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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인 비토리오는 아내 리산드라를 죽인 살인 용의자로 체포된다. 이런 비토리오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단지 화산 연구원이자 비토리오의 상담 환자인 에바 마리아만이 비토리오의 무죄를 확신하며 그를 돕기 위해 범인을 추적해 나간다.
첫 번째 작업은 비토리오가 환자들을 상담할 때, 몰래 녹음한 테이프들을 듣고 범인으로 의심되는 사람들을 찾는 작업이다. 이런 가운데, 범인으로 의심되는 사람들은 자꾸 바뀌게 된다. 젊은 여자들을 모두 증오하는 여인 알리시아를 의심하였다가고, 그 다음에는 군부 독재 정권 아래에서 고문을 자행하던 장교 펠리페가 범인으로 의심되기도 한다. 에바 마리아는 계속하여 범인을 추적한다. 그런 가운데, 비토리오의 아내가 정부를 두고 있었음을 알게 되고, 또한 비토리오 역시 정부를 두고 있음도 알게 됨으로 비토리오가 범인이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이 소설은 반전에 반전이 단연 돋보이는 소설이다. 독자는 소설 속의 에바 마리아와 함께 범인을 추적해 가는 가운데, 함께 모든 사람들을 의심하게 되고, 그런 가운데 낙심하기도 하며, 함께 올가미에 걸려 버둥거리기도 한다.
이 소설은 과연 비토리오의 미모의 아내를 죽인 범인은 누구인지를 찾아가는 심리 스릴러다. 하지만, 이런 개인적 사건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 소설의 시대적 배경 안에 또 하나의 음성이 담겨 있다.
이 소설의 배경은 아르헨티나의 군부 독재 정권의 망령이 채 사라지지 않은 시대적 상황을 담고 있다. 1976년부터 7년여 지속되었던 아르헨티나 군사 독재정권이 무너지고 민주주의가 복원된 지 4년 뒤의 시대적 상황. 무엇보다 민주주의에의 열망이 가득하던 때, 말도 안 되는 법령이 제정된다. 바로 군부독재 치하에서 자행된 모든 범죄에 대한 형사처분금지법이 그것이다. 이로 인해 죄 없는 자들을 잡아 고문하고 살인한 자들은 모두 면죄부를 받았다. 뿐더러 이제는 피해자들과 같은 모습으로 살아간다. 용서받을 수 없는 죄악을 범한 그들이 모두 구원받은 것이다. 그렇기에 내 곁의 마음씨 좋은 웃음 짓는 이웃이 어쩌면 내 아들 딸을 고문하고, 살인한 살인광일 수도 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이 소설의 바탕으로 깔려 있다. 정신과 의사인 비토리오의 무죄를 위해 애쓰는 에바 마리아 역시 딸 스텔라를 군부독재정권에 의해 잃은 어머니다. 그 뒤로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여인. 그 상처를 잊기 위해 술에 의지하고, 정신과 의사에 전적으로 의지해야만 하는 여인이다. 그런 여인의 상처를 치유한다는 정신과 의사 비토리오 역시 어쩌면 바로 그런 살인정권, 고문정권, 독재정권에 동조하였던 자일 수 있다(소설 속에서 고문의 또 다른 희생자인 미겔이 고문의 현장에서 들었던 정신과 의사의 음성, 그리고 뒤에 모임에서 다시 듣게 된 그 음성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소설을 끝내 밝히지 않는다. 그래서 가능성은 열려 있다).
뿐 인가! 비토리오에게 정신상담 치료를 받는 펠리페는 가장 악명 높은 포로수용소에서 근무하던 고문기술자다. 이처럼 같은 공간 안에서 피해자와 가해자가 번갈아 한 의사에게 상담을 받기도 하며, 어쩌면 가해자가 피해자를 구원하는(치료하는) 당사자가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사회적 아이러니를 작가는 소설을 통해 고발하고 있다.
