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이 바로 보물이다. 보물을 잔뜩 품고 있으므로 이런 이야기를 이 책의 <서문>에서 읽었다. <이사 간 후 이웃집 할머니가 텅빈 집을 들여다보며 혀를 찬다. 두고 간 것이 많아서이다. .......젊은이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할머니는 그 낡고 추레한 물건들 혹은 허섭쓰레기와 한 나절을 보낸다. 할머니는 그 물건들과 잘 아는 사이이다.>(8쪽) 그 말, ‘할머니는 그 물건들과 잘 아는 사이이다’을 읽는 순간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내 가슴속에 쿵 하고 벼락이 친 것 같았다. ‘물건과 잘 아는 사이’라니 그렇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가장 평범한 진리, 그러나 그것을 깨닫기 어렵고, 또한 실생활에서 실행하기 어려운 진리. 그래서 더욱 진리인 그 말이 여기에서도 해당되고 있었다., 물건, 다른 사람들이 볼 적에는 고물 같지만, 그것을 잘 아는 사람에게는 보물인 물건. 그렇게 고물이 보물로 보이는 것은 그가 그 물건과 잘 아는 사이이기에 그렇다. 이 책은 저자가 그렇게 잘 아는 사이가 된 물건들이, 그래서 저자에게는 ‘보물’로 여겨지는 물건들이 천덕꾸러기 신세로 취급받는 것을 안타까워한 나머지 고물무더기에서 뒹굴고 있는 보물들을 건져내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이미 잘 아는 사이 이 책에서는 여느 사람에게는 고물로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보물인 것들이 수두룩하다. 나에게도 그런 보물이 여럿 보인다. 굳이 그런 항목들을 설명하기보다는 그 항목들만 열거하기로 하자. 원기소, 월남치마, 이명래 고약. 등등 그런데 이명래 고약은 지금도 그 이름이 남아있다. 물론 대접은 그 당시에 비해 달라졌겠지만 이름이 남아있는 것 보니, 신기하다. <전원일기>. 드라마 제목이다. 이미 전설(?)이 되어 버린 농촌드라마. 이 드라마를 통하여 많은 탈렌트들이 등장했고, 지금도 부라운 관을 누비고 있다. 이제 잘 알게 된 사이 그러나 그렇게 내가 잘 아는 사이어서 보물로 취급했던 것 이외에도, 나의 촉수에서 벗어나 저홀로 보물인 채 방치되고 있었던 것이 있다. ‘삼학소주’! 그 시대에 약간 거리가 있어서인지, 아니면 기호품이 아니어서인지 모르겠으나, ‘삼학’으로 대표되는 소주. 그 소주를 마시지 않고는 견뎌내지 못했던 시간들이 있었음을 이 책을 읽고서야 알았다. 그런 사람들에게 삼학소주는 아주 귀한 보물이었고,지금도 마찬가지이리라. 여기 사람이 있다. 보물이다. 잊지 말아 주시라 실제로 귀한 것이지만 우리가 전혀 관심 없었던 물건들, 그리고도 전혀 의식하지 못한 채 과거로 보내버리고 말았던 물건들. 그러나 그 기억을 되찾고 나면 내가 왜 그랬지, 하면서 후회할 물건들. 그런 물건들과는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친해지고 싶다. 아니다. 이건 내가 친해지고 싶어서가 아니다. 우리 모든 독자들이 제발 기억해주기를 바라는마음에서 한 말이다. 그래서 기억속에서 지우지 마시라고, 특히나 우리 역사에서 지우지 말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한 말이다. 그런 것들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아니, 말을 하고 보니 물건이 아니다. 사람이다. 우리 역사를 잘 기억하기 위하여, 다시 기억을 되살려야 할 사람이 여기 있다. 영자의 전성시대, 버스 차장. 버스차장이라는 단어가 생소한 사람이 더 많을 듯 하다. 이제 버스에는 차장대신 버스 요금카드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어찌 버스 차장을 알 수 있을까? 그러니 영자의 전성시대를 알지 못하는 것은 당연지사. 그러나 우리 역사에서 그렇게 전성시대(?)를 보낸 수많은 영자들을 잊어서는 안되기에, 이 책의 가치가 있다. 