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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옷, 누가 입겠지." 옷장을 정리하며 우리는 이렇게 중얼거린다. 조금 작아진 청바지, 유행이 지난 니트, 한 번도 입지 않은 셔츠를 비닐봉지에 담아 아파트 단지 한쪽에 놓인 의류 수거함으로 향한다. 초록색 철제 함에 옷을 밀어 넣는 순간, 우리의 책임은 거기서 끝난다. 혹은 끝났다고 믿는다. 한국은 연간 30만 톤의 중고의류를 수출하는 세계 4위 수출국이다. 그런데 공식 통계상 우리나라에서 수거되는 폐의류는 연간 10만 톤에 불과하다. 이 기묘한 불균형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수거함에 넣은 옷보다 더 많은 옷이 국경을 넘어간다는 이야기다. 누군가는 이 옷들을 모으고, 분류하고, 선적하여 먼 나라로 보내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었다. 취재진이 추적기를 옷에 달기로 결심한 것은 바로 이 불투명함 때문이었다. 슬로베니아의 탐사보도 언론이 플라스틱병과 전자제품에 추적기를 부착해 쓰레기의 여정을 따라간 사례에서 영감을 얻었다. 하지만 아시아에서 작동하는 적절한 추적 장비를 찾는 일부터 난관이었다. 위성 GPS는 너무 크거나 비쌌고, 저렴한 기기는 국경을 넘으면 작동하지 않았다. 해답은 의외의 곳에서 찾아졌다. 삼성의 갤럭시 스마트태그였다. 이 작은 장치는 GPS 없이도 주변 120미터 내 갤럭시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로 교신해 위치를 알려준다. 동남아시아에서 갤럭시 점유율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활용 가능한 방법이었다. 엄지손가락만 한 크기의 스마트태그 98개와 GPS 추적기 55개, 총 153개의 장치를 확보했다. 다음 과제는 옷을 구하는 일이었다. 환경 문제에 관심을 보여온 배우 김석훈과 박진희, 방송인 줄리안, 크라잉넛의 한경록, 그리고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의 저자 이소연이 기꺼이 자신의 옷을 내놓았다. 기자들의 옷과 신발, 한 단체가 버리려던 의류까지 더해져 153벌의 실험 대상이 모였다. 가장 까다로운 작업은 추적기를 옷에 부착하는 일이었다. 접착제는 천과 신발 재질에 무용지물이었다. 결국 선택한 방법은 바느질이었다. 올따개로 소매의 올을 뜯어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 추적기를 넣은 뒤 다시 꿰매는 방식이다. 무더운 여름날, 30시간이 넘는 작업 끝에 모든 옷에 추적기를 달았다. 미싱 기술을 가진 취재진의 배우자까지 동원된 대역사였다. 2024년 8월, 전국 각지의 의류 수거함에 추적기 달린 옷 153벌을 투입했다. 도심과 시골,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안배했다. 이제 남은 일은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수출업체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옷이 국외에 도착하는 데 최소 한 달 반 이상 걸린다고 했다. 과연 이 작은 장치들이 먼 이국땅에서 신호를 보내올까? 4개월 후,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153벌 중 47벌(30.7%)이 국외에서 발견되었다. 김석훈이 기부한 검은색 바지는 말레이시아 조호르주의 파시르 구당 항구 컨테이너 창고에서 신호를 보내왔다. 서울 마포구에서 출발해 4,500km를 이동한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그의 아동용 운동화였다. 한국에서 17,340km 떨어진 볼리비아 파타카마야, 해발 3,800m 고산지대의 작은 마을 공터에서 발견되었다. 옷들이 가장 많이 도착한 곳은 말레이시아(11벌)와 인도(11벌)였다. 말레이시아로 간 옷 중 8개는 항구에 머물러 있었는데, 이는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는 뜻이었다. 수출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로 간 헌 옷의 90%는 주변국으로 재수출된다. 가장 많이 가는 곳은 중고의류 수입을 규제하는 인도네시아다. 말레이시아를 경유하는 것이 규제를 우회하는 방법인 것이다. 인도로 간 11벌 중 9벌은 '헌 옷의 수도'라 불리는 파니파트시로 향했다. 이 도시는 세계에서 하루 250톤의 옷이 유입되어 재활용되는 곳으로 유명하다. 필리핀으로 간 옷들은 지도상 좌표조차 불분명한 시골이나 창고에서 신호를 보냈다. 타이로 간 신발과 바지는 캄보디아 국경의 롱끌르아 시장에서, 페루로 간 베레모는 볼리비아 국경 근처 산골 마을로 이동했다. 흥미로운 점은 옷들이 도착한 국가 대부분이 중고의류 수입을 금지하거나 제한한다는 사실이다. 인도네시아는 2015년부터, 필리핀은 1960년대부터 헌 옷 수입을 금지했다. 