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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의 공간,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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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없이 지친 퇴근길, 여느 날보다 느린 걸음으로 공원을 통과해 집으로 향하는데 머리 위에 걸린 현수막에 적힌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현수막에 적힌 문구는 ‘마을밥상’. 식비 3천원만 가지고 오면 함께 점심을 나눌 수 있는 행사라고 했다. 잘 알지도 못하는 이와 밥상을 함께하다니 기분이 묘했다. 하지만 밥은 핑계요, 서로 얼굴을 익히고 친하게 지내기 위함이 주목적이라는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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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없이 지친 퇴근길, 여느 날보다 느린 걸음으로 공원을 통과해 집으로 향하는데 머리 위에 걸린 현수막에 적힌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현수막에 적힌 문구는 ‘마을밥상’. 식비 3천원만 가지고 오면 함께 점심을 나눌 수 있는 행사라고 했다. 잘 알지도 못하는 이와 밥상을 함께하다니 기분이 묘했다. 하지만 밥은 핑계요, 서로 얼굴을 익히고 친하게 지내기 위함이 주목적이라는 생각이 이내 들었다. 마을마다 공동체 회복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도시, 그것도 아파트의 특성상 문만 닫으면 세상과의 단절이 가능해 이웃에 살아도 이웃이라 부를 일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미 모두의 몸에 익어버린 아파트라는 주거 환경에 변화를 기하는 건 불가능하겠지만, 마음과 마음 사이에 존재하는 거리를 좁히는 건 더딜지라도 노력으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다. 성공도 실패도 논하기란 시기상조다. 불과 2~3년 만에 “안다”, 더 나아가 “친하다”고 관계 정의가 가능할 정도로 우리 인간이 단순하진 않으니 말이다.

누구네 집 숟가락이 몇인 것까지 알 정도로 가까워지기가 어려운 이유가 무엇일까. 다들 직장생활을 하느라 바빠서일 수도 있고, 기본적으로 남보다 나아야 내가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 사회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유가 뭐든 현대사회에서 마을은 힘들지 싶었는데, 이미 여러모로 마을이란 단어가 부끄럽지 않은 곳들이 서울 안에 존재한다는 걸 책을 통해 알게 됐다. 파크리오맘과 성미산마을은 아이의 성장을 위해 온 마을이 함께하고 있는 경우였다. 아파트 평수를 통해 친구를 가려 사귈 것을 주문하는 게 오늘날의 부모라는 소리까지 들었는데, 이 곳 부모들은 자녀 교육을 고민하면서 새로운 흐름을 창조해냈다. 인터넷 카페를 만들어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고, 직접 어린이집을 만들어 기존 교육과는 다른 방식의 교육을 고민했다. 자신에게 필요 없는 물건을 타인에게 기부하고, 놀이터에 서재를 설치해 도서관처럼 꾸려 공유하는 등의 활동이 이어졌다. 어린이집에서 출발한 고민은 아이들이 성장함에 따라 초,중학교까지 달라지게 만들었다. 서로 생각을 나누다보니 마을 카페가, 유기농 음식을 판매하는 레스토랑도 생겨났다. 하지만 처음부터 활동이 거창(?)했던 건 아니다. 지금에 이르기까지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헌신에 가까울 정도로 활동에 매달린 누군가가 분명 존재했다. 그들은 물질적인 보상이나 정신적인 추종 따위를 기대치 않았다. 그들에게 마을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를 지닌 공간이었다. 깊이 잠들어 미처 현관문을 열어주지 못했던 엄마는 마을이 아니었더라면 오래도록 죄책감에 시달렸을 것이다. 아이를 달래고 저녁까지 해 먹인 건 평소 살갑게 인사하며 얼굴을 익힌 이웃이었다. 지난한 과정들이었을지 몰라도 그렇게 진정한 ‘마을’은 탄생하고 있었다.

알고 지낸다는 건 때론 개개인이 지닌 것 이상의 능력으로 이어지곤 한다. 현명한 소비자가 되는 것도 물론 어렵지만, 마을은 사람들에게 생산자로의 변신도 가능하단 사실을 일깨워줬다. 값비싼 기기와 난해한 기술을 익혀야만 가능한 줄 알았던 신문 발행이나 방송의 영역에도 주민들은 진출했다. 언론사처럼 매일 기사를 쓰고 뉴스를 만들지는 못하지만 열정만큼은 전문가와 견주어도 부족함이 전혀 없다. 게다가 그들은 마을 안에 기거한다는 강점을 지녔다. KBS, SBS, MBC 등이 결코 다루지 않을 소식을 다루고, 조선일보나 중앙일보 등이 결코 알지 못할 마을의 소소한 이야기를 전한다. 건강한 먹거리를 고민하다가 아예 아버지의 마음으로 질 좋은 두부를 생산하기 시작한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서툰 한국어에 주눅이 들었던 결혼 이주 여성들이 “선생님”소리를 들으면서 제 모국의 역사와 전통을 마을에 전파하는 문화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도 있다. 마을에서 가능한 일은 생각보다 많았다.

호모 루덴스.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야 있겠지만, 우리 모두는 이왕이면 삶을 즐기길 꿈꾸는 존재다. 지친 몸이 오로지 잠드는 공간으로서만 존재하는 줄 알았던 마을은 이미 다양한 사람들의 고민을 끌어안고 요동치고 있었다. 수많은 문제를 오로지 나라에서 해결해주길 바라고만 있을 순 없다. 물론 국가가 팔 걷고 나서면 파급력은 그만큼 클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것을 나라에서 해주기만 기다리다보면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다. 마을 안에서 고민하다보면 없던 신명이 생긴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도처에 널려 있다는 사실에 위로 받고,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다보면 해결책이 보인다. 그렇게 근심을 내려놓고 문제를 차근차근 해결하다보면 삶은 즐거워진다. 그것이야말로 마을이 지닌 힘이자 인간이 인간을 존중할 때 누릴 수 있는 행복이다.