비록 이 책에서는 영자의 전성시대라는 항목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지 않아 안타깝지만, 그러나 그 이름을 불러준 것만 해도 감사한 일이다. ‘시 사용법의 재발견’ 사물과 익숙해지는 방법 중에 하나가 시를 통해 다가서는 것이 있다. 진달래 꽃!, 우리가 봄에 도시 곳곳마다, 아니 보이는 곳이 없이 피는 그 꽃들, 그 꽃을 볼 때마다 떠오른 시가 있지 않은가? 바로 소월의 진달래꽃. 님 가시는 길에 아름 따다 뿌리우리다, 고 저절로 입술에 회자되는 시. 그래서 시가 사물을 읊으면, 그 사물은 더욱 가까워지고, 더 친해지고 싶은 욕심이 생기게 되는데, 이 책의 저자는 그런 시를 잘도 골라낸다. 그래서 각 사물과 시를 마치 중매 잘서는 중매장이처럼, 어쩌면 그리 잘 연결을 시켜주는지. 천생연분이 따로 없을 정도이다. 이런 것 한번 살펴보자. <김수영의 <금성라디오>, 전문 금성라디오 A 504를 맑게 개인 가을날 일수로 사들여온 것처럼 오백원인가를 깎아서 일수로 사들여온 것처럼 그만큼 손쉽게 내 몸과 내 노래는 타락했다 헌 기계는 가게로 가게에 있던 기계는 옆에 새로 난 쌀가게로 타락해가고 어제는 카시미롱이 들은 새 이불이 어젯밤에는 새 책이 오늘 오후에는 새 라디오가 승격해 들어왔다
아내는 이런 어려운 일들을 어렵지 않게 해치운다 결단은 이제 여자의 것이다 나를 죽이는 여자의 유희다 아이놈은 라디오를 보더니 왜 새 수련장은 안 사왔느냐고 대들지만 이 시를 인용한 다음에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을 이어간다. <새로운 가재도구가 하나 들어오면 묵은 것은 자리를 내주고, 그 새로운 것 또한 더 새로운 것이 승격되어 들어오면 어김없이 나앉아야 한다는, 지극히 평범한 이 진술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저는 그것에서 문명의 몰염치나 무례함을 읽고 싶습니다.>(53쪽) 또 이어지는 단어들, “동반이 아닌, 축출과 용도폐기의 비정함!” 금성라디오를 보고, 그 라디오를 통해 흘러 나왔을 이야기들보다 더 철학적인 담론들을 들려주는 저자의 혜안이 놀랍다. 그러니 이런 글을 읽고 있노라면, 시는 이렇게 읽으라고 있는 것이다, 라는 생각도 하게 되는 것이다. ‘시 사용법의 재발견’을 발견했다고나 할까 그래서 이 책이 보물이다. 보물을 잔뜩 품고 있으므로! |
|
계절이 변할 때마다 우리 집은 조금 시끄러워진다. 나에게 쓰레기인 아이들의 잡다한 물품이, 아이들에겐 보물이나 추억으로 보이니 버려야 할 것과 보관해야 할 것을 챙기는 우리의 목소리는 높아질 수밖에. 나에게는 보물인 책이, 아이들에게는 중고로 팔아야 할 물품 1순위이고, 아이들에게 보물인 어린 시절 장난감이, 나에게는 재활용 쓰레기로 들어갈 물건이니. 아이들은 감추고, 나는 찾아내 버리는 것이 흡사 숨박꼭질 아닐까 결혼하고 이사를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우리 집은 짐이 정말 많다. 이사를 통해 적당히 버리고 채워야 하는데 우리 집은 버리기 보다는 채워 넣는 게 더 많았다. 그래서 계절이 바뀔 때마다 나는 버리기를 주장하고, 아이들과 남편은 그래도 나중에 쓸 것이라면 가지고 있기를 주장한다. 그런 주장들 틈에서 나는 가끔 생각한다. 이 물건들 중 혹 나중에 보물이 되는, 가치 있는 것들이 있을까? 한 때 그 시대를 주름 잡았던 물건들은 어느 덧 세월이라는 이름으로 고물이 되어 버린 것들은 또 얼마나 많을까 ‘고물과 보물’이란 책을 읽으면서 많이 웃었고, 추억에 잠겼다. 맞아 그 당시에는 이런 물건들이 있었어... 근데 정말 많이 잊고 살았구나 하는.. 지금 아이들이 보면 무슨 코미디냐며 웃을 다양한 것들. 하지만 이 물건들이 그 당시에는 지금의 스마트 폰 못지않은 인기를 구가했다면 아이들은 비웃을지도 모르겠다. 너무 촌스러워서. 하지만 어른들에게는 추억되는 다양한 이야기들. 그 이야기들을 따라 추억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책에선 20세기에 두고 온 브랜드 60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어떤 것은 내 기억에 없는 것도 있고, 어떤 것은 추억이 돋는 것도 있어 읽는 내내 즐거웠다. 다만.. 다양한 물건들을 소개했으니 그에 맞는 사진이나 스케치를 함께 넣어줬다면... 