페루와 볼리비아도 수입을 제한한다. 그럼에도 한국의 옷들은 편법과 불법을 통해 이 규제를 뚫고 들어가고 있었다. 선진국의 중고의류가 개발도상국으로 흘러가는 전 지구적 흐름과 정확히 일치하는 패턴이었다. 타이 아라냐쁘라시의 쓰레기 매립지. 옷과 신발, 생활 폐기물이 오랫동안 뒤섞여 쌓인 쓰레기 산이다. 땅을 빈틈없이 메운 구더기와 하늘을 가득 메운 까마귀 떼, 수도 없이 날아다니는 파리. 책을 읽으며 상상해 본다. 한국에서 보낸 신발을 찾던 중, 한 어린아이와 조우했다. 매립지를 관리하는 노동자의 자녀로 보이는 이 아이는 서너 살쯤 되어 보였다. 외국인이 신기한지 호기심 섞인 눈망울로 바라보더니 이쪽으로 걸어왔다. 바닥에 구더기가 가득한 터라 까치발을 들고 조심스레 걷던 나와 달리, 아이는 망설이지 않았다. 발보다 큰 신발을 신어 종종 신발이 벗겨졌지만 아무렇지 않은 듯 땅을 디디며 걸음을 이어갔다. 혹여 구더기를 맨발로 밟을까 마음을 졸였지만, 정작 아이는 덤덤했다. 이 아이에게 쓰레기 매립지는 익숙한 공간이었다. 나는 아이를 향한 시선을 쉬이 거두지 못했다. 아이의 눈망울에는 알록달록한 자연이 아니라 구더기와 파리가 가득 메운 공간이, 거친 들개와 까마귀 떼가, 하늘로 치솟은 쓰레기 산이 어렸다.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는 아이에게 '세상'은 '쓰레기 산'이 전부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한국에서 3,500km 떨어진 이곳. 내가 평소에 입고 신다가 쉽게 버린 의류와 신발이 이 쓰레기 산을 더 높이 쌓고 있었다. 파니파트 표백 공장의 네 아이들, 타이 매립지의 이 아이. 어른이 된 우리는 이 아이들에게 어떤 세상을 보여주고 있는가? 우리는 옷을 너무 쉽게 산다. 그리고 너무 쉽게 버린다. '재활용되겠지' '누군가 입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는 현실이 아니었다. 153개의 추적기가 보여준 진실은 명확했다. 수출된 헌 옷의 대부분은 재활용되지 않는다. 국내에 남은 옷은 소각되고, 수출된 옷은 개발도상국의 환경을 오염시키고 사람들을 병들게 한다. 이 문제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대량생산하는 패션 기업?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정부? 무책임하게 소비하는 우리? 아마도 모두에게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변화는 각자가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의류 수거함에 옷을 넣는 순간, 우리의 책임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시작일 수 있다. 버린 옷이 어디로 가는지, 그곳에서 누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상상해보는 것. 그리고 애초에 꼭 필요한 옷만 사고, 산 옷은 오래 입으려 노력하는 것. 작은 실천들이 모여 구조를 바꿀 수 있다. 구더기를 밟으며 걷는 아이의 눈망울이 여전히 잊히지 않는다. 우리가 버린 옷들이 만든 세상. 그 세상에서 자라는 아이들. 추적기가 보여준 것은 단순히 옷의 경로가 아니라, 우리가 외면해온 불편한 진실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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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지나갈 때마다 옷장 정리를 하며 한가득 버릴 옷을 추려 의류 수거함에 넣고, 여유가 생긴 옷장을 보며 흐뭇해지곤 한다. 보통은 옷이 찢어지거나 닳아서가 아니라, 유행이 지나거나 충동구매로 샀다가 품질이 기대에 못미쳐 버리는 경우가 많다. 내 돈 주고 산 옷임에도 자주 손에 가는 건 몇 개뿐이고, 기분에 따라 소비했다가 후회하며 버린다. 그런 경험을 하고 나면 신중하게 사야지 싶다가도, 계절이 바뀌면 쇼핑몰에 올라오는 신상 의류를 보고 또 결제하게 된다. 어릴 때는 옷을 쉽게 사지도, 쉽게 버리지도 않았다. 나이 차이가 몇 살 나더라도 "동생 물려줘야 하니까" 잘 보관했고, 동네에서도 서로 물려주곤 했다. 이제는 누군가에게 옷을 물려주는 일도, 물려받는 일도 보기 힘들다. 친형제의 옷이라도 유행이 지났다는 이유로 입히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옷들은 모두 어디로 갈까? 의류 수거함에 넣은 옷들은 재활용되어 어려운 사람들에게 쓰일거라 믿어왔다. 정작 나는 남이 버린 옷을 입을 생각은 없으면서, 내가 버린 옷은 누군가 입을 거라 여겼다 이 질문을 단순한 궁금증으로 두지 않고, 직접 추적기를 심어 의류의 이동을 추적한 사람들이 있다. 한겨레출판의 박준용, 손고운, 조윤상 기자는 우리가 재활용될 거라 믿는 의류 수거함의 옷들이 어디에서 어떻게 처리되는지 《헌 옷 추적기》에 담았다. 요즘은 H&M이나 자라 같은 패스트패션뿐 아니라 몇 천 원에 쉽게 살 수 있는 테무, 알리같은 울트라 패스트패션이 유행이다. 