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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를 읽어볼까 하고 온라인 서점을 검색하다 작가의 책 중 눈에 띄는 제목이 있었다. <남자들에게>.
요즘 들어 남자들과 도통 말도 안 통하고 그들을 이해할 수도 없는 일들이 자주 있었던 터라, 제목을 보는 즉시 주문 버튼을 눌렀다.
시오노 나나미가 남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짧막한 에세이로, 어느 잡지엔가 연재했던 내용을 묶은 책이었다.
책을 열면 제일 처음 나오는 말이 통쾌하다. '보통인 남자를 보통이 아닌 남자로 개조할 수 없을까' 그렇다. 그들은 여자들이 어머니의 마음으로 개조해야 할 존재였던 것이다.
남자의 와이셔츠, 식사법, 매너 등에 대해 재미있게 풀어냈다. 나이가 지긋한 작가에게서 풍기는 옛스러운 표현과 이탈리아 전문가인 작가가 유럽풍 문화에 대한 예찬을 하는 것들에서 마치 개화기 시대 문학을 보는 듯한 독특함도 느껴진다.
이 책은 남자들에게 이러이러하게 생활하라고 알려주는 지침서가 아니다. 오히려 여성들이 어떤 남자가 진짜 멋진 사람인가를 알아볼 수 있는 혜안을 주는 책에 가깝다.
작가 특유의 섬세한 문체와 풍부한 경험, 날카로운 시선은 하루 안에 여자를 유혹하기 위한 기술 따위가 적힌 책들과는 수준이 다르다.
'멋있는 남자가 되기 위한 전술 10과 2분의 1'의 내용을 보자.
1. 우선 자기 나이를 언제나 머릿속에 분명히 박아둘 것 무조건 젊어지려고 애쓰지 말고, 자기 나이를 인식해라. 특히 마흔이 넘어서는... (시오노는 마흔이라는 나이에 상당한 의미를 둔다. 삶의 동요를 거치고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잡을 줄 아는 나이, 그럼으로써 자신만의 멋을 뿜어낼 줄 아는 나이)
2. 자기 나이와 공존공영하는 방법을 생각하고 실천할 것 젊은이를 부러워하지도 질투하지도 마라. 지금의 내 나이를 충실히 사는 것.
3. 억지로 젊은 척하지 말 것 젊어지려는 노력 자체가 억지에 해당한다고 말한다. 난 이걸 받아들이려면 한참의 시간과 수련이 필요할 듯하다. 흑...
4. 자연스러울 것 자신만의 개성을 유지해라. 책의 표현에 의하면? 웃음을 바겐세일하지 않는 남자.
5. 어느 한 곳에 포인트를 둘 것 패션이나 스타일에 관한 내용인 것 같다. 나이가 여든이 되어도 과하지 않으면서 안쓰럽지도 않은 그런 장난기를 발휘하는 것, 그 남자의 머리가 좋고 나쁨에 달려 있단다.
6. 사랑을 할 것 여기 나오는 표현이 마음에 와 닿는다. ......내가 권하는 것은 진짜 사랑이다. 그런 사랑을 해보지 못했으면 해볼 때까지 독서나 음악을 들으며 혼자 보내는 밤이 훨씬 아름답다. 언젠가는 그런 사랑을 하게 된다. 살아 있다는 환희를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알게 해주는 진짜 사랑을 말이다......
사랑은 젊음의 특권이라는 생각을 조금씩 수정해가고 있다. 내 사랑이 아닌 데도 심심해서 불안해서 눈치 보여서 하는 사랑, 그렇게 내 화려한 젊음에 남발하는 사랑의 오점을 찍지 말아야 겠다.
그 밑에 나오는 시 한 구절....
덧없는 이 세상 사랑하라, 처녀야. 선붉은 입술이 바래기 전에 뜨거운 핏줄도 식어간단다. 내일 또 내일은 오지 않으리.