마을에서 놀고, 먹고, 일하고, 배우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직은 그리 많지 않기에 이와 같은 책이 신선하게 읽히는 것이리라. 하지만 읽는 내내 아마도 대부분이 “이와 같은 마을에서 살고 싶다”를 외쳤을 것이다.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지는 법이다. 우리의 마을은 이미 변화하고 있다. 

q*****2 2015.10.0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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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마을에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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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 이야기 2015-079   『마을을 상상하는 20가지 방법』 박재동. 김이준수 / 샨티   1. 공동체의 치유효과가 있다. 장수촌으로 유명한 일본의 오키나와는 싱싱한 해산물과 환경이외에도 지역 사람들 간의 휴먼 네트워크가 다른 지역보다 활발하다. ‘휴먼 네트워크’라는 단어는 기업 경영이나 처세술을 연상하게 된다. 좀 더 앞서가는 사람은 다단계 마케팅까지 생각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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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15-079

 

마을을 상상하는 20가지 방법박재동. 김이준수 / 샨티

 

1. 공동체의 치유효과가 있다. 장수촌으로 유명한 일본의 오키나와는 싱싱한 해산물과 환경이외에도 지역 사람들 간의 휴먼 네트워크가 다른 지역보다 활발하다. ‘휴먼 네트워크라는 단어는 기업 경영이나 처세술을 연상하게 된다. 좀 더 앞서가는 사람은 다단계 마케팅까지 생각을 한다. ‘휴먼 네트워크를 이 책에선 마을 공동체라고 한다. 물론 둘은 성질이 다르다. 휴먼 네트워크는 지역, 시간 및 장소를 불문하고 연결 될 수도 있지만 마을 공동체는 면대면 만남이다. 오프라인 만남이 키포인트다.

 

 

2. 멋지고 건강한 마을 공동체가 이렇게나 많은지 몰랐다. 일간지나 인터넷으로 접하는 정치, 사회면만 보면 속이 거북해서 도대체 이 나라는 언제나 맘 놓고 살기 좋은 사회로 바뀔까 염려된다. 그러나 이 책에서 소개하는 마을 공동체를 들여다보니 희망이 보인다. 사람들이 맛나게 살아갈 만한 동네가 하나 둘 늘어나다보면 언젠간 이 땅에도 서로에 대한 긴장감과 적대감을 풀고 지낼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이 생긴다.

 

 

3. 첫 장을 열면 만나는 문장들이 마을 안내를 해준다. “우리는 마을에서 놀고, 먹고, 모이고, 협동하고, 말하고, 예술하고, 교육하고, 일한다.” 그래서 행복하단다. 그런데 그 마을들이 두메산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서울하늘아래 있다는 사실이 더 놀랍다. “마을은 저마다의 색깔로 함께 사는 방식을 만들고 있었다. 하나의 방식만 있는 게 아니었다. 기계가 아닌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그러했다. 그리고 성공이나 성장을 목표로 둔 경쟁이나 자본이 요구하는 획일적인 삶이 아니라 다른 삶을 인정하고 꿈꾸는 제각각이 선택한 방식이었다.”

 

 

4. 아파트 공동체 파크리오맘은 잠실나루역 부근의 파크리오아파트내의 공동체다. 대단위 아파트 단지지만, 공동체에 참여한 엄마들은 아파트의 모든 아이가 어떻게 자라는지 알 정도로 공유되는 부분이 많다. 점차 활동 범위와 참여도가 높아지면서 공동체 때문에 이사를 못 간다고 할 정도다. 20년 이상의 연륜이 있는 마포구의 성미산 마을은 서울에 있는 마을공동체 가운데 가장 많이 알려진 곳이라고 한다. 성미산 마을을 보겠다고 매해 4천 명 이상의 사람들이 일부러이곳을 찾는단다. 어린이집에서 (대안)학교까지 만들었다. 사람은 먹으면서 하는 교제가 제일이다. 물론 마음이 편한 사람과 함께일 때라는 전제가 따르지만. 마포구 서교동에 자리한 수운잡방은 처음엔 커피 노동자들이 함께 만든 공간이었다. 그 후 마을사람들에게 공개했다. 일종의 먹방타운이다. 함께 만들어서 나눠먹는 공간이다. 싱글족들도 외롭다. 혼자 노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만들었다. 이동하는 마을 이웃 랄랄라가 있다. 셰어하우스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동작구에 위치한 성대골의 가장 큰 장점은 연대와 협동이다. 마을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다. 성대골 협동조합의 거리, 마을 어린이 도서관, 마을카페(사랑방), 마을 강습소, 상담센터 등은 진짜 마을의 모습이다. 이외에도 마을 신문 도봉 N, 예찬길 마을공동체, 창신동 봉제마을, 공릉동 꿈마을 공동체 등등이 소개 된다.

