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역시 내년이면 만들어진 지 20년이 되는 오래된 액션물이다. 한번 보면 요즘 여전사물들과는 사뭇 느낌이 다를 텐데, 졸리가 잘못 세워 놓아 21세기 내내 그냥 인상만 쓰고 눈에 힘만 주는 잘못된 스테레오타입과 꽤나 다른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별 허세 없이 차분하게 '내 길 가는 여자' 이미지를 어느 작품에서도 잘 표현하는, 그러나 내면에는 대단한 강단이 숨어져 있음도 우
이 역시 내년이면 만들어진 지 20년이 되는 오래된 액션물이다. 한번 보면 요즘 여전사물들과는 사뭇 느낌이 다를 텐데, 졸리가 잘못 세워 놓아 21세기 내내 그냥 인상만 쓰고 눈에 힘만 주는 잘못된 스테레오타입과 꽤나 다른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별 허세 없이 차분하게 '내 길 가는 여자' 이미지를 어느 작품에서도 잘 표현하는, 그러나 내면에는 대단한 강단이 숨어져 있음도 우리가 쉽게 감 잡는, 지난 시절 한가닥하신 실력파 여배우 지나 데이비스의 멋진 연기를 볼 수 있다.
멋진 연기 아름다운 자태 따위는 괜히 허두에 깔아 주는 공치사 같은 게 아니라 내 딴엔 진정성 담고 하는 말이다. 이걸 일주일 전쯤 밤 시간대에 모 채널에서 틀어 주었는데, 첨엔 너무 오래전 작품이고 해서 막상 보면 여러 모로 실망할 것 같아서 그냥 돌릴 생각이었다. 근데 딴 게 볼 게 마땅찮아서 계속 보는데 의외로 재미가 있었다. 나는 이걸 극장에 가서 봤고, 이후 컴퓨터 잡지 부록 CD로 딸려온 버전이나 정발 DVD로 몇 번을 봤는데도 처음 보는 영화마냥 재미가 있었다.
이 영화에는 기억상실 모티브, 버림받고 은둔하는 요원, 평범한 일상 속에서 비로소 찾은 평화, 특별할 것 없는 가족들 사이에서 비로소 느끼는참된 사랑, 배신, 응징 따위의 오랜 양념들이 고루고루 잘 들어 있으나, 무엇보다 돋보이는 피처는 주인공이 애 하나 딸린 아줌마에서 과거의 아이덴티티를 찾아가는 그 실감나는 과정, 운동신경 뛰어난 그녀만이 보여 줄 수 있는 화끈한 액션이다. 내용을 다 알고 보는데도 전에 못 찾던 재미가 너무도 자주 눈에 띄어 홀딱 몰입하고 즐겼다.
지나 데이비스의 우먼 리브 이미지는 구태의연한 수식이 없고 속보이는 위선이나 과장된 영웅상이 생략되어 있다. 털털하게 제 할 일만 똑부러지게 수행하면서도 효과는 최대로 내는, 곁에서 보는 남자들이 자연스럽게 그 유능함에 승복하게 만드는 실속이 돋보이는, 고생은 고생대로 다 겪었으면서 살결은 뽀얗게 간직을 잘 한, 군살은 물론이요 근육도 허세 없이 딱 필요한 데피니션만 있는듯 없는듯 잘 키운 모습이다. 사람이 실물도 그렇거니와 연기나 구현하는 이미지가 그렇단 소리다.
많은 이들이 인상 깊게 기억하는 게 이분이 찰과상 입고 샤워실에서 핏자국을 슬슬 씻어내는, 그래서 그 고혹적인 뒤태가 알몸으로 보일듯 말듯 노출되는 그 유명한 장면에 깔리던 '쉬즈 낫 데얼'이겠다. 이 곡은 오리지널이 아주 예전 영국 그룹 '더 잠비스'의 곡이지만, 그 원곡보다야 굳이 싼타나 이름 석 자(..)가 아니라도 아마 다들 버디 마일즈를 피처링한 그 잘빠진 편곡 버전으로 알고들 있을 것이다. 들으면 온몸에서 흥이 저절로 솟아나는 명곡 중 명곡. 이 리메이크는 영화보다 거의 십 년 앞서 이뤄진 작업의 일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