이 가격에 옷을 판다는 신기함도 잠시, 그렇기에 무언가 하나 부족하거나 맘에 들지 않는 옷에 대해서도 '버리면 그만이지' 싶은 생각이 앞선다. 의류 수거함에 넣고 나면, 나는 아니지만 누군가 입을 테니 별로 양심의 가책이 느껴지진 않는 것이다. 하지만 추적 결과는 암담했다. 소재와 종류에 따라 분류된 옷들은 인도나 남미 등 개발도상국으로 수입된다. 일부 소비되거나 재활용되지만 대부분은 태워져 공기와 토지를 오염시키고, 노동자들의 건강을 위협한다. 미처 잘 몰랐던 그 현실을 기자들의 글과 사진으로 마주하니, 그동안 내가 버린 옷들이 지금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졌다. "누군가 필요로 할 것"이라는 믿음은 버리는 사람의 자기 위안일 뿐이었다. 내가 필요로 하지 않는 조악한 옷은 사실은 누구에게도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이 뼈아프게 다가왔다. 얼마 전 블로그 이웃의 글에서 "버리는 옷은 의류 수거함이 아닌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버린다"는 문장을 보았다. 처음엔 의류 수거함이 없나 싶었는데, 알고보니 자신이 만든 쓰레기를 국내에서 처리하겠다는 신념이었다. 여기서 추가의 궁금증이 생겼다. 어디에서 처리해도 만약 태워진다면, 결과는 똑같은 것 아닐까? 일부라도 재활용한다면 그냥 버리는 것보단 더 나은 것 아닐까? 하지만 책을 읽으며 그 선택의 의미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소각 기준이 법으로 정해져 있어 노동자의 건강과 환경 피해를 최소화한다. 하지만 개발도상국에서는 별다른 기준없이 쓰레기를 태우며, 그 과정에서 주민들의 삶이 위협 받는다. 누군가 살아가고, 농사를 짓고, 생활용수로 쓰는 물이 있는 토지에서 별다른 장치 없이 쌓아두고 태우고 거기에서 유해가스나 폐수가 발생해도 그 어떤 정화, 처리 과정 없이 내보내 여기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위협받게 된다는 현실이 참 무서웠다. 내가 버린 옷 하나로 누군가가 병에 걸리고, 아이들이 유해 물질이 가득한 그 옷더미 위에서 뛰어놀다 또 병에 걸린다 생각하니 의류 수거함이 과연 책임 있는 완벽한 리사이클링일까 의문이 들었다. 그들 역시 이 환경이 자신들에게 해롭다는 것을 알면서도 다른 선택지가 없기에 그저 감수할 뿐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떠안은 쓰레기를 버리는 우리가 달라져야만 하는 게 아닐까. 역으로 우리보다 경제력, 영향력이 막강한 강대국의 쓰레기가 우리나라에서, 식수가 되는 강 근처에서 태워진다면 나는 그것을 그저 감수할 것인가, 하면 누구도 그러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책은 절실하게 외친다. 쉽게 옷을 사고 버리는 개인뿐 아니라,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해 새 옷의 재고를 몽땅 태워버리는 기업도 변해야 한다고. "나 하나 나선다고 뭐가 달라지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을 버리고, 나부터 책임있는 소비와 폐기를 실천하며 기업에 보다 윤리적인 생산을 요구하는 것. 그게 우리가 가져야만 하는 책임감이라고 말이다. 헌 옷 추적기의 알림을 따라 옷들은 며칠, 혹은 몇 달 동안 전 세계로 퍼졌다. 버려진 옷의 흔적을 추적하면서 막연하게 믿었던 재활용의 어두운 진실을 마주했고, 앞으로의 책임감 있는 소비와 기업의 그린워싱 문제를 고민하게 되었다. 옷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 내가 피해 보는 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언젠가 이 쓰레기를 떠안을 대상이 개발도상국이 아닌 우리나라가 될 수 도 있다. 아직 고치고 바꿀 수 있을 때, 모두가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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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옷추적기
> 박준용, 손고운, 조윤상 지음