이러한 아이러니가 어찌 아르헨티나만의 것이겠나? 우리의 근현대사 역시 이러한 아이러니로 가득한 역사 아닌가. 여전히 친일의 입장에서 동족의 고혈을 빨았던 자들이 떵떵거리며, 어우러져(?) 살아가는 모습. 군사독재의 주류들이 여전히 사회의 주류에서 힘을 발휘하는 아이러니 가득한 민족 아닌가.
또한 소설은 살인정권으로 인해 자행된 수많은 소년소녀들의 실종이 무엇을 가져올 것인가 하는 질문 역시 우리에게 던진다. 작가는 잉카문명의 희생제의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한다. 공동체의 안녕을 위해 희생되어진 소년소녀들. 이는 지금 아르헨티나가 누리고 있는 안녕이 무엇을 담보하고 있는지를 묻고 있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가 누리는 안녕은 무엇을 담보하고 있나? 이제 곧 세월호 1주기가 된다. 그 수많은 생명의 희생을 담보하여 우리는 어떤 안녕을 만들어내고 있는가? 그 수많은 생명의 희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안녕은 소원하기만 한 것은 아닌지. 소설을 읽고 잠시 돌아보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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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정신과 의사 비토리오가 젊은 아내 리산드라 살인범으로 체포됩니다. 오랜 불화에다 사건 현장의 단서들이 모두 그에게 불리하게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군부독재 시절 딸 스텔라를 잃은 뒤로 엉망이 된 삶을 살아왔고 결국 5년 전부터 비토리오에게 진료를 받아오던 에바 마리아는 그의 무죄를 믿으며 민간인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진범을 찾는 데 전력을 다합니다. 하지만 살해된 리산드라에 관한 뜻밖의 정보들, 즉 그녀의 불같은 사랑, 기이한 일탈과 불륜, 비정상적 질투에 관해 알게 되면서 에바 마리아는 혼선을 겪습니다. 한편, 수감된 비토리오는 오직 에바 마리아의 조사에 희망을 걸지만, 어느 날 경찰이 그녀의 집을 급습하면서 리산드라 살인사건은 전혀 예상 못 한 방향으로 전개되기 시작합니다. 광기와 요염함, 우아함과 순수함을 겸비한 한 젊은 여인의 미스터리한 죽음, 유력한 용의자이자 남편인 정신과 의사의 무죄를 입증하려 백방으로 노력하는 단골 환자, 그녀의 마음병의 근원이 과거 군부독재 시절 딸의 실종에 기인한다는 점 등 작가는 불행했던 역사와 상처받은 개인의 이야기를 촘촘하게 직조한 것은 물론 치정극과 심리극에다 미스터리라는 포장까지 덧씌움으로써 여느 장르물과도 차별되는 독특한 작품을 만들어냈습니다. 사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은 자신이 저질렀던, 또는 자신에게 닥쳤던 참혹했던 사건 때문에 평범하고 일반적인 삶을 영위하지 못하는 ‘환자들’입니다. 군부독재의 고문과 학살의 가해자 또는 피해자로서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사람도 있고, 범죄, 배신, 불화, 자학 등 개인적인 불행으로 인해 몸과 마음에 병이 든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환자들’ 대부분은 어떤 식으로든 리산드라의 죽음에 관련돼있습니다. 용의자인 ‘환자들’을 묘사하기 위해 그들의 과거사와 트라우마를 디테일하게 서술하다 보니 작품 전반을 관통하는 분위기는 무척 몽환적이거나 우울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불어 독자 역시 “누가 리산드라를 죽였는가?”보다 등장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이 겪은 과거사와 그로 인해 비틀어지고 일그러진 현재의 심리 묘사에 더 몰입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선지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정신과 의사 비토리오의 치료기록에 등장하는 여러 환자의 불행하거나 불안정한 심리 상태에 관한 리얼하고 적나라한 묘사들이었습니다. 