 

5. 인터넷에서 본 스토리인데 이 책에도 나온다. 한 아파트촌에 어떤 가족이 이사 왔다. 그 가족의 아이 하나가 엘리베이터 옆에 이렇게 포스트잇을 붙여놓았다. “우리는 000호로 이사 왔어요. 아빠 엄마와 저와 동생, 그리고 강아지가 있어요. 같이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다음날 그 포스트잇 옆엔 수많은 노란 포스트잇들이 붙었다. “우리 집은 몇 호인데 반갑다. 우리는 강아지가 두 마리가 있단다. 보면 인사하고 지내자.” “우리 집은 할머니도 계셔. 우리 집에 놀러 와.”...... 사람이 살아가는 모양의 시작은 마을이었다. 공동체였다. 그런 면에서 도시는 기형적인 구조다. 우리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사건, 사고는 거의 도시에서 일어난다. 그렇다고 흩어져 살기엔 너무 늦었다. 부대끼면서 살아가야 한다. 책에서 소개되는 공동체가 더욱 늘어나길 기대한다. 빨리 자랄 필요는 없다. 천천히 오래 갔으면 좋겠다. 깊이 뿌리를 내려서 우리의 아이들과 아이들의 아이들이 자라기에 부족함이 없는 좋은 토양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s******5 2015.04.2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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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공동체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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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공동의 관심사를 나누고 관계를 맺으면서 함께 행동하고 실천하는 소규모 집단까지도 포함한 개념이 이 책에서 말하는 마을공동체인 것이다. 숟가락 젓가락 개수까지 알고 있는 그런 관계가 아니라, 허용 가능한 일상을 나누면서 자본주의 사회가 요구하는 경쟁적 삶이 아닌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면서 자신들만의 가치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과정까지도 마을이 될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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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공동의 관심사를 나누고 관계를 맺으면서 함께 행동하고 실천하는 소규모 집단까지도 포함한 개념이 책에서 말하는 마을공동체인 것이다. 숟가락 젓가락 개수까지 알고 있는 그런 관계가 아니라, 허용 가능한 일상을 나누면서 자본주의 사회가 요구하는 경쟁적 삶이 아닌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면서 자신들만의 가치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과정까지도 마을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마을을 기반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사람들도 있다. 두부 본연의 맛을 살린 수제 두부로 지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아빠맘두부 그렇다. 은평구 거주자이며 은평시민넷에서 10 넘게 활동한 중년 남자 넷이서 의미 있고, 재미도 있는 먹거리 사업을 하기로 결심하면서 시작되었다. 이들이 선택한 먹거리는 두부. 오랜 보관을 위해 멸균 과정을 거쳐 본래의 맛을 잃고, 첨가된 기름 맛이 본래의 맛을 대체해버린 두부를 안전하고, 무엇보다맛있게생산하고 싶어서였다. 아빠맘두부는 2012 6월에 시작하여 현재까지 지역 내에서 맛있고 건강한 두부로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다. 이들은 사람들에게 안전하게 먹을 권리를 찾아주고 싶다며 현재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특히, 이제는 유명세를 재미난마을도 재미난학교 운영에 있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 교사와 부모간의 마찰로 한꺼번에 40퍼센트의 아이가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는 일도 있었고, 기존에 없던 학교 체계를 만들다 보니 중등 과정을 9년제로 했다가 6년제로 바꾸는 어수선한 상황도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저자는 대부분의 공동체를 소개할 이들이 겪었던 어려움에 대해서도 서술하려고 노력했다. 꿈을 실현하는 시련이 없을 없으며, 새로운 일을 시행하는 시행착오를 하나의 성장통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이유에서일 것이다. 덕분에 마을 만들기에 대한 막연한 구상을 갖고 있는 사람뿐 아니라 대략적인 구상은 끝마쳤으나 이를 적용하는 있어 막막해하는 이들에게 현실적이고, 실제적인 도움도 있는 책이 것이 아닐지.

k***4 2015.04.1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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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을에서 이웃이 되는 길 (마을을 상상하는 20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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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삶읽기, 인문책 109한마을에서 이웃이 되는 길― 마을을 상상하는 20가지 방법 박재동·김이준수 지음 샨티 펴냄, 2015.4.6.  ‘마을 살리기’ 바람이 찬찬히 온 나라에 붑니다. ‘마을’이라는 낱말은 시골에서 쓰는 말이고, 도시에서는 ‘동네’라는 낱말을 쓰지만, 요새는 도시에서도 ‘마을’이라는 낱말을 곧잘 씁니다.  한국말사전을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는데, ‘마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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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삶읽기, 인문책 109



한마을에서 이웃이 되는 길

― 마을을 상상하는 20가지 방법

 박재동·김이준수 지음

 샨티 펴냄, 2015.4.6.



  ‘마을 살리기’ 바람이 찬찬히 온 나라에 붑니다. ‘마을’이라는 낱말은 시골에서 쓰는 말이고, 도시에서는 ‘동네’라는 낱말을 쓰지만, 요새는 도시에서도 ‘마을’이라는 낱말을 곧잘 씁니다.


  한국말사전을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는데, ‘마을’이라는 낱말은 “살림집이 여럿 모여 이루어진 삶터”를 가리킵니다. ‘동네’는 ‘洞 + 네’입니다. ‘동네’는 ‘洞內’에서 말꼴이 바뀌었다고도 하지만, ‘형네’나 ‘할머니네’처럼 ‘-네’를 붙였다고 여기기도 합니다. 아무튼, 한겨레는 먼 옛날부터 ‘마을’이라는 낱말만 썼으나, 시골살이가 사라지는 곳, 이른바 ‘도시’가 생기면서 한자를 빌어 ‘동네’라는 낱말을 새로 지어서 썼다고 여깁니다. 오늘날에는 ‘뉴타운’ 같은 영어를 쉽게 쓰지만, 일제강점기 언저리와 해방 뒤에는 으레 한자로 새 낱말을 지어서 썼습니다.


  그러니까, 오래된 삶터에서는 수수하게 ‘마을’이라는 낱말을 쓰는 셈이요, 새로운 문명과 사회를 보여주려고 하는 도시에서는 ‘동네’라는 낱말을 써서 둘을 가르려고 하는 셈입니다.



