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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에 관한 역사책이 하나 나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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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어쩌구저쩌구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우리에게 친숙한 옛이야기의 시작임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말이다. 이런 이야기기 통용될 수 있는 것은 담배라는 기호품이 널리 사랑받았다는 반증이 아닐까? 오늘날 담배를 혐오감으로 보는 시각이 널리 확산되어 애연가들이 위축되는 사회적 분위기를 생각할 때 격세지감을 느낀다. 수 천 년 우리 역사에서 담배가 등장한 것은 그렇게 오래된 일은 아니다. 한껏 올려 잡아 봐야 조선조 일본의 상인을 통해 동래왜관에서 거래되기 시작한 1610년대이니 지금으로부터 400여년이 지났을 뿐이다. 우리 역사에 등장하면서부터 급속도로 확산되는 과정에서 남녀노소, 신분에 고하를 불문하고 사랑받아왔던 기호품이 담배다. 차나 술과 같은 기호품과는 또다른 역사를 가진 담배가 담고 있는 이야기는 무엇이 있을까 안대회의 ‘담바고 문화사’는 바로 그 담배에 주목하여 담배가 가지는 문화사적 의미를 탐구한 결과물이다. “잠시도 일상생활에서 떼놓을 수 없던 물건, 조선뿐 아니라 몽골과 일본까지 사로잡으며 교역의 중심에 있었던 물건, 문화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경제를 들었다 놨다 했던 물건”임에도 우리는 담배를 본격적으로 다루지 못했다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담바고 문화사’에서는 담배가 우리 역사에 등장하는 시기에 관한 이야기에서부터 담배의 명칭의 유래, 담배의 종류, 애연과 금연의 중심에 섰던 사람들, 담배와 경제, 문화예술 속 담배, 구한물 흡연문화에 이르기까지 조선의 역사에서 담배와 관련된 거의 모든 이야기를 찾고 그 배경을 탐구하고 있다. 장유, 신광수, 신광하, 허필, 정조, 정약용, 심노승, 조희룡, 황현 이들의 공통점은 조선시대 내노라하는 애연가들이었다는 점이다. "담배를 버린다면 살아 있다고 해도 무슨 재미가 있겠소?" 만백성이 담배 피울 날을 꿈꾼 조선 정조 임금의 말이다. 정조를 비롯하여 사대부, 할머니, 기생, 어린아이 등 담배ㄹ르 매개로 펴려쳐지는 이야기가 무척 흥미롭게 전개된다. 특히, 김홍도, 신윤복 등이 남긴 풍속화 속에 담배가 등장하는 장면을 선별하여 삽입해 놓아 당시 사람들의 담배와 관련된 구체적인 생활상을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는 점이 돋보인다. 또한 일곱 가지의 깊이 읽기를 통해 담배와 관련된 본문의 내용을 부연설명하면서도 또 다른 시각을 전달해 주기도 한다. 오늘날 담배는 마치 건강을 해치는 주범인양 취급받고 있다. 물론 담배가 주는 폐해를 모르는 바는 아니기에 이러한 취급을 수긍하는 측면이 많고 또한 온갖 법적 장치를 동윈 해 흡연자들을 구석으로 내모는 것도 수용한다. 그러나 담배가 기호품을 넘어 혐오의 대상에다 세금을 징수하는 편리한 도구로 변하는 것에 대해 깊은 사고를 요구한다. 사회적 분위기를 조장하여 손쉽게 국민들의 호주머니를 털려는 의도는 더 큰 사회적 문제를 불러오게 될 것이다. ‘담바고 문화사’를 통해 안대회는 담배는 “17세기 초기 이래 한반도의 절대다수가 즐긴 기호품의 제왕이자 경제의 블루오션이었고, 일상 삶에서 가장 중요한 물질이었다. 담배는 문화와 예술, 사회와 경제, 의식과 풍속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하였다. 