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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길가메시’와 ‘난민소년’이라는 조합이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고대 신화 속 영웅과 오늘날 뉴스에서만 접하던 난민 소년의 만남이라니.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이 둘의 만남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필연적으로 느껴졌다. ![]() ![]()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길가메시와 난민소년』은 고대 서사시 길가메시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전쟁과 폭력으로 고향을 잃은 한 난민 소년의 현실을 겹쳐 보여준다. 수천 년 전의 신화와 지금 이 시대의 비극이 놀라울 만큼 닮아 있다는 사실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난민소년은 매일 살아남기 위해 도망치고, 숨고, 견뎌야 한다. 길가메시는 영원한 삶을 찾아 헤매지만, 소년은 오늘 하루를 무사히 넘기는 것이 전부인 삶을 살고 있다. 그럼에도 두 존재는 두려움, 상실, 그리고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마음으로 연결된다. ![]() ![]()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길가메시의 서사시 아주 오래 전, 우르크라는 도시에 길가메시 왕이 살았다. 길가메시는 키도 크고 힘이 셌고 머리가 똑똑해 백성들을 자기마음대로 괴롭혔다. 백성들이 힘들어하자 신이 엔키두를 보냈고 둘은 싸우다가 친구가 되었다.시간이 흘러 엔키두가 죽자 길가메시는 어떻게 살았는지가 중요한걸 깨닫고 사람답게 살던 왕으로 기억되었다. 출처 입력 길가메시는 '죽지 않는 영원한 삶'을 찾아 나셨지만, 결국 살아있을 때의 '기억을 남기는 이'가 되었다. 타하르는 살아남기 위해 도망쳤지만, 결국 "기억을 되찾는 이'가 된다. '기억한다는 것'은 곧 '살아있다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길가메시는 여전히 살아있고, 결국 스스로 영원한 삶을 얻은 셈이다. 《길가메시와 소년》 p7 "와 진짜 일식인가봐!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졌어." 순간, 햇빛이 불은 끈 것처럼 어두워졌다. (중략) 눈을 감는 순간, 발밑의 감각이 달라졌다. 타히르는 모래 위에 서 있었다.(중략) "네 오만방자함을 혼내 주려 왔다. 길가메시, 우르크인들은 너로 인해 고통받고 있어. 그들은 더이상 너를 왕으로 원치 않아!"(중략) 타히른 무슨 말을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중략) 길가메시는 엔키두의 몸을 거꾸로 들어올리려고 했다. 싸움이 격렬해질수록, 길가메시의 숨소리는 더 거칠어졌다. (중략) 타히르는 갑자기 누군가의 손을 낚아채듯 움켜잡았다. 그 순간, 먹구름이 걷히듯 소음이 들려왔다. 다시 운동장이었다. 타하르는 잡고 있던 손을 내려다보았다. 야민의 손이었다. 소스라치게 놀란 타히르는 야민의 손을 잡은 자기 손을 번갈아 보았다. 《길가메시와 소년》 중에서 타하르는 아민의 먹살을 잡았던 일, 그 장면이 찍힌 영상을 아이들이 공유하고 있는 일, 영상이 점점 변형돼서 결국 자기가 엄청 나쁜 폭군처럼 되어 버린 일까지 천천히 털어놓았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요즘 자꾸 잠이 드는 건지, 의식을 잃는 건지 모르겠는데, 그 때마다 길가메시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길가메시와 소년》 중에서 '시간이 가는 구나, 오늘은 우리가 살아있는 오늘이다' 세아는 오늘이 바로 우리가 살아있는 오늘이라는 것을 천천히 실감했다. 《길가메시와 소년》 p160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난민을 ‘불쌍한 존재’로만 그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소년은 약하지만 생각하고 질문하며,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 모습은 오히려 길가메시보다 더 단단하게 느껴진다. 책을 덮고 나면 이런 질문이 남는다. “우리는 지금, 이 아이의 이야기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뉴스 속 숫자가 아닌, 한 사람의 삶으로 난민을 바라보게 만드는 책. 