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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둘이서 주고받는 서신이 뭐 대단할까 싶다가 다 읽고 말았다
"남자 둘이서 주고받는 서신이 뭐 대단할까 싶다가 다 읽고 말았다" 내용보기
나는 어쩌다 그만, 이 좁고 험난한 길에 들어섰는가. 가장 큰 문제는 어디쯤 왔는지도 모르는 데다, 입구와 출구를 모두 찾지 못하여 탈출도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지금이라도 빠져나오는 것이 현명함을 증명하는 것인가 여전히 망설이지만. 그냥 묵묵히 앞을 향해 뚜벅뚜벅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기록을 새겨나간다. 어제보다 오늘, 조금은 더 다듬어진 자국이 남겠지 싶은 씩
"남자 둘이서 주고받는 서신이 뭐 대단할까 싶다가 다 읽고 말았다" 내용보기

나는 어쩌다 그만, 이 좁고 험난한 길에 들어섰는가. 가장 큰 문제는 어디쯤 왔는지도 모르는 데다, 입구와 출구를 모두 찾지 못하여 탈출도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지금이라도 빠져나오는 것이 현명함을 증명하는 것인가 여전히 망설이지만. 그냥 묵묵히 앞을 향해 뚜벅뚜벅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기록을 새겨나간다. 어제보다 오늘, 조금은 더 다듬어진 자국이 남겠지 싶은 씩씩함으로 버틴다. 그런 불안함 중에 손에 쥔 책이다. 남자 둘이서 주고받는 서신이 뭐 대단할까 싶다가 다 읽고 말았다. 읽고나서 나도 누군가에게 편지를 띄우고 싶어진다. 전세계 수많은 이들에게 보내고 싶지만 일단...


대표적으로는 저승사자 형님  한 분과 조슈아가 되겠다. 오래간 병환으로 누워있던 끝순이 할머니를 저 세상으로 모시러 온 저승사자 형님이 제 할 일을 잊어버린 채, 눈물을 쏟으며 엔딩까지 보고 앉아있는 그런 드라마. 아프리카 우간다 시골 소년 조슈아에게 한국이란 나라가 이런 곳이란다 알려준 탓으로, 기를 쓰고 오겠단 신념으로 전국1등 혹은 대륙1등 정도 쌉가능 하게 해버리는 드라마 정도는 되어야 직성이 풀릴 것만 같다. 엄청난 성공일수록 무모한 도전에서 비롯하였다. 아름드리 나무의 시작또한 썩어 없어져버린 초라한 씨앗이 그 시작이었음을.


오른손에 쥔 책 두께가 갈수록 얇아지고 한 장을 넘기는 속도가 점점 느려지는 것은, 이야기에 묻어나는 마음들이 참 좋아 오래간 꼭꼭 씹어 읽게 되기 때문이다. 참으로 훈훈하여 이번 달 난방비 걱정이 줄어들 생각이 들어, 마침 겨울에 책이 나온 것이 절묘하다 여긴다. 그러나 저러나, 또 다른 위로와 감동을 받고 싶은 욕심을 부려본다. 두 분의 훈훈한 고백과 격려만이 빼곡하여 뒤로 갈수록 동화 속의 사람들 같다. 실물 관계에서 왜들 없었겠는가, 사소한 원망이나 특이한 지적 등의 씬이 있었을텐데. 그 서운한 민낯이 담긴  몇 개의 서신 혹은 핑계와 변명 따위를 주고 받는다면 사람 냄새가 났을 수도. 혹시 그것들을 묶어 다른 한 권이 나온다면 말인데, 나를 포함하여 많은 이들은 소주값을 아껴서 도서정가제를 준수하고도 남을 것이다.


책을 읽다가 오래간 하고 싶던 이야기, 언젠가 해야 하는 이야기를 떠올려봤다. 지금 해야할 것은 일단 그저 액션 그것임을 깨닫는다. 저승사자 형님이 팔짱 끼러 오는 그, 마지막 숨이 다할 때까지 우리 모두는 총총을 생각치 말고 레디 리액션 태세에 나서야겠다. 몇몇 페이지의 에피소드와 주옥같은 시 구절에 그만 눈이 뜨거워지는 이상 증상 발현중이다. B형 독감도 한몫 하므로, 새삼 자기 관리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세기의 오케이를 위해, 저자 두 분의 건강을 기원한다.

YES마니아 : 로얄 u******0 2026.02.1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