이는 조선시대만의 이야기가 아님을 알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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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이후 동북아 삼국의 삼대 기호품은 술, 차, 담배였다. 그러나 유독 차를 적게 마시는 나라가 있었으니 바로 조선이다. 요즘 사극은 탁자가 놓여 있다 하면 차를 마시는 광경을 보이지만, 사실 한민족은 중국과 일본에 비한다면 차를 그리 즐기는 민족은 아니다. 차보다는 언제나 술이 대세였다. 기호품을 갖고 논한다면 우리는 술, 담배, 커피의 나라다. 그리고 한문학자 안대회의 말대로, "지금 우리는 담배의 시대에서 커피의 시대로 바뀌는 전환기를 살아가고 있다." 담배는 17세기 이래로 한반도의 절대다수가 즐긴 기호품의 제왕이었다. 1653년 조선에 표류해 온 네덜란드 선원 하멜은 여자들은 물론 네댓 살 되는 아이들까지도 담배를 피운다며 신기해했다. 신분계층을 막론하고 애연가들에게 밥과 술, 고기는 거르더라도 담배는 하루라도 절대 거를 수 없는 기호품이었다. 즉 미인도 술도 도박도 흡연의 즐거움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현재 흡연율이 대략 21퍼센트인데 조선 후기 흡연율은 그 배였다고 한다. 조선에서는 담배를 가리키는 말로 담배와 연초, 남초란 세 가지 어휘가 대중적이었다. 이외에도 연다와 연주, 상사초, 망우초 등이 쓰였다. 이를테면 차처럼 피로를 해소시켜 준다고 연다(煙茶), 술처럼 사람을 취하게 한다고 연주(煙酒), 한번 맛보면 잊을 수 없다고 상사초(相思草), 근심걱정을 잊게 해주는 풀이라 하여 망우초(忘憂草)라 했다. 박제가가 처음으로 '연(菸)'을 사용했는데 이후 이옥, 조수삼, 서유구, 이상적, 황현 등 학자들이 이 글자를 사용했다. 조선인에게 담배는 약(藥)이었다. 끽연가들에게 담배는 진시황이 구하고자 했던 장생불사의 불로초, 즉 선약과 다를 바 없었다. '식후연초면 불로장생!'이라는 농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왜에서 조선으로 담배가 전해졌을 때 가래와 습기를 제거하고 체증을 내리는 용한 약초로 간주되었다. 담배가 이런 신비한 약효가 있는 것으로 인식되었기에 남령초(南靈草)라 불린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1614년에 완성된 이수광의 『지봉유설』에는 담배가「식물부」'약'조에 당당히 기재되어 있다. "담바고는 풀로서 남령초라고도 부른다. 근년에 왜국에서 처음 나왔다. 잎을 따서 바싹 말리고 불에 태운다. 병든 사람이 대나무 대롱으로 그 연기를 흡입하고 곧바로 뿜어내면 그 연기가 콧구멍으로부터 나온다. 가래와 습기를 제거하고 기운을 내리는 데 가장 큰 효능이 있다. 게다가 술을 깨게도 한다. 현재 사람드링 많이 심는데 담배 복용법을 사용하면 매우 효험이 있다. 그러나 독성이 있어 가볍게 써서는 안 된다. 어떤 이는 남만국에 담파고란 여인이 있었는데 담증을 여러 해 동안 앓다가 이 풀을 복용하고서 병이 나았기에 그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187, 188쪽) 조선의 대문호 연암 박지원도 『열하일기』에서 담배에 기겁하는 청나라 지식인들에게 연초의 의학적 효용을 빌어 한바탕 변을 늘어놓은 적도 있다. 골초들의 변명은 시공에 상관없이 통하는 구석이 많은 법이다. 조선의 애연가들로 유명한 이들은 장유, 신광수, 신광하, 허필, 정조대왕, 정약용, 심노승, 조희룡, 황현 등이 있다. 반면에 담배를 몹시 싫어한 문인들도 있었으니, 이덕무, 이규경, 윤기, 지석영이 그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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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담배가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왔을 때는 그 약효가 주목을 받았다. 