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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노동자는 죽지 않았다
"아직도 노동자는 죽지 않았다" 내용보기
임지현 교수의 글을 한번쯤 읽어본 사람이라면 그의 생각에 찬성하든 반대를 하든 일단 그의 열렬한 팬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 역시 어느 계간지에 실린 일상적 파시즘에 대한 그의 글을 처음 읽었을 때 임지현 교수의 주장은 허무주의에 가깝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임지현 교수의 글은 강한 흡인력을 가지고 있었고, 나는 그 이후로 임지현 교수의 저서등을 손에
"아직도 노동자는 죽지 않았다" 내용보기
임지현 교수의 글을 한번쯤 읽어본 사람이라면 그의 생각에 찬성하든 반대를 하든 일단 그의 열렬한 팬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 역시 어느 계간지에 실린 일상적 파시즘에 대한 그의 글을 처음 읽었을 때 임지현 교수의 주장은 허무주의에 가깝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임지현 교수의 글은 강한 흡인력을 가지고 있었고, 나는 그 이후로 임지현 교수의 저서등을 손에 잡히는대로 읽었다. 서양철학과 사회사에 대한 임지현 교수의 치열한 천착은 독자로 하여금 책에 온 신경을 쏟아붓게 만든다. '노동의 세기' 역시 임지현 교수가 저자인 동시에 엮은이로 나섰다는 점에서 나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고, 펴낸 곳이 '삼인'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자세히 생각해보지도 않고 구입했다. 물론 구입에 대해 일말의 후회도 없다. '노동의 세기'는 확실히 소장가치를 지니고 있고, 한국의 지성사에 또 하나의 주춧돌이 될 것이다. '노동의 세기'의 저자는 임지현 교수를 비롯, 세계적인 석학인 에릭 홉스봄, 지그문트 바우만등이다. 일단 독자들의 지적 갈증을 풀어주는 동시에 노동운동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전개는 잊혀진 노동운동을 다시금 떠올리게 만든다. 저자들은 서구 사회주의 전개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함께 현재의 무차별적인 신자유주의를 경계한다. 임지현 교수는 서구 사회주의의 출발은 인간해방을 향한 전환점이 아니라 자본주의적 근대화를 달성하기 위한 차선책에 머물렀으며, 결국 과거의 사회주의는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철학적, 사상적, 경제학적 관점에서 사회주의에 대한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어왔던데 반하여 임지현 교수는 노동운동의 렌즈를 통해 사회주의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도를 모색한다. 물론 새로운 시도가 지적 우월감을 넘어선 진지한 고찰이기에 독자들은 임지현 교수의 신선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게된다. 특히 책의 말미에 있는 여성과 유색인종, 라틴아메리카의 노동운동에 대한 서술은 이 책의 진가를 한층 높여주는 지적 소산물이다. 이 책을 읽고나면 아직도 노동운동이 살아있고, 20세기를 화려하게 장식한 노동자들의 열망이 식지않았다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다. 그 누가 감히 20세기 최대의 프로젝트였던 노동운동을 실패했다고 할 수 있겠는가? 옥의 티가 있다면 번역상의 난점때문인지 문장들의 감칠맛이 떨어지고 우리말의 문장 치고는 어색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 사회의 빈약한 번역문화를 짐작하고 있는 독자라면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충분히 인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확실한 것은 티가 있어도 옥은 분명히 옥이라는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20세기 사회주의는 애초 자신이 극복하고자 했고 혁명 이후로는 따라잡으려 했던 자본주의와 공존했다. 그리고 그러한 자본주의가 존속하는 가운데 붕괴했다. 20세기 사회주의는 노동 해방의 사회주의를 창출하는데 실패했다. 오히려 자본주의를 위기로부터 구출하는데 공헌했다. 자본주의 예외 국가인 파시즘을 패배시켜 유럽을 구했으며, 자본주의로 하여금 스스로 개혁하도록 고무하고, 대공황에 대한 소련의 면역을 통하여 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구세주 역할을 했다. 감히 말하건대 1917년 혁명으로 처음 탄생한 정부는 사회주의가 아니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l****t 2001.03.3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