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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9일의 묘 : 전민식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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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는 도굴꾼들의 이야기인 듯 싶었다. 황창오, 도학, 중범은 야밤에 산 속에서 도굴을 하고 있었으나 누군가에게 들켜 달아난다. 황창오와 중범은 다행히 도망치는데 성공하지만 도학은 끝내 사로잡혀서 두 팔을 포박한 상태로 있는데 군인들에게 붙잡힌 것이다. 그의 운명은 시대와 함께 지나가게 되는데 이 소설의 배경은 바로 군부 독재 중이였던 1970년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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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는 도굴꾼들의 이야기인 듯 싶었다. 황창오, 도학, 중범은 야밤에 산 속에서 도굴을 하고 있었으나 누군가에게 들켜 달아난다. 황창오와 중범은 다행히 도망치는데 성공하지만 도학은 끝내 사로잡혀서 두 팔을 포박한 상태로 있는데 군인들에게 붙잡힌 것이다. 그의 운명은 시대와 함께 지나가게 되는데 이 소설의 배경은 바로 군부 독재 중이였던 1970년대 말이다. 도학은 자신의 아버지인 황창오의 이름을 빌려 지프차를 타고 가던 도중 라디오에서 대통령이 시해 당했다는 소식을 얼핏 듣게 된다. 1979년 10월은 독재가 끝나는 시점과 불안한 정세가 공존했던 시기였다. 풍수지리와 혈을 짚을 줄 아는 지관을 통해 인간의 끝없는 권력욕과 무덤을 파헤치는 9일간의 암투를 다룬 소설이다. 소설의 소재와 배경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한 번 읽게 되면 그 흡입력이 대단해서 정신없이 읽어나가게 된다. 아무래도 시대적인 배경을 이해하면서 읽으니 그 시절의 긴장감과 불안함이 전해져오는 것 같다.


이 소설을 이끄는 지관 세 부자가 나오는데 풍수지리계에서 꽤 잘 알려진 황창오와 그의 아들 황중범, 양아들인 도학이다. 황중범과 도학은 어릴 적부터 아버지에게 풍수지리와 혈 등을 배우면서 성장하였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이들은 배다른 형제지간이며 라이벌 의식을 느낀다. 지관이었던 황창오가 도굴꾼으로 전락하게 된 건 궁핍한 생활고를 벗어나기 위해서였다. 예전에 명당에 관한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권력자들은 도학을 통해 좋은 명당자리를 찾게 되고 이미 자리잡은 무덤도 파헤친다. 단지 좋은 명당자리를 위해서. 서사적인 필력 뿐만 아니라 풍수지리를 도입하여 사람들의 생과 사에 대한 뼈저린 말도 소설을 통해 전해주고 있다.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죽은 자의 묘를 파헤치면서까지 좋은 자리를 차지하여 후일에 있을 부귀영화를 누리겠다는 산 자의 허망한 욕심이 가능했던 시대에 대한 이야기다. 


부끄러운 과거 역사가 잘 스며들어 있다. 그 시절을 경험하지 못한 후대에겐 1979년 10월 대통령이 저격당한 후 장례가 치러지는 기간인 9일간의 일들을 통해 여전히 잊어서는 안될 이야기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권력을 쥐면 모든 것이 가능했던 시대. 단지 남의 무덤을 도굴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닌 그 시절의 아픔을 경험한 자들의 이야기이자 우리들의 역사인 것이다. 

c******d 2015.04.27. 신고 공감 9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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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의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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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제목에 대한 느낌> '묘'가 등장하니 어째 으스스한 느낌, 게다가 뛰는 남자의 실루엣이라니... 띠지를 벗기니 더 아슬아슬하고 촌각을 다투는 모양새가 된다.   <이책은> 서평 모집 당첨 도서.   <저자는>     <책읽은 소감> 풍수지리라 하면 매장할 때 후손들이 해를 입지 말라고 미리 가묘 형태로 명당을 잡아 놓는 것이 떠오른다. 특히나 사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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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제목에 대한 느낌>

'묘'가 등장하니 어째 으스스한 느낌, 게다가 뛰는 남자의 실루엣이라니...

띠지를 벗기니 더 아슬아슬하고 촌각을 다투는 모양새가 된다.

 

<이책은>

서평 모집 당첨 도서.

 

<저자는>

 

 

<책읽은 소감>

풍수지리라 하면 매장할 때 후손들이 해를 입지 말라고 미리 가묘 형태로 명당을 잡아 놓는 것이 떠오른다. 특히나 사극 속에서 등장하는 지관의 역할은 권력과의 암투에서 희생냥이 되어 종속되는 지관과 자신의 주관을 뚜렷하게 밝히다 살해당하는 지관 등...일상에선 현관문 앞에 물건을 쌓아두거나 배달음식 그릇을 두면 들어오는 복을 막으니 약간 비껴서 놔라. 문지방을 밟거나 깔고 앉으면 안되는데 그게 이승과 저승의 경계라는 의미를 어렴풋이 언급하더라는. 큰 거울은 가급적 거실에 놓지 말라 등등 몇 가지 정도만 알고 있다.

 

지관 황창오는 내노라하는데 큰아들 중범보다는 효범을 애지중지 귀히 여겼다. 산이 즉 땅이 효범을 거부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일찌기 일본에서 이름난 지관인 장인 밑에서 학습된 능력인데, 그게 학습만 한다고 되는게 아니란걸 효범을 통해 증명하려 시도한다. 8살난 효범이 아퍼서 앓는데 병원이 아닌 산으로 데려가 산의 기운으로 치유시키려는 시도가 무모했다고 중범은 아버지 황창오를 증오한다. 그렇게 효범이 죽고 나서 일본인 어머니는 유골을 가지고 떠났다. 중범은 행여나 어머니가 돌아올까 아버지의 끊임없는 학습에도 버티고 참으나 끝내 어머니는 못본다.