청소년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꼭 필요한 이야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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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타히르는 아민이 한국에서 태어나 자란 아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자신과 다르다는 걸. "목숨을 걸어본 적도 없겠군.' p.27 "왜 일식이 일어난 걸까?" 타히르가 묻자, 바쉬르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태양이 눈을 가리는 이유는 신이 우리를 시험하는 시간이라서래." '신은 우리의 무엇을 시험한 걸까?' 타히르는 라나 누나가 어깨를 감싸며 해준 말을 떠올렸다. "태양이 사라져도 괜찮아. 언제나 다시 돌아오거든." pp.40~41 아빠는 오늘 하루 살아있다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하루 한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야 한다고. 엄마도 덧붙였다. 떠나더라도, 단 한 순간이라도 편히 머물 곳을 찾기 위해 헤매는 마음이 어떤 건지 안다면, 우리가 지금 이렇게 사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타히르도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갖자고. pp.59~60 "자, 쓰면서 말하는 거야. 네 생각을 적어. 그게 네 방패가 될 수 있어." 타히르는 글이 방패가 된다는 말을 선뜻 믿기 어려웠다. 그래도 그때의 마음을 적어보기로 했다. - 나는 폭군 아니다. 나는...... 그냥 새다. 떠나는 새, 떠나야 하는 새 글자를 다 쓰고 나자, 눈두덩이 뜨거워졌다. 우주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타히르의 손등을 가볍게 두드려주었다. pp.101~102 '막아야 하지 않을까? 저 사람들이 우리의 소중한 것들을 깨고 부수는데?' 오랫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던 아빠가 타히르를 쳐다보지도 않고 말했다. "타히르, 살아야 기억도 하고 지킬 수 있다." p.125 '책임' 아이들은 동시에 숨을 죽였다. 교장선생님은 분필을 내려놓고 천천히 말을 꺼냈다. "너희가 한 행동, 다 안다. 피켓을 든 것도, 글을 올린 것도. 학교는 정치와 멀어야 한다. 하지만 책임이란 건 남이 대신 져주지 않는다. 자신이 옳다고 믿으면, 끝까지 버텨야 한다. 그래야 말이 힘을 가진다." 교장선생님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묘하게 마음에 남았다. "지켜야 할 게 있으면 지켜라. 남이 지켜주길 바라지 말고." "인권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곁에 있는 사람을 지키는 데서 시작된다." p.135 이상미, <길가메시와 난민 소년> 中 +) 이 작품은 난민 소년이 우리나라의 중학교에 전학을 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라크의 급박한 정세에서 겨우 탈출한 난민 소년 '타히르'는 한국에 거주하기 위한 '난민 심사'를 앞두고 있다. 부모님은 타히르에게 종종 어디에서건 오늘 하루를 소중히 여기며 편히 머물 공간이 있다는 것에 감사히 여기라고 말해준다. 한국 학교에서도 문제를 일으키지 말고 아이들과 잘 지낼 것을 바랐는데, 이들의 마음과 달리 타히르는 친구들과 오해가 생겨 곤란한 상황에 처한다. 타히르와 같은 반에는 파키스탄계 한국인 '아민'이 있다. 외모는 타히르와 비슷한 결을 지녔지만, 아민은 한국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타히르와는 조금 다른 입장이다. 학급 회장인 '세아'는 아민과 어렸을 때부터 친구라 늘 아민의 입장을 배려하고 잘 헤아려준다. 그러다가 타히르가 전학 오면서 아민은 세아가 타히르를 챙겨주는 모습에 신경이 곤두선다. 세 사람의 관계는 오해가 쌓이면서 본의 아니게 불편해진다. 이때쯤 타히르는 전쟁의 기억 때문인지 고대 신화 속 인물 '길가메시'와 '엔키두'에 대한 환상에 시달린다. 그로 인해 타히르는 반 친구들과 아민에게 더 오해를 받게 되고, 학교에서는 타히르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이 퍼지며 난민 심사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이 작품은 현실과 환상이 뒤섞이며 이어지는 구조로, 타히르나 아민이 보는 환상이 정말 환상은 맞을까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친구에게 무심코 던진 한 마디가 상처가 되는지 알지 못하고, 장난으로 놀리려고 올린 영상이 학폭위를 불러오며, 농담으로 여기던 수준은 어른들에게 알려져 큰 사건으로 확대된다. 