에고에고...이건 또 뭐야... 내 생각을 다시 고쳐야 하나? 마치 서른이 넘으면 입술도 바래고 핏줄도 식을 것만 같은 이 불안함...
7. 상냥할 것 무뚝뚝한 대부분의 남성들에서 하고 싶은 말. 하긴 요즘 남자들은 너무나 상냥하다 못해 나약해서 골치지만 말이다.
시오노가 멋있는 여성이라고 생각한 부분이 바로 여기다. ......상냥한 젊은이를 난 젊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것이 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나이 때는 거만하고 불손한 것이 어울린다. 상냥하고 온순해지는 것은 인생이란 불가능한 것도 있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는 나이에 이르러서다. 자기도 남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래도 최선을 다하는 것이 인간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인간은 저절로 상냥해지고 부드러워진다.......
아~~젊은이를 이렇게만이라도 이해해 줄 수 있는 진짜 어른은 몇이나 될까?
8. 청결할 것 말해 무엇하랴?
9. 피로해 보이는 것을 두려워 말 것 무리하게 혈기왕성한 척하는 남자, 나 역시 딱 질색이다. 시오노의 말 : 멋있고 독창적인 대사업을 이룬 후에 만신창이가 된 남자, 그러나 관능적인 남자를 써보고 싶다. 내 가슴속에 이미 한 사람 후보자를 정해두고 있다.
누굴까?
10. 섹스는 아흔이 되어도 가능하다고 생각할 것 시오노는 말한다. ......지금까지 너무 가벼웠다. 너무 손쉽게 만족할 수 있었다. 그것에 대해서는 여자도 죄가 같지만, 그 때문에 모두 게으름뱅이가 되어 버렸다. 게으르다는 것은 육체의 움직임이 아니라 머리의 움직임이다. 손쉽다는 것은 멋있게 나이를 먹기 위한 모든 행위의 적이다.
나이듦과 섹스. 지금 나로서는 어떤 것일지 전혀 모르겠지만 아흔이 넘었다고 나무 토막이 되는 건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마지막. 똑똑한 척하는 여자가 쓴 남성론 같은 것은 읽지 말 것! 나의 똑똑한 척이나 시오노의 똑똑함이나... 내가 봐도 좀 재수 없어 보이긴 할 것 같다. 이 말은 오묘한 느낌을 준다. 자신이 이제까지 똑똑한 척 얘기했으니 그냥 흘려 들으란 건지 다른 똑똑한 척 하는 여자들의 남성론은 무시하라는 얘기인지...
이 책을 읽으면, 책에서 묘사하는 사람과 비스무레한 멋쟁이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해 진다. 난 정말 남자를 존경하고 싶어 근질근질해 있다. 제발...그 기대를 져버리지 말기를... 나에게 왕의 대접을 받으며 마음껏 행복을 누릴 멋진 사람...어디 없나?
(이 책은...) 진짜 멋쟁이 남자를 찾고 싶은 여자들만 봐라. 단, 친절하게 정리된 기술 요약은 따로 없으니 행간을 읽고 그 안에서 지혜롭게 교훈을 찾을 수 있는 머리를 가진 여자들에게 적합하다. 머리 아픈 거 딱 질색인 여자들은 절대 읽지 마라.
또, 남자들이 꼭 읽어라. 똑똑한 여자는 재수 없다는 사람은 책을 읽지도 않을 테니 열외. 평생 둘의 인간적인 발전을 위해 한발 한발 내딛고자 파트너를 물색하는 남자에게는 그만큼 똑똑한 여자가 반드시 옆에 있어야 한다. 머리는 복잡하겠지만, 여기 나온 내용을 마음으로 이해할 수만 있으면 좋은 파트너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머리 좋은 남자에게 건배!'에 나오는 일화를 마지막으로 알려 주면서... 어느 스트립쇼 뮤직홀 주인인 한 남자의 말에 따르면, "여자란 결국 머리 좋은 것이 최고다."
