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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교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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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른스트 페터 피셔는 ‘이중교양’이라고 쓰고 있다. 이른바 ‘교양’이라고 했을 때 인문이나 예술 쪽으로 치우친 상황에 대한 심각한 문제제기이다. 근대와 현대를 만들어낸 과학에 대해 전혀 모르면서, 혹은 그릇되게 알면서 과연 교양이 있다고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에른스트 페터 피셔가 이 책을 쓴 이유다. 그런데, 또 하나가 있다. 그건 과학에 대한 문제제기다. 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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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른스트 페터 피셔는 이중교양이라고 쓰고 있다. 이른바 교양이라고 했을 때 인문이나 예술 쪽으로 치우친 상황에 대한 심각한 문제제기이다. 근대와 현대를 만들어낸 과학에 대해 전혀 모르면서, 혹은 그릇되게 알면서 과연 교양이 있다고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에른스트 페터 피셔가 이 책을 쓴 이유다.

그런데, 또 하나가 있다. 그건 과학에 대한 문제제기다. 과학이 전문화되는 것은 피할 수 없지만, 그 과학이 정밀성의 바보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사회와 분리된 공간을 차지해서 자족하는 과학으로는 희망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예술로서 과학을 얘기한다: “과학 활동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들이 과학 세계 내부로 인도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이 일반인의 내부에 자기 자리를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489)

 

실제 피셔가 하고 싶었던 얘기는 이 두 가지 얘기가 아니었나 싶다. 과학과 예술이 조화를 이루는 교양, 말이다. 하지만 책의 대부분의 내용은 그런 당위적인 얘기나 과학과 예술의 조화에 관한 내용은 아니다. 그냥 과학에 관한 내용이다. 그러니까 원래 처음 번역되어 출판되었던 책 제목대로 또 다른 교양으로서 과학이다.

유럽 근대과학의 탄생에서는 과학혁명 시기의 과학의 내용과 그 의의에 대해서,

연금술의 실제와 점성술의 끈질김에서는 연금술이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에 대한 긍정적인 역할과 현대 화학의 발달에 대해서,

우주와 그 경계 <’얽힌세계: 원자가 전하는 가르침에서는 뉴턴에서 아인슈타인, 그리고 양자역학에 이르는 물리학과 천문학을,

생명이란 무엇인가>, <생명의 근원>, <생물학적 진화에 대해>, <진화론의 응용과 그 한계에서는 제목대로 생물학을 다루고 있다.

 

그렇지만, 그런 내용을 다룬다고 했을 때 단순히 그 내용만을 다루고 있는 게 아니다. 그게 이 책이 다른 과학교양서적과 다른 점이라 할 수 있는데 상당히 그 분야의 의미와 한계에 대해서 철학적인 면을 함께 살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조금은 어려울 수도 있고, 또 반대로 어쩌면 좀 더 쉽게 과학의 의미를 찾을 수도 있을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더 공감하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또 조금은 과연 이렇게 봐도 되나 싶을 정도의 것도 있다.

그래서 여전히 피셔는 또 다른 교양으로서 과학을 얘기하면서 그냥 과학만을 다루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분야의 이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과학을 애기하고 있는 듯하다. 물론 그렇다고 과학이 쉬워지는 것은 아니다. 내 경험으로도 생물학에 관한 부분은 금방금방 읽을 수 있고, 비평까지 하면서 읽을 수 있지만, 그 밖의 부분은 따라가기도 바쁘고, 그 의미에 대해서도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는지, 혹은 이게 보편적인 생각인지, 아니면 피셔의 독특한 생각인지도 잘 구분이 되질 않는다. 어찌 보면 이게 교양으로서의 과학이 어려운 지점이 아닌가 싶다. 그냥 과학의 대중화라고 해서 과학을 쉽게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의 다른 학문과 관계를 맺는 지점을 찾아내고 그것의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이라면 말이다.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과학의 사회적 기능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여전히 예술로서의 과학은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특히 겨우겨우 정상과학도 따라가기 벅찬, 평범한 과학을 하는 이로서 더욱더. 그게 나의 한계인지, 그게 이 책이 너무 과한 건 아닌지... 아마도 그 중간쯤이 아닐까 




(2015. 4)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n*****m 2015.11.0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