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용을한눈에알아볼수있는재미있는삽화와함께저자의구수한입담으로풀어낸생물이야기를읽다보면우리말에담긴뜻을바로알고사용하는데큰도움이되었다.우리말속담,고사성어,관용구에깊숙이서린생물이야기입니다.아주도움이많이되어습니다.많은분들이이책을구입하여함께하셨으면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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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어른이 되었을 땐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국제화, 세계화라는 단어를 귀가 따가울 정도로 듣고 자란 세대여서일까. 우리말을 채 익히기도 전에 유치원에서부터 영어로 대화를 나누고, 국어사전은 구입도 하지 않아 놓고 영어사전만 쉴 새 없이 뒤적이는 일이 젊은이들 사이에선 비일비재하다. 급기야 영어는 원어민 수준으로 구사하면서 우리말에 있어서는 아주 기초적인 단어의 쓰임조차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잦다. 그래도 살아가는 데는 그다지 지장이 없지 않냐며 오히려 오리발을 내미는 모습이 세종대왕을 진노케 할 것만 같다. 속담에 대해서는 더더욱 익숙하지가 않다. 시험을 위해 잠시 암기했다가 잊어버리기를 수차례 반복했는데, 그 때마다 어찌나 새로웠던지 모른다. 횟수를 거듭한 만큼 이제는 눈에 익을 때도 되었으련만 왜 그토록 와 닿지가 않았는지. 이는 언어에 대해 품었던 낯선 감정이 너무도 커서일지도 모르겠다. 큰 기대는 않고 택한 책이었다. 굳이 이유를 꼽자면 책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정도?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하다 한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조금은 안쓰러운 감정을 느끼곤 해왔다. 온몸이 가시로 뒤덮인 고슴도치에게서 윤기가 나면서 보드라운 털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우습지 아니한가! 팔은 안으로 굽기 마련이요, 부모는 제 자녀에게 있어서만큼은 한없이 유할 수밖에 없다는 말을 이보다 더 와 닿게 설명할 순 없을 듯했다. 물론 가장 이해가 쉬운 건 직설적인 표현일 것이다. 그러나 모두가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직접적으로 드러낸다고 가정하니 삶이 참으로 텁텁하지 싶다. 아마도 재미가 전혀 없을 것이다. 가끔은 에둘러 말하는 재미도 있었으면 싶고, 인간 아닌 다른 종에 빗대어 표현하는 맛도 포기하고 싶진 않다. 그럴 경우 사용할 수 있는 게 바로 속담이다. 누가 언제 만든 표현인지 알 수는 없으나 사회의 대다수가 해당 표현이 지닌 의미를 공유한다. 속담을 들으며 무릎을 치고, 과연 이보다 더 적나라할 순 없겠다며 박장대소도 한다. 하지만 이 또한 아는 자만이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역시나 저자는 생물학과 출신이었다. <강원일보>에 20년 넘게 ‘생물이야기’ 칼럼을 연재해왔다고 하니 내공의 깊이가 상당할 것 같다. 원래 얕은 지식을 지닌 사람이 자신의 지식을 뽐내고자 온갖 어려운 말들을 사용해가며 자신도 알지 못하는 것을 언급한다. 정말 내공이 있는 사람은 아무리 어려운 내용일지라도 누구나가 이해하기 쉬운 표현을 사용해가며 설명한다. 저자는 후자에 속했다. ‘우리말에 깃든 생물이야기’라는 부제와 함께 저자는 속담과 고사성어, 관용구의 설명에 나섰다. 처음에는 알아도 아는 것 같지 않았고, 가끔은 사용하기가 망설여지는 난해한 우리말 표현들에 대한 기대치만이 높았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미처 알려고 들지도 않았던 신비로운 세계에 눈을 뜰 수 있었다. 이 세상엔 인간만이 살지 않는다. 수많은 종들이 살아가고 있는데, 우리 인간은 오만하게도 모든 종들을 무시하거나 파괴하는 일에 강하다. 미개하다, 충분히 진화하지 못했다고 여겨온 수많은 생명체들은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존재로 탄생했다. 모든 생명체에겐 그렇게 생길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 듯했다. 우리의 시선에서는 징그럽다고만 여겨온 것들이 제 생존을 도모하고 나아가 엄격한 먹이사슬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모양새를 띠고 있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었다. 지저분한 이미지로 악명 높은 파리만 보아도 발바닥에 끈적끈적한 점막이 있어 매끈한 유리에도 거뜬하게 붙는다. 다리에 난 돌기들이 바짝 오그라들었다가 펴지는 동작은 실로 정교할 것이다. 속담에는 생명체를 관찰하는 인간의 세심함이 담겼다. “파리 족통만 하다” “파리 목숨 같다” “작은 잔치에 파리 꾄다” 등 인간은 파리 하나를 갖고도 참으로 많은 문장들을 만들어댔다. 하나같이 부정적인 의미가 담겼다는 건 공연한 비밀이다. 기다란 목 덕분에 외모가 수려해보이는 기린의 경우에는 파리와 반대로 긍정적인 이미지가 깃든 문장들이 많다. “우마가 기린 되랴” “기린이 나면 성인이 난다” “짐승 중에 기린이다” “기린은 잠자고 스라소니는 춤춘다” 등등. 속담 뜻풀이를 통해 각 동물을 바라보는 인간의 시선을, 역으로 동물이 지닌 이미지를 통해 속담의 의미 추측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언어는 시대와 사회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한다. 오늘날에도 많은 말이 새로이 탄생한다. 그런데 오래 전 만들어진 속담만큼 역동적이고 의미심장한 표현은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다. 다들 경쟁에 치이느라 바빠서 세상의 의미를 충분히 곱씹을 시간이 부족한 게 그 원인이지 않나 싶다. 늘상 걷던 길에서도 여유를 갖고 둘러보면 색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삶 또한 마찬가지여서 애정과 호기심을 잃지 않도록 노력한다면 충분히 즐거운 것임을 깨달을 수 있지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