.. 임유화 씨는 아파트가 한 칸 한 칸의 사적 재산물들이 모여 있는 단순한 집합체라기보다는 그것들이 모여 하나의 마을을 이루는 공동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 ‘함께하는 것’의 즐거움을 맛본 사람들이 속속 판을 넓히기 시작하면서 성미산마을은 점점 더 흥미로운 곳이 되어 갔다 … ‘어울려서 요리하고 먹는’ 즐거움이 주방에서 시작해 마을로 이어진다 ..  (15, 29, 47쪽)



  ‘두레’를 엮으려는 움직임이 나라에서까지 일어납니다. 한자말로는 ‘협동조합’이라고 하는데, ‘협동조합’은 일본에서 지은 낱말입니다. 협동조합 운동도 일본에서 불거졌습니다. 나라에서 정책으로 협동조합 바람을 일으키기 앞서, 도시에서는 사람들 스스로 ‘생협(생활협동조합)’ 운동을 벌였습니다. ‘두레 생협’ 같은 이름을 쓰는 곳도 있었는데, 생협이든 협동조합이든 한국말로 가리키면 ‘두레’입니다.


  뜻을 모으고 힘을 모아서 여럿이 함께 큰일을 할 적에 ‘두레’를 합니다. 두레를 모임으로 엮지요. 그런데, ‘마을’이라는 이름도 시골살이에서 태어났고, ‘두레’라는 이름도 시골살이에서 나타났습니다. 도시에서는 흙일을 하지 않는데, 외려 도시에서 ‘마을 살리기’나 ‘마을 만들기’를 벌이고, ‘두레’라는 모임을 엮으려는 움직임이 크게 일어납니다.



.. 누군가는 이웃랄랄라가 어떻게 마을공동체냐고 물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웃랄랄라는 분명 마을공동체다. 스스로 하나의 마을이 되었다 … 이런 과정에서 은실이네만의 철학도 생겼다. 조금 벌더라도 일을 많이 하지는 말자 … 마을에서는 곧잘 ‘우연한 만남’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현대의 많은 대도시들은 이런 기회를 차단하고 있다 … 곽수경 씨는 자신이 오랜 시간을 통해 깨달은 것을 마을의 청소년들도 언젠가 알게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  (59, 68, 78, 204쪽)



  박재동·김이준수 님이 빚은 이야기책 《마을을 상상하는 20가지 방법》(샨티,2015)을 읽습니다. 서울에서 ‘마을 살리기’를 알차면서 예쁘게 잘 하는 스무 군데 마을을 찾아다닌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서울에서 무럭무럭 자라는 예쁜 마을이 스무 군데뿐이겠습니까만, 이 스무 군데 이야기를 바탕으로 새로운 마을이 자라기를 비는 마음일 테고, 다른 모든 예쁜 마을이 튼튼하게 뿌리내리기를 꿈꾸는 마음이리라 생각합니다.


  그나저나, 책을 찬찬히 읽다가 문득 이런 생각도 듭니다. 왜 마을 살리기를 할까요? 마을 살리기를 굳이 해야 할까요?


  아무래도 마을 살리기를 한다고 한다면, 마을이 죽었기 때문입니다. 마을 살리기를 굳이 해야 하는 까닭이라면, 마을이 죄다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앞뒤가 어긋난다고 해야 할까요, 씁쓸하다고 해야 할까요, 1970년대로 접어든 뒤부터 나라에서 ‘새마을 운동’을 일으켰고, 이 운동은 아직도 깃발이 나부낍니다. 아직도 시골에서는 마을마다 새마을 운동 깃발을 내걸어야 합니다. 시골 군청에서도 이 깃발을 내걸고, 도시에서도 이 깃발을 내걸어요. 그런데 말이지요, 새마을 운동 바람이 일고 난 뒤부터 ‘마을이 죽었’습니다. 새마을 운동은 시골에 있던 수많은 마을을 깡그리 짓밟았습니다. 게다가 도시에 있던 달동네도 하나둘 짓이겼습니다. 아주 오랜 옛날부터 살갑고 고요하게 숨쉬던 마을살이를 몽땅 내쫓으려고 하던 새마을 운동입니다. 새마을 운동을 벌이면서, 풀집과 흙집을 허물었습니다. 제비집도 까치집도 허물었습니다. 마을 고샅길을 시멘트로 덮었고, 논둑도 시멘트로 덮으며, 논도랑도 시멘트로 덮었지요. 비료와 농약과 비닐을 쓰도록 부추긴 새마을 운동입니다. 새마을 주택을 짓게 시키고, 새마을 모자를 쓰게 시키며, 새마을 수련원을 세워서 ‘나라에 충성하는 애국 시민’을 키우려고 닦달했습니다.



.. 마을에서 꼭 해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에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시간이 걸릴망정 되지 않은 일은 없다 … 〈도봉 N〉은 마을에서 벌어진 사소한 일도 놓치지 않고 신문에 담아냈다. 아이들이 쓴 시가 실리기도 했는데, 그럴 때면 아이들은 신문이 언제 나오느냐고 보채곤 했다. 내 이야기, 우리 이야기가 실리는 신문, 마을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이유가 있었다 … 미디어는 즐겁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아낼 때 빛이 난다. 내 주변에 귀를 기울이면 얼마든지 즐겁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다는 것을 와보숑은 보여준다 ..  (114, 129, 151쪽)



  마을은 나라에서 세우지 못합니다. 마을은 사람들 스스로 세웁니다. 사람들이 손수 흙을 가꾸고 나무를 심으며 들을 돌볼 적에 비로소 살림집 한 곳이 태어나고, 이웃집이 생기고 늘면서 바야흐로 마을을 이룹니다. 커다란 장비를 써서 아파트를 수백 채씩 때려박아서 수천이나 수만에 이르는 사람이 좁은 곳에 다닥다닥 붙어서 살도록 해야 ‘마을’이 되지 않습니다. 예부터 ‘마을’이라고 하는 곳은 ‘아이들한테 물려줄 수 있는 삶터’입니다. ‘아이들이 물려받아서 즐겁게 살다가, 새롭게 아이를 낳아서 오래오래 물려줄 만한 삶터’가 바로 마을입니다.