남자들은 좀 길게 볼 줄 알아야 한다. |
| 훌륭한 사람의 에세이는 그 사람의 생각과 성격, 관심을 알게되는 '사적인 만남의 자리'라 할 수 있기에 매력적이다. 그러나 시오노 나나미, 이름만으로도 굉장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그녀의 에세이집 '남자들에게'를 나는 가혹한 점수, 별 하나를 주었다. 사실 이 책을 읽지않고 보기만 했을때, 나는 굉장한 기대를 했다. 도전적인 제목과 일사불란한 차례, 소제목들은 그 내용을 짐작하기엔 충분히 매력적이니까, 그런데 막상 읽다보니 그게 아니었다. 이 책을 통해 꾸준히 이야기 하고 있는 화두는 자신의 세련된 취향과 유럽풍의 예찬, 개인적인 남성 분류 혹은 인간분류와 등급메기기정도 인듯 하다. (사실 뒷부분은 읽기를 포기하여 자세히 알수는 없지만 이와 비슷할거라 생각된다.) 지극히 시시콜콜하고, 부르주아적인 사고방식이다. 무엇보다 지식인 여성이라는 이 사람에게 보수적이고 마초적인 모습이 보인다는건 참으로 슬픈일이 아닐수 없다. (모든 여자는 남성을 존중하길 원하고 있다거나 남자의 매력은 무엇에 있다라는 식의) 때문에 이 책을 읽고 그 개인적 취향에 미치지 못해 상심하거나, 이 책을 목표로 멋진남자가 되겠다는 생각은 위험한 일일듯 하다. 사실 나의 이 리뷰 또한 개인적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먼저 리뷰를 써주신 분들 중에서 호평을 하신 분들이 많으므로 이 리뷰가 오히려 좀더 가혹한 평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이 글이 좀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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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노 나나미, 남자들에게, 한길사, 1995 남자들이 여자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늘어놓은 글은 많아도, 여자 쪽에서 남자론을 편 글은 그리 많지 않다. 여기에서 남녀간의 권력관계를 읽을 수 있다. 여자의 스타일을 논하고 품평을 할 수 있는 것은, 다양한 여자를 접하고 여자를 골라잡을 수 있다는 전제 위에 성립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근래에 이르러 역사상 가장 강력한 여자들이 등장했다고 한다. 그동안 제도적인 남녀평등이 이루어졌으며, 여성들이 경제력을 갖추게 되었고, 여성적 감수성이 각광받는 문화의 세기가 도래하였으니, 그 말도 틀린 말이 아닌듯하다. 그렇다면 앞으로 여자가 쓴 ‘남성론’도 늘어날 확률이 크다. 계속해서 여자들의 권력이 확대될 것이고, 그것은 여자들이 ‘남자’에 대해 품평할 위치에 선다는 것을 뜻하기 것이기 때문이다. 여자가 쓴 ‘남성론’이 대폭 늘어난다고 해도, 시오노 나나미의 ‘남자들에게’는 이 분야에서 고전으로 남을 것이다. 동서양을 아우르는 체험과 박식함, 깐깐한 취향에서 우러난 철학을 넘볼 저작이 그리 쉽겠는가. 시오노 나나미는 남녀공학 고등학교를 다녔고, 영화광으로서 수많은 남자배우들을 보며 시각을 단련했으며, 이태리 남자들과 ‘말이 통해서’ 남자친구가 많은 편이라고 말한다. 거기에 정련된 삶의 스타일을 가지고 남자의 멋을 풀어놓으니, 이만한 풍류가 없다. ‘남자’를 논하는 척하면서 ‘삶의 스타일’을 논하는 것이다. 그녀가 신봉해마지 않는 마키아벨리의 편지에 이런 대목이 있다고 한다. “밤이 되면 집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서재로 들어간다. 들어가기 전에 흙이나 먼지로 더럽혀진 평상복을 벗고, 관복으로 갈아입는다. 