 

산에 미친 아버지는 효범을 잃은후 중범에게 산에 데려가 시험을 해본후 산이 거부하지 않았다며 맹훈련을 시킨다. 혈 자리 잡는 법부터...아버지는 전국의 덜 알려지거나 훗날 발전가능성으로 인해 명당이 될 수 있는 자리 등을 일지로 기록해 놓는다. 노숙인 아이를 발견하곤 도학이라는 이름을 지어주며 양아들로 삼아 중범과 같이 지관일을 숙지시킨다. 어리지만 중범의 고집을 보며 아버지 황창오의 고집과 똑같음을 발견하기도, 고아나 다름없는 자신의 처지에서는 중범의 처지가 나아보이고 중범이 가진 능력이 자신보다 우위함을 깨닫는다.

 

어머니가 돌아오길 기다리는라 아버지를 떠날 기회가 많았음에도 참았던 중범은 드디어 도학과 집을 떠난다. 살갑지 않았던 아버지인지라 그립지도 않았으나  배운게 그 일뿐인지라 생계수단이 된다. 단순히 지관일만 하기엔 먹고 사는 일이 쉽지 않다보니 암장, 이장, 도굴까지 할 때도 있다. 때론 아버지 일지에서 명당 자리를 팔아먹기도 한다. 암장이란 명당에 묻혀 있는 시신을 파내고, 그 자리에 다른 시신을 묻는 일로 이렇게 해도 후손이 잘 된다는 믿음 혹은 미신이 깊이 자리한 때문이다. 암장이라는 의미와 암장을 통해서라도 부를 누리려는 욕망이 있음을 처음 알았다.

 

미란이라는 장의사 딸을 두고 도학이 먼저 마음이 맞았다. 미란은 중범과 결혼을 약속하며 순결은 자신에게 주는데 도학은 고아인 자신을 거둬준 은혜갚음 정도로 억누른다. 그렇게 도학은 베트콩을 베는 전장으로 나갔다 돌아오니 중범과 미란은 아들 하나를 낳았다. 안정된 직업이 아니라 쌀이 떨어진 지경이요 이름을 잘 지어주고픈 상태에서 황금두상이 묻혀 있다는 소문아닌 소문을 도학이 가지고 온다. 마지막으로 한몫 챙겨 아이와 미란과 행복하고픈 중범. 그런 마음을 안 도학이다 보니 일사천리로 진행하던 중 들키고 도학만 붙잡힌다. 중범과 해영은 도망에 성공한다.

 

대통령이 암살되면서 군인 세상이 도래하고 기득권을 가진 자와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한 술수에 도학과 중범은 패가 갈려 얽힌다. 도학은 황청오의 양아들이라는 지위로 훈수겸 자문을 받으며 살아남고, 중범은 반대편에 잡혀 빨갱이가 되어야하는 가혹한 운명. 도학은 중범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중범은 살아남고자하나 빨갱이가 되어야하는 현실은 고문앞에 굴복하게 되고...400년 전설의 혈 자리를 두고서 후손이면서 가문을 위하고픈 양편의 군인들의 암투. 거기서 희생냥이 되어야하는 지관의 삶은 서럽다. 한알의 밀알이 되라는 의미로 지어준 한밀이를 10년이나 행적을 감췄던 황창오가 나타나 데리고 갔음을 알게 되고...

 

첫 대면인 저자는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가 세계문학상 수상작이 되면서 신문 기사를 통해 알았다. 대필작가의 삶이 드뎌 빛을 본 것으로 꼭 한번 만나고 싶었었다. 인연이 닿은 이 책은 지관이라는 직업과 풍수지리가 미치는 영향으로 인한 인간의 탐욕과 욕망 등이 어떻게 펼쳐지는지 잘 보여준다. 남성적 기백이 넘치며 글은 좀 투박하다. 중반까지는 뚝뚝 끊기는 느낌도 있고 같은 얘기를 반복하는 경우도 몇 번 있더라는. 고문 장면에서는 이것이 인간인가 싶은 끔찍함에 놀랐고 클라이막스를 치달으면서 죽기살기로 뛰는 모습은 중범을 살리고픈, 미란을 보호해주고픈 도학의 진정성이었음을. 음습하지만 여지껏 접하지 않은 소재의 책은 흥미롭다.