특히 젊은 여자에 대한 질투에 사로잡힌 채 ‘노화’라는 자연의 섭리에 저주를 퍼붓는 한 노파에 관한 기록은 몇 번이나 되읽고 싶게 만들 정도로 압권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서사는 심리극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는 더없이 즐거운 책읽기를 제공하겠지만, 깔끔하고 선명한 미스터리를 원하는 독자들에겐 조금은 불편하게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 가장 아쉬운 점이라면, 심리 미스터리와 아르헨티나의 군부독재의 상흔을 결합하려던 작가의 욕심이 과했던 탓인지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한 바구니에 담으려 했다는 점입니다. 이야기 내내 어떤 식으로든 개인-역사-심리-사건이 서로 결합돼있긴 한데, 후반부로 갈수록 그 결합력이 점점 느슨해지거나 산만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 70~80년대 남미 독재에 관한 영화를 여러 편 본 적이 있어서 나름 이 작품의 엔딩을 예상해봤지만, 작가는 후반부에 이르러 전혀 예상 못 한 방향으로 이야기를 급선회했습니다. 이에 관해 뒤통수를 치는 훌륭한 반전으로 평가하는 독자도 있겠지만, 어쩌면 반대로 아쉽게 여긴 독자도 꽤 있을 것입니다. 이 역시 앞서 언급한 ‘느슨하거나 산만한 결합’의 산물이라는 생각입니다. 심리 미스터리에 거는 독자의 기대와 눈높이는 일반 미스터리에 비해 훨씬 높습니다. ‘비밀 아파트’는 심리 미스터리로서 그만의 독특함을 자랑하는 작품인 것은 분명하지만, 애초의 높은 기대감에 비해 아쉬움이 남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성 넘치는 필력을 발산한 작가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남았는데, ‘비밀 아파트’ 이전에 엘렌 그레미용을 세상에 널리 알린 ‘비밀 친구’를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너무 큰 기대보다는 편한 마음으로 엘렌 그레미용의 데뷔작을 읽다 보면 ‘비밀 아파트’에서 놓친 그녀만의 미덕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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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아파트 왜 비밀 아파트일까 제목에서 언급하는 아파트는 정신과의사인 비토리오와 아름다우면서도 사랑자체를 사랑하는 부인 리산드라가 살고 있는 곳을 이야기한다. 정신과의사인 비토리오가 사무실로도 사용하는 아파트는 많은 비밀을 담고 있다. 우연찮게 환자로 만나게 되는 비토리오와 리산드라, 리산드라의 매력에 빠져버린 비토리오는 그녀를 찾아내어 결혼까지 이르게 된다. 몇년이 흐른후 비토리오가 영화를 보러 갔다가 집에 왔을때 집안은 엉망으로 되어 있고 아내 리산드라는 아파트에서 추락하여 죽은 모습을 보게 된다. 아내의 죽음에 오열하는 비토리오, 하지만 출동한 경찰들과 대화를 하면서 비토리오는 아내의 살인용의자로 지목되어 구치소에 같이게 된다. 경찰들은 모든 정황을 비토리오를 살인용의자로 지목해가고 비토리오는 자신을 찾아온 자신의 환자 에바 마리아에게 진짜 범인을 잡도록 도와달라고 한다. 에바 마리아는 아르헨티나 군사정권으로 인해 사랑하는 딸 스텔라를 잃고 그 아픔을 이겨내지 못하여 자신의 아들 에르테반조차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정신과의사인 비토리오에게 모든것을 의지하던 여인이다. 모두가 비토리오가 범인이라고 할때 에바 마리아는 그의 편이되어 범인을 찾기위해 비토리오의 다른 환자들의 녹음 데이프를 듣게 되는데.. 녹음 데이프에서 나오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과연 누가 범인인지 꼬이고 꼬인 비밀들 사랑에 대하여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하면서 리산드라의 죽음의 진짜 이유를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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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인 리산드라가 죽었다. 아파트 6층에서 떨어져 죽었다. 경찰은 이해되지 않는 이유들만 대면서 남편인 정신과 의사 비토리오를 용의자로 수감한다. 빠져나갈 길은 보이지 않는다. 도와줄 사람도 없다. 비토리오는 자신의 환자였던 에바 마리아에게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도와달라고 호소한다. 비토리오의 결백을 믿는 에바 마리아는 비토리오의 진료 상담 녹취 기록을 검토하며 범인을 찾기 시작한다.
