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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를 즐길 수 있는 방법에는 한계란 없다!
다소 늦은 리뷰라 머쓱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호의 리뷰를 꼭 쓰고 싶었던 이유는 여느 때보다 다양한 시도가 빛났기 때문이다. 계간지의 성격상 어느 지점에 다다르면 비슷한 흐름과 기획에 고착될 수밖에 없기 마련인데, 그것을 끊임없이 타파해가려는 적극적인 기획과 편집인들의 노력에 응원을 보내고픈 마음이다.
88호의 포문을 여는 것은 <미스터리 장르 전문 출판사가 본 2025년과 2026년 전망>이다. 미스터리 장르 전문 출판사인 래빗홀, 북스피어, 블루홀6, 자음과모음, 황금가지, 나비클럽이 모여 자사에서 출간된 좋은 작품과 2026년에 기대되는 출간예정작과 전망을 소개하면서 동시에 지난 해, 기대에 못 미쳐 아쉬웠던 작품까지 소홀히 하지 않는 점이 인상적이다. 개인적으로는 북스피어에 출간된 찬호께이의 작품 『고독한 용의자』를 재미있게 읽었는데, 출판사 측에서는 아쉬웠던 작품으로 지적한 걸 보면 나름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던 게 아닐까 싶다(이유가 궁금하다, 작가의 명성에 비해 작품성이 아쉬웠던 걸까 수익성이 아쉬웠던 걸까). 독자와 출판사가 느끼는 간극의 차이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한편, 자음과모음 출판사에서 2025년의 아쉬웠던 점에 대해 ‘완성도나 소재의 참신성은 있었으나 전개 구조와 캐릭터 호감도에서 아쉬움이 남는 작품들’에 대해 언급하는데, 나 역시 설정 자체는 훌륭하고 참신하나 서사나 캐릭터의 부재에 아쉬움을 느끼고 있었기에 장르문학 시장에 좀 더 다양한 세계관과 캐릭터 서사가 구축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흥분을 좀 가라앉히시고요. 안타깝지만 최순자 어머님은 코로나로 사망하신 것 같습니다. 저희가 인계해 편히 보내드리겠습니다.” “순자 언니는 코로나로 죽은 게 아니야! 살해당했어! 누가 언니를 죽였다고! 너희는 그걸 덮으려고 하는 거잖아!” / 「미스 아가페」, 김현철 작 중에서 38p
존엄을 잃고 명예에 집착하게 된 사회적 분위기, 그러나 명예를 획득하기보다는 서로에게 수치심을 먼저 안겨주기를 선호하는 명예 전쟁 속에서도, 존엄은 우리 안에 존재한다. 명예를 통해서 존엄을 얻을 수 있다고 믿어왔던 오랜 서사 문학의 전통에도 불구하고 존엄성은 오히려 명예가 아닌 곳, 명예롭지 않은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는 순간의 행위 속에서 성립하기 때문이다. 수치심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수치심을 두려워하지 않고 받아들이면서 기꺼이 앞으로 나아가는 자기 탐색의 여정이 우리에게 더 필요한 장르적 이야기일 수 있는 이유다. / 「마스터플롯으로 읽는 장르문학:④」, 박인성 연재글 중에서 181p
“미스터리 소설만 읽을 때는 내 삶과 미스터리가 무관하다고 생각했는데 글을 쓰며 알게 됐습니다. 내 삶의 꽤 많은 부분이 미스터리라는 것을.” / 이정오 수상소감 중에서 229p
역사는, 어쩌면 우리가 아는 모든 장르 가운데 가장 장엄한 미스터리가 아닐까. / 「역사라는 이름의 미스터리」, 박소해 글 중에서 259p
