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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츠카 에이지 <초심자를 위한 문학> 5강의 중심 책이다. 이 출판사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이 소설은 그래도 `검은 비`처럼 심하게 직역은 아니나 사이시옷이 심심하면 날아가는 건 여전했고 오자 역시 마찬가지다. 출판사 이름은 小花로 이 책은 한림대학교 한림과학원 일본학 연구소 총서 시리즈 중 한 권이라는데 과연 교정 보는 사람은 있는가 싶을 정도다. 요새도 책을 내는지는 잘 모르나 제발 교정 좀 봐라.
이 소설은 태평양 전쟁 말기 필리핀 레이테 섬에 징용된 일본군인이 패전에 가까워질 무렵 겪은 일들을 자세하게 기록했다. 어쩌다 보니까 요새 연달아 리얼리즘인지 순문학인지 그 비슷한 소설을 연달아 읽느라 좀 지쳐 느린 속도로 책을 읽어갔다. 일본 군인들이 기아에 허덕이고 끝내는 인육까지 먹으면서 서로 죽고 죽이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밀리터리물은 원체 취향이 아니라서 재미는 모르겠지만 앞서 읽은 다른 작가 책보다는 배경이 글로벌하다 보니까 이해하기 쉬웠다. 읽으면서 우리나라 한국전쟁 이후 전쟁문학으로 잠깐 이름을 날렸던 선우휘의 소설을 떠올렸다. 이 책 역시 선우휘 소설처럼 전쟁에서 사람이 겪는 심적 갈등을 잘 그려냈다. 어떻게든 주인공은 구원 방법을 찾으려 하나 찾는 족족 실패하고 만다.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십자가를 발견하고 그 십자가가 달린 교회에 가면 뭔가 구원을 얻을 거로 생각해 다가가나 결국엔 한 필리핀 여인을 죽이는 걸로 끝나는 부분이었다. 결국, 전쟁에선 신의 눈길도 소용이 없었다. 이럴 때 쓰는 말은 아니지만 신의 그물망은 촘촘하다는데 과연 그럴까 싶다. 전쟁과 같은 처참한 세상에서 구원의 말은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 울렸다. 결말에서도 구원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전쟁이 끝났어도 그 상흔은 사람들 속에, `나`의 속에 계속 남아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구원을 외친다는 건 아주 헛된 일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건 결국 현실도피에 불과할 뿐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