  《마을을 상상하는 20가지 방법》에 나오는 ‘마을 살리기’를 찬찬히 보면, ‘골목집’으로 이루어진 마을은 드뭅니다. 으레 아파트로 이루어진 마을입니다. 아파트라고 해서 마을이 안 될 까닭은 없습니다. 그러나, 아파트는 언제나 재개발을 합니다. 아파트 재개발을 하면, 이곳에 ‘예전 아파트 주민’이 다시 돌아와서 살기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아파트 재개발을 하면 예전 아파트를 허물면서 나오는 온갖 시멘트 쓰레기와 플라스틱 쓰레기가 갈 곳이 없어요. 이런 쓰레기를 어디에 버릴까요? 갯벌에 파묻고 매립을 할까요? 바다에 던질까요? 가난한 이웃나라에 아파트 쓰레기를 내다팔까요?


  마을 한 곳은 한두 해나 열스물 해 사이에 태어나지 않습니다. 마을 한 곳은 아무리 짧아도 이백 해는 흘러야 태어납니다. 아이가 태어나고 자라서 어른이 된 뒤 새로운 아이가 태어나고 자라기를 꾸준히 되풀이한 뒤에라야 비로소 마을이 뿌리를 내립니다.



.. 아이들을 대하는 아빠들의 태도에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났다. 아내의 몫으로만 여기던 육아를 자신의 삶 속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이와 함께 바깥으로만 돌던 아빠들이 자연스레 마을의 일원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 마을무지개의 미덕은 이주 여성을 한 마을에 사는 이웃으로 바라본다는 것, 경제 활동을 함께하면서 마을공동체도 일구어 간다는 점일 것이다 ..  (184, 234쪽)



  서울은 사람이 대단히 많습니다. 땅은 무척 좁은데 사람이 무척 많습니다. 그래서, 서울에서는 텃밭을 누리기 몹시 어렵습니다. 마당 있는 집에서 지내는 서울사람은 손으로 꼽을 만큼 드뭅니다. 고급아파트나 호화빌라에 살더라도 마당을 누리는 사람은 드물지요. 마음껏 악기를 켜거나 노래를 부를 만한 살림집에 깃든 서울사람은 그야말로 드뭅니다.


  서울에서 꾀하는 ‘마을 만들기’는 이렇게 나무 한 그루 못 심고 텃밭 한 조각조차 얻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제 더는 이 갑갑한 곳에서 숨이 막혀 못살겠다!’고 하면서 외치는 목소리라고 느낍니다. 층간소음 때문에 골머리를 앓지 말고, 신나게 춤추고 노래하고 웃고 떠들고 수다를 떨면서 밥잔치도 열고 술잔치도 벌이면서, 온갖 잔치를 함께 누리자고 하는 신나는 놀이마당을 꿈꾸면서 ‘마을 만들기’를 꾀하지 싶습니다.


  마을은 언제나 놀이마당입니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언제나 노니까요. 마을은 언제나 일터입니다. 왜냐하면, 어른들은 언제나 일하니까요. 다만, 놀이와 일은 서로 동떨어지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언제나 어른들 일거리를 거들면서 기쁘게 놉니다. 어른들은 언제나 아이들이 홀가분하게 놀도록 온갖 놀잇감을 손수 만들어서 건네며 함께 놉니다. 놀이노래를 가르치고, 놀이를 물려줍니다. 너른 마당과 들과 숲에서 아이들이 걱정없이 뛰놀도록 삶터를 가꿉니다.


  서울에서 꾀한다는 ‘마을 만들기’는 아이들이 신나게 뛰놀기를 바라는 꿈이어야지 싶습니다. 서울사람이 짓는다는 ‘마을’은 바로 어른과 아이가 함께 웃고 노래하는 잔치마당을 바라는 꿈으로 나아가야지 싶습니다.


  청와대와 국회의사당에서도 앙증맞은 마을이 태어나기를 빕니다. 강아랫마을과 강웃마을 모두 사랑스러운 마을이 새로 자랄 수 있기를 빕니다. 이리하여, 나중에는 서울과 시골이라는 울타리가 없이, 모두 한동아리로 어깨동무할 수 있는 멋진 ‘한마을 이웃’이 될 수 있기를 빌어요. 4348.4.28.불.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시골에서 책읽기)



h*******e 2015.04.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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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상상하는 20가지 방법 - 박재동·김이준수 (샨티)
"마을을 상상하는 20가지 방법 - 박재동·김이준수 (샨티)" 내용보기
'마을'이라는 개념이 달라지고 또 사라진 지 오래인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나 자녀 교육 등의 문제로 성인이 된 이후 이주하여 유년시절을 보낸 곳이 아닌 낯선 곳에서 살고 있다   그래서인지 마을이라는 개념이 없이 살고 있을 뿐더러 마을에 대해 생각해보라고 한다면 그저 잠자는 집이 있는 구역 정도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나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어느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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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이라는 개념이 달라지고 또 사라진 지 오래인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나 자녀 교육 등의 문제로 성인이 된 이후 이주하여