예의를 갖춘 복장으로 몸을 단장한 후, 고인의 궁전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나는 부끄러움도 없이 그분들과 대화하고 그들 행위의 이유를 묻는다. 그분들도 인간다움을 내보이며 대답해준다.”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어도 역사적인 인물과 대화를 나눌 준비와 예의를 갖추기 위해 관복을 갈아입는 자세, 이것이 바로 ‘멋’과 ‘차려입기’의 기본이라는 식이다. 마키아벨리같은 천재는 못되더라도, 일상생활 속에서 이만큼 노블한 영혼을 가지고 살자는 것이다. 과연 시오노 나나미의 생활은 ‘멋’과 ‘스타일’로 가득 차 있다. 아는 것이 많으니 갖고싶은 것도 많겠으나, 우리네 잡식성과는 차원이 다르다. 15세기 중엽 메디치 가에서 사용하던 천을 복원해서 사용하는 식이다. 메디치 가 문장이 새겨진 천을 입힌 긴 의자 위에 길게 누워 독서삼매를 즐긴다. 마키아벨리의 생애에 대해 글을 쓸 당시 그에게 감정이입을 하기 위해, 그가 앉았던 의자를 만들기도 했다. 단테시대 부터의 목제의자로 ‘단테스코 <단테풍>’라고 불리우는 의자를 고증, 제작하여 서재와 식탁의자로 사용한다. 이처럼 꼬장꼬장한 성미로 남자를 뜯어보니, 누구라도 해부당하지 않을 재간이 없다. 대학시절 배우 게리 쿠퍼가 죽자, 喪中이라고 학교에도 결석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시오노 나나미는 게리 쿠퍼가 죽은 후에도 ‘바람’을 피우지 않았다. 아니 딱 한 번, ‘아라비아의 로렌스’에서의 오마 샤리프에게 마음을 주었다고 한다. ‘닥터 지바고’도 함량미달이고, 오직 ‘아라비아의 로렌스’에서의 그 검은 독수리와 같은 아름다움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고 한다. 배우 알랭 들롱의 매력을 분석하는데는 기가 막히다. 들롱의 미는 하층계급 남자의 것이기 때문에, ‘태양은 가득히’와 같이 밑바닥 인생을 연기하면 그의 매력이 살아나지만, 상류생활을 외워서 ‘흉내’낼 때는 비천한 매력조차 없다고 잘라 말한다. 남자의 매력이란 목덜미에 있다고 단언하는 시오노 나나미, 장발이 유행하면 당연히 우울할 수밖에 없다. 이럴 때는 영화 ‘쿼바디스’를 보면서 욕구불만을 해소한다. 고대로마 시대의 남자들은 짧은 머리에 수염이 없었기 때문에 남자의 목덜미를 감상하는 데는 그만이었다고. 아는 것많고 할 말많은 시오노 나나미의 결론은, 남자든 여자든 결국 머리좋은 것이 최고라는 것이다. 머리좋은 여자는 침대 위에서든 어디에서든 모든 행동을 견제하는 ‘기본’이 있다. 머리좋은 남자란 무엇이든 제 스스로 생각하고, 그것에 의해 판단하고, 그 때문에 편견을 갖지않고, 무슨무슨 주의주장에 파묻힌 사람에 비해 유연성이 있고, 예리하고 깊은 통찰력을 가진 남자다.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의 철학을 가진 사람일 것, 이럴 때의 철학은 어려운 학문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매사에 대처하는 자세-스타일을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 의 말이라고. 남자에게는 연령도 관계없고 사회적 지위나 교육의 고저도 상관없고 그저 스타일을 가진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만이 존재할 뿐이라니, 그녀의 지성과 감각을 인정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스타일’에 대해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스타일에 대한 그녀의 부연설명을 들으며 글을 맺는다. “그 누구도 모른다. 