k******5 2015.04.24. 신고 공감 7 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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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의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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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안방 가구 배치를 다시 하며 침대 머리를 어느 방향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했다. 자료를 찾아보니 보통은 남쪽이 제일 좋고, 북쪽으로 머리 방향을 하는 건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고 그 집의 형태나 위치 그리고 문의 방향도 고려해야한다고 한다. 어찌 보면 미신이라 치부할 수 있는 거지만, 하지 말라고 하는 걸 애써 할 필요가 없어 침대 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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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안방 가구 배치를 다시 하며 침대 머리를 어느 방향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했다. 자료를 찾아보니 보통은 남쪽이 제일 좋고, 북쪽으로 머리 방향을 하는 건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고 그 집의 형태나 위치 그리고 문의 방향도 고려해야한다고 한다. 어찌 보면 미신이라 치부할 수 있는 거지만, 하지 말라고 하는 걸 애써 할 필요가 없어 침대 머리 방향을 남쪽으로 했다. 그렇게 해 놓고는 피식 웃음이 났다.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지만 가능하면 지키려고 하는 내 모습이 조금은 이중적인 모습이었다고 할까? 이런 상황 속에서 묘한 제목의 묘한 소설을 읽었다. ‘9일의 묘’. 9일 동안 묘를 이장하는 이야기 일까 아님 9일 동안 있었던 묘에 관한 이야기 일까? 호기심을 가득 안고 읽은 책 속에서 나는 권력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197910. 모두가 잠든 밤 몇몇의 사내가 도굴을 시도한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덤 속에 있는 황금 두상. 하지만 이들의 행각이 발각되고 그중 한 사람은 붙잡히고 만다. 붙잡힌 이의 이름은 도학. 당대 최고의 풍수사였지만 어느 날 자취를 감춘 황창오의 양아들. 그는 군인들에 의해 끌려가 심문을 받게 된다. 도망친 사람은 황창오의 친아들 황중범과 일을 도와주는 해명. 그들은 붙잡힌 도학을 걱정함과 동시에 이제 갓 태어난 중범의 아이를 건사할 일이 막막하다. 이때 인사동 상선에게 전화가 온다. 바로 암장을 하면 큰돈을 주겠다는 것. 암장이란 명당에 있는 시신을 파내고, 그 자리에 다른 시신을 묻는 일이다. 시기적으로 대통령 사망 소식이 있어 마음에 걸리지만 그 제안을 수락한다. 드디어 암장을 하는 날. 중범의 일행은 암장을 하다 군인들에게 발각되고 중범과 해명은 붙잡힌다. 그러는 와중에 얼핏 도학을 보게 된다. 대통령 가문의 묘 자리를 점지하고 자취를 감춘 황창오 그리고 황창오의 친아들과 양아들의 운명. 최고의 자리에 앉기 위한 두 세력의 치열한 싸움 속에서 중범과 도학의 운명은 누구 편에 서게 될까?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게 하는 사람들의 암투 그리고 권력의 중심에 선 사람들. 그들에 의해 희생양은 어디다 호소를 할 수 있을까 

 

권력이라는 맛을 본 사람에겐 그 자리가 마약과 같다고 한다. 한번 올라가면 절대 내려고 오고 싶지 않은 자리. 그렇기에 사람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 자리에 오르려 정당성을 부여하는 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은 그걸 쿠데타라고 하지만 당사자는 그게 하늘의 뜻이라고 한다. 이장을 한 그 순간부터 모든 일이 술술 풀리는 그런 묘 자리. 400년을 기다린 그런 자리. 우리나라에 명당은 이제 없다고 말한다. 명당이라 불리는 곳엔 어김없이 누군가의 묘가 있고, 그 묘로 인해 자연이 파괴된다고 말하지만... 최고의 자리에 앉게만 해준다면 어디 암장만 하겠는가? 그 이상도 하는 게 바로 사람인 것을..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지킬 것이 많기에 누군가를 희생시키는 것도 쉬운 모양이다. 공산당이 아닌 사람도 빨갱이라는 말 한마디에 죽을죄를 만드니까. 누군가는 피를 흘려야 이 시절을 넘어갈 수 있으니까. 그게 나일 필요는 없잖아. 군인들이 요구하는 것도 나 같은 장물아비가 아니라 지관이거든. 지관은 언제나 그랬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나라가 변할 때마다 중심에서 살든가 죽든가 그래왔지.” (171) 지관이라는 사람들도 결국 줄을 잘 서야 하는 것일까? 하긴 그게 어디 지관뿐일까?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 모두 어느 줄에 서느냐에 따라 앞날이 달라질 테니까. 그렇게 그들은 5시간 만에 역사를 바꿀 수 있는 이야기를 지어내기도 한다. 그 이야기에 누군가의 목숨은 파리 목숨이 되기도 하고... 9일간의 이야기 치고는 너무 아프다. 명당이라는 자리, 그리고 최고의 자리에 오르려는 사람의 반대편에 섰다는 이유로 아무것도 모르는 그들은 죽어나갔다. 그래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은 없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 심정으로 뭔가를 잡으면 대부분 썩은 동아줄일 때가 많으니까.

 

이 세상에 정말 전설의 혈. 혹은 천하의 기운이 몰려와 매김질된 곳, 천하에 이름을 떨칠 위인을 만들어낼 혈. (150) 그런 자리가 있을까? 요즈음 대부분의 서민들은 납골당에 뼈를 안치하니... 그래서 서민들에겐 천하에 이름을 떨칠 그런 사람이 나오지 않는 것일까? 그래서 권력은 늘 있는 사람들 안에서 돌고 도는 것일까? 풍수사, 지관의 말은 미신이라고 치부하기에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믿음은 확고하다. 많은 이유들을 나열할 수 있을 테니까. 책을 덮고도 많이 아팠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침묵할 수밖에 없는 그들이 내가 아니라는 보장이 없었으니까.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k*****3 2015.04.14. 신고 공감 4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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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식 기억해야 할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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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수상작을 거부감 없이 읽게 된 것이 십 년 정도 된 것 같다. 그 중에는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문학상이 있어서 일부러 수상작을 찾아서 읽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만난 책 중에는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도 있었다. 세계문학상 수상작으로 역시나 나를 실망시키지 않은 책이었다. 그리곤 잠시 만나지 못하고 있었는데 전혀 색다른 작품으로 같은 작가의 작품인 <9일의 묘>를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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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수상작을 거부감 없이 읽게 된 것이 십 년 정도 된 것 같다.

그 중에는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문학상이 있어서 일부러 수상작을 찾아서 읽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만난 책 중에는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도 있었다. 세계문학상 수상작으로 역시나 나를 실망시키지 않은 책이었다. 그리곤 잠시 만나지 못하고 있었는데 전혀 색다른 작품으로 같은 작가의 작품인 <9일의 묘>를 만나게 되었다. 작가는 그동안 끊임없이 작가의 길을 걷고 있었고 전작보다 발전된 모습을 이 작품을 통해 보여줬다.