비토리오가 남긴 녹취 기록에는 사람들이 숨기고 싶어 하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젊은 사람을 질투하는 나이 든 여인의 모습, 형제를 질투하는 사람, 사랑을 잊지 못해 고통을 겪는 사람, 군사정권 시절 실종된 딸로 인해 삶이 파괴된 여인. 어쩌면 모두가 아픔을 간직한 사람들이고, 비밀을 숨긴 사람들이다. 이들 중에 리산드라를 죽인 범인이 있는 걸까
리산드라를 죽인 범인을 추적해가는 형식을 취했지만 이 책이 던져주는 이야기는, 아니 내게 던져진 이야기는 고통스런 역사와 그 속에서 상처 입고 무너져 내린 사람들의 울부짖음이었다.
학살자들에게 스스로 심판할 권리를 주다니! 자기들에 의한 자기들의 자체 정화라니. 위선. 기만적 궤변. 학살자들 스스로가 결정한 사면. 공인된 잔혹함의 극치.(p.161)
어디서 많이 보고 들은 듯한 외침이 아닌가? 일제 치하에서 동족을 핍박했던 친일파, 군사독재 시절의 독재자들, 세월호라는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을 야기한 정부, 이들 모두에게 외치는 소리처럼 들리지 않는가? 아픔을 치료하지 못한 채 여전히 고통 받고 있는 희생자들의 외침이 이 목소리에 겹쳐서 들리지 않는가?
가벼운 미스터리로 생각했다 많은 소리를 들어야 했던, 어쩌면 그사이에 잊어버렸던 내 이웃의 아픈 이야기를 듣고 너무나 가슴 아플 수밖에 없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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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아파트>는 저자인 엘렌 그레미용인 쓴 전작 <비밀 친구>와는 줄거리는 다르지만 특징적인 요소들은 이어받고 있다는 출판사의 소개가 있다. 그러나 나는 <비밀 친구>를 읽지를 않았기때문에 <비밀 아파트>에 전작의 특징들이 이어간 것인지는 느낄 수는 없었지만, 이 책에서 나는 저자만의 어떤 독특함을 엿볼 수는 있었다.
그것은 소설임에도 심리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라고 본다.
<비밀 아파트>의 시대적 배경은 군부독재 이후의 아르헨티나의 1987년 8월.
정신과 의사인 비토리오에게 "그이는 날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아요."라며 진료를 받고자 찾아왔던 리산드라. 그들의 만남의 시작이 이 이야기의 시작이 된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리산드라가 던진 이 말이 결국 그녀를 죽음에 이르게 한 이유임을 알려주는 복선이였구나 싶다.
비토리오는 리산드라에게 반하였고, 리산드라를 찾아내어 결혼까지 하였다. 그러나 어느 날, 리산드라가 창 밖으로 떨어져 죽게 된다. 외출하고 돌아온 비토리오는 리산드라의 죽음에 오열을 하지만, 경찰은 비토리오를 잡아가게 되고 아내를 죽인 살인범으로 몰아가고 감옥에 갇히게 된다. 비토리오는 자신의 환자였던 에바 마리아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자신이 환자와 나누었던 대화를 녹음한 것을 에바에게 들어보도록 하여 어떤 단서를 찾아봐달라고 부탁한다. 에바는 군부독재 정권때 딸을 잃어버렸다. 그때는 어린 아이들을 납치해서 죽이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딸을 잃은 아픔으로 에바는 비토리오에게 진료를 받았고 평소 에바는 비토리오를 믿었기에 녹취록을 열심히 들으며 환자들 중 한 명이 범인이 아닐까 의심해 본다. 그러나 누구도 범인이 아니다. 그러다 에바에게 정부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리산드라가 춤을 배우러 다녔던 곳에서 리산드라의 스승이였던 페드로 파블로라는 노인을 통해 리산드라가 남편인 비토리오에게 정부가 있다고 의심하고 있었음을 알게된다. 리산드라가 죽기전 노인을 만났고 노인과 함께 '루카스 장난감' 가게에 들려 사기 고양이 인형 두 개를 샀다는 것이다.