추억을 되살리는데 더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다. 60가지 중에서 내 기억에 생생한 것은 비둘기호, 소년 중앙, 원기소, 이명래고약, 종로서적이다. ‘비둘기호’는 고등학교 1학년 가을 소풍을, 비둘기호를 타고 ‘간현’이라는 곳에 갔던 기억이 나서 좋았고, ‘소년 중앙’은 만화가게에서 이 만화를 보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기억이 나서다. 이후는 ‘보물섬’이란 책이 나와 다양한 순정만화와 명랑만화를 접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소년 중앙은 그 당시 우리들의 즐거움이었다. ‘원기소’는 그 맛 때문에 잊을 수가 없다. ‘미숫가루를 개어 놓은 것과 같은, 그 텁텁하면서 기묘한 냄새가 나는 알약 원기소. 원기소 한 벙에는 그 시절 부모네들의 서글픈 비나리가 있었습니다. (중략) 겨우 원기소 한 병을 먹고 자란 이들과 원기소 한 병도 못 먹고 자란 이들인 부모가 된 오늘’ (292) 하나 뿐인 아들. 오빠를 위해 엄마가 사다 놓은 원기소. 사실 맛도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오빠만 먹을 수 있다는 그 사실 하나 때문에 더 악착같이 엄마 몰래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거 하나 먹고 엄마한테 얼마나 혼났는지... 지금이라면 아마 먹지도 않았을 텐데 말이다. 얼마 전 ‘이마트’에 갔다가 추억의 원기소를 판다는 매대를 봤다. 지금은 원기소를 살 수 있을 만큼의 능력이 되는데.. 그 원기소를 산다고 어린 시절 먹었던 그 맛이 날까? 그 앞에서 “어? 진짜 원기소네.”이렇게 말하고는 빈손으로 왔지만.. 아마도 우리 아이들은 원기소를 먹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다. ^^ ‘이명래고약’은 내가 사용해 본 적은 없지만 아빠가 열심히 사용했던 기억이 있다. 영구 점도 아니고... 그걸 붙이면 잘 생긴 얼굴도 못난이가 된 것 같아 나는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예전에 약도 많지 않았던 시절 이라 그런지 어디가 아프다고 하면 곧잘 이 고약을 붙이는 사람들이 좀 있었던 것 같다. 지금 이걸 붙이라고 하면 ‘헐~~’할지도 모르겠다. 아니 어쩜 세련된 모습으로 탈바꿈 했을려나? ‘종로 서적’은 잊을 수 없는 공간이다. 누군가... 아니 그를 만나기 위해 늘 설레는 마음으로 그곳엘 갔으니까. 지금은 없어졌지만 그 주변을 걸을 때엔 옛날 생각이 난다. 그 아이는. 물론 잘 살고 있을 테지만. 지금의 아이들은 어떤 물건을 고물 혹은 보물로 생각하게 될까? 시대가 너무 빨리 변해 보물도, 고물도 없는 세상이 될까? 시간이 지나면 지금의 화려한 물건도 촌스럽고 별것 아닌 것이 될 수도 있지만, 또 너무 빨리 변해 물건의 소중함을 알지 못하지만, 지금의 아이들에게 물건이나 장소가 추억이 되는 그런 브랜드가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이 아이들이 자라 중년의 나이가 되면.. 아이들도 추억을 되새김질 하며 살지 않을까? 아이들과 함께 나이 먹는 브랜드가 많기를 바래본다. |
|
'생각나십니까?
10여년전 통영으로 여행 갔을 때 '세병관'을 둘러본 적이 있다. 그곳은 전투에 임하는 병사들이 묵던 숙소라는 설명이 붙어 있었는데 대부분이 복원되지 못하고 유일하게 남아있는 건물이 세병관이었다. 그 세병관을 나와 마을 어디쯤 있는 작은 전시관 주변을 거닐다가 한 사람이 겨우 지날 법한 골목길을 발견했다. 길인지 아닌지도 자못 의심스럽던 그 구불구불한 골목길 앞에서 서울 생활에 익숙한 우리 일행은 이상한 반가움에 휩싸이며 사진을 찍었다. 그러고는 그 소박함에 감탄했다. 이런 골목길을 언제 또 만나볼 수 있겠냐며. 물론 관광객을 유치할 목적으로 골목골목 아름다운 그림으로 수놓은 동네도 있긴했지만 그냥 일상 자체가 숨쉬고 생활의 때가 묻어나는 있는 그대로의 골목길에서 야릇한 향수 같은 것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그때 나는 잠깐 생각했었다. 이런 골목길도 부러 찾아다녀야할 날이 오겠구나!