유년시절을 보낸 곳이 아닌 낯선 곳에서 살고 있다

 

그래서인지 마을이라는 개념이 없이 살고 있을 뿐더러

마을에 대해 생각해보라고 한다면 그저 잠자는 집이 있는 구역 정도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나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어느 정도 어린 시절을 보낸 곳에서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마을을 포근한 곳, 친숙한 곳으로 느끼기보다는

그저 내가 사는 집이 위치하고 있는 곳이라는 인식이 더 강하다

 

 

 

마을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함께 사는 삶에 대해 이야기했다는 책

<마을을 상상하는 20가지 방법>

 

책 제목과 소개글을 보자마자 '지금 마을이라고 부를만 한 곳이 몇 군데나 될까?'하는 생각이 들면서

새삼스레 허한 기분이 들었다

 

내 머릿속에는 어른들 얘기를 통해서나 문학 작품을 통해 접한

옛날 마을의 전형적인 모습이 있다

 

내가 어렸을 적이 산업화, 도시화로 이웃간 왕래가 없는

차가운 세상이 되었다는 말이 슬슬 나올 때 쯤이어서

(늙음 인증인가ㅋㅋㅋㅋㅋㅋ)

나도 나름은 마을공동체를 느끼고 겪긴 했다

 

유치원이나 학교나 혹은 친구집에 갔다왔는데

집 문이 잠겨있다해도 별 걱정이 없었다

 

아무 이웃집에서나 놀고 있으면 엄마가 데리러왔다

 

엄마를 포함한 동네 아주머니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나는 그 아주머니 집 애들이랑 자리가 파할 때까지 나이 불문 어울려 놀았다

 

집 앞 시장에서 좌판을 늘여놓고 채소 장사를 하던 할머니가 있었는데

나를 많이 예뻐해주셨다

 

그 동네를 떠난지 10년이 넘었지만 엄마와 할머니는 아직 연락을 하고 계시고

작년에 시장을 찾았더니 아직도 나를 기억해주며 반겨주셨다

 

물론 오늘날 이런 풍경 아예 없는 건 아닐거다

 

아파트 반상회같은 것도 아직 있는 걸로 알고 있고

100% 모르는 채로 사는 것까진 아니겠지

 

그렇지만 대체적인 분위기가 달라진 게 사실이다

 

옆집 사람 얼굴도 모르거나, 안다고 해도 못본 척 지나치고

아니면 어색하게 인사만 하는 게 대부분이다

 

되려 층간소음이니, 주차문제니 하는 일들도 얼굴 붉히고 폭행에 살인사건까지 나는 세상이 왔다

 

이런 가운데 마을 단위로 가족처럼 어우러져 사는 사람들 이야기는 믿기 힘들었다

 

"에이~"하고 안믿게 되는 일인데 내가 믿건 안믿건 진짜 그런 일들이 서울 곳곳에서 일어난다고+_+

 

그런 일들이 어디서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

처음 출발은 어땠고 앞으로 방향은 어떻게 잡고 있는지가 이 책에 담겨있다

 

물론 정부 지원이나 사업적 성격이 조금 있긴 하지만

그 원동력은 함께 살아가고자하는 마음에서부터 나왔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정말 믿기지 않지만, 모두 우리나라에서 차가운 도시의 대명사 서울의 사례들이다

 

 

 

 

 

박재동, 김이준수 저서인데

거의 모든 글은 김이준수가 썼고

박재동은 중간에 짧막한 글만 쓰고 삽화를 맡았다

 

활발히 교류하고 서로 도우며 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마을을

총 여덟가지 주제로 나누어서 소개하고 있다

 

그 여덟가지는 아래와 같다

 

 

  논다/먹는다/모인다/협동한다/말한다/예술한다/교육한다/일한다

 

 

 

(왜 제목에 '20가지'라고 되어있는지 모르겠다

그다지 책을 잘 읽은 독자는 아닌가보다)

 

그런데 읽어보면 이렇게 나눈 의미가 거의 없다

 

예컨대 1장, '우리는 마을에서, 논다'의 파크리오맘은 취미활동으로 놀기도 하지만 공부도 하고

벼룩시작을 열기도 하고 도서관을 만들기도 한다.

 

3장, '우리는 마을에서, 모인다'를 봐도 그렇다

성북동 '동네공간'은 마을공동체 모임, 주거공동체, 공동부엌, 북클럽, 공부 모임,

마을아카데미(마을학교), 마을 투어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된 바 있다

 

여기 소개된 거의 대부분 마을공동체들이 한가지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사업을 하더라

 

책 말미에 저자도 비슷한 말을 한다

 

  편의상 마을에서 먹고, 모이고, 협동하고, 놀고, 말하고 예술하고, 교육하고, 일하는 것으로 나누기는 했지만, 실은 이 모든 것이 마을에서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행위이자 생활이다. 그 모든 것의 총합이 마을공동체의 일상이자 조건이다. 그러니 이곳에 나온 모든 마을공동체는 끊임없이 조금씩 변하고 바뀐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이 책의 사례들이 모두 서울 내 마을들 이야기이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냉정하고 차갑고 1인체제에 인간미 없는 곳일거라 생각되는 서울!