 

때마침 나는 소설 필사를 하는 중이었는데 김승옥 작가의 단편소설집을 두 권 정도 필사하고 나서 김훈 작가의 <칼의 노래>를 필사하려고 준비 중이었는데 아직 책이 도착하지 않아서 잠시 필사를 멈추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을 100페이지 조금 모자라게 읽을 무렵 원고지노트를 꺼내서 이 책을 처음부터 필사하기 시작했다. 작가가 보여주는 문장력이 남다르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필사를 결정할 시기에는 아직 끝까지 읽지 않았으니 이야기의 힘을 판단할 수는 없었지만 문장의 힘은 지금까지 읽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후에 결국 나의 이런 판단은 옳았음을 알게 되었다.

 

김승옥 소설집은 필사를 하면서 천천히 읽어나갔지만 이 책의 경우 서평을 쓰기 위해 필사를 마칠 때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에 필사를 잠시 미루고 나머지 분량을 모두 읽었고, 필사도 80페이지 정도 했다. 먼저 읽고 필사를 하면서 다시금 내용을 읽으니 문장의 힘도 문장의 힘이지만 각 캐릭터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다시금 가슴을 울리고, 또 한번 마음을 졸인다. 때로는 ‘그러지 말지.’하며 캐릭터에 취해서 안타까운 결말을 미리 알고 있기에 더욱 안타까운 마음으로 중범의 행보를 지켜보고, 도학의 결정에 아쉬움이 묻어나고, 김선각은 등장만 해도 짜증이 확 나서 얼굴이 찌푸려지고, 좀 있어 나올 사령관은 정말이지 꼴도 보기 싫어진다. 현재까지 이어지는 그 사령관의 식솔들의 못된 행동들하며 돈만 꽉 움켜쥐고 사는 그들의 후손들은 앞으로 또 어떨까 싶다.

혼란한 시기에 지관은 낮게 엎드려 있어야 함을 세상 제일의 지관 황창오의 아들로 태어난 중범, 하지만 동생의 죽음을 산에 맡긴 아버지에 대한 원망, 나를 버린 엄마를 아버지에 대한 원망으로 대체한 중범이 아들과 아내 미란을 두고 저 차가운 지하에서 갖은 고문 끝에, 철저한 고립 속에 혼자 죽어가야 했던 시기…….

 

여하튼 명당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박정희 대통령 저격 이후 벌어진 혼란한 시기에 적절한 캐릭터들과 이야기를 담은 <9일의 묘>는 걸작이다. 독자들의 궁금증을 몰고가면서 이야기를 절묘하게 잘 다뤘다. 게다가 작가 전민식의 문장은 정말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을 만큼 매혹적이다. 필사를 3분의 1분 정도 한 지금, 그의 남다른 문장을 형광펜으로 칠한 곳이 수두룩하다.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와 <9일의 묘> 사이에 작가가 발표한 또 다른 책들이 있던데 그 책들마저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필사를 마치는 그날 아마도 작가의 또 다른 책을 펼쳐 읽고 있을 내가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싶다.

p******2 2015.04.2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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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기운이 머무는 곳, 명당. 『9일의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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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라는 소재 때문에 신비하면서도 궁금했던 이 소설을 앞에 두고 며칠 전의 일이 생각났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어서 법률상담을 받고 왔다. 이렇게 억울한데 법으로 해결할 방법은 없다는 말을 듣고 당황스러웠다. ‘이게 아닌데?’, 이렇게 해결해야 하는 게 맞는 거로 생각했는데, 법은 그게 아니라고 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인간이 정한 방법으로는 해결이 안 된다니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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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라는 소재 때문에 신비하면서도 궁금했던 이 소설을 앞에 두고 며칠 전의 일이 생각났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어서 법률상담을 받고 왔다. 이렇게 억울한데 법으로 해결할 방법은 없다는 말을 듣고 당황스러웠다. ‘이게 아닌데?’, 이렇게 해결해야 하는 게 맞는 거로 생각했는데, 법은 그게 아니라고 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인간이 정한 방법으로는 해결이 안 된다니 답답했다. 우연인지, 법률 사무소가 모여 있는 그곳에는 점집도 모여 있는 구역이다. 이성적으로 해결해 보려고 모인 집단 옆에 신의 목소리에 호소하는 집단도 같이 있다는 게 우습게 보였다. 그런데 말이다. 나도 모르게 ‘저기 가서 한 번 물어볼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거다. 가끔 동생이 답답한 문제가 생기면 점집에 가곤 했는데, 나는 그걸 좋아하진 않았다. 그저 순간의 위로가 필요할 때 한마디 듣는 정도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만, 거기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막상 내가 답답해지고 보니 정말 위로가 아니라 답을 찾고 싶은 방법으로 그곳을 찾고 싶었다는 게 그저 웃음만 났다. 순간적인 생각이었지만, 그 앞에서 조금만 더 망설였다면, 나는 아마 그 한 곳의 문을 열고 들어갔을 것 같다. 인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건 인간 자신임을 알고 있음에도...

 

땅의 기운으로 운명을 바꾸려는 사람들의 이야기 『9일의 묘』는 인간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한 나라의 왕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조상의 힘으로, 효라는 구실로 풍수를 등에 업고 자신의 행동과 결정을 정당화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수없이 많은 사람의 피를 보는 것도 별것 아닌 일이 되어버린다. 그렇게 이뤄낸 일이 정당화된다는 게 믿을 수 없지만, 세상은 또 그렇게 굴러간다. 그런데 여기서 희미하게 모순을 발견하게 된다. 인간의 목소리가 아닌 풍수가 병풍이 되고 근거가 되어 가능한 일이 된 건데, 인간의 힘으로 그 풍수를 만들 수도 있다는 게 또 아이러니다. 땅의 기운이, 신의 목소리가 없다면, 있게 만들어야지. 그럼 되지 뭐.