간혹 그런 생각도 해본다. 제주도 출신인 사람이 제주도 사투리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어떤 뉴스를 떠올리면 언젠가 한반도 이 작은 땅에서 쓰였던 그 구수하고 정겨운 지역 사투리들도 사라지고 말겠다고 말이다. 말이란 형태가 없는 것이니 보존하기는 더 어렵다. 물론 녹음과 같은 방법이 없는 건 아니지만, 말은 말만으로는 말이 안되는 경우도 많지 않던가. 말을 주고 받을 때 우리는 마음도 주고 받는다. 말을 주고 받을 때 몸짓이나 표정도 함께 따라간다. 아마도 말이 사라진다면 우리가 건넸던 몸짓이나 표정, 마음도 다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
여하튼 지금도 그 무엇인가는 사라져가고 있다. 그 사라지는 순간을 미처 알아차리기도 전에 순식간에 사라져가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옆에 있을 때는 잘 모르다가 떠나가고 나면 그것, 그 누군가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고 서운해지듯이 우리 주변에 참 많은 소소하지만 소중한 것들이 있었고, 또 그 소중함을 모른채 잊고 있다가 뒤늦게서야 추억하고 그리워하게 된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아마도 이 책을 읽는 중년 이상의 독자들은 사진 한 장, 그림 한 장 없지만 글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서 선명하게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대상 하나하나를 감각적으로 잘 그려낸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로지 문자만 사용하고 있지만 대상의 모습과 그 당시의 상황, 그 대상을 대하는 사람들의 아련한 마음까지 차분하고 세세히 잘 소개하고 있어 쉽게 동화될 수 있었다. 어쩌면 사진이나 그림은 그래서 필요없는지도 모르겠다. 굳이 그 실체를 확인하는 것보다 그것, 그 누군가와 함께 했던 그 순간이 진짜 의미있는 것일 테니까 말이다.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인지 저자의 연배가 나보다 더 있어서인지 몰라도 가나다 순으로 목차에 소개된 그 수많은 대상들 중에 상당수는 솔직히 내가 잘 모르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때 그것의 기억을 세세히 끄집어내고 그때 그것이 지녔던 의미를 정성스럽게 가꿔내고 있어서 비록 처음 들어본 것들이었지만 전혀 낯설지 않았다. 오히려 저자의 입담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나는 그때를 살고, 그곳에 서있기도 했다. 저자가 주로 떠올리고 있는 것은 대개가 60-70년대 것들이다.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힘들고 어려웠던 그 시절이다. 모두가 가난했고, 모두가 고통스러웠던 그 시절.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이 더 값지게 들린다. 우리 모두의 이야기니까 말이다. 하지만 빈부의 격차가 심해지고, 가난이니 고통이니 하는 개념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산 사람들과도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며 공유하고 함께 추억할 일들이 가능할까?
|
|
[고물과 보물/윤준호/난다]이젠 박물관에서나 만날 수 있는 20세기 물건들… 광복 70년 세월동안 나타났다가 사라진 것이 어디 한둘일까 마는 이 중에서 60가지 우리 브랜드라니 흥미롭다. 분명 고물상에서나 만날 수 있는 추억의 물건이다. 박물관에서 과거를 대표하며 자리 잡고 있을 물건이다. 어쩜 옛 신문의 한 모퉁이 기사로 남은 고물들이다. 시간은 물건을 빛바래게 하나보다. 세월 앞에 남는 물건도 없나보다. 그 시절엔 최신형의 실용품이었던 것인 세월에 밀려 이젠 사라졌거나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구닥다리라니 말이다.
물건에도 사연이 있고 기억이 있는가 보다. 20세기 60가지 물건에 대한 수다 속에 특유의 사연들이 있으니 말이다. 과거의 물건이어서 일까. 저자가 풀어놓는 수다가 구수하게 들린다. 60가지 물건에는 기억나는 것도 있지만 낯선 것도 꽤 있다. 절판된 <뿌리 깊은 나무>는 집에도 몇 권 있었던 책이다. 언니가 열심히 모았던 책이지만 초등학생이 보기에도 신기했던 옛 이야기였다. 전통에 대한 것,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취재기였다고 기억한다. ‘숨어사는 외톨박이’를 통해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도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난다. 조선의 기생 이야기, 내시 이야기도 읽었던 기억이 난다. 최초의 가로쓰기 잡지였다니. 한자가 기세등등하던 시대에 순한글 잡지였다니. 그땐 몰랐는데……. 버리지 말고 보존할 걸 그랬나. 이사다니면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아쉬운 책이다. 만남의 장소였던 종로서적 이야기도 공감가는 이야기다. 서울 지리가 익숙하지 않았던 시절, 종로서적 앞에서 친구랑 만나기로 해놓고 약속 장소에 늦게 나간 적이 있다.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서울 친구는 집에 가버렸다는, 씁쓸한 기억이 말이다. 종로서적 근처에서 미팅도 하고, 모임도 가졌던 기억이 난다. 만남의 장소가 흔치 않았던 시절의 이야기다. 그런데 종로서적이 없어졌나봐.