리산드라는 자살이였을까? 타살이였을까?
리산드라가 노인에게 한 이야기를 통해 사랑에 집착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리산드라는 자신이 사랑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 왜 일까?
<비밀 아파트>는 에바가 비토리오를 도와주고자 녹취록을 듣게 되는데, 그 녹취록의 내용을 모두 담아 내고 있다. 이 녹취록의 내용을 통해 오스트리아의 군부독재정권에 관한 진실을 들려 주고 있으며, 독재 정권 이후에도 사람들에게 미치고 있는 좋지 못한 영향들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사랑에 집착하고 질투의 독처럼 번지고 있었던 리산드라의 이야기를 통해서는 그녀의 과거에 대한 궁금증을 일으키고 있으며, 심리 분석을 주로 담은 저자는 이 책의 뒷 편에 리산드라의 가슴 아픈 어릴적 상처를 들려주고 있다.
그리고 결말을 통해서는 비토리오의 이기적인 면과 비열함이 보인다.
아르헨티나의 군부 독재 정권 시절의 이야기는 너무도 끔찍하였다.
군부 독재 정권 이후라는 시대적 배경때문인지 전체적인 분위기가 암울하고, 혼란스럽다. 그리고 인간들의 악마적인 모습과 이기적인 모습에 우울해진다. 그 속에서 오로지 사랑만을 갈구하며 상처를 이겨내지 못한 리산드라와 에바의 모습이 너무도 애처롭게 느껴지는 <비밀 아파트>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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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눈에 빠져버린 사랑은 3년이면 변한다는 일반적 사랑과 많이 다르지 않을까, 정신과 의사 비토리오가 아내 리산드라를 만난 이야기를 꺼내든 순간 생각해보게 된다. 순식간에 사라져버린 그녀를 애타게 찾아야만 했다는 사연만으로도 그와 그녀사이에는 다른 사람보다 끈끈한 사랑이 여전하길 바라는 마음이 들어, 그가 리산드라의 추락사에 범인으로 의심받고 있다는 걸 알게될때 "제발 그 말고 다른 사람"을 찾아보라고 말해주고 싶을 정도이다. 하지만 그가 자신의 무죄를 증명해줄 이로 환자였던 에바 마리아를 선택했을때, 그리고 그녀와의 부부생활이 생각보다 원만하지 않았다는 걸 알게될때 우리 역시 경찰처럼 용의자 1순위에 그를 올려놓게 된다.
이렇게 "비밀 아파트"는 한 여자의 추락사와 그 추락사에 숨은 진실을 찾아라 라는 추리물로 시작하지만 에바가 틀림없이 무죄라 믿은 비토리오를 위해 용의자들을 찾아보게 되면서 분명히 비토리오만은 아니였던 범인찾기가 '이 세상 모든 이들을 의심해라' 라는 인간의 불투명성과 인간관계의 가벼움과 무거움을 돌아보는 이야기가 되어버린다.