그러나 누가 보아도 그런 줄 아는 것이 스타일이다. 스타일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깊이 있는 인격이 저도 모르게 배어나와, 아무것도 하지 않고도 어느새 주위 사람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는 점이다. 진짜가 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아도 진짜인 사람은 그 누구든 스타일이 있다는 말이다. 개개인이 살아가는 스타일이야말로 중요하다고 믿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스타일이 있다고 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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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남녀관계가 아니더라도 오래 알고 우정을 쌓아가며 존경하고 신뢰하고 싶을만큼 왠지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을 가진 남자가 있다. 똑똑하고 판단력 있고 사람들 사이를 지혜롭게 조정할 줄 알고 그만의 감각과 스타일과 개성이 있고 선이 굵고 자신감 넘치는, 때에 따라 20대 같기도하고 40대 같기도 한 그런 남자. 하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 그래서 시오노 나나미는 "우리 여자들은 남자들을 존경하고 싶어 근질근질해 있어요. 남자들이여, 제발 그 기대를 저버리지 말아요."라고 외치고 있는 것이다.
시오노 나나미 파헤치기 2탄은 재미있을 것 같아 구입하고 아껴두었던 이 책이다. 감각적이고 보수적인듯 하면서도 쿨한 시오노 나나미 할머니의 남자'론'(남자에 대한 이런 저런 가설을 세우고 연구와 분석해보기)이다. 소소하면서도 진지한 그녀의 태도와 똑똑하면서도 위트 있는 입담에 웃음이 나오면서도 심히 공감된다. 특히 남자가 갖추어야 할 스타일과 개성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서는 그녀의 주장에 공감이 많이 갔다. 진정 독립적이고 똑똑한 여자의 모습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종종 이야기하는데, 어떤 페미니스트들은 액면 그대로를 보고 화를 낼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제목은 분명 "남자들에게"이지만 남자에 대해 여자의 입장에서 쓴 이 글들은 여자의 공감을 살 것 같다. 아, 나는 굉장히 공감했는데 평소에 성격이 여자답게 평범하다는 말은 잘 못듣는 나이니 모든 여자의 공감을 살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든다.
시오노 나나미가 전쟁을 옹호하는듯한 이미지를 갖게 되고 유럽풍을 좋아하게 된 이유를 궁금해하며 먼나라 이웃나라 일본역사편을 읽었다. 일본 역사 내내 칼과 힘이 판치고 근대로 넘어오면서 유럽 열강에게 먹히지 않기 위해 그들의 문화를 빨아들이고 그들과 싸우면서 일본인들의 마음에는 어떤 집단 무의식이 생겨난 것일까. 한창 전쟁 중이던 1937년에 태어난 시오노 나나미는 뱃속에 있을 때부터 어떤 이야기를 들으며 자라온 것일까. 어쩌면 생각할 줄 아는 똑똑한 사람이라면 '전쟁 자체'가 나쁘고 많은 희생을 불러오며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시오노 나나미의 글을 읽으며 느껴지는 것은 포기할 수 없는 한 가지를 위해 다른 것을 희생시킬 수 있는 무서운 현실주의였다.