한줄평: 헌옷수거함에 버리면 재활용되는 줄 알았죠? ㄴㄴ 다 쓰레기됨 한 편의 다큐멘터리이자 르포를 '읽었다'. 세 명의 기자들이 그야말로 손품과 발품을 팔아서 써내려간, 생생하고 살아있는 르포였다. 기자들의 사명의식과 행동력 그리고 언론재단의 예산지원이 콜라보한 결과물. 그 결과물은 사람들의 상식을 배반한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요약하자면 내용은 간단하다. 당신이 헌옷수거함에 버린 옷은 (우리의 기대만큼) 개발도상국 사람들이 입지 않는다. 대신 쓰레기산이 되어 어딘가를 떠돌거나, 혹은 태워지거나. 헌 옷 수거함은 옷을 버리는 선진국 사람들의 죄책감을 덜어주는 대신, 가난한 국가의 빈곤층의 생명을 위협한다. 기자들은 여러 상태의 옷에 일일이 GPS 태그를 달고 여러 지역의 수거함에 분산해서 투입하고는 몇 달에 걸친 추적을 마다하지 않는다. 지도상의 위치까지 직접 날아가 그들이 목격한 건, 독한 표백약품에 절여진 헌옷들이 B급 섬유로 탄생하는 현장(그 약품 더미를 맨손과 맨발로 뛰노는 아이들....), 헌옷들이 뒤엉켜 쓰레기더미가 된 섬, 넘쳐나는 옷들에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창고에서 쓰레기장으로 쓸려나가는 옷의 더미였다. 아무리 멀쩡한 옷이라도 주인을 다 찾지 못할 정도로 넘쳐나는 옷들은 엄연히 쓰레기였지만 통계상에서는 재활용으로 분류된다. 옷을 재활용한다는 의류업체들의 수거함도 다를 바 없었다. 이른바 그린워싱이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사이, 사람들은 끝없이 저렴하고 새로운 옷을 만들고, 사고, 쉽게 버린다. 나 역시 그런 행동에서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 옷을 오래 입기에, 한국 사회는 보는 눈이 너무 많았고 유행은 쫓아가기 어려울 정도로 쉬이 바뀌어버리니까. 이런 사실을 모두가 안다고 해도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기 전에 버리는 일까지 고민하는 이들이 늘어난다면, 헌옷으로 뒤덮인 지구가 우리의 책임임을 아는 이들이 조금만 더 늘어난다면 표백제 사이를 뛰노는 아이들이 더 나은 곳에서 놀 수 있지 않을까... 여러 의미에서 기자정신이란 이런 거구나, 싶어서 몰입해서 읽은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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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겨레출판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한 해에 한두 번, 많게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최근 1~2년 새에 입지 않은 옷들을 과감히 정리한다. 옷장을 정리하면서 '헤지고 닳아서'가 아니라, '유행이 지나서', '어쩐지 손이 안 가서'라는 이유로 입은 횟수가 손에 꼽거나 한 번도 입지 않은 옷들을 버릴 때면 어쩐지 죄책감이 들기는 했지만 "설레지 않는 것을 버리라"는 정리 전문가의 말을 떠올리며, 나의 주변을 가볍게 하는 것이 간소한 삶에도 도움이 되고 쓰레기로 배출하는 것이 아니라 '의류 수거함'에 넣으면 필요한 사람들에게 가서 옷이 새로운 삶을 이어간다는 생각에 조금은 안심이 들기도 했다. 헌 옷을 전문으로 수거하는 업체가 있어 버리느니 소소한 용돈벌이 느낌으로 맡기기도 하고, 동네에 비치되어 있는 의류 수거함에 옷을 넣으면서 이 옷들이 향하는 여정에 대해서는 미처 생각지 못했다. 우리가 '옷을 버린다'라기 보다 '나에게 필요 없지만 누군가에게 필요한 것을 준다'라는 막연한 생각은 죄책감 없이 옷들을 소비하는데 도화선을 지폈는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의류 수거함에 버려진 옷들의 여정을 취재한 이들이 있다. 한겨레의 기자인 그들은 ✅ 한국이 세계 헌 옷 수출 4~5위 국가라는 점, ✅ 국내 헌 옷의 이동 경로가 밝혀진 자료가 거의 없다는 점, ✅ 세계적으로 선진국의 헌 옷이 개발도상국에 가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버려진 옷의 경로를 탐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다. 이들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지역을 나눠 추적기를 부착한 150여 개의 의류를 전국 각지의 수거함에 버렸다. '죽은 한국인의 옷'을 찾기 위한 추적기 설치와 의류 폐기작업에만 한 달 반 이상이 소요되었고, 그렇게 버려진 옷들이 국외에 가서 보내는 신호를 기다리게 된다. 이 책은 헌 옷 추적기 프로젝트의 지난한 과정과 그 신호를 따라가 마주하게 된 진실, 또 그곳에서 마주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옷을 버리는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버리는 옷이 어디로 가는지 아시나요?'라고. 우리가 버린 옷들이 개발도상국에 간다는 얘기는 스치듯이 들은 적은 있었다. 스포츠 경기를 즐겨보는 나는 매 시즌마다 챔피언결정전을 보며, 우승을 다투는 두 팀의 뜨거운 승부 끝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세리머니의 뭉클함을 좋아하는데 승자와 패자가 나올 수밖에 없는 이 승부에서 우승을 다투는 두 팀이 '우승 세리머니'에 필요한 옷을 미리 제작을 해두고, 그 경기에서 우승하지 못한 팀이 이기면 입으려고 했던 옷들이 버려져 어디 먼 나라로 간다는 것이다. 