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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나는 왜 내가 눈시울을 붉히는지 알 수 없었다. 어느 구석 내 이야기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데도 나는 왜 그녀들의 삶이 이해가 되고 공감이 가는지 알 수 없었다. 그냥은 도저히 찬성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바람피우기, 일탈행위라고 생각하면서 머리를 저었을지도 모르고 마음속으로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라고 판단했을 지도 모른다. 그런데 왜 나는 이렇게 이 이야기가 진솔하게 느껴지고 그럴 수 있어...... 맞아......라고 속으로 말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수잔나 타마로의 글솜씨가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그녀는 이야기를 참 솔깃한 마음으로 읽어가도록 써가는 것같다. 아무리 평범치 않은 이야기라고 진솔하게 풀어나가는 그래서 매우 직접적인 경험을 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사라져간 딸이 낳은 손녀를 사랑하는 할머니의 삶에 대한 자세, 그녀의 또 그녀의 딸의 사랑, 그리고 손녀의 사랑, 할머니는 끝없이 사랑을 믿지 못하는 손녀에게 사랑을 확인시켜가는 과정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낸다. 손녀가 사랑을 믿고 받아들일 즈음 독자인 내 마음에 그녀들이 사랑이 내 사랑이 되어가고 그리고 나도 확신속에서 할머니의 사랑을 받아들이게 된다.
왜 책의 여운이 이렇게 길까? 아마도 수잔나 타마로의 글솜씨가 내 안에 있는 마음 가는 길을 가르쳐 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마음 가는 대로 살아가는 방법을 잊어버린 많은 사람들에게 소리없는 힘을 전해주는 소설이다. 특히 개방된 성의식과 자유로운 삶에 있어서 앞서는 유럽과 일본에서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사실이 또 다른 하나의 사실을 말해주는 것 같다. [인상깊은구절] 12월 22일 네가 길을 잃고 혼란스러울 때마다 나무를 생각해라. 그들의 성장방식을 기억하렴. 잎이 많고 뿌리가 적은 나무는 바람만 한 번 불어도 뿌리가 뽑히는 반면, 뿌리가 많고 잎이 적은 나무에서는 수액이 제대로 흐르기가 힘들다. 뿌리와 나무는 비슷한 양으로 성장해야만 돼. 넌 사건들 속에, 그리고 그 위에 존재하여야 해. 그래야만 그늘과 휴식처를 제공할 수 있고, 적당한 계절에 꽃과 열매를 마음껏 피울 수 있단다. 네 앞에 수 많은 길들이 열려 있을 때. 그리고 어떤 길을 택해야 할지 모를 때 되는 대로 아무 길이나 들어서지 말고 않아서 기다려라. 네가 세상에 나오던 날 내쉬었던 자신 있는 깊은 숨을 들이쉬면 기다리고 또 기다려라. 네 마름 속이 소리를 들어라. 그러다가 마음이 네게 이야기 할 때 마음가는 곳으로 가거라. |
| 현대 소설을 즐겨 읽는 편이 아니다. 길게 이어지는 그렇고 그런이야기에 어느덧 짜증이 나기 쉽기 때문이다. 이 책은 내가 읽은 몇 안되는 현대소설 중 하나이다. 한 여인의 자신의 일생에 대한 잔잔한 회상과 자신의 손녀에게 들려주는 사랑 넘친 조언들. 나도 언젠가는 그 주인공처럼 내 인생을 그렇게 조용히 뒤돌아 볼 수 있을지 생각하게 한다. 이러한 것들이 마음에 알지 못할 감동을 준다. 가슴벅찬 사랑에 관한 호흡가쁜 책들이 있는가 하면 이 책 처럼 천천히, 소리 없이, 마음에 소리를 듣는 것 처럼 조용히 귀를 기울이게 하는 책들이 있다. 자신에게 소중한 것들이 무엇인지 알고 싶을 때, 무엇을 결정해아만 할 때, 앞일이 너무 막막해 보일 때, 조용히 앉아서 생각할 필요가 있을 때, 이 책은 도움이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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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를 졸업하던 날, 친척 어른으로부터 선물받은 이 책은 참 많은 걸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한 할머니가, 자신이 죽고 나면 돌아와 빈집을 바라보게 될 멀리 유학간 손녀를 향해 일기의 형식으로 써내려 간 이 책은 읽을 때마다 (번역되었음에도 불구하고)참 아름다운 언어들에 마음을 뺏기게 된다. 하루하루 쓰여진 일기들을 읽어 내려가면서 언제 더 쇠약해져서 이제 죽을 지도 모르는 올가의 마음을, 그녀의 진실과 진심을, 그리고 손녀에 대한 사랑을 눈이 아닌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이 글의 작가는 '수산나 타마로'라는 이탈리아 여자인데 책을 읽으며 그녀가 서양인이라는 것을 잊을 때도 많았다. 그만큼 이 책은 우리가 공감할 만한 많은 동양적 사상들을 담고 있다. 어쩌면 비극이라고도 볼 수 있는 여인 3대의 삶에서, 하지만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왜일까? [인상깊은구절] 대낮의 햇빛은 오래 비추지 않고 나무는 차츰차츰 필수적인 영양분들을 자기에게로 끌어당기기 시작하지. 질소와 엽록소, 단백질들은 몸통으로 흡수되고 그들과 함께 초록색과 탄력성도 사라져 버리는 거야. 아직 나무 위에 매달려 있지만 사람들은 그게 떨어지는 건 시간 문제임을 알고 있지. 나뭇잎들은 하나하나 나란히 떨어지고 그것들을 바라보다가 넌 바람이 다 날려보낼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싸이게 될 거야. 내게 바람은 너였고 청년기를 맞은 네가 소유한, 싸우기 좋아하는 생명력이었어. 얘야, 넌 그런 걸 이해하려고 애써 본 적이 없겠지? 우린 같은 나무에 살고 있었지만 너무도 다른 계절 속에 살았던 거야. |
| 고양이 같이 생긴 수산나 타마로의 소설을 꼭 일고 싶었다. 여성들의 왜곡된 삶의 굴레, 몇 대에 걸친 반복과 순환 악이 악을 낳고, 딸이 또 딸을 낳고... 정말 중요한 것은 끝까지 손을 마주대고 있는 것이다. 여성의 아픔들을 진실되고 따뜻한 목소리로 할머니의 입을 통해 풀어내는데, 독자를 소설에 빠져들게 하는 솜씨가 여간이 아니다. 여자의 인생은 동서양을 막론해서 닮은 꼴인가보다. 아무리 여성의 삶이 바뀌고, 여성상위시대라는 말이 나오고 있긴 하지만 아직도 멀었다. '마음가는대로'에 감동해 이어서 바로 수산나 타마로의 소설 '마법의 공원'을 읽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