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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떤 이야기를 읽고 그 이야기를 기억하는 이유는, 바로 그 이야기에서 우리가 사는 세상을 보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어떤 이야기든 그리고 어떤 장르의 이야기든 사람들이 사는 세상을 담아내지 못하는 이야기는 제대로 사람들에게 어필하지 못한다. 어쩔
수 없이 공허한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현재와 미래가 뒤섞인 전쟁을 보여주는 작품 레드 아이즈에도 우리의 현실이 담겨 있다.
그리고 그 현실은 조금씩 모습을 보여주다가 마침내 19권에서 밖으로 튀어나오듯이 모습을 보여준다. 하나의 전투가 끝나고 조금 쉬는
타이밍에 레드 아이즈는 바로 현실의 우리를 그대로 담아서 보여준 것이다. 19권은 조금은 쉬어가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전체적인 이야기에서 중요한 장면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고, 사실상의 앞으로 레드 아이즈에서 보여줄 전투의 주역이 될
인물들이 하나의 팀으로 구성이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러한 부분들은 사실 그렇게 특별히 대단한 부분이라고 할 수 없다.
앞으로의 이야기를 위한 준비를 하는 그런 부분들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레드 아이즈는 이 19권에서 그동안 보여준
것들 중에서 가장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그 모습은 조금은 아프게도 바로 우리의 현재의 모습과도 그대로
이어진다. 레드 아이즈 19권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시민들과 함께 일종의 승리를 축하하는 자리에서 벌어진다. 그리고 그
장면에서 우리는 반전을 이야기하는 이들과 승리를 축하하는 이들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이 무척이나 현실적인 장면에서 레드 아이즈는
전혀 생각도 못할 그런 모습을 그려낸다. 보통의 경우에 반전은 진보의 가치라고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레드 아이즈 19권에서
반전을 이야기하는 이들은 나라를 빼앗겼지만, 점령군에게 빌붙어서 호의호식한 이들이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우리 현실의 친일파와 일반
민중의 모습을 레드 아이즈에서 보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반전을 주장하는 이유는 나라를 빼앗긴 상황에서도 자신들은 잘
먹고 잘 살았으니 굳이 전쟁의 위험을 부담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들의 주장이 인상적인 이유는 바로 우리의 우익이라 주장하는
친일파의 후예들이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주장에 레드 아이즈는 주인공의
입을 빌어 '각자의 전쟁'을 하면 된다는 말을 한다. 그리고 그 말은 그대로 우리에게 하는 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여전히
계속되는 그리고 우리가 어느새 포기했지만 그들은 여전히 하고 있는 그 진실을 가리려는 그들만의 전쟁을 생각하게 된다. 어쩌면
우리는 너무 빨리 잊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레드 아이즈 19권의 그 장면에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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