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적 경기침체와 그로 인한 자본의 경쟁력 추구는 복지국가의 존폐위기까지 논하게 만들었다. 케인즈 주의가 무너진 지금 이 시점에서 복지국가를 논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자본주의가 망하지 않는 이상 계속될 것만 같은 적자생존과 자유경쟁의 원칙 속에서 스웨덴의 사례는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고 생각한다. 비록 스웨덴 정부 역시도 복지와 경제성장의 양대산맥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듯 하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실업률과 빈곤층의 타파(?)는 복지국가와 경제성장 양립의 가능의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게 한다고 생각한다. 비록 경제성장이라는 것이 스웨덴 내부적인 기준에 의거한 판단이 아닌, 타 국가와의 비교에 의해 평가되어져야 하는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유럽 북구, 특히 스웨덴의 사회복지 정책은 미국 그리고 다른 유럽 국가들과는 상당히 많은 차이점을 지니고 있는 듯 해 보인다. 우선적으로 고령화된 인구구조에도 불구하고 인구의 50%가 노동인구라는 사실은 스웨덴만의 특수성으로 이야기되어질 수 있을 듯해 보였다. 이러한 높은 노동인구가 75%에 육박하는 여성취업률로 인해 가능하다는 사실을 읽었을 때, 한편으로는 높은 여성 취업률과는 별개로 취업한 여성의 노동조건-남성의 임금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여성의 임금은 어느 정도인가? 취업한 여성을 위한 복지 제도로는 어떠한 것이 있는가 등의 문제가 논의되어질 때 복지국가가 진정한 의미에서 여성을 위한 국가로 이야기되어질 수 있을 듯 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또한, 북유럽 국가들이 그러하듯, 스웨덴 역시 높은 노조 가입률을 보이고 있었으며, 국가에서는 노조를 통한 복지를 활용하고 있었다. (가입한 노조에서 실업수당을 지급하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가 아닐까 생각한다.) 또한, 스웨덴의 복지제도는 독일을 중심으로 한 강제적 사회보장 제도가 아닌 자산조사에 기초한, 아래로부터의 움직임을 받아안아 완성된, 자발적 성격이라는 점에서도 다른 국가와는 다른 차이점을 지니고 있었다. 이러한 자발성은 복지 제도의 선별성을 보편성으로 변모시켰다. 모든 노령 인구가 연금을 수급하게 됨으로써 실질적인 빈곤의 퇴치가 이루어지고 복지 수혜로 인한 stigma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었던 것 역시도 이러한 스웨덴 복지제도의 특성상 가능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특이했던 점은 ‘임의적 국가보조제’와 관련된 부분이었다. 그것은 보편성과는 또 다른 의미에서의 보편성인 듯 해 보였다. 이에 따르면 사회복지 서비스가 모든 국민에게는 적용되지 않으나 모든 사회계층에 적용되게 되며, 이는 복지를 둘러싼 국민적 합의를 가능케한다는 점에서 현 사민당 정권의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듯 하다. 가족정책에 있어서도 여성과 아동의 복지를 강조함과 동시에 부모됨의 선택성(the voluntary nature of parenthood)을 강조하는 것은 특이하게 느껴졌다. 남성에게도 아동 양육의 책임을 부여함으로써 한부모 가정을 위해 지출해야 될 비용을 그들에게 직접 지원하는 대신 여성의 경제활동과 지방자치제의 육아시설 확충을 위한 비용을 지원하는 것은 국가의 사회복지에의 투자가 가시성을 지니며, 사회복지의 인프라가 구축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여겨진다. 또한 아동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여성에게 전가하는 것이 아닌, 아동의 생활 조건을 개선함으로써 여성의 취업 역시도 보장한다는 측면 역시도, 여성의 취업률은 높아지나 그에 따른 인프라 구축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에 시사하는 점이 많다고 생각했다. 또한, 탁아서비스와 노인가정보호 등의 사회복지 서비스 분야를 강조함으로 인하여 창출된 일자리의 대부분이 여성 노동력에 의존하고 있는 사실 역시도 여성이 가지고 있는 강점이 사회복지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좋은 예가 아닐까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교단의 여성화와 마찬가지로 사회복지의 여성화를 이야기하며 남성 할당제를 주장하는 세력도 있겠지만 말이다. 복지가 수혜자들의 권리이며 그들의 욕구(need)에 기반해 이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으나, 그러한 복지 제도의 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노동을 통한 기여가 선행해야 된다는 사실은 예상치 못했던 사실이었다. 어쩌면 이는 신자유주의 정책의 강화 속에서 재정적 문제를 해결하고 정치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복지국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일지도 모르겠다. 또한 이러한 사실은 복지의 실현을 위해 국가가 부담해야 되는 비용을 줄인다는 면에서도 탁월하다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일할 수 없는 노인들이나 중증 장애인의 경우 노동을 통한 기여가 불가능하다는 측면에서 볼 때, 이들에 대한 복지 정책 적용에의 문제가 야기되어질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상대적으로는 낮으나 90년대 이후 도래된 실업률의 증가 문제와 동시에, 현 사민당 정부의 복지 정책을 누리며 자라온 세대가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경제성장률을 받아들이지 아니하며, 더 나아가 이를 빌미로 사민당에 저항하는, 우파 지지 세력화되는 문제 역시도 복지국가 스웨덴을 위협하는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 책은 99년도에 쓰여졌다. 4년이 지나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스웨덴의 경제적인 면, 복지의 현실이 어느 정도 달라졌는지는 잘 모르겠다. 국가가 관장해오던 복지의 부분을 민간으로 전이시키는 노력이 복지에 대한 과대한 정부의 규모를 줄이는 방법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하지만 사적 연금 등의 경우, 기업체의 이익 추구 측면과 맞물리면서 복지가 권리 아닌 부담 가능자의 “혜택”으로 변모할 수 있는 측면이 존재한다는 측면에서 국가에 의한 또 다른 개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스웨덴 정부가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사민당 의 정권 유지와도 관련 있으나 동시에 복지국가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늠하는 잣대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