멀쩡한 새 옷을 확실하지 않은 가능성을 위해 제작하고, 미처 소비하지 못한 채 버려진다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라는 생각은 늘 있었는데 이런 특수적인 케이스를 제외하고 '우리가 몇 번 입지 않고 버리는 옷은 다를 것이다'는 생각을 뒤흔드는 취재의 결과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참혹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었다. 나 역시도 누가 입었던 혹은 유행이 지난 빈티지 의류는 선호하지 않으면서 내가 버린 옷을 누군가가 소비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스스로의 버리는 죄책감을 지웠던 시간들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이 책은 그런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주며 우리가 죄책감 없이 버렸던 옷들이 나비효과처럼 먼 나라의 누군가를 뒤흔드는 모습을 마주하게 한다. 마구잡이로 만들어진 옷들이 맞이하는 최후, 선의로 기증했다고 믿었던 옷들이 만든 쓰레기 산을 보여주면서 말이다. 입을 수 있는 의류뿐 아니라, 입지 못하는 쓰레기에 불과한 것들을 수입하고 그것을 그대로 매립하거나 소각하며 자신들의 생활 터전을 옷들의 무덤으로 껴안는 이들의 삶을 바라보며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기업들은 어떤 제품을 만들어야 할지, 또 국가에서는 제도적으로 무엇을 보안해야 할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로 다가왔다. 우리가 행하고 있는 패스트패션의 민낯을 제대로 알고, 그 옷들의 마침표까지도 자국에서 찍어야 한다는 제도적으로나 개인적인 개선 역시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할 수 있었고 그 시작은 개개인의 가진 '옷에 대한 생각'부터라고 정리하게 되었다. 풍족해진 오늘날, 옷이 몸을 보호하는 것이 아닌 '멋'으로의 역할로 변모되었지만 진짜 '멋'이 무엇인지, 또 작은 실천일지라도 옷의 쓰임을 생각한 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면 의미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이상 옷을 사지 않겠다'가 아니라, 좀 더 오래, 나에게 잘 맞을 수 있는 필요한 옷들을 가지고 입는 것으로 헌 옷의 여정을 줄여야겠다. 매일 다른 옷을 입어도 제법 오랜 기간을 살 수 있는 옷들로 가득 찬 옷장을 바라보며 올바른 소비와 옷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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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절기가 바뀔 때마다 헌 옷 수거함에 버려진 옷들이 가득한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꽉 찬 수거함 앞에 산처럼 쌓인 옷 더미들을 볼 때마다 저렇게 많이 버려진 옷들은 어디로 가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 당신이 버린 옷의 최후라는 부제목으로 국내 최초 헌 옷 추적 르포기를 마주했다. 책 제목은 <헌 옷 추적기> 이다. 온통 녹색을 한 책 표지는 우리가 이용하는 의류 수거함을 닮았다. 네모난 창이 뚫려 있고 제목 아래는 헌옷, 커튼, 가방, 신발, 담요 등 글씨가 적혀 있다. 집요함과 예리함을 동시에 지닌 박준용, 손고운, 조윤상이 쓴 국내 최초 헌 옷 추적기. 박준용, 손고운, 조윤상이 헌 옷 추적을 시작한 이유는 3가지다. 첫째, 우리나라는 세계 헌 옷 수출국 4~5위 국가다. 둘째, 국내 헌 옷 이동 경로는 밝혀진 자료가 없다. 셋째, 선진국의 헌 옷은 개발도상국에 가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들이 직접 헌 옷에 (스마트태그) 추적기를 설치해 이동 경로를 따라가며 직접 찾아가 취재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헌 옷에 추적기를 달아 도전하는 시도 자체가 흥미롭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과연 성공할까, 실패할까? 1부 헌 옷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과정부터 몰입도가 강력하다. 책 속으로 빠져드는 건 시간 문제. 쓰레기 아저씨라는 별명으로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은 배우 김석훈을 대표해 수많은 사람들이 옷 기부에 참여하며 헌 옷 이야기가 시작된다. 다른 나라의 헌 옷 추적 사례를 참고하며 GPS가 표시되는 스마트태그를 구입하게 된 과정도 재미있다. 니트, 남방, 가방, 신발 등 총 153벌의 헌 옷을 의류 수거함에 버리고(수도권 뿐 아니라 지방 의류 수거함에 버리는 치밀함) 수거-분류-수출 단계를 거쳐 무려 4개월 뒤, 47벌의 위치 추적기가 다른 나라에서 신호를 보내오게 된다. 