전원일기. 예전에 전원일기를 본 것 같은데, 일용 엄니가 기억에 날뿐이다. ABC포마드, 가정표양말, 갓표바늘, 고바우, 공병우 타자기, 금성라디오, 나훈아, 낙타표 문화연필, 눈표냉장고, 닭표간장, 당원, 대구 사과, 동춘서커스단, 락희치약, 삼강 하드, 비둘기호, 삼표연탄, 삼학소주, 소년중앙, 신선로표 미원, 역전다방, 영자의 전성시대, 월남치마, 종로서적, 화신백화점,.....
책 속 추억의 브랜드들이 세대별로 각기 다른 향수를 자극할 것 같다. 겪어 본 세대만이 알 수 있는 추억여행을 선물할 테니까. 그래도 일부는 체험한 세대이기에 반갑게 읽은 책이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만날 수 있는 추억의 물건들, 정겨운 이야기가 담긴 고물들, 어렵던 시절을 함께한 사물들이기에 애틋함이 더하다. 이젠 보물 같은 브랜드들이다.
|
|
오래전 동네어귀에 가위소리 철걱거리며 '고물 삽니다'라고 외치는 아저씨의 음성이 들리는 듯했다. 떨어진 고무신짝이며 아버지가 비워냈던 소주병에 구멍난 양은남비 등속들이 뽀얀 강냉이로 바꿔지던 시절이 있었다. 고물이 보물단지가 되어 내 손에 쥐어지던 그런 시절말이다. 나이가 들면 눈물샘도 헐거워지는 것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자주 울컥 거렸다. 돌아가기 싫은 지단했던 시간과 만나는 일들이 이렇게 가슴이 먹먹해질수도 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 ![]() 과거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나 영화에서 오래전 덮개가 달린 TV가 나오고 등뒤에 커다란 밧데리를 짊어진 트랜지스터 라디오가 보이면 가슴속에 아지랑이가 몽골거리며 올라오는 것같이 간지럼이 느껴졌었다. 가난이 지긋지긋해서 다시는 돌아보기 싫었던 시간들이 이제는 아련한 추억이 되어 내 앞에 불쑥 서있는 것만 같은 책이다. 표지에는 이제는 사라져버린 포니택시가 어디론가 달려가는 그림이 있고 딱 이글을 쓸수밖에 없을 것같은 저자가 청바지에 모자를 떡허니 쓴 모습이 뒤에 이어져 있다. 길을 가다가 시장하여 찾아든 소박한 식당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기가막힌 맛을 찾은 것처럼 보물같이 다가온 책이다. ![]() 지금의 또래 아이들보다 훨씬 어리버리하던 내 중학교 시절 나를 붙들어주었던 한 손에 잡혔던 그 책들. '삼중당'이라는 말속에는 막 사춘기에 접어든 어린 여학생의 외로움과 방황이 묻어 있었다. 책은 사보는 것이 아니라 학교도서관에서나 빌려보는 것이라 여겼던 그 시절 간절하게 손에 넣고 싶었던 삼중당의 그 책들. 청계천 헌책방에 가면 혹시 만날 수 있으려나. ''삼중당문고'란 이름에 향수를 갖는 분이라면, 지금 어디서든 그 시절에 읽은 책값의 몇십 배, 아니 몇백 배를 진작 뽑아내며 엄청난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는 분들일 것입니다.' -본문중에서 가슴이 덜컥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분명 누군가는 삼중당의 그 소중한 부가가치를 훌륭하게 소화해낸 삶을 살고 있겠지만 나는 어떠한 삶을 살아왔을까. 부끄러워진다. ![]() 학교가 파하면 쪼르륵 달려갔던 만화방에서 만났던 주인공들의 이름을 들으니 이리 반가울 수가 없다. 꺼벙이, 독고탁, 땡이...그리고 신문연재속에서 만났던 고바우영감이며 왈순아지매...아 너무도 그리운 이름들이다. 이런 토종만화도 있었지만 그 시절 만화의 대부분은 일본 것을 베낀 것이라는 것도 그 때는 몰랐었다. 내가 기억하는 엄희자나 권영섭이란 만화작가는 실제 존재했을까? 작가님 혹시 이글을 보시면 알려주시길.. 책을 읽다보면 마치 나와 합체가 된 것같은 일체감이나 동화감에 휩싸이게 하는 작가가 있다. '윤준호'라는 이름으로는 그의 나이가 검색되지 않더니 '윤제림'이란 이름으로 나온 그의 정보에서 나는 작가가 나와 한 살 터울의 동시대 사람임을 알아내었다. 