율리우스 카이사르와 클레오파트라, 똑똑한 남자와 똑똑한 여자가 불태웠던 사랑을 떠올린다. 그리고 똑똑한 시오노 나나미는 어떤 남편(보람도 아니고 생명도 아니고 단지 의지하면 될 정도의)과 함께 살았을지 궁금해졌다. 정작 글에서 남편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14살짜리 똑똑하고 눈치 빠르고 조숙한 아들이 등장한다. 요즘 동이에 나오는 '연잉군'이 떠오르는 똘망똘망한 이미지의 아들을 보며 '그 어머니에 그 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로마인 이야기"를 읽다 말아서 세간에 떠도는 '시오노 나나미= 제국주의자, 전쟁마니아'라는 공식에 대한 입장을 갖기가 아직 어렵다(물론 '군복을 입은 남자가 멋지다'라는 부분에서는 조마조마했다). "바다의 도시 이야기"나 "남자들에게"를 읽은 지금으로서는 아직 판단을 유보하고 싶다. 일단 "자네는 남자들을 경탄하게 할 작품을 쓸 줄 아는 몇 안 되는 작가가 될걸세."라는 편집자의 꿀에 최선을 다해 글을 쓸 수 있는 작가 시오노 나나미가 멋져서 그녀의 책을 조금 더 읽어봐야겠다. "바다의 도시 이야기"를 다 읽으면 "주홍빛 베네치아"와 "르네상스의 여인들"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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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실이란 어차피 그 사람이 진실이라고 생각하고 싶은 것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어제 읽은 시오노 나나미의 "남자들에게"란 책에서 인용되었던 말이다. 구로사와 감독의 <나생문>이라는 영화의 끝부분의 대사라고 한다. 어제 하루를 다 써버려도 괜찮았을 만큼 흥미있는 책이었다. 첨에 빌릴땐 뭐 이런책이 있나 하는 반신반의한 마음에서였다. 요즘 일본작가의 책을 보려고 하는데 가까운 도서관에는 책이 많지 않다. 작가의 이름이 왠지 낯익었지만 어디서 봤는지는 도통 생각도 나질 않았으니... 어제서야 알게된 것이지만 그 유명한 "로마인 이야기"의 작가였다고 한다. 로마인 이야기를 만져본 적도 없으니 몰랐던 것도 어쩌면 당연했지만 그런 유명한 작가를 몰랐다는데서 스스로에 대한 무식함에 두손두발을 다 들고 말았다. 오랜 유럽생활을 해온 작가의 입장에서 본 남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물론 좀 벗어난 이야기들도 있었지만.. 요즘 내가 읽는 책의 대부분이 그렇듯이 이것도 또한 머리 싸매지 않아도 되는,부담없이 읽기에 좋은 책이었다. 시오노 나나미 식의 유머와 위트가 부담없는 즐거움을 선사한다.나생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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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백은 여자의 마음,육체의 일부이다. - 여자와 핸드백
에세이 라는게 그렇다. 뛰어난 작품성이 있는것도 아니고,구체적인 정보를 전달해주는 것도 아니고,감성을 자극하는 특별한 언어들도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에세이란 작가가 다른 곳에서 표출하기 못했던 지극히 주관적인 시선들을 독자들이 느긋이 따라가게끔 해놓은 글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만나지 못하는 좋아하는 인물의 에세이라면 그의 말 한마디라도,생각 한 조각이라도 더 듣고 싶은 목마름이 있기 때문에 갈증을 채우는 가벼운 탄산수의 느낌일까.