 

명당이라는 말만 들으면 사람들은 미쳤다. 하기야 썩어 문드러진 시신 한 구 잘 묻어 대대로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다는데 마다할 사람은 없었다. 흙이 되고 말 유골 하나로 왕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는 미신으로만 치부하기에 너무 매혹적인 이야기였다. 그래서 달에 마실 드나들 듯하는 지금도 사람들은 명당을 찾았다. (27페이지)

 

1979년 10월의 어느 날. 남자 셋이 어느 무덤을 파헤친다. 중범, 도학, 해명. 땅을 읽는 이들이 모여 도굴한다. 그들의 목표는 오래 전 조상 묘에 묻힌 이의 황금 두상. 전설로 들려온 이야기에 작업을 시작한다. 아무리 땅을 잘 읽어도 목구멍이 포도청이다. 누군가 같이 묻었을 듯한 보물을 찾으려 땅 속을 파고든 거다. 하지만 땅의 가르침을 거스르려했던 게 죄가 되었을까. 그들의 목숨은 예상하지 못한 곳으로 흘러간다. 대통령의 죽음 직후 치러진 9일간의 장례 기간, 긴박했던 시간, 사라진 왕좌의 공백을 차지하려는 자들의 암투가 누군가의 운명과 나라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었다.

 

권력과 지관. 군인과 지관. 얼핏 들으면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그 권력의 뒷배에 풍수가 있었다는 게 그리 놀랍지는 않다. 풍문으로 오랫동안 들어온 얘기지만, 사업가나 정치가가 큰일을 앞두고 점집을 찾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렇게 누군가의 조언을 듣고 결정한 일이 좋은 결과로 나왔을 때 소문은 더 잘 난다. ‘그 집이 아무개가 찾아왔던 집이래.’ 사실인지 아닌지 알 수 없으나, 그런 소문이 그냥 났을 것 같지 않다는 게 이 소설에서 또 한 번 믿고 싶어지는 근거가 된다. 조상의 묘를 명당으로 만들고 싶은, 아니면 명당을 조상의 묘를 삼고 싶어 몇 번이고 옮길 수 있는 게 인간의 욕망이고 당연한 것이라고 김선각은 드러낸다. 최고가 되고 싶고 많은 것을 누리고 싶은 바람. 그러기 위해 밟고 옮기고 행동해야 할 게 있다. 그게 조상의 묘라고 할지라도. 그 욕망에 타당성을 부여하는 걸 풍수로 이용한다. 재물을 만들어줄 좋은 자리, 후손에게 빛을 내어줄 자리를 찾아 헤매는 거다. 좋은 게 좋은 거니, 괜찮다, 뭐.

 

그렇게 얻은 걸로 무엇을 할 텐가? 정작 중요한 것은 삶의 방향성일 텐데, 많은 이들이 그 후를 염두 하지 않는다. (나부터도 그러하니, 할 말 없지.) 그때, 당장, 내가 취해야 할 것들에 중요성을 부여한다. 살면서 우리가 지향해야 할 것을 배제한 채 눈앞의 것을 보느라 바쁘다. 바로 지금, 내가 얻고 챙겨야 할 것들. 그게 권력이든 사람이든 돈이든 상관없다. 내가 필요한 것을 취하기만 하면 그뿐. 지관인 아버지를 원망하며 살아온 중범의 그리움이 빚어낸 불행, 더 높이 오르고자 물불 안 가리는 김선각의 욕망. 한 끗 차이로 애국자와 빨갱이를 만들어내고, 누군가의 인생을 쥐고 흔드는 권력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고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가야 한다. 지금 내가 선 자리가 그렇다면, 그렇게 가야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풍수의 힘이라도 빌려야만 한다. 남의 묘라도 파내야 한다. 내가 서 있는 자리를 지켜야만 하니까.

 

군인이 미신에 빠지면 안 되는데 말이야, 하면서 시작된 누군가의 말에서 불안을 봤다. 명당의 기운이 인간의 삶을 바꿔줄 거라 믿는 것. 사람이 불안하고 위로가 필요할 때 그런 거에라도 의지하고 싶어지지 않을까. 힘이 될 만한 말 한마디 듣고 싶어서 복채를 들고 그 자리를 서성이는 거, 아닐까. 정확한 지점을 찍어주지 않더라도, 그쪽으로 가면 좋을 거라는 뿌연 방향이라도 좋으니 보이게 해달라고... 어디까지나 그 방향을 말하는 이도 인간의 목소리를 통해 들려주고 있으니, 믿거나 말거나 하는 건 오직 자신의 몫. 그게 피를 부르고 누군가의 숨통을 끊어놓더라도 말이지.