코로나 대유행의 시기를 배경 설정으로 묵직한 주제의식과 현실감 있는 클로즈드 서클을 완성한 신인상 수상작 「미스 아가페」, 내내 가볍게 툭툭 잽을 날리다 유쾌한 반전을 탁 내어놓는 홍선주의 「로키의 후예와의 대화」, 살인의 도구로 전락한 순간이동 장치와 이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추리쇼가 흥미진진한 「순간이동 장치는 어떠면 살인 장치일지도 모른다」 모두 재미있게 읽었다. 여기에 초단편 공모전 수상작 세 편과 제1회 나비클럽배 미스터리 백야장 수상작들도 분량은 짧지만 매우 짜임새 있는 작품들이라 읽는 즐거움이 컸다. 그 중 내 꿈을 앗아간 ‘내 인생의 진짜 빌런’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이정오의 에세이는 읽는 내내 머릿속이 크게 얻어맞은 것처럼 얼얼했다. 이 기획이 앞으로도 꾸준히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발견되지 못했을 뿐, 누구나 저마다 가슴에 미스터리 하나쯤은 품고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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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추리소설
《계간 미스터리》 2025 겨울호, 통권 88호 나비클럽 사람이 사람을 해치는 것만큼 끔찍한 것은 많지 않다. 감정이 격해져 서로 욕설을 주고받거나, 과하게는 서로 멱살을 잡을 수도 있다. 물론, 타인에게 가하는 물리력(정당방위는 제외)은 이유 불문하고 지양해야 한다. 하지만 타자의 생명을 끊어낸다는 것은 복수라는 이유가 있어도 지지하기 어렵다. 체계와 법을 무시한 행위는 비수가 되어 결국 내 심장에 박히기 마련이다. 또한, 인간사에서 살인을 정당화할 만큼 정의라는 개념이 완벽하게 정립되지 않았다. 타인의 숨을 멈추게 할만한 일의 정도는 80억 인구만큼 다양하기 때문이다. 어떤 이유는 너무도 터무니없을지도 모르고, 어떤 이유는 합당하지만 과하게 잔인할지도 모른다. 정당한 방위는 있음이 분명하나, 정당한 살인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급박한 상황에서 내 가족을 지키기 위해 주거에 불법으로 침입한 괴한을 살상하는 것은 당연히 의도가 없었기에 정당한 방위라고 볼 수 있다. 지극히 개인적이면서 안전해야만 하는 공간에 동의 없이 쳐들어온 것이니까. 복수는 분명 잘못된 행동이다. 범법 행위로 해당 인물을 처단했기 때문만이 아니다. 그러한 행위는 나에게도, 남아있는 가족에게도, 나아가서 사회에도 큰 물의를 일으킨다.
나는 추리소설을 읽을 때 역설적으로 추리에 중점을 두지 않는다. 누가 범인인지, 어떤 트릭을 사용했는지는 곁가지일 뿐 크게 중요하지 않다. 너무 말이 되지 않는 게 아니라면, 조금은 어설퍼도 그 나름의 시도에 박수를 보낸다. 내가 평생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존경심이 샘솟는 것이다. 하지만, 동기는 다르다. 살인이라는 행동을 촉발한 원인이 적절하지 못하면 아무리 대단한 속임수와 추리가 동반된다고 해도 흥미를 잃게 된다. 명탐정 코난이라는 만화는 어느새 살인 동기보다 속임수와 추리에 중점을 맞추었다. 사람의 숨을 강제로 거두게 한 동기로는 도저히 공감이 생기지 않았다. 추리소설에서 필연적인 타인의 생명을 끊는 일이 단순 아이템이 되어버린 것에 경악했다. 사회적 메시지도, 개인의 철학도, 문학적 통찰도 없이 특이하게 죽이고, 참신하게 풀어내기만 하는 것을 미스터리라고 부르고 싶진 않다.
