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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묻거든 믿음의 시선 14 신동집 지음 종로서적
오렌지
오렌지에 아무도 손을 댈 순 없다 오렌지는 여기 있는 이대로의 오렌지다 더도 덜도 아닌 오렌지다 내가 보는 오렌지가 나를 보고 있다
마음만 낸다면 나도 오렌지의 포들한 껍질을 벗길 수 있다 마땅히 그런 오렌지 만이 문제가 된다
마음만 낸다면 나도 오렌지의 찹잘한 속살을 깔 수 있다 마땅히 그런 오렌지 만이 문제가 된다
그러나 오렌지에 아무도 손을 댈 순 없다 대면 순간 오렌지는 오렌지가 아니 되고 만다 내가 보는 오렌지가 나를 보고 있다
나는 지금 위험한 상태다 오렌지도 마찬가지 위험한 상태다 시간이 똘똘 배암의 또아리를 틀고 있다
그러나 다음 순간 오렌지의 포들한 껍질에 한 없이 어진 그림자가 비치고 있다 누구인지 잘은 아직 몰라도.
이 시집은 제 1부 꿈과 노래 제 2부 존재의 리듬 제 3부 삶의 애환 제 4부 목숨의 조건 제 5부 계절의 이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에 내가 찾는 시 「오렌지」는 제 3부 '삶의 애환'에 수록된 시이다. 이 시를 고른 이유는 '오렌지에 아무도 손을 댈 수 없다'는 부분이 와 닿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저에게 있어 사람의 본질의 문제와 관련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하였다. 이 시는 중학교 때의 경험과 닮아 당시 친한 친구 중에 겉과 속이 다른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로 인해서 다른 친구를 오해하기도 하고 오해를 받기도 했었다. 이런 경험을 통해서 이중적이고 가식적인 것이 나쁘며 최대한 남을 솔직하고 진실되게 대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이 시는 어렵지만 오렌지 속을 오렌지의 내면, 껍질을 겉모습으로 보면 이해가 쉽다. 1연 4연에서 반복되는 '오렌지에 아무도 손을 댈 수 없다'라는 구절은 손을 대 보았자 오렌지의 껍질인 외면밖에 만질 수 없으므로 오렌지의 속인 내면은 만질 수 없음을 뜻한다. 4연의 '오렌지는 이미 오렌지가 아니고 만다'라는 구절은 우리가 겉으로 보는 오렌지와 오렌지의 속은 다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여기서 오렌지를 사람으로 생각을 해 보면 우리가 겉으로 보는 사람과 그 사람의 자아나 내면은 다른 경우가 많은데 겉모습이 화려하다고 화려한 사람이 아니고 겉모습이 볼품없다고 볼품없는 사람이 아니듯이 말이다. 따라서 대인관계를 형성할 때에는 그 사람의 외면보다는 내면을 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나 자신도 솔직하게 사람들을 대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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