 

저자는 암울한 역사의 한 장면을 던져놓고, 그 안에 존재하는 각각의 인물로 살아가는 방법을 묻는 듯했다. 답도 알려주지 않으면서... 그러고는 가장 중요한 인물, 처음부터 사라진 채로 그의 흔적만 드러내는 전설의 지관 황창오를 계속 언급했다. 모든 것은 그에게 시작되었다는 듯한 분위기로 이야기는 흘러가지만, 정작 그가 하고 싶은 말은 마지막에 다다라서야 들을 수 있다. 그가 찾은, 간절하게 말하고 싶은 명당, 오봉쟁주. 치유가 있는 곳, 원망과 허무와 욕망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곳. 즉, 빛이 모여드는 자리. 누구나 찾아야 할 자리는 그런 곳이라고 말하는 것으로 들린다. 살아가는 데 정답이란 없지만, 삶의 의미를 찾는 방법은 많기도 하고, 의외의 곳에서 발견하기도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끝까지 정해진 운명이란 없으며, 가는 길에 만나는 빛과 어둠이 있다는 게 인생사. 운명이 명당의 기운으로 정해진다는 믿음은 완벽하지 않으며, 명당은 인간을 들여다보는 따뜻한 기운으로 머물 수 있을 뿐이다.

 

진혈은 동물들도 알아본다고 했다. 하지만 현란한 빛과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미디어에 영혼을 빼앗긴 후부터 인간은 혈의 존재를 느끼지 못했다. 인간의 눈과 귀와 감은 갈수록 탁해졌고 어두워졌다. 보아야 하고 느껴야 할 것들을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했다. (228페이지)

 

 

n******i 2015.04.19.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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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있으나 균형감을 잃지 않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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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산책시키는 남자>에서 보여준 문체의 균형감각과 이야기 전개의 자연스러움은 그대로 살아있으나, <개를...>에서는 볼 수 없었던 강렬함과 묵직한 여운이 느껴졌다. 강렬함과 묵직함은 거북한 시대배경과 결합할 때 읽는 것 자체가 고역이 될 수 있으나 문체의 균형감각과 전개의 자연스러움은 그런 것들을 적절하게 상쇄시키고 흥미를 지속적으로 유지시켜주는 것 같다.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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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산책시키는 남자>에서 보여준 문체의 균형감각과 이야기 전개의 자연스러움은 그대로 살아있으나, <개를...>에서는 볼 수 없었던 강렬함과 묵직한 여운이 느껴졌다. 강렬함과 묵직함은 거북한 시대배경과 결합할 때 읽는 것 자체가 고역이 될 수 있으나 문체의 균형감각과 전개의 자연스러움은 그런 것들을 적절하게 상쇄시키고 흥미를 지속적으로 유지시켜주는 것 같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같은 작가의 작품임에도 <9일의 묘>는 나름 새롭게 느껴졌고 그 변화 가능한 힘과 균형감각이 좋았다. 앞으로도 독자를 즐겁게 해줄 많은 작품을 기대한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m*****j 2015.10.0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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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의 묘, 전민식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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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의 묘, 전민식 장편소설 불의 기억이라는 책을 너무 재미있게 읽어 전민식 작가이름 석자를 기억하고 있던 찰라 9일의 묘 신간을 만났다. 불의 기억의 강한 여운이 남아서 인지 9일의 묘 자체도 정말 기대 만발인 책이였다.   전민식 작가님은 삼각관계를 좋아하시나보다. 불의 기억에서도 삼각관계를 기억하는 데 여기서도 진한 로맨스는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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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의 묘, 전민식 장편소설



불의 기억이라는 책을 너무 재미있게 읽어

전민식 작가이름 석자를 기억하고 있던 찰라 9일의 묘

신간을 만났다.

불의 기억의 강한 여운이 남아서 인지 9일의 묘 자체도

정말 기대 만발인 책이였다.



 





전민식 작가님은 삼각관계를 좋아하시나보다.

불의 기억에서도 삼각관계를 기억하는 데 여기서도

진한 로맨스는 없지만 그래도 살짝 나오는 부분도 있다.


첫장을 넘기는 순간 전민식 작가님의 빠른 이야기 전개에

몰입하게 된다. 중범과 도학이라는 두 인물은

누군가로부터 쫓기게 되고 중범은 도학의 손을 놓고 말고,,,

도학은 그 누군가로부터 잡히는 숨막히는 사건 속에서

도저히 다음이 궁금해서 책을 놓치 않게 되는 이야기의 시작에

박진감을 불러일으키는 전민식 작가의 스타일에

빠져들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안타까웠던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 시절 군인에게 잡혀가면 반병신이 되어 나오는 현실....

풍수지리사 중범과 도학은 우연히 군인들과의 도굴이

시작되면서 꼬여가는 인생 살이를 겪게 된다.


결국 그러다 중범도 잡히게 되고, 처참하게 빨갱이로 몰아지면서

이유없는 몰매의 실감나는 묘사는 마치 주인공 중범이 맞아

입안에 이빨이 후르르 빠져 버린 것이 너무나 실감나

내 입안에 비린내가 훅 풍겨져 오는 듯 했다.

전민식 작가의 실감나는 묘사에 또한번 반해버린

<9일의 묘>였다.




 





9일의 묘,,,, 안타까운 죽음이 있는, 현실의 퍽퍽함에

안타까움이 너무 크기도 했다.

마지막까지 가족을 생각하는 중범의 마음에서

애절함이 철철 넘치기도 했다.


한편의 드라마처럼 두 주인공의 인생은 바람처럼 흩날리지만

그들의 아픔 속에서 우리 독자들은 또 잠시 멈춰

내 주변을 돌아보게 되는 것 같다.


한 숨에 읽어버린 <9일의 묘>는 70년대말, 80년대 초를 배경으로

그 때 그시절 어려웠던 정치, 경제, 나라 안팍의 이야기를

잠시나마 접해 볼 수 있기도 하다.

그 속에서 사건 사고는 이야기의 흥미를 더욱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삶이 그러하듯이... 새로운 사건과 사고들 속에서

인생은 그렇게 말없이 조용히 지금도 흐르고 있나보다....


9일의 묘,,,, 박진감 넘치는 사건 전개와 중범과 도학의 안타까운

이야기에 눈을 뗄 수 없는 전민식 장편소설이다.