한국 추리소설의 발전 계간 미스터리를 읽은 지 벌써 1년이 흘렀다. 그 흔한 셜록 홈스도 탐독한 적 없고, 히가시노 게이고의 장편 두어 편을 읽은 게 전부라 미스터리 장르에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긴 호흡과 답답함 그리고 동기와 수법이 이해되지 않아 이 장르에서 멀어졌다. 그러나 단편 미스터리는 내 호기심을 강하게 자극했다. 평소 고전 단편 소설의 맛에 집착하는 만큼 이것 또한 새롭게 맛있게 잘 차려진 단편이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배경도 한몫했을지도 모른다. 익숙한 배경과 상황, 말투 그리고 동기와 수법까지 전부 한국적이다. 있을 법한 감정선이 소설에 더 동화되게 만든다. 마치 정유정 작가의 7년의 밤 같은 느낌이다. 앞으로도 많은 초단편과 단편 추리소설이 줄지어 나오길 기원하고, 한국의 추리소설을 기대한다.
나비클럽의 실행하기 어려운 실험적인 도전을 열열하게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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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서평단 활동을 위해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2025년 마지막 계간미스터리가 나왔다. 부제는 '내 인생의 가장 미스터리한 일'. 부제를 보고 생각해 본다. 내 인생의 가장 미스터리한 일은 무엇이었을까? 음... 아무래도 1년이 또 이렇게 가버렸다는 사실이 나는 가장 미스터리하다. 어떻게 사람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또 365일을 줬는데 이렇게.... 살았지? 우리는 해마다 1월 1일로 회귀하지만 또 다시 비슷비슷한 365일을 살고 그냥 그대로 1월 1일을 맞는다. 정말 미스터리하다. 그래도 연말이니 2025년을 톺아보는 코너가 빠지면 아쉽다. 각 출판사별 2025년 추미스 작품을 돌아보는데, 내가 읽었던 책이 나오면 너무 반갑고, 재미있다고 선정되었는데 읽지 못한 책이 나오면 내년에라도 꼭 읽어봐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나름대로 공감도 해보고, 쉴드도 쳐보면서 나만의 2025년 추미스 어워드 시간을 가져보았다. 이번 계간미스터리 2025년 겨울호는 재미있는 단편들이 많았다. 신인상 수상작은 김현철 작가의 미스 아가페. 개인적으로 '요양원 노인들 사이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는 설정 자체가 독특해서 재미있었다. 코로나 팬데믹이나 치매 같은 설정을 가져온 것도 작품을 좀 더 풍성하게 만들었던 부분이었고... 작가가 육아를 병행하는 아이 아빠라는 걸 알고 나니 (영화 연출을 전공해서 계속 글을 써왔다고는 하지만) 육아를 하며 이렇게 완성도 있는 글을 쓰는 게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단편소설로는 홍선주 작가의 '로키의 후예와의 대화', 김범석 작가의 '순간이동 장치는 어쩌면 살인 장치일지도 모른다'가 소개되었다. 홍선주 작가는 계간 미스터리로 꾸준히 작품을 접해왔는데 정말 열일하시는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단편을 그렇게 꾸준히 써서 발표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닐 텐데. 그런데 또 이야기를 풀어가는 기술이랄까 입담?이 참 좋아서 훌훌 읽게 된다. 대단하다. 홍선주 작가의 '로키의 후예와의 대화'가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듯 가볍게 시작해서 묵직하게 반전을 툭 때리는 글이라면, 김범석 작가의 '순간이동 장치는 어쩌면 살인 장치일지도 모른다'는 제목으로도 알 수 있듯이 sf적인 미스터리다. 차갑고 무겁게 시작해서 차갑고 무겁게 끝나는 글이랄까. 순간이동 장치로 어떻게 살인을 하는지 궁금하십니까? 그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계간 미스터리 2025 겨울호가 특별한 이유는 제1회 나비클럽배 키스터리 백야장 수상작이 소개되기 때문이다! 주제는 바로 '내 인생의 가장 미스터리한 일'. 전국 14개의 책방에서 진행되었고, 참가자들은 에세이, 시, 초단편 소설을 손글씨로 써서 응모했다고 한다. 