난민 소년으로 낯선 한국에서 어렵게 버티는 타히르, 한국인이 맞는데 외국인 같은 외모 때문에 오해받는 아민, 같은 반 친구를 배려하며 감싸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피곤해지는 세아 등의 입장과 심리를 잘 그려냈다. 정체성과 우정에 대한 청소년들의 불안한 마음과 복잡한 생각을 섬세하게 풀어낸 소설이다. 편견으로 가득 찬 사회에서 친구를 지키기 위해 아이들이 용감하게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도 희망적으로 담아냈다. 아이들이 각자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모습, 양심적으로 행동하는 모습, 서로의 마음과 입장을 이해하고 용서하는 모습, 우정을 지키는 모습 등이 인상적인 소설이었다. 현실과 환상의 반복이 소설의 전개를 이끌면서 읽는 이에게 고대 서사시와 영웅의 삶에도 흥미를 갖게 한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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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기억한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증거일까.” 라는 생각에서 시작된 이야기. 길가메시와 난민 소년이라는 소재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저자가 직접 쓴 서문에서 밝힌다. 저자의 의도를 알고 읽는 소설은 빠르게 몰입하게 하는 장점이 있었다. <<길가메시와 난민 소년>>은 위 질문에서 출발해, 고대 신화와 오늘의 교실을 연결한다. 우리가 매일 지나치는 학교, 익숙한 그곳에서 새로운 신화가 시작된다. 주인공 타히르는 전쟁을 피해 이라크에서 한국으로 온 난민 소년이다. 한국 중학교에 다니며 발야구를 하고, 비빔밥을 먹고, 친구들과 웃고 다투는 모습만 보면 여느 아이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그의 일상에는 늘 불안이 따라다닌다. 난민 심사 결과에 따라 삶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고, 큰 체구와 낯선 외모 때문에 편견 어린 시선을 견디며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학교가 아이들의 보호막이 되어주지 못한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사회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그곳은, 때로는 사회만큼이나 잔인하고 아프다. 아이들이라서 덜 아플 것이라 말하긴 어렵다. 이 소설 속 학교 역시 안전한 울타리라기보다, 아이들의 말과 시선, 조롱이 쌓이며 상처를 키워가는 공간으로 그려진다. 같은 반 친구 아민과 세아를 중심으로 한 세 아이의 관계도 우정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감정이 공존한다. 닮은 듯 다른 처지에서 생긴 불편함, 배려하려는 마음과 엇갈린 감정, 말하지 못한 오해가 겹치며 관계엔 틈이 생긴다. 악의 없는 말 한마디와 확인되지 않은 소문은 결국 타히르의 삶 전체를 위험하게 만든다. 상황을 사실감 있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한 점은 독자가 스스로 판단하고, 자신의 기준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게 만든다.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사회적 약자의 현실을 더욱 실감 나게 느끼도록 말이다. 이 작품은 <길가메시 서사시>의 스토리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전설 속 길가메시는 강한 힘을 가졌지만 죽음을 두려워하는 인간이다. 그는 친구 엔키두의 죽음 이후 영원한 생명을 찾아 떠나지만, 결국 인간은 기억과 기록 속에서 살아남는 존재임을 깨닫는다. 소설 속에서 살아남는 것 자체가 가장 절박한 목표인 난민 소년의 삶은, 길가메시의 여정과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특히 신화 속 우정이 오늘의 교실에서 다시 쓰이는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여기에 ‘기록’이라는 장치가 더해진다. 점토판에 남아 전해진 신화처럼, 아이들의 증언서와 메모, 교사의 기록은 사라질 뻔한 한 소년의 존재를 되살린다는 장치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길가메시와 난민 소년>>은 억지 교훈을 나열하지 않는다. 대신 관계가 어떻게 흔들리고, 연대가 얼마나 어렵게 만들어지는지를 현실적인 이야기로 보여준다. "다름" 틀림이 아니라 그저 다를 뿐이라는 사유는,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메시지다. 