역시나 재미있다.

<불의 기억>처럼...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13월도 꼭 찾아봐야 겠다.

계속 계속 재미있는 작품들이 또 많이 출간되었으면 좋겠다.



h*****3 2015.04.1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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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9일의 묘 (잊어선 안되는데 잊혀져 가는 이야기)
"[서평] 9일의 묘 (잊어선 안되는데 잊혀져 가는 이야기)" 내용보기
학창 시절 역사 수업을 떠올려 본다. 선사시대,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그게 끝이었다. 정작 필요한 역사는 근과거인 근현대사일 터인데 나는 줄창 석기 시대가 어떻고, 고구려 백제 신라가 어떻고, 태정태세문단세가 어떻고 하는 지식만 주입하고 또 주입해 왔었다. 그래서 나는 역사라는 과목이 참 싫었고, 역사에 몹시도 무지했다. 그러다 성인이 되고 차차 깨닫게 된 (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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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창 시절 역사 수업을 떠올려 본다. 선사시대,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그게 끝이었다. 정작 필요한 역사는 근과거인 근현대사일 터인데 나는 줄창 석기 시대가 어떻고, 고구려 백제 신라가 어떻고, 태정태세문단세가 어떻고 하는 지식만 주입하고 또 주입해 왔었다. 그래서 나는 역사라는 과목이 참 싫었고, 역사에 몹시도 무지했다. 그러다 성인이 되고 차차 깨닫게 된 (주로 소설로 많이 깨쳤다.) 우리나라의 파란만장한 근현대사. 적잖은 충격을 받았었고, 나의 무지함에 분노했었다. 이 소설 또한 그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결코 잊어선 안되는데 자꾸만 잊혀져 가는 이야기.

 

 정재계의 정점에 계시는 분들은 중요한 선거나 거래가 있을 때 점집을 찾는다고 들었다. 풍수에도 민감하여 무덤 터를 꼼꼼하게 따진다다 들었다. 요즈음도 그러할진데 1970~80년대는 오죽했을까. 이 이야기는 1979년 대통령이 저격 당한 그날부터 대통령의 장례가 치러지는 9일 동안의 이야기이다...라고 소개되고 있지만, 사실은 광복 이후 부터 이어져 오던, 우리 나라 민주주의의 암흑기에 대한 이야기이다. 또한 이 이야기는 중범, 도학, 해명이라는 세 도굴꾼이며 지관들을 이용한 군부 세력의 암투극이라 소개되고 있지만, 사실은 그 시절을 살았고, 살아냈고, 희생당했던 그분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즉, 우리가 결코 잊어서는 안되는 이야기. 그리고 사실은 지금도 여전히 이어져 오고 있는 바로 나와 당신과 우리들의 이야기.

 

 항상 그 시절의 이야기(소설 영화 드라마 할 것 없이)를 접하다 보면 인간이 어쩌면 같은 인간에게 이렇게까지 잔인한지에 대해서 놀라곤 한다. 도대체 권력이 무엇이길래 사람이 같은 사람에게 그런 짓들을 저지른단 말인가. 내가 사는 현재는 그 시절에 비하면 참으로 살만하지만, 또한 그 시절 못지 않게 하 수상하기에 그 시절을 바꾸려 자신을 희생했던 분들을 생각하면 참으로 고맙고 또한 부끄럽고 미안하기도 하다. 이러한 감정들을 다시 한번 절절하고 담담하게 내 안에서 들끓게 했던 멋진 소설이었다.

 

p.234 지금도 잊어서는 안 될 이야기들이 세상 여기저기에서 일어나고 있다. 희극이든 비극이든 어쩌면 잊어서는 안 될 그 일들은 사실 오래전부터 그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리에게 신호를 보내왔던 것인지도 모른다. 원하지 않았지만 어느 순간 암흑의 구덩이로 넘어가 버리고 만 시절과 사람들에 대해 오늘도 부끄럽고 미안하다. (- 작가의 말 중에서)

 

 

 

 

 

k*****1 2015.04.2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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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욕망에 휩쓸린 두 남자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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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지리는 나라를 세울 때, 조상의 묘자리를 정할 때 필요했다. 지관은 풍수설에 따라 집터나 묘자리의 좋고 나쁨을 가려주는 사람이다. 즉, 땅과 물 등의 자연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다. 9일의 묘에는 세 명의 지관이 등장한다. 소문난 지관인 황창오의 아들 중범과 황창오가 길거리에서 데리고 와 자신의 호적에 올려 아들을 삼았던 도학이다. ​ 중범은 어머니를 방치하고 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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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지리는 나라를 세울 때, 조상의 묘자리를 정할 때 필요했다. 지관은 풍수설에 따라 집터나 묘자리의 좋고 나쁨을 가려주는 사람이다. 즉, 땅과 물 등의 자연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다. 9일의 묘에는 세 명의 지관이 등장한다. 소문난 지관인 황창오의 아들 중범과 황창오가 길거리에서 데리고 와 자신의 호적에 올려 아들을 삼았던 도학이다.

중범은 어머니를 방치하고 산으로만 다닌 아버지가 싫었다. 동생 효범만 아끼는 것도 싫었다. 그런 아버지를 용서할 수 없게 한 건. 아픈 동생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산으로 끌고 간 것이다. 효범은 끝내 죽었고, 엄마는 둘째아들의 유골만을 가지고 떠났다. 그 후에도 황창오는 중범을 데리고 산에 다녔다. 산을 읽게 했고, 땅을 맛보게 했다. 그리고 도학이 오면서부터 황창오는 중범보다 도학을 더 아끼는 듯했다. 동생의 죽음, 떠나버린 어머니. 그럼에도 산에만 매달리는 아버지.