우리의 삶과 닿아있는 미스터리들을 포착한 작품들이 궁금하다면 잡지를 통해 읽어보길 바란다. 어쩌면 아주 우연히 sns 알고리즘을 통해 계간 미스터리를 알게 되었고, 1년간 계간 미스터리와 함께 미스터리에 빠져 지냈던 것 같다. 작년까지는 읽지도 않은 책에 왜 올해 갑자기 빠지게 되었는지, 아이돌만 잔뜩 뜨던 알고리즘에 왜 갑자기 계간 미스터리가 보이게 되었는지 그건 정말 미스터리한 일이지만...ㅋㅋㅋ 미스터리라는 장르에 대한 열정으로 계절마다 잡지를 묶어 출간하는 사람들이 있고, 또 그 잡지를 통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미스터리를 쓰고 있고, 그 미스터리를 어떤 마음으로 쓰고 있는지 알게 된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앞으로도 계간 미스터리와 또 좋은 인연으로 계속 만날 수 있기를. 서점에서 만나요. 그리고 리뷰가 늦어져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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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번호 서문에서 '아사리판인 세상이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할 일은 계간 미스터리를 내놓는 일'이라 믿으며 겨울호를 선보인다는 편집장의 말과 함께 변함없이 2025년의 마지막 <계간 미스터리>가 찾아왔네요. 저는 매번 해당 호의 신인상 당선작이 어떤 소설일까에만 관심이 집중된 편이었는데요. 이번 겨울호는 다른 때보다 유독 특집이 풍성하다는 느낌이 들어 특집 기사에도 관심이 많이 갔습니다. 당선작을 비롯한 소설들도 물론 다 재미있게 읽었지만, 특집 기사를 통해 장르 분위기와 흐름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계간 미스터리 겨울호를 통해 다음에는 어떤 미스터리를 읽을지, 뭘 읽을지 감을 잡았다고 할까요. 이번호 두 가지 특집 기사 '미스터리 장르 전문 출판사가 본 2025년과 2026년 전망' 그리고 '베스트셀러 순위로 살펴보는 2025년 미국 추리 문학계 흐름'이 실려 있습니다. 이 두 기사만 봐도 특집 기사에 더 주목하던 분들이라면 만족할만한 기사가 아니었을까 생각되네요. 이번호에서 <미스 아가페>로 단편 미스터리 신인상을 수상한 김현철 작가와 계간 미스터리에서 주최했던 '백야장'에서 뽑힌 수상작들까지 실려 있고 게다가 지난호부터 공모중인 초단편소설 수상작들까지! 특히 더 만찬이었네요. 어떤 스타일, 어떤 느낌의 작품들이 뽑혔는지 흐름을 읽는 눈을 키울 수 있고 또 여러 편을 맛볼 수 있는 재미도 있을 듯합니다. 언제나 그렇듯 소설만 있는 게 아닙니다. 읽을거리가 많아서 장르소설을 토대로 한 여러가지 콘텐츠를 다양하게 접할 수 있어요. 이런 풍부한 구성이 장르 소설 팬들에게 계간 미스터리를 읽는 재미를 준다고 생각하네요. 이번호 특집 기사 '장르 전문 출판사가 본 2025년과 2026년 전망'에서 미스터리 출판사별로 내년의 기대작을 소개했는데요. 벌써부터 기대가 되더라고요. 올 한해에 출간될 미스터리 작품을 기다려보는 즐거운 독서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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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그리고 마지막으로 겨울.
이번 겨울호는 표지부터 강렬했습니다.
겨울호는 한 해의 정리와 함께, 미스터리 장르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는 내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번 호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코너는 신인상 수상작 <미스 아가페>였어요. 또한 초단편 공모전 코너는 짧은 분량에도 긴장감이 살아 있었고, 박산호 작가 인터뷰도 특히 반가웠습니다. 마지막 ‘사건의 재구성’ 코너는 이번에도 쉽지 않았지만, 그래서 더 재미있었어요. 1년 동안 사계절의 미스터리를 따라가며 느낀 건, 📖 이런 분께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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