이 소설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다름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개인의 성격이나 노력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맺고 있는 관계와 선택의 문제라고 말한다. 읽고 난 뒤에도 쉽게 정의할 수 없는 질문들이 마음에 남는 소설이라 일독을 권한다. >> 이 서평은 사유와공감(@saungonggam_pub) 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사유와공감 #1월신간 #길가메시와난민소년 #이상미 #청소년소설 #청소년문학 #책추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서평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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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메시와 난민 소년은 이 낯선 이름 하나가 교실에서 어떻게 상처가 되고, 또 어떻게 연대로 바뀌는지를 보여주는 청소년 소설이다. 특히 2장 단톡방의 덫과 학폭위부분은 정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말 한마디, 캡처 한 장이 누군가의 삶을 얼마나 흔들 수 있는지 우리네 삶과 닮아있고 너무 현실적이어서 마음이 오래 남는다. 고대 ‘길가메시 서사시’를 현대 교실에 겹쳐 놓은 설정도 매우 인상적이다. 읽고 나서 가족이나 자녀와 “우리는 이런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까?” 이야기 나눠보니 정말 좋았다. 조용하지만 오래 가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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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무료로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 입니다 이상미 2026 사유와공감 작품의 중심에 놓인 이라크 출신 난민 소년 타히르는 피해 서사의 전형에서 의도적으로 비켜나 있다. 그는 동정의 대상이거나 도덕적 각성을 촉구하는 장치가 아니라, 욕망과 불안을 동시에 지닌 주체로 제시된다. 이러한 인물 구성은 난민을 ‘설명해야 할 존재’에서 ‘서사를 가질 권리가 있는 존재’로 복권시키며, 독자의 윤리적 위치 또한 재조정한다. 독자는 타히르를 이해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함께 관계를 맺고 오해할 수 있는 인물로 마주하게 된다. 연대 역시 이상적인 결론으로 제시되지 않는다. 이 소설에서 연대는 선언이 아니라 과정이며, 결단이 아니라 흔들림 속에서 형성되는 미완의 선택이다. 망설임과 두려움, 계산과 후회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이루어지는 작은 변화들은, 현실에서 가능한 윤리의 형태에 대해 보다 정직한 상을 제시한다. <길가메시와 난민 소년>은 청소년문학이라는 범주에 머물지 않는다. 이 작품은 ‘다름’을 개인의 성향이나 적응 문제로 환원하려는 사회적 시선을 해체하며, 관계와 구조의 차원에서 다시 사유하도록 요구한다. 독자를 설득하거나 계몽하지 않으면서도, 읽기 이후 쉽게 사라지지 않는 질문을 남긴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동시대 문학이 수행할 수 있는 윤리적 역할을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증명한다. #사유와공감 #1월신간 #길가메시와난민소년 #이상미 #청소년소설 #청소년문학 #서평이벤트 #책추천 @saungonggam_pu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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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길가메시와 난민소년 편견과 연대 사이 마음에 오래남는 청소년 소설
청소년문학에서 중요한 건, 정답을 말하는 어른의 목소리가 아니라 ‘그 나이의 감정’을 그대로 살려주는 감각인데, 이 작품은 그 지점을 정확히 건드린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런 책을 좋아한다. 세상을 쉽게 재단하지 않고, 주인공이 스스로 자기 자리를 찾아가게 만든다. 읽고 나면 “나도 누군가를 너무 빨리 판단했나?” 하고 스스로를 한 번 돌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요즘 아이들 학교 이야기를 듣다 보면, 생각보다 자주 나오는 단어가 있다.