어쩐지 나를 이렇게 온전히 아무런 저항없이 과거의 시간으로 끌어갈 수 있는 사람이라면 분명 그 시간을 나와 함께 했을 것이란 짐작이 맞았다. ![]() 성냥공장이 즐비했다던 인천에서 성장한 탓일까. 작가는 유독 인천에 대한 기억이 많은 것 같다. 수인선 협궤열차며 유엔성냥이며 경인선에 어린 추억까지. 그의 첫사랑이 살았다던 당산동을 지나칠 때면 그도 나처럼 아련한 시간속으로 여행을 떠날 것이다. 꼬름한 냄새가 나던 이명래고약을 성냥불로 그을려 녹인 후 종기에 붙였던 기억이며 빨간 이뿐이 비누로 양은냄비를 북북 문질러 광을 내던 기억, 그리고 많이 먹으면 똥이 나오지 않는다고 옷장위에 숨겨두었던 원기소를 동생을 엎드려 놓고 꺼내 내려 실컷 먹다가 며칠 변비로 고생했던 기억까지..이제는 가물가물해진 시간들이 마꾸 되살아났다. ![]()
단지 지나간 시간들과 만날 수 있게 해준 60가지의 카테고리를 골라낸 것도 예사롭지 않지만 덧붙인 그의 철학들도 대단하기만 하다. 성냥을 소지한다는 것은 어른이 된다는 상징이란 말, 신만이 가졌던 불씨를 갖는다는 것은 이제 어른이 되었다는 뜻...아 그렇지. 불씨가 열정이 되고 청춘을, 젊음을 불태우다가 언젠가는 사그러지는 그 순환의 법칙들. 하필이면 이 글을 쓰는 오늘은 붉은 글씨로 온 나라가 어린이를 추앙하는 어린이날. 어린이들이 들으면 기겁할 일이지만 일 년 열두달 모든 날이 어린이 날이 되어버린 요즘같은 시대에 어린이 날이야 없앨일은 아니지만 굳이 공휴일까지야...하는 저자의 말에 동감 한표! 그 어린이를 희생과 눈물로 길러낸 어버이날에 붉은 훈장을 씌우고 공휴일로 하자는 그의 말에 또 한표! 원기소라도 먹고 힘을 내야하는 요즘 어머니와 아버지들에게 보내는 그의 응원이겠지만 불쑥 이제 저자나 나나 그 요즘의 어머니나 아버지의 자리에 있고보니 슬며시 어린이를 밀어내고 붉은 공휴일이라도 차지하고픈 흑심으로 비춰질까 걱정스럽긴 하다. 글은 역시 마음으로 써야 제맛이다. 오래된 기억을 잊지 않고 떠올려 종이위에 살려낸 그의 기억력과 맛깔스런 철학들...그런 것들이 섞여 숙성되고 발효되어 지금 내 인생의 술상에 올라앉은 느낌이다. 잘 삭은 홍어회 한 접시에 그의 막걸리같은 이 책을 놓고 저자와 한잔 하고픈 생각이 간절했다. 대나무 소리가 사각거린다는 학교로 찾아가 불쑥 청하고 싶다. "고물단지가 될뻔했던 시간들을 보물단지로 만들어 주었으니 한 잔 살게요. 시간 되시죠?" 한 오십년 쯤 후에 지금 내곁에 있는 어떤 것들이 보물이 되어 추억될 수 있을까. 스마트한 세상에 미처 골라낼 시간조차 없이 지나쳐버리는 수 많은 고물들중에 보물을 골라내는 안목을 키우지 못하는 아이들이 넘칠까...무조건 어린이를 추앙하는 오늘같은 날 이 책을 덮으면서 문득 쓸쓸함이 밀려왔다. 그래도 삼중당 책 읽고 그럭저럭 고단한 삶을 살아낸 스스로에게 술 한잔 권하는 오늘이 될 것같다. 수고 많았다. 대한민국! |
|
그것들이 말했다. 그것들이 애처로운 표정으로 먼저 아는 체를 하며 말을 건네 오는데 어찌 외면하겠는가. 어머니 아버지의 젊은 날을 말하고, 내 어린 날들을 이야기하는데 어찌 몰라라 하겠는가. 어떤 물건은 시를 쓰고 어떤 물건은 소설을 쓴다. 어떤 물건은 유행가를 부르고 어떤 물건은 신세타령을 한다. 제 이야기부터 들어달라고 다투어 손을 드는 물건들에 귀를 기울여 받아 적다...(서문중에서)
시인 이름 윤제림, 카피라이터 이름 윤준호. 닮은 듯 각기 다른 듯 두 삶의 모습이 고물과 보물에 고스란히 녹아있는 듯하다. 추억의 브랜드소개마다 한 번쯤 들어보았을 그 때 그 시와 이야기들도 함께해서 잊고 지냈던 유명시를 다시 한 번씩 떠올려보았다. 『고물과 보물』은 '20세기 브랜드에 관한 명상'이라는 부제로 우리의 추억이 어린 구석구석을 찾아 그때를 떠올리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한다. 어머, 이런 것도 있었구나!. 아, 이것은 그 친구가 우리들에게 자랑했던것. 20세기 브랜드의 60가지 이야기에는 우리 부모님의 삶을 그려볼 수 있고 우리 어린시절의 친구였던 보물들도 있다.
