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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를 잇는 추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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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그림책이 재밌어서 엄마한테 사달라고 했어요." 한 아이가 <솔이의 추석 이야기>를 보여주며 말합니다. 한 주 전에 읽어준 책이거든요. 와, 그랬구나, 책이 좋았다니 다행이다. 아이에게 반갑게 대답하니 아이의 얼굴에 뿌듯함이 엿보입니다. 아이들과 그림책으로 수업하며 가장 보람된 날은 이렇게 아이가 소개받은 그림책을 사랑해줄 때지요. 그림책 중매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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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그림책이 재밌어서 엄마한테 사달라고 했어요."

한 아이가 <솔이의 추석 이야기>를 보여주며 말합니다. 한 주 전에 읽어준 책이거든요. 와, 그랬구나, 책이 좋았다니 다행이다. 아이에게 반갑게 대답하니 아이의 얼굴에 뿌듯함이 엿보입니다. 아이들과 그림책으로 수업하며 가장 보람된 날은 이렇게 아이가 소개받은 그림책을 사랑해줄 때지요. 그림책 중매쟁이로 살면서 더러 경험하는 시간입니다. 

아는 만큼 보이는 법입니다. <솔이의 추석 이야기>에는 농촌에서 살아봤기에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경험했기에 알려줄 이야기가 풍부하지요. 부모님이나 할머니 할아버지에게는 추억을, 아이들에게는 윗 세대를 경험할 수 있으니 세대를 잇는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1995년 첫 출간 이래 줄곧 사랑받아온 이 책이 벌써 30돌이 되었네요. 사랑받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30주년 기념 책은 180도 펼쳐지는 노출제본이라 일반 제본으로는 가려져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볼 수 있어 좋습니다. 

명절을 앞두고 분주한 풍경과 이른 새벽 고향으로 향하는 솔이네 가족들, 꽉 막힌 고속도로 풍경은 생경하면서도 정감 넘칩니다. 아기공룡 둘리 풍선을 보며 요즘이라면 어떤 풍선을 들고 있을까 아이들에게 물어봤지요. 뽀로로, 아기 상어, 잔망 루피, 피카추. 요즘 인기 있는 친구들 이름이 줄줄 나오네요. 

마을을 지키는 당산 나무, 누렇게 익어가는 벼와 정겨운 마을 풍경, 추석을 준비하는 모습은 요즘과 조금 다르고 점점 달라지겠지만, 형제들 모여 정을 나누는 모습은 계속 이어졌으면 싶습니다. 함께 모여 송편을 빚고 달을 보며 소원을 빌던 기억도 납니다. 명절에 드리는 제사는 '차례'이고 추석에 조상들의 묘를 살피러 가는 것이 '성묘'지요. 아이들에게 일러줍니다. 성묘 가는 풍경에 수수며, 깨를 말리는 깻단, 이제 막 자라는 어린 배추도 아이들에게 설명해줍니다. 이럴 때는 농촌에서 자라서 다행이라  여겨져요. 

명절 다음 날 이른 아침 고소한 참기름과 호박, 햇곡식 등 한보따리 싸주시는 짐을 들고 솔이 가족이 집으로 돌아옵니다. 도착해서 제일 먼저 뭘 해야할까? 아이들에게 물어봅니다. 부모님 걱정하시니 전화해야지, 아이들에게 말해주지요.

작가이신 이억배 선생님이 추석의 본질을 '사랑'이라 하시며 이 소중한 것을 잊지 말자는 의미를 담아 그림책을 만드셨다고 합니다. 그 마음이 전달되기에 충분합니다. 더욱이 선생님의 작품 중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비무장 지대에 봄이 오면>이라는 책을 봐도 그렇고, 선생님의 책에는 한국의 색을 담아내신 듯 민화 느낌이 나기도 하고, 화려하지 않지만 아름답고 편안합니다. 

책을 읽고 나니 명절에 특히 바빴던, 돌아가신 엄마 생각이 나네요. 그립습니다. 이 책이 앞으로 50년 100년 넘게 사랑받으며 명작으로 자리매김하길 응원합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i*****7 2026.03.05. 신고 공감 7 댓글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