에바가 비토리오 환자들의 녹취테이프를 들으며 만나게 되는 나이들어간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젊음에 대한 질투에 사로잡힌 알리시아 부인, 동생을 질투한 남자 펠리페, 정신과 의사로써나 남편으로써 멀쩡하게만 보였던 비토리오, 리산드라가 탱고를 잘 추는 제자였을뿐이라 말하는 노인, 리산드라를 잊지 못하는 프란시스코, 실종된 딸로 인해 일상생활이 되지않는 에바 자신까지... 그들의 이야기는 어떤 면에서는 모두가 의심스럽기도 하고 다르게 보면 모두가 상관없는 이들 같게도 된다. 에바가 조사할수록 드러나는 리산드라의 죽기 전 의심스런 행동들에 사건의 정확한 조사가 아니라 범인만 있으면 누구라도 괜찮은 것으로 보이는 경찰들의 꼬투리잡기식 수사까지 이 사건이 어떻게 진행될지 불안하게 만들게 된다. 더구나 경찰이란 말에 깜짝 놀라는 처음 목격자인 소년의 뒤로 아르헨티나의 '더러운 전쟁'이라 불리는 시간동안 일어난 많은 사건으로 상처입은 이들의 모습이 드러나며, 상처를 주고 받은 이들이 엉키어 살아가는 속에서 일어난 사건을 풀 수 있는 건 누구일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사건보다 중요한 건, 왜 이 일이 일어났냐는 것이 되고 만다. 빠르지 않은 사건의 전개속에서도 드러나지 않는 진실,심지어는 리산드라의 회상속에서만 존재하는 진실은 허망하기까지 해 리산드라의 과거와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쫓아가며 방향을 잃은 듯도 보이지만 각각의 인간들이 다양하게 엮여있는 서로에게서 받게 되는 이기심과 질투, 분노와 사랑, 무차별적인 폭력에 좌절하면서 받게되는 상처를 어떻게든 극복하지 못한다면 시간이 흘러 어떤 흔적이 새겨지는가에 대한 것을 바라보게 한다. 아르헨티나의 특수한 상황, 그리고 비밀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일은 리산드라를 통해 죄와 벌이 균형 맞춰지지 않은 일들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상처입고 움츠러든 사람의 슬픔에만 무게가 더해진다는 걸 보여주고 있는 건 아닐까 싶다. 자신이 가진 것을 볼 수 없었던 리산드라나 에바, 춤을 추는 남편 뒤에서 수많은 눈물의 시간을 보냈을 노부인에게는 없었던 새로운 시간이 이 사건에 죄가 없다고 볼 수 없는 비토리오나 루카스에게만은 주어질 것이기때문이다. 모든 상처입은 자존심은 범죄의 동기가 될 수 있다.-311 결국 한 여자의 상처가 이 사건을 만들었지만 잘못된 수사로 또 다른 슬픔이 다른 이에게 옮겨가게 된다는 이야기, 상처와 고통이 풀리지 않는다면 다시 주변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가 왜 정의가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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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렌 그레미용의 '비밀 아파트'를 읽었다. 책의 줄거리는 아파트 창문에서 떨어져 죽은 아내와 범인으로 의심받는 비토리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의 배경은 1987년으로, 아르헨티나에서 더러운 전쟁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더러운 전쟁'이란 1976년에서 1983년까지 아르헨티나에서 군사정권이 국가에 의한 테러, 조직적인 고문, 강제 실종, 정보 조작을 자행한 시기를 일컫는다. 최소 9000명에서 최대 3만명에 달하는 사람이 실종되거나 살해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는데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이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어서 부끄러웠다.
비토리오의 직업은 정신과 의사로 그에게는 여러 환자들이 있다. 그 중 에바 마리아는 비토리오가 살인자일리 없다고 생각하고 그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애쓴다. 비토리오는 병원에서 상담을 할 때에 환자에게는 비밀로 하고 상담 내용을 녹취해 두었다. 그것을 에바 마리아가 필사해서 비토리오에게 보여주는데, 이 녹취 내용이 하나같이 흥미로워서 책을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충격적인 알리시아와의 면담 내용부터 에바 마리아를 혼란과 분노에 빠뜨린 펠리페와의 면담, 아르헨티나의 더러운 전쟁을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미겔과의 면담까지. 매 녹취 기록이 나올 때마다 비토리오와 에바 마리아는 범인이 누구일지에 대해 다른 생각을 한다.