말레이시아와 인도에서 가장 많은 양이 버려졌다. 이 책은 그렇게 마구잡이로 만들어진 제품들이 어떤 최후를 맞이하는지, 의류 수거함 속 헌 옷을 직접 추적하며 보여준다. 우리가 쉽게 쓰고 버린 물건들은, 우리가 선의로 기증했다고 믿었던 옷들은, 우리의 시선이 닿지 않는 어딘가에서 쓰레기 산을 이루고 누군가의 삶을 천천히 망가뜨리고 있었다. 배우 김석훈 <헌 옷 추적기> 추천사 중에서 인도의 어린 소녀가 일명 쓰레기 산, 의류 쓰레기 더미로 이루어진 곳에서 옷을 고르고 있었다. 어린 소년이 우리나라 어린이집 이름이 적혀 있는 가방을 메고 있다. 다른 한 편에서는 헌 신발을 강물에 담근다. 헌 옷 표백 화학폐수로 인도의 헌 옷의 수도 ‘파니파트’ 마을이 병든다. 표백, 염색 공정에서 오염된 물을 마시고 오염된 땅에서 자란 농작물을 먹어서 마을 사람들은 병에 걸린다. 수질오염을 비롯해 대기오염, 지질오염, 생태계 파괴 등 모든 것이 엉망이 되었다. 우리가 아무 생각없이 버린 옷들의 최후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이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본다면 그 누구도 옷을 아무 생각없이 구입할 수 없으리라. 그렇다면 이쯤에서 우리가 친환경 패션을 추구하는 옷들을 구입해서 입으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혹시 ‘그린워싱’이라는 단어를 들어 봤는가? 이 책에서 그린워싱의 진짜 의미를 알게 되었다. 그린워싱이란 기업이 제품을 만들어 녹색, 친환경, 생분해와 같은 문구를 넣어 ‘그린마케팅’을 하는 걸 말한다.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는데 ‘이 제품이 친환경적이다’라는 이미지를 덮어씌워 세탁하는 것이다. 이러한 행위는 소비자를 두 번 속이는 일이다. 재활용이 된 것처럼 광고하지만 실제로는 플라스틱이 더 사용된 옷을 판매했다. 앞에서는 친환경을 강조하고 뒤에서 재고 의류를 소각하는 일들을 하고 있었다. 옷장 속 가장 오래된 애착 옷에 대한 추억 옷장을 열어보면 생각보다 옷이 많은 편이다. 마음 속으로는 미니멀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캡슐 옷장을 꿈꾸지만 실제는 불가능하다.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라고 말하는 일본의 정리전문가의 말에 따라 정리를 시도한다. 아뿔싸. 설렘을 판단하려 했는데 옷에 대한 추억이 먼저 생각난다. 지금은 유행이 한참 지난 옷이지만 버리지 못하고 지금까지 갖고 있었던 건 이유가 있다. 구입할 때 비싸게 준 옷인데, 언젠가 입을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은연 중에 깔린다. 옷을 살 때의 내가 떠오른다. 마음에 드는 옷을 발견했다. 가격이 터무니 없이 비싸 한참을 고민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니 파격 세일을 하는 게 아닌가. 드디어 살 수 있게 되었구나. 오프라인에서 직접 입어보니 너무나 잘 맞는다. “손님, 잘 어울리십니다. 지금 구입하세요.”라고 옆에서 권하는 직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옆에서 잘 어울린다 해 주고 가격도 딱 맞는 옷은 사야 한다. 사야만 한다. 그렇게 내 옷이 되었다. 하지만, 이상하게 손이 가지 않는 옷이었다. 옷장에 잘 어울리는 옷이 되고 말았다. 구입할 때 나름 신중하게 샀고, 가격도 저렴한 건 아니었고, 언젠가 입으리라는 생각으로 옷장에 두고 있다. “옷을 사지 않겠습니다.” 공언은 힘이 세다. 실제로 사람들에게 그렇게 말하고 한동안 옷을 구입하지 않았다. 가급적이면 오래 입는게 지구를 위해서 좋다는 걸 진작에 알고 있었다. 인간은 나약한지라 잘 지키다가 블랙프라이데이 앞에서 파격적인 세일에 무너지고 만다. 가격이 싸다고, 디자인이 세련되었다며 구입했던 내 자신을 돌아본다. 옷을 사고 버리는 일이 이렇게 쉽게 이루어진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헌 옷 추적기>를 읽지 않았더라면 평생 모르고 살았을 이야기다. 다시 한 번, 이 기회를 통해 다시금 공언해본다. “옷을 사지 않겠습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옷을 오래 입도록 하겠습니다.“ #헌옷추적기 #한겨례출판 #패스트패션 #대한민국최초헌옷추적르포에세이 #에세이 #책추천 #박준용 #손고운 #조윤상 #헌옷추적기챌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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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헌옷에 추적기를 부착해 의류 수거함에 넣고 그 옷이 어디로 향하는지를 따라간 기록이다. 수거함에 들어간 이후 옷이 어떻게 이동하는지 어떤 경로를 거쳐 최종 목적지에 도착하는지를 차분히 추적한다. 프로젝트의 출발점은 한 가지 사실에서 비롯됐다. 우리나라가 헌옷 수출국 세계 4~5위권이라는 점이다. 인구 5천만 명 남짓한 국가가 2억 명이 넘는 인구를 가진 러시아나 브라질보다 더 많은 헌옷을 해외로 내보내고 있다는 사실이 나에게는 충격적이었다. 이 수치는 우리가 얼마나 빠르게 사고, 짧게 입고, 아무렇지 않게 버리는지를 보여준다. 헌옷 수거함에 넣는 순간 옷은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지지만 옷은 사라지지 않는다. 국경을 넘어 이동하고 또 다른 누군가의 삶의 공간에 도착해 환경과 지역 사회에 흔적을 남긴다. 이 책은 그 이후의 이야기를 기록하며 개인과 사회, 국가가 해야 할 방향성을 제시한다.
