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아벨리는 그 유명한 "군주론"의 작가이자, 시오노 나나미의 다른 저작에서 많이 언급되는 인물 중의 하나라서 관심이 가던 인물이었다, 하지만 최근에 읽은 피렌체 관련 서적에서 마키아벨리는 그저 실책으로 관직에서 밀려난 공무원 1로만 그려져 있어 다소 실망스러웠다. 이 책은 제목부터 "나의 친구 마키아 벨리"이므로, 나의 마키아벨리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줄거란 기대감을 갖고 읽기 시작했고,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마키아벨리는 비직업군 공무원으로 피렌체 공화국 제2 서기국 서기관으로 활동했다. 서기관직 외에도 대통령 비서관, 10인 위원회 서기관 등등 여러 관직도 함께 겸하며, 세계 곳곳을 누비며 피렌체의 주요 공무를 수행했다. 직책은 여러개고, 맡은 업무량도 상당했으면서도 서기관으로서의 월급밖에 받지 못했던 마키아벨리의 경제사정도 짠했다. 특히 해외 출장을 가서 부족한 경비를 호소하는 편지를 보면, 참 예나 지금이나 돈은 여유로운 고위직이 더 받고, 정작 그 밑에서 고생하는 실무자들은 그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은 변함없다는 생각이 든다. 피렌체의 중요한 외교문제의 최전선에서 능력을 발휘하던 마키아벨리는 체사레 보르자와 여러 해외 정세를 직접 경험하며, '군주론'의 토대가 되는 사상을 갖게 된다. 프랑스 왕과 해외 정세에 이리저리 휘둘리는 우유부단 그 자체인 피렌체의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고민한 마키아벨리의 흔적이 엿보인다. 그의 아이디어로 결성한 국민군은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전투 형태의 변화를 깨닫고 용병전이 아닌 국민군을 육성하자는 마키아벨리의 의견만큼은 현명했다고 생각한다. 메디치가의 세력이 쿠데타에 성공해 복귀하게 되자, 반메디치 세력에서 활약한 마키아벨리는 관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하지만 자신은 어느 한 세력에 속해있기 보다는 그저 피렌체를 위해 일하는 것이라 생각했던 마키아벨리는 다시 공직으로 돌아가길 원했지만, 그의 소원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 심지어 세력을 잡은 친메디치가를 위한 책까지 써서 그들의 환심을 사려고도 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그가 공직에서 어쩔 수 없이 물러났기 때문에 군주론, 정략론, 전략론 같은 위대한 책이 탄생했다는 평도 있지만, 피렌체로서는 그를 끝까지 안고 가는 것이 더 이득이지 않았나 싶다. 마키아벨리는 정치관련 서적만이 아니라 희극도 썼다고 하는데, 소개된 줄거리만 봐도 흥미로워서 기회가 된다면 책이나 연극으로 보고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