 

물론 이 책에서 다루는 이야기들이 재미없는 소재는 아니지만

내가 서울 사람이 아니라서 그런지 좀 덜 재미있고 덜 와닿긴 하더라

 

그나마 내가 서울 살 때 자주 가던 동네 이름이 나오면

집중도가 높아지긴 하던데

그래도 대충 어떤 이미지의 마을인지 머릿속에 안떠오르니까 좀 지루하고 집중 덜됐음

 

서울의 사례만 다루다 보니 서울을 잘 모르는 지방 독자 입장에서는

 남 얘기로만 들리고 공감 덜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신에 '왜 우리 도시에는, 우리 마을에는 이런 게 없을까?'나

'우리도 이런 거 있었으면 좋겠다'같은 생각,

나아가 '우리 마을에도 이런 걸 만들어볼까?'하는 생각을 하게 해줄지도 'ㅡ'

 

암튼 왜 서울만 다뤘는지 모르겠다고

이런 사례가 서울밖에 없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다른 도시에도 있는데 안실은건지 궁금했는데

기획한 게 서울시 마을공동체 담당관이더라 ㅋㅋㅋㅎ

 

 

 

 

 

 

 

내가 사는 울산은 산업도시로 유명하다

 

경제 성장에 쫓겨 문화나 예술 등의 방면은 등한시해오던 곳인데

최근들어 문화나 예술 분야, 사회적/정서적인 부분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어났다

 

그런 움직임 중에 '뉴미들클래스'라는 단체가 생겨났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뉴미들클래스 생각이 많이 났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마을공동체 사업과 비슷한 맥락이라

어떤 프로젝트들은 뉴미들클래스에서 벤치마킹하기에도 좋을 것 같다

 

 

 

 

 

 

 

2장, '우리는 마을에서, 먹는다'에서 소개하고 있는 이웃랄랄라는

1인가구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커뮤니티이다

 

얼마 전, 신문기사였는지 어디였는지 기억은 잘 안나는데

혼자 사는 사람들이 밤에 야식은 먹고 싶고

하나 시키면 혼자 다 먹을 자신은 없고 하니까

옆집 사람이랑 돈 반씩 내고 음식 반씩 갈라서 먹는다는 글을 봤었다

 

이웃랄랄라가 약간 그런 거에서 진화(?)한 느낌이었다 ㅋㅋㅋ

 

이들은 공동텃밭을 가꾸기도 했다

<핀란드 슬로우 라이프>에서 본 공동텃밭 이야기가 생각났다

(물론 조금 다른 개념으로 운용된 거지만....ㅋㅋ)

 

무튼 나는 지금 혼자 살고 있지는 않지만

평생 혼자 산 적이 없는지라 독립해서 1인 가구 형태로 살아보고 싶다는 로망이 있다

 

안그래도 얼마 전에 남자친구하고도 이 얘기를 했는데

남자친구는 정말 확고하게 그건 그냥 혼자 안살아봐서 갖는 로망이라고

막상 살아보면 힘든 부분이 많을 거고 무엇보다도 외롭고 퍽퍽한 생활을 할 거라고 그랬다

 

만약 내가 혼자 살게 되었는데

내가 꿈꾸던 자유의 기쁨보다는 쓸쓸함이 나를 힘들게 했을 때

이웃랄랄라같은 신개념 공동체가 절실히 생각나겠다ㅋㅋㅋㅋ

 

 

 

 

 

 

 

3장, '우리는 마을에서, 모인다'의 '은실이네' 부분을 통해 셰어하우스 개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요새 다들 쉐어하우스, 쉐어하우스 해서 대충은 짐작으로 알고 있었지만

정확히 어떤 시스템인지 몰랐는데

확실히 절약 많이 되고 효율적일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선뜻 남이랑 공동공간을 사용하기 힘들 것 같다

 

특히 화장실은 혼자 쓰고 싶음ㅋㅋㅋㅎ

 

그리고 여자끼리 있으면 싸울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런 생각을 하면서 나도 참 1인 체제의 가치관에 많이 젖어있구나 싶더라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사람들이 열려있고 깨어있는 사람들이라면

나는 오늘날 살아가는, 대부분의 닫혀있는 사람 중 한명이겠다

 

때론 싸우기도 하고 다른 어려운 일을 만나 함께 고민도 해보면서 살아가는 게

진짜 인간사회일텐데

그런 게 두려워서 꽁꽁 문 걸어잠구고 혼자살고 싶어하니 말이다

 

 

 

 

 

 

 

무튼 여기 나오는 모든 공동체 사례들은 마을 주민들의 힘이 대단히 크게 작용했다

 

물론 처음 물꼬를 튼 사람들과 단체와 프로젝트를 이끈 리더 격의 사람들이 존재하며

그들의 역할이 무시 못할 정도로 크지만

이들을 이상한 사람, 성가신 사람 취급하지 않고

함께하는 가치를 알아주고 동참해준 주민들이 없었다면 아무것도 안됐을 거다

 

금전적인 욕심은 버리고 큰 꿈과 의지, 남다른 생각을 발휘한 주도자들도 대단하고

귀찮아하지 않고 이들의 생각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주체가 된 주민들도 대단해

 

 

 

 

 

 

 

7장, '우리는 마을에서, 교육한다'를 보면

'역시 교육의 힘이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만 그런건지 국가 막론하고 공통된 사항인건지 몰라도

사람들의 교육에 대한 열망은 대단한 것 같다

 

7장 말고 다른 부분에도 보면 교육이 들어가있는 경우가 많다

 

또 교육은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을 나누어놓은 것 같아 보여도

결국 한쪽만 수혜받는 게 아니라 서로 가르치고 배우고 함께 성장해나간다는 특성이 있다

 

이 특성은 마을공동체들이 지향하는 바와 동일하다

 

 

 

 

 

 

 

8장, '우리는 마을에서, 일한다'의 마을무지개는 결혼이주여성이 경제적 활동을 하면서

자아와 주체성을 찾고 집안에서의 입지도 키워나간다

 