티셔츠 한 장을 버리는 것이 매일 출근길에 카페에 들러 테이크아웃 커피잔을 쓰고 버리는 것보다 많은 탄소가 배출된다. 여기서 탄소는 생산부터 폐기까지 발생하는 배출량을 측정한 것이다. 티셔츠는 양반이다. 가장 많은 탄소가 배출되는 것은 고탄소원단인 '모'로 만들어진 모직 코트인데 무려 종이컵 912개를 사고 버리는 것과 같다. 국내에서 수출되는 의류의 총 탄소배출량을 상쇄하기 위해서는 소나무 1126만 그루가 있어야 한다고 기후변화동행연구소 부소장이 말한다. 폐의류 문제는 2010년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는데 데이터로 알아보니 정말 시급한 사안이였다. 환경에 대한 실태파악보다도 패스트의류 산업이 커지는 속도가 더 빠를 것이다. 탄소배출량보다 더 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국내에서 한 해 30톤의 옷이 수출되어 도착하는 국가들은 인도, 가나, 칠레와 같은 개발도상국들이다. 그 곳에서 노동자들은 굉장히 열약한 환경에서 근무한다. 표백제를 맨 몸으로 만지고 소각하는 연기에 마을 전체가 미세먼지로 자욱하다. 폐수를 강에 버려 검은색을 띠고(심지어 악취도 난다고 함) 그 물을 먹어 아파도 병원비가 없어 아픈 채로 출근을 한다. 조금만 나이가 들어도 병이 들어 일을 할 수가 없는 몸이 되고, 아이들은 옷으로 쌓인 축구장 너비보다 넓은 산을 누비고 다닌다. 에필로그에서 작성자가 말하기를 군데 군데 검은색 웅덩이가 고여있고 하얀색 벌레가 득실거린다고 한다(...). 누군가가 옷을 산 대가를 아무 상관도 없는 그 들이 치루고 있는 것이다.
이 문구는 H&M 매장 내 헌옷 수거함에 적혀 있던 문장이었다. 옷을 버린다는 행위를 선한 선택처럼 느끼게 만드는 말이다. 마케팅을 공부하며 ‘죄책감 없는 소비(Guilty-Free Consumption)’라는 개념을 접한 적이 있다. 이는 소비자의 불안이나 죄책감 같은 부정적 감정을 자극하는 대신 긍정적인 감정을 제공해 소비를 정당화하는 전략을 말한다. 최근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은 소비자의 ‘착한 마음’을 공략한다. 환경이나 사회에 도움이 된다는 메시지를 통해 제품 사용이나 소비로 인한 죄책감을 줄여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기업은 이용만할 뿐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취재자는 확인을 위해 옷 몇벌을 수거함에 넣어봤는데 반 이상에 국외로 수출되었다. 우리게에서 떠맡은 책임을 다시 떠넘기는 것이다. 기업의 기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브랜드 가치를 유지한다는 이유로, 그해 팔리지 않은 고가의 옷을 시중에 풀지 않고 소각하는 사례도 있다. 남은 재고를 해외로 수출해버리는 관행 역시 전 세계적으로 만연하다. 왜 이렇게까지 많은 옷이 생산될 수밖에 없는지 궁금해 찾아보니 매 시즌 유행을 예측해 대량으로 생산하지만 예상보다 판매가 부진한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다고 생산량을 줄이면 단가가 올라 오히려 더 많은 비용이 든다. 대량생산이 가장 효율적인 구조라는 아이러니한 시스템인 것이다. 책에서는 자원순환에 대한 문제를 비판하면서 옷을 물에 비유하며, "욕조의 물이 차오를 때, 밑에 배수구를 확장하는 방법(재활용 기술)도 있지만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 자체를 줄여야 하는데, 그 부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한 부분이 인상깊었다.