귀찮아서 멋부리지 않는다는 것은 감수성이나 호기심이 부족하다는 것을 위장하기 위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 남자 표본에 관한 연구
시오노 나나미씨는 무려 37년생 할머니다. 무려 일흔이 넘었군.... 이 책이 나온 해가 95년이니까 거의 환갑이 다 되었을때 나온책이다. 60년 가까운 인생을 살아온 사람이 말하는 남자에 대한 이야기. 젊고 예쁜 아가씨의 관심끄는법, 첫 데이트에서 좋은 인상 남기는법, 5분만에 매력을 끄는 법 따위를 기대하기는 애초에 무리다. 살아온 시대자체가 틀리고 그 나이면 외모나 물질적인면 보다는 내면의 멋을 보는 눈을 가지게 되고 세월만큼의 가치관이 확실히 정립되어 있을것이다. 할머니뻘 되시는 분하고 내가 '매력 있는 남자란 어떤 것인가요?' 하는 주제로 대화를 할 일도 없을 뿐더러 대답도 듣지 못할 것이다. 아마 친 할머니께 여쭤보면 '듬직한 남자'정도의 말을 듣지 않을까 싶다
원칙과 논리에 충실하게만 맞으면 자기 행위는 정당한 것이요, 그 행위를 바꿀 필요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남자의 생각이다. -불행한 남자
뭐 그런 작가의 나이나,시대적 성향(95년이니 무려 15년 전 책이다)을 고려하고서 봐야한다. 사실 시오노 나나미라는 이름에 애정이 있음에도 처음 '스타일'부분에서 조차 중간에 책을 덮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이해하기 어려운 챕터들이 있었다. 너무나 사소해 보이는 정장 스타일에서 이탈리아 남자와 영국 남자중 어떤 나라 정장이 더 우월하다는 둥 예술가에게 지원을 할때는 찔끔찔끔 기부하는 구두쇠적인 기부는 기생오래비 수준밖에 안된다는 둥 알랭 들롱의 상류층 식사장면에서 보여줬던 모습은 비천한 매력마저도 없엇다는둥 상당히 신랄할 정도의 자기 의견 표출이 줄줄이 이어져서 과연 이게 내가 좋아하던 시오노 나나미씨 맞나? 내가 그녀의 매력을 잘못 이해하고 있엇던가 하면서 고개를 갸우뚱 했다.
거짓말이란 진실을 말해서는 실현 불가능한 경우에 효력을 발휘하는,인간성의 깊은 통찰에 바탕을 둔 뛰어난 기술.- 거짓말에 관하여
아마 80년대의 한국에서 시오노 나나미같은 여성이 태어났으면 '서인영'씨같은 느낌을 주지 않았을까 조심스래 생각해본다. 호불호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고 그 의견을 에둘러 가거나 애써 포장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표출하고 좋아하는 것에는 무한한 애정을 보여주고 싫어하는 것에 대한 혐오감은 방송 카메라를 넘어서 시청자도 피부에 느껴질 정도로 보여준다. 솔직하다라는 의견도 있는 반면 재수없다라는 의견도 있는걸로 알고 있다.(연예계는 본인 스스로 관심이 없어서 그동안 드문드문 봐왔던 느낌을 적었습니다) 남이 어떻게 생각하던 본인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고 그 의견이 맞다고 생각하기에 굳이 숨기고 꾸미지 않고 당당히 드러내는 모습이 닮았다고 느껴진다.
<로마에서 보내는 편지>와 같이 이 책도 잡지에 기고된 칼럼들의 묶음이 아닌가 싶다. 정확하게는 모르겠으나 매편 비슷한 분량과 연작과 같은 형식도 몇편있고 마감시한에 대한 말이 나온걸로 유추하기에 그렇다.
대화란 개성과 개성의 부딪힘이다. - 외국어를 배우는 이유
책 마지막 장을 덮을때의 느낌은 '아 나나미씨의 책 한권이라도 더 읽게 되어서 좋다.읽는 동안 즐거웠던거 같아'라는 느낌이고 그녀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었으니 나름 만족스럽다. 10대의 여성이 좋아하는 남성상은 키큰 남자, 20대의 여성이 좋아하는 남성상은 돈많은 남자. 뭐 이런 풍자적인 말도 있지만 내가 여자가 아니니 그런부분은 모르겠고 나나미씨 정도의 원숙한 나이가 되면 멋진 남자에 대한 요구사항이 이렇게 많아 지게 될까? 아무래도 나나미씨가 원하는 정도의 멋진 남자가 되려면 나는 아직도 부단한 노력을 해야겠다.