가래를 가라앉히고, 소화를 돕고, 속을 안정시켜준다는 식의 담배의 효능에 대한 믿음이 그 확산에 큰 기여를 했다. 비교적 근래에 들어온 이 새로운 작물은 곧 전국으로 퍼져 단숨에 제일 가는 기호품이 되어버렸다. 우리가 잘 아는 인물들 중에 정조는 이름난 골초로, 심지어 책문을 통해 담배의 유익에 대해 써 내라는 질문(으로 위장된 옹호론)을 하기도 했고, 정조의 심기를 잘 살폈던 정약용 역시 담배 없이는 못 사는 인물이었다고 한다. 또, 오늘날 담배에 빠져 사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골초’라는 단어는 청나라의 장군 용골대가 이름난 애연가라는 데서 온 말이라는 설명도 재미있다. 책은 이 외에도 담배가 조선시대 우리나라에서 차지했던 경제적인 가치, 담배를 두고 벌어지는 찬반양론, 문학과 예술작품에 등장하는 담배의 모습들 등 담배와 관련된 근대 한국의 문화사적, 미시사적 연구를 집대성했다.
2. 감상평 。。。。。。。 최근 담배에 부과하는 세금을 올려서 말이 많다. 개인적으로는 담배를 피지 않고, 오히려 담배 냄새가 굉장히 불쾌하게 느껴지는 사람으로서 딱히 불편하게 느껴지는 건 없다. 그리고 어차피 담배라는 게 생필품보다는 기호품에 - 그것도 일부에게는 굉장히 불쾌감을 주는 - 속하는 거니까. 비싸서 못 필 것 같으면 이참에 건강을 생각해서 끊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은 쪽이다. 언젠가 종로에 나갔다가 큼지막하게 금연구역이라고 쓰여 있는 기둥 앞에서 줄지어 담배 연기를 피워대는 무개념 공무원들을 보며, 담배라는 게 사람의 공중도덕심을 약화시키는 뭔가 특별한 성분이 있는 건 아닌가 하는 객쩍은 생각까지도 했었다. 그런데 이런 식의 인식은 담배를 피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자주 떠오르곤 했나보다. 이미 조선시대에도 담배의 약효(?)에 대한 주장 못지않게 그 해악에 관한 각종 주장들도 제기되어 왔었던 것을 보면 말이다. 일상 속의 소소해 보이는 소재들을 통해 한 시대를 읽어가는 방식은 확실히 재미가 있다. (그리고 저자는 이런 부분에 상당한 재능을 보여준다) 기존의 편년체적 서술로는 정조의 담배사랑을 다룰 이유도, 여유도 없었겠지만, 담배라는 소재를 가지고 이렇게 옆으로 접근해 들어가면 기존에는 보이지 않았던 역사 속 풍경들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정공법과는 또 다른 공략방식이고, 여기에 그 공격로가 자신의 관심이 있는 분야라면 더욱 재미있을 터(아쉽게도 내 경우에 담배는 아니었지만). 문화 컨텐츠라는 것도 결국 이렇게 조금씩 더 쌓여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관상을 소재로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다면, 담배를 소재로는 또 안 될 것도 없지 싶다. 병자호란 이후 중원의 정치적 혼란기와 맞물려 가난했던 조선이 경제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담배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사실은 이제까지 어디에서도 읽어보지 못한 재미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일제강점기 담배가 가지고 있던 또 다른 의미 역시 상당히 흥미롭다. 그 자체로도 흥미롭지만, 또 다른 건축물들을 장식하고 쌓아올리기에도 유용할 듯한 일종의 학문적 벽돌, 혹은 장식물이 될 듯. 전반적으로 책은 단단하게 잘 만들어졌지만, 편집상의 실수도 보인다. 218쪽의 대화는 잘못 들여쓰기 된 부분이 여러 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