다문화가정 쪽으로 일하는 사회복지사 친구가 있고

외국인 친구가 있어서

지자체와 사회복지센터 지원으로 이뤄지는 외국 문화 체험 행사가

많이 기획되고 있다는 건 알고 있다

 

다문화가정이 늘어나면서 이들 가정이 사회 융합이 되는 것을 돕기 위해

많은 행사나 프로그램이 진행되기는 하지만

다문화가정 소속원들과 직원들만의 행사로 그치고

제대로 진행되거나 효과 못보는 경우도 꽤 되는 거 같은데

확실하게 제대로 기획하면 재미도 있고 거둬들이는 효과도 클 것 같다

 

진짜 지금에서보다 쬐~끔만 더 체계적으로 하면 좋을 듯한데

마을무지개의 사례가 좋은 본보기가 될 것 같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해 염려하고 있다

에필로그에 잠시 언급하는 것이긴 하지만 이 이야기를 빼먹지 않아서 좋았다!

 

이 문제에 대한 대책은 반드시 세워져서 본래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해야할 듯 하다

 

꼭 풀어야할 숙제 'ㅡ'

학교 교육 과정 사회시간에서도, 책이나 각종 매체를 통해서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말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우리는 전혀 사회적이지 않게 살아가는 것 같다

교류라곤 눈꼽만큼도 안하고 혹은 못하고 고립되어 살고 있다​

 

​마을공동체에서 부대끼면서 진짜 인간처럼 사회적으로 살아보는 삶

이 얼마나 얼마나 유쾌하고 밝​은가

 

 

 

 

 

 

o****3 2015.04.25.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마을을 상상하는 20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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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살고있는 집으로 이사한지 어느덧 1년 8개월 정도 되어가는데, 이사 후 내 옆집은 세입자가 두 번이나 바뀌었고 집주인 아주머니도 얼굴뵙고 인사한 횟수가 5번도 안되는것 같다. 그만큼 요즘은 이웃이란 개념은 사라지고 그냥 한 건물 사는 사람일 뿐이라는 생각이 더 크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사실 자취를 하다보니 혼자라는 사실에 조심하게 되다 보니 견제라는 것이 더욱 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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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살고있는 집으로 이사한지 어느덧 1년 8개월 정도 되어가는데, 이사 후 내 옆집은 세입자가 두 번이나 바뀌었고 집주인 아주머니도 얼굴뵙고 인사한 횟수가 5번도 안되는것 같다. 그만큼 요즘은 이웃이란 개념은 사라지고 그냥 한 건물 사는 사람일 뿐이라는 생각이 더 크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사실 자취를 하다보니 혼자라는 사실에 조심하게 되다 보니 견제라는 것이 더욱 심해지기도 했다. 알고보면 내 이웃이 범죄자가 되는 요즘 세상에 이웃과 함께하는 공동체적인 삶을 산다는게 쉽지 않다보니 이 책에서 말하는 마을들은 내게 신선함을 가져다 주고 있었다.


송파의 '파크리오' 아파트에사는 임유화씨가 만든 인터넷 카페 '파크리오맘' 은 거주중인 기혼 여성들로 이루어 져있으며, 다양한 소모임 위주로 활발한 활동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매년 4월과 9월에는 오프라인 벼룩시장이 열리며 처음에는 소규모라 자리를 구하는게 어려웠지만 점점 규모가 커지고 10회 이상 이어지다보니 관리사무소나 입주자대표회의에서도 배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게다가 파크리오에는 부녀회에서 만든 놀이터 공유 도서관이 있는데 아이를 데리고나온 주민들이 놀이터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서로 얼굴을 익히고 말을 나누기도 한다고 한다. 사실 내게 아파트라는 거주공간은 삭막한 이 도시에 삭막한 집- 이라는 느낌이 강해서 나중에 결혼을 하더라도 아파트는 피해서 살고싶다고 말하곤 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아파트라면 나도 살고싶다 로 조금씩 바뀌는 듯 하다.



특히 박재동의 마을 생각 3에 나오는 이야기는 가슴 찡하게 마음을 울렸다고 할까..?

< 한 아파트촌에 어떤 가족이 이사를 왔다. 그 가족의 아이 하나가 엘리베이터 옆에 이렇게 포스터잇을 붙여놓았단다. "우리는 몇 호로 이사왔어요. 아빠와 엄마와 저와 동생, 그리고 강아지가 있어요. 같이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 다음날 포스터잇 옆에는 수많은 노란 포스터잇들이 붙었다. "우리집은 몇호인데 반갑다. 우리는 강아지가 두마리 있단다. 보면 인사하고 지내자.", "우리 집은 할머니도 같이 계셔. 우리 집에 놀러 와."..... >



사실 주변에 마을 재건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고 있는 이들이 많기도 하고, 원래 건축 등등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마을이란 단어가 갖는 의미가 남다른 편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마을의 건축물 등에만 관심이 많았지, 막상 그 마을을 이용하는 주민들이 그곳에서 어떤 삶을 살게 될지 생각하지 않았다는걸 문득 깨닫고 반성하게 되었다. 과제를 하고 모형을 만들때 그곳을 이용할 사람들에게 어떤 재미를 줄것인지는 생각했으면서, 왜 하나의 공간이 아닌 마을은 그런 생각을 갖지 못했던 것일까?



마을을 통해서 사람들을 만나고 이웃을 만들고, 나의 생계를 꾸려가며 아이를 키우게 되는 또 하나의 집(house)인 마을. 이 책을 통해 마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배우게 되는 것 같다.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이 사회가 막막해서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모르겠을때 이 책을 읽으면 그래도 아직은 살만하다 라고 생각하게 될 듯.

t*****7 2015.04.2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