매력 있는 남자에게 건배! 매력 있는 남자란 자기 냄새를 피우는 자다.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판단하고, 무슨 무슨 주장의 장에 파묻히지 않고 유연한 사람. 그러니 더욱 예리하고 통찰력 있는,바로 그런 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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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오노 나나미의 책을 보면은 여성적인 분위기 보다 남성적인 분위기와 필체를 볼수 있다. 여성적인 부분에서 보면 참 섬세하다. 더 남성적인 매력이 많은 듯 하다. 구성이 돗보인다. 체계가 있다. 핵심 파악이 정확하다. 등등 남성적인 작가에서 보이는 부분들이 많이 보이는 듯 하다. 나나미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에게 책을 주고 남자라고 말해도 속아 넘어 갈 정도로 남성미가 돗 보인다. .. 이책은 "남자들에게" 라는 제목을 다루듯이 남자에 관한 내용을 다루는 책이다. 권위주의 적인 남자가 이책을 보면은 여자가 감히 남자에 대해서 이야기 하다니 !!! 불끈 하면서 책을 던질지도 모른다. 책을 평쳐보면은 남자보다도 더 남자에 대한 이해가 빠르고 정확한 모습을 보는 듯 하다. 남자가 남자에 대해서 말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그런데 주제의 흐름은 동양 남자가 아니고 서양 남자 이야기다. 그리고 서양에서 그리고 이태리의 남자들.. 이쯤 되면은 한번 탄성을 지를 법도 하다. 시오노 나나미는 이태리에서 유학을 했다. 그리고 마키아 벨리를 나의 친구라고 말 할 정도로 이태리 사람에 대해서 친근함을 넘쳐서 자신감을 가진듯 하다. 남자들에게는 서양 남자들의 태도 모습에 대해서 담고 있다. 그들의 문화 그리고 생각들 .. 그런데 책의 페이지가 넘어가면서 남자는 비슷하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동양 남자로서 서양 남자를 친구로 삼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에 대해서 그리고 멋진 남자를 꿈꾸는 남자들에게... 또 멋진 남자를 꿈꾸는 여자에게 이책을 권한다. |
| 유명인의 좋은 점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많은 이들에게 전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파매체가 책이든 공중파든, 그 내용이 객관적이든 주관적이든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들었던 생각은 위의 이유 때문에, 사람은 역시 유명해지고 볼 일이라는 것이었다. 이 책은 시오노 나나미의 책 중에서 내가 처음으로 접하는 책으로, 예전부터 시오노 나나미가 어떤 작가이길래 사람들이 이토록 열광하는지 하는 궁금증을 없애고자 선택한 책이었다. 그녀의 관점이 객관적이라는 이야기는 이미 들어서 아는 바이고, 딱딱한 역사소설보다는 조금은 가벼운 책부터 읽어봐야지 하는 생각에서 선택한 책이었다. 하지만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한다는 것은 그녀의 다른 저서에 해당하는 것이지 본 저서에는 해당하지 않는 것이다. 에세이니 작가의 생각대로 써 나가는 것이 당연한 것이지만,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에서 현상을 파악하고 독자들에게 당신 역시 그렇게 느끼라고 하는 건 좀 무리가 아닌 듯 싶다. 옮긴이의 말에서 시오노 나나미는 페미니스트도, 보수주의자도 아니고, 그 무엇이든 이름 붙여지는 것을 대단히 싫어하고 또 이름 붙이기도 싫어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일까.. 그녀의 글은 관점이 없는 듯 느껴졌으며, 그래서 자신의 생각을 마음대로 써내려갈 수 있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읽으면서 괜시리 이 책을 택했나 하는 생각은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느낀 것들이 여기저기 묻어나서 나보다 먼저 세상을 살아온 사람이 해 주는 조언 같은 부분이 몇 군데 있으므로(외국어를 배워야 하는 이유, 마더 컴플렉스 예찬 등) 시오노 나나미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녀의 관점에서 세상을 볼 수 있으므로 읽어봐도 무방할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다른 책들을 몇 권 더 읽어보고 그녀를 판단해야 할 것 같다는 결론을 끝으로 책을 덮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