초6 딸아이도 친구들 이야기하다가 가끔 그런 표현을 쓴다. 그때마다 나는 속으로 뜨끔한다. 어른인 나도 ‘다름’을 만나면 마음속에서 계산기를 먼저 두드릴 때가 있으니까. 길가메시와 난민소년. 고대 서사시 ‘길가메시’가 떠오르는 동시에, 현실의 난민 소년이 떠오른다. 가볍게 끝낼 이야기가 아니라는 뜻이었다.
이 책은 난민 소년이 한국 학교에 들어오면서 시작되는 긴장감을 다룬다. ‘도와줘야지’라고 생각하는 마음과 ‘불편하다’고 느끼는 마음이 한 교실 안에서 동시에 존재한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가장 먼저 다치기 쉬운 건, 늘 말이 적은 아이들이다. 특히 마음에 남았던 건, 주인공에게 붙는 별명 같은 것들이다. 별명은 장난처럼 보이지만, 어떤 별명은 사람을 사라지게 만든다. “너는 너”가 아니라 “너는 그 별명”이 되어버리니까. 길가메시와난민소년은 그 과정을 감정적으로만 몰아가지 않는다. 오해가 생기는 구조, 소문이 커지는 속도, 누군가가 침묵할 때 벌어지는 일들을 차근히 보여준다. 그래서 읽는 내가 더 불편해진다.
솔직히, 어른들은 가끔 이렇게 말한다.
그 말을 믿고 싶지만, 사실 현실은 반대일 때가 많다. 애들은 금방 친해지기도 하지만, 금방 선을 긋기도 한다. 어른이 “금방 괜찮아질 거야”라고 말하는 순간, 아이는 ‘지금 아픈 내 마음’이 무시당했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러니 이건 농담처럼 들리지만 결론은 진지하다. “금방”이라는 말, 조심해서 써야 한다.
청소년소설이 좋은 이유는, 교훈을 주기보다 질문을 남긴다는 데 있다. 길가메시와난민소년도 그렇다. 누가 착하고 누가 나쁜지 단정하지 않는다. 대신,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독자는 그 안에서 자기 모습을 하나씩 발견한다. 나는 특히 “연대”라는 단어가 쉽게 소비되는 시대라고 느낀다. 연대는 멋진 말인데, 실전에서는 되게 어렵다. 내 손해가 조금이라도 생기면 뒤로 물러서게 된다. 이 책은 연대를 영웅담처럼 포장하지 않는다. 서툴고, 늦고, 때로는 실수하면서도 결국 손을 내미는 과정이 나온다. 그게 더 현실적이고, 그래서 더 마음에 남는다. 청소년문학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 바로 이거다.
책을 덮고 나서 딸아이에게 슬쩍 물어봤다.
딸아이는 잠깐 고민하더니
라고 했다. 나는 그 솔직함이 좋았다. “나는 무조건 착할 거야”라는 말보다, “분위기라는 게 실제로 존재한다”는게 더 진짜니까.
길가메시와 난민소년은 청소년소설이면서도 어른이 읽어도 충분히 아프고, 충분히 배운다. 학교 현장, 가정, 사회 어디에서든 ‘다름’은 계속 나타난다. 이 책은 그 다름을 두려움으로만 보지 않고, 관계의 문제로 보여준다. 청소년소설을 찾는다면, 청소년문학의 결을 좋아한다면, 그리고 “요즘 아이들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면 추천하고 싶다. 무겁게만 남는 이야기가 아니라, 생각의 방향을 바꿔주는 책이었다. #사유와공감, #1월신간, #길가메시와난민소년, #이상미, #청소년소설, #청소년문학, #서평이벤트, #책추천, #청소년도서, #청소년추천도서, #청소년소설추천, #청소년문학추천, #난민, #다문화, #편견, #연대, #학교이야기, #성장소설, #감정수업, #독서감상문, #독서교육, #부모독서, #자녀교육, #중학생추천도서, #중학교필독서, #1월신간추천, #신간도서, #서평, #북리뷰, #커리어프론티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