그러나 사실 이 소설은 범인이 누구이고 많고 많은 수수께끼를 친절하게 풀어줄 생각은 없어보인다. 사건의 진실이 드러나기는 하지만 그동안 쌓여왔던 궁금증을 풀기에는 조금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책을 덮고 약간 실망을 하던 중에 문득 작가가 왜 이런 방식의 끝맺음을 원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작가는 책에서 많이 언급되어 온 '더러운 전쟁'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 끔찍한 시간 동안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모두들 정상이 아니게 되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저마다 각자의 진실을 가지게 되고, 어느게 정말로 진실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게 되어버린 것이다. 작가는 사건의 진실보다는 과거에 실제로 있었던 끔찍한 사건을 기억해 주기를 바란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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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 비토리오의 아내 리산드라가 추락사한다. 비토리오가 유력한 용의자로, 그 혐의를 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그의 환자였던 에바 마리아다. 그녀는 도저히 그가 아내를 죽였다고 생각할 수가 없었고, 죽이지 않았다는 비토리오의 말을 믿고 직접 현장에 가보고 그가 담당한 환자들의 상담 녹취 기록을 읽어주며 그 안에 용의자가 있는지도 찾아본다. 그러나 우연히 카페에 들렸다 리산드라가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그리고 그녀의 흔적을 찾던 중, 리산드라가 죽은 날 오후에 만났다는 그녀의 탱고 선생님을 만난다. 리산드라는 그에게 남편이 예전같지 않을 뿐더러 자신에게서 멀어진것이 느껴져 그의 주위에 있는 모든 여자들에 질투를 하기 시작했고, 다른 남자와 관계를 맺었다는 사실까지 털어놓았다고 한다. 이에 에바는 비토리어의 무죄를 확신할 수 없어지고, 결국 그와 다투게 된다. 별 소득없는 날이 이어지고, 현장에 방문한 날, 주위에 있었다는 소년에게서 비토리오의 집 열쇠를 받았는데, 이것이 결정적인 물증이 되어 도리어 에바가 용의자로 몰리게 된다. 명쾌한 사건 해결을 하고 야무지게 범인을 잡는 류의 소설을 기대했다면, 이 책은 실망감을 안겨줄지도 모르겠다. 심리 스릴러라는 장르는 별로 접해보지 못했고, 작가의 전작 비밀 친구는 출생의 비밀을 편지 형식으로 알려주는 형식의 미스터리였기에 미스터리를 푸는 즐거움과 끝에 나름의 후련함이 있었다. 하지만 비밀 아파트는 미련을 잔뜩 남긴다. 개인의 취향문제이기 때문에,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수도 있지만 형사 사건이 있는 미스터리는 꼭 풀려야하며 그로인해 누구도 피해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독자에게만 전해지는 진실은 책 속에서는 의미없다는 것이다. 비밀 아파트는 리산드라의 죽음에 대해 아무도 그 진실을 모르고 짐작만 할 뿐이며, 경찰의 무능함을 보여준다. 탐정소설이나 추리에 능한 일반인이 나오는 미스터리가 그렇듯. 일반인이 할 수 있는 조사도 하지 못한다. 하지만 내용의 뿌리가 되는 리산드라 살인사건을 미스터리로, 풀어야할 사건으로 보지 않고 심리 스릴러적으로 접근한다면, 주인공 에바 마리아와 리산드라의 심리가 중점이 되야 맞을 것이다. 딸을 잃은 슬픔으로 시간이 멈춘 한 여자와, 남편에게 사랑을 받을 때에서 시간이 멈춘 여자. 두 여자의 닮은 듯 다른 듯한 솔직한 마음이 책 안에 넘쳐난다. 사랑하기 때문에 집착하고 질투하는건지, 그 감정들때문에 사랑한다고 착각하는 건지 리산드라의 마음은 자신조차 주체할 수 없는 광기로 휩싸인다. 딸과 함께 죽어버린 여자는 무엇때문에 비토리오의 무죄를 증명해주려고 했던 것일까. 처음에는 에바가 다른 견해를 가진 형사 중 한 사람이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전혀 상관없는 일에 종사하고 있었다. 단지 환자가 의사가 용의자가 되었다는 것 만으로 그렇게 열심히 혐의를 풀어주려고 할까. 왜 일까. 리산드라의 진실은 알았지만, 에바의 진실은 풀리지 않는 의문으로 남는다. 내가 찾지못한 걸까. 아니면 그녀가 알려주지 않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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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의 '더러운 전쟁'은 나라, 그리고 민족에게 있어서 가장 비참한 기억을 불러 일으킨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다. 당시 사람들은 '국가의 문제점'을 군부의 단순성과 추진력으로 극복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결국 군부는 자신들의 독재를 위해서, 여러 로비를 벌이고, 또 필요하다 생각하면 비밀경찰이나, 군대의 힘을 빌어 '인권탄압'을 주도, 국민들의 권리를 짖밟 는 행위를 반복하길 주저하지 않았다.
