고 싶다. 종태와 해림의 삶은 글로 읽는 것 조차도 버겁고 슬펐지만, 한편으론 이 글을 통해 마주할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버틴 뒤 버틴 시간에 대한 기억마저 지운다. 그 순간들을, 남자들로부터 해방된 한밤중에 시간의 톱날로 밤새 잘라낸다.(p.83) 🔖두려움이 무감각해질 정도로 견딜수 없는 매 순간이 그들의 숨을 막았던 것을, 죽어서라도 도망치고 싶던 마음을. (p.219) 🔖스스로 빛이 되기는 어렵지맘, 서로에게 빛이 되어주는 건 어렵지 않아.(p.277) 🔖누가 무슨 짓을 해도 나는 나야. 상수리나무는 상수리나무고 나는 나야. 중얼거리면서 죽고 싶은 순간을 넘겨왔다.(p.4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