시간의 파수꾼이었던 라디오는 어린시절 잊을 수 없는 나의 친구였다. 학교다녀와서 친구들과 놀고 해지는 오후 어린이시간에 노래와 옛날이야기를 들으며 혹부리영감이 금방이라도 나올 것만 같아서 마음조리고 미소지으며 꿈을 키웠던 라디오는 내 친구였다. 지금도 다양한 이름으로 다양한 곳에 사용되는 당원 그 단맛은 동화작가 정채봉님의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시에서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무한 사랑만큼이나 달달하고 지금도 가족모임에 식혜를 만들어주시는 어머니께서도 애용하시는 보물이다.
포니하면 잊을 수 없는 수업시간이 떠오른다. 어느날 영어시간에 문장을 설명하시던 선생님께서 '이제 여러분들이 사회에 나가면 마이카 시대가 올것이다'라고 하셨다. 그때만해도 자동차보다 기차를 애용했던 시기에 포니가 폭발적인 인기였다니...선생님께서 포니에 대한 이야기로 영어시간에 힘들어하는 우리들을 잠시 공상에 잠기게 하셨던것 같다.
"비유컨대 포니는 우리의 밭에서 우리 씨로 길러낸 첫번째 과실이었습니다. 당연히 달고 맛있을 수밖에 없었지요. 줄을 서서 사 먹었습니다. 성능과 스타일이 나무랄 데가 없는데다 우리 고유의 모델이란 프리미엄으로 그렇게 폭발적인 인기를 누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아직도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는 자동차 수출의 신호탄(1976년, 에콰도르)을 쏘아올린 차도 포니였습니다."(375쪽)
이모가 사왔다면 자랑삼아 한 개씩 나누었던 원기소, 위로 오빠들보다 막내인 나에게만 끓여주셨던 아버지표 귀한 라면, 운동회날 곳곳에 진열된 쮸쮸바, 지금은 합병으로 이름도 사라지는 그곳, 사람들은 왜 문턱이 높다고 할까?를 고민하며 근무했던 은행, 핀이 움직이면서 글씨가 되고 문서가 만들어졌던 신기한 타자기는 지금도 그립다.
고물과 보물을 통해 20세기에 두고 왔던 추억의 친구들을 다시 만나면서 우리 기억에서 사라져가고 버려지는 고물이 아니라 뿌리를 찾고 키워가는 보물이 되기를 희망해본다.
|
|
아스라한 나의 보물들이 사라져버리기 전에 이렇게 책으로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이 축복같다. '우리가 20세기에 두고 온 브랜드 60가지'이야기가 정성그럽고도 빼곡하게 담겨있는 책장을 넘기면서 혼자 웃기도 하고, 소리내서 '맞아 맞아'를 내뱉기도 하고, 아쉬움에 한숨을 쉬기도 하며, 아껴아껴 읽은것 같다. 시간이 가면서 왜 어른들은 옛날 이야기를 자꾸 할까라고 투덜대던 나 자신이 어느새 그 어른의 자리에 앉아 있는것을 발견하며 흠칫 놀라기도 한다. 하지만 나도 못마땅했던 그 어른들처럼 아이를 붙잡고 '엄마 어렸을때는~'으로 시작하는 이야기가 불현듯 하고 싶어질 때가 많다.