1982년 그런 아르헨티나도 결국 민주화를 진행시켰다. 그러나 당시 정부는 과거의 지배세력 이였던 군부와 협상을 통해 1989년 소위 사면법을 공표함으로서, 결국 민주화의 의무이기도 한 '과거의 청산'을 이루지 못하였는데, 이런 피해자, 가해자 모두를 하나로 묶어버린 이 비상 식적인 법은 결국, 국가의 횡포에 의해 상처를 입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한'을 호소할 최소한 의 수단까지 모두 막아버림으로서,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마음 속에 각각 하나의 감정 ' 분노'의 씨앗을 남기게 했다.(최근 2005년 위헌판결로 인하여, 작게나마 역사의 청산작업이 이 루어지고 있다)
그래서 그럴까? 이 소설에도 표현하였지만, 아르헨티나에는 정신과 의사들이 많고, 또 정신과 를 찾는 환자들도 많은 편이다. 의사와 환자의 관계... 이처럼 정신을 공유하고 치유하 는 관계와 행위속에서, 저자는 하나의 미스터리적 사건을 집어넣어, 그들이 자신의 내 면 뿐만이 아니라, 무엇때문에 병으로 고통을 받는가? 하는 그 본질에 대한 메시지를 담는다.
소설의 주인공이기도 한 비토리오는 정신과 의사이며, 또 그의 환자이자 사건해결의 중심에 선 여성 '에바 마리아'또한 그 와의 정신상담을 진심으로 필요로 하는 환자로서, 살인누명을 쓴 비토리오를 구하기 위해, 그녀 나름대로 수사활동을 개시한다. '아내의 죽음' 이러한 사실 아래, 먼저 비토리오와 마리아는 그녀를 죽일만한 '범인'을 추려내기 위해서, 비토리오와 만난 환자, 즉 정신적으로 압박을 받는 정신질환자의 면면을 들여다 본다.
환자와의 대화를 담은 테이프 속에서 드러난 많은 아픔, 콤플렉스, 자신감 결여, 우울증... 이 렇게 정신적으로 약해진 환자들 속에서, 그들은 아르헨티나의 비극이 낳은 '괴물'의 존재를 본다. 누가 아내를 죽였는가? 전직 비밀경찰? 군인? 혹시 과거 사람들을 고문하고, 죽인 스 트레스와 욕망이 아름다운 아내앞에서 드러나게 된 것일까? 아니면 정부에 의해서 가족을 잃 은 환자 중 누군가가 어떤 히스테리를 일으킨 것인가? 아니면 아내가 어떠한 사건에 휘말린 것 인가? 불륜? 강도? 아니면 자살? 이렇게 한 여인의 죽음은 무수한 의심과 의문을 불러 일으킨 다.
그러나 결론은 사뭇 허무 할 수도 있는 것이였다. 그러나 그 도중에 그러난 그들의 '의심' 속에 드러난 아르헨티나의 과거는 그 허무를 떠나, 많은 생각거리를 가져다 준다. 사 면법으로 인해서, 과거 많은 사람을 죽인 사람과, 죽임을 당한 사람이 강제적으로 공존하게 되 었고, 또 그들은 보이지 않는 증오와, 모순 속에서 살게 되었다. 아무도 과거의 책임을 지지않 게 된 나라, 모든 사람이 면죄부를 받은 그 사회속에서, 아르헨티나는 거리를 걸으면, 과 거 정치범 형무소에서 고문을 당한 피해자와, 고문을 가한 고문관이 서로 만날수도 있는 사회 가 되어 버렸다. 과연 그러한 사회가 정상적인 사회인가? 사람이 미쳐 버린 사람들의 집합 소, 이렇듯 한 아파트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은 결국 아르헨티나의 정의가 죽은 사건의 축소판 이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