도학과 중범은 친형제처럼 자랐고, 지관이다. 어느 날, 보다 높은 곳에 오르려는 사람들에 의해 둘은 갈라졌다. 한 쪽은 애국자, 한 쪽은 빨갱이로. 금으로 된 머리를 매장한 곳의 소식을 듣고 온 도학은 이를 중범에게 말했고, 갓 아이를 낳은 미란과 채 이름도 지어주지 못한 아이를 위한 크게 한탕 하려던 일행은 누군가에게 방해받는다. 중범과 함께하던 해밀은 도망쳤으나, 땅 속 깊이 들어가있던 도학은 잡혀간다. 자신을 황창오의 아들이라 말하자 군인들은 그에게 명당자리를 물어본다. 스승에게 들었던 묘자리 중 하나를 기억해낸 도학은 그 곳이 400년 동안 잠자고 있던 좋은 자리라 알려준다.

같은 시각 중범은 도학을 찾고 싶어도 찾을 수 없고, 생활은 궁핍해져 중개인으로부터 급하게 일을 받는다. 약속장소에는 군인들이 있었고, 그들과 함께 묘를 파헤치던 중 소란이 일어나고, 함께 땅 속에 있던 군인이 총을 맞아 죽어가는 걸 목격한다. 끌려나오는 중에 상대편에 있는 도학을 발견하지만 말을 걸지 못한채 도착한 곳에서는 중범을 빨갱이로 만들기 위해 진실을 왜곡하고, 자신들이 말하는대로 진술하기 바라며 고문한다. 함께 있던 도학도 신경쓰이고, 아이와 미란도 걱정되는 종범은 자신에게 들려주는 끔직한 소식에 원하는 대로 진술서를 작성하고 만다.

대통령의 죽음, 정권의 교체, 이 복잡한 상황속에서 누구는 뜻하지 않게 희생자가 되고, 누구는 수혜자가 된다. 더 높은 곳으로 가고 싶다는 인간의 욕망은 타인을 아무렇지도 않게 짓밟는다. 후손을 풍요롭게 해준다는 묘자리가 이 책의 욕망이다. 더 좋은 묘자리를 차지해 큰 권력을 잡기위해 사람은 인간이 아닌 욕망자체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풍수지리는 인간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태어났지만, 한 사람과 그 곁의 소수의 사람의 행복만을 위해 많은 사람이 희생된다. 희생 위에 지어진 권력은 오래 갈 수 없다는 것을 역사에서 수없이 말하고 있지만, 그 교훈을 권력자들은 받아들이지 못하나보다. 지금도 어딘가에 지관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있을 것만 같다.

 

m********r 2015.05.0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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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관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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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든 영화든.. 제목을 보고 보고 싶다는 느낌이 드는 작품들은 절대 미리 예고편이나 스토리를 읽어보지 않는다. 스포일러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좀 뭐랄까 감흥의 강도가 무척 차이가 나는 스타일인지라...   이번에 만난 책도 그랬다. 9일의 묘 묘한 느낌의 제목이었다. 표지는 좀 스산한 느낌이었고..   주인공 중범과 도학은 지관이다. [여기서 잠깐 지관은 어떤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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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든 영화든..

제목을 보고 보고 싶다는 느낌이 드는 작품들은 절대 미리 예고편이나 스토리를 읽어보지 않는다.

스포일러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좀 뭐랄까 감흥의 강도가 무척 차이가 나는 스타일인지라...

 

이번에 만난 책도 그랬다.

9일의 묘

묘한 느낌의 제목이었다.

표지는 좀 스산한 느낌이었고..

 

주인공 중범과 도학은 지관이다.

[여기서 잠깐 지관은 어떤 사람인지 살짝 살펴보고 지나가자...

지관()이란..묘지나 택지를 선정할 때 그 지질과 길흉을 판단하는 사람을 말한다고 한다.(한국민족문화백과에서발췌)]

땅에 대해 잘 알고 때론 그곳에 어떤 것을 해야할지 판단하는..주로 묘자리를 봐주고 있다고 하지만..그것은 들어난 그들의 일일뿐...그들은 무언가 돈이 될만한 것들을 찾아다니는 도굴꾼과도 같은 삶을 산다.

그러던 어느 날...그들에게 운명의 장난같은 일이 발생하고...같은 듯 다른 길을 가게 되는 두사람...

그런 두사람에겐 과연 어떤 일이...

풍수를 보고 땅을 알면 사람의 운명도 바뀌는 것일까??

사실 그런 이야기는 종종 들었지만...사실 믿진 않았었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면 왠지 그 상황을 모두 믿어야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마구 들어버려서 나도 모르게 오싹한 느낌이 들기까지 했다.

 

더불어 역사적인 이야기를 소설 속에 등장시켜서 그 사건이 정말 거대하고 무서운 음모에서 나온 그런 일이 아닐까란 의문도 가지게 된다.

그러고 보니 광해의 종적이 묘연했던 15일간의 행적에 대해 묘사된 소설처럼 이 책도 9일간의 조금은 묘한 숫자의 그 시간을 다뤄 더 매력적이지 않았나 싶다.

 

거기에 좋은 자리..좋은 곳...에 대한 이야기가 접목되면서 그 사건들이 더 박진감 넘치게 전개되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조금은 음산한 듯 하지만...다지고 보면 그것도 사람들의 이야기인지라...꽤 흥미롭고 재미있었던 것 같다.

아 그리고 잘 못랐던 풍수 단어들을 조금은 알게 되어 더 기분 좋았던 것이 아니었나 싶다..

 

k********y 2015.04.24.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