잊혀져간 물건들을 애정어린 목소리로 불러내서 하나하나 다독이고 예를 갖추는 듯한 내용은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간 속으로 함께 여행하는 기분이 들게 한다. 에피소드마다 딱 어울리는 싯구나 작품속의 글귀들을 어떻게 이렇게 찾아냈을까 생각하며 그 장면들이 따뜻하고 자꾸 상상하게 된다. 나에게도 어떤 것들은 하나하나의 추억이 떠오르고, 지금의 것들처럼 매끈하지는 않아도 더욱 정겹게 느껴진다.
그 중에서 가장 궁금했던것은 삼중당문고다.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이름이다. 한 권에 700원이었다. 범우문고는 조금 더 비쌌던것 같다. 한권씩 모으면서 책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고, 평생의 책 데미안도 만났다. 그 삼중당문고의 데미안은 지금도 내 책꽂이앞에 전시되어 있다. 제목에는 샐로판 테이프를 붙혀서 나름대로 아끼는 마음을 표현했다. 몇년전 사택으로 이사를 오면서 정말 많은 책을 버리고 왔다. 도서관에 기증해도 받아주지 않을 것 같은 책들이었다. 너무 색이 바래고, 활자는 생각보다 작고, 세로쓰기의 삼중당문고들...그래도 여백에는 십대였던 나의 생각들이 색볼펜으로 빼곡했고, 줄친 부분들도 많았고, 들었던 음악도 기록되어 있었다.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행복하기도 하다. 이런 추억이... 장정일의 '삼중당문고'전문을 보면서 더욱 행복했다. 이 시는 처음이었다. '와, 이렇게 시로 쓰다니..쓸만하지, 얼마든지 쓸만하지...'다행이다...등등의 생각을 했다.
'공병우 타자기'는 지금도 나의 갖고싶은 목록에 있다. 이제는 없는건가? 그래도 컴퓨터 자판이 아닌 타자기를 언젠가 가질 것이다. 타자기 하면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도 생각나고, 그 정직한 울림소리도 너무 좋다. 낭만적이다.
'원기소'도 있다니...엄마 아빠가 출근하고 안계실때, 우리를 돌봐주던 언니도 없었을때, 우리 4형제는 정말 많은 놀이이자 사건사고를 일으키며 지냈다. 뚱뚱한 플라스틱 병에 가득 담겨있던 원기소를 끄집어내서 넷이 한통을 거의 다 먹어버렸던 일, 원기소가 세상에서 제일 좋았었다. ..
이런 이야기를 하다가는 시간이 한없이 흐를것 같다. 나의 나이먹음이 증명된다. 그래도 행복하다.
오래된 것들, 시간속에 흩어져 사라지는 것들도 영원의 향기가 있다. 지금의 내가 있게 한, 지금의 우리가 있게 한 그 작은 흔적들에 경의를 표한다.
|
|
생각나십니까? 가 버리고 없으니 더 보고 싶지 않습니까? 광복 70년,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60가지 우리 브랜드 이야기
이 책의 홍보 문구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가 버리고 없으니 더 보고 싶다. 곁에서 '고물'이라고 버티고 있었을 때는 미처 '보물'인 줄 몰랐는데.. 카피라이터가 쓴 책이라서 그런지 콘셉트부터 먹고 들어가는 것 같다. 제목부터 눈길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제목만 그런가. 안에 있는 내용도 그렇다. 저자 본인도 견강부회(p. 78)라는 표현을 하긴 했지만, 전혀 이치에 안 맞을 것 같은 조합(이를테면 홍길동에서 나훈아로 넘어가는 조합)을 그럴 듯하게 엮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여태껏 몰랐던 사실들도 풀어놓아 앎의 즐거움도 상당하다.
소주의 쓴맛 뒤에 숨어 있는 그 맛. 술꾼들이 소주를 마시며 '오늘은 유별나게 술이 달다'라고 말할 때는 대개 그 쓴맛 뒤에 숨어 있던 단맛이 앞으로 뛰쳐나오는 때이기 쉽습니다. -p. 82
어쩐지 술이 달더라니!(그렇다고 내가 술꾼이라고 바로 인정하고 싶지는 않다.) 이제야 그 신비로운 비밀을 알아냈다. 유레카!
그런데 아쉬운 점도 있었다. 관련 사진이나 삽화가 있었으면(목차의 삽화로는 많이 부족한 느낌이다.) 더 좋았을 것 같다. 읽다가 궁금하면 검색하기는 했으나, 안 나오는 것도 있었다.(갓표 바늘 등) 고물이 되어 버린 옛것을 다뤄서 그런지 평소 쓰지 않는 한자어가 많았다. 그로 인해 검색을 하느라 책이 술술 읽히지는 않았다.(단장, 물경, 언필칭, 견양, 비표, 모표, 발호, 성어, 과문 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