해외에서는 이미 많은 국가들이 재고를 소각하지 못하도록 법정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그 뿐만 아니라 옷을 생산한 기업이 헌 옷까지 책임지도록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를 적용하고 있다고 한다. 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시민의 노력을 기대하기 보다는 생산자의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국가가 주도하여 구조를 만들고 기업은 구조를 통해 친환경 순환 구조를 통해 생산과 헌 옷 처리를 진행할 수 있다. 그럼 소비자들은 기업의 친환경 의류를 소비하여 순환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말했다. 국가 차원에서 순환 비지니스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지원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옷에게도 일생이 있다면 전성기는 내가 입은 그 순간뿐일 것이다. 무고한 아이들의 노동착취 속에서 태어나 어딘지도 모를 쓰레기 산 위에서 생을 마친다. 그마저도 전성기라 부르기엔 너무 짧다. 1/10이 아니라, 1/1000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직 나를 만난 순간만이 빛난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게도 로맨틱하게 느껴진다. 물론 그 옷을 헌옷 수거함에 구겨 넣는 선택 역시 구입자인 나의 몫이다. 수많은 옷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로 이동하고 있다. 그리고 지구 반대편을 돌아 누군가의 건강과 미래, 삶을 조금씩 망가뜨리고 있다. 이 악순환 속에서 나는 방관자인가. 이 책은 옷이 나와 멀어진 그 이후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며 그 질문을 피할 수 없게 만든다. 그동안 나는 소비자라는 이름 뒤에 숨어 책임을 미뤄왔을지도 모른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단순한 소비 행위조차도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다. 국가 단위에서 진작 이루어졌어야 할 문제를 대신 짚어주고 집요하게 추적해 준 글쓴이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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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에서 헌옷이 어떤 방식으로 버려지는 지 전과정을 추적한 <헌옷추적기>.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내 옷장을 떠올리게 됐다. 그리고 가장 먼저 생각난 건,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아주 오래된 운동복 한 벌이었다. 2008년에 구매한 운동복을 2025년 지금도 나는 여전히 그 옷들을 입고 있다. 낡아서 닳은 부분도 잇고, 분명 유행과는 거리가 멀지만 이상하게 손이 간다. 어릴 때부터 옷에 관심이 많았다. 일본 패션 잡지를 스크랩하는 게 취미였고, 국내외 유명 잡지들도 모았다. 패션이 멋있다는 생각과 동시에, 옷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비교적 일찍 알게 됐다. 그래서인지 옷을 ‘소비재’로만 보기가 어려웠다. 〈헌 옷 추적기〉는 우리가 무심코 소비하는 ‘옷’이 어떤 경로를 거쳐 만들어지고, 또 어떻게 버려지는지를 추적한다. 패스트패션, 글로벌 공급망, 개발도상국에 쌓이는 헌 옷 산더미까지. 책은 단순히 환경 문제를 나열하지 않는다. “이 옷을 왜 샀는지, 왜 이렇게 빨리 버리게 되었는지”라는 질문을 계속 던진다. 책을 읽으며 특히 공감했던 건, 아무리 재활용을 하고, 아껴 입고, 나눠 입고, 바꿔 입어도 결국 중요한 건 소비의 절대적인 양을 줄이는 것이라는 지점이었다. 이 부분에서 자연스럽게 떠오른 게 이탈리아의 패션 문화였다. 이탈리아에서는 나이가 들수록 더 멋있어진다는 말이 있다. 그 이유는 의외로 단순하다. 유행을 쫓아 매년 많은 옷을 사는 대신, 1년에 한 벌씩 퀄리티 있는 옷을 사고 오래 입는다. 몇 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질 좋은 옷들이 쌓이고, 그 옷들로 다양한 조합을 만들어낸다. 나는 그 철학이 좋다. 그래서 지금도 옷을 살 때, 항상 “얼마나 오래 입을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한다. 물론 솔직히 말하면, 나 역시 매년 옷을 1~2벌 정도는 여전히 산다. 하지만 대신 최대한 관리하고, 쉽게 버리지 않으려고 한다. 있는 옷을 더 잘 알고, 더 아끼고, 더 사랑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초등학생 때의 운동복이 아직 내 옷장에 남아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내가 구매한 옷들은 단지 오래된 옷이 아니라, 내가 어떤 소비를 선택해왔는지 보여주는 기록처럼 느껴진다. 〈헌 옷 추적기〉는 “착하게 소비하자”라고 말하는 책은 아니다. 대신 아주 현실적으로 묻는다. “정말 이 옷이 필요한가?” 그리고 그 질문은 옷장을 열어보는 순간, 더 선명해진다. 이 책을 덮고 나서 나는 새 옷을 사고 싶어지기보다, 지금 가지고 있는 옷들을 다시 보게 됐다. 그리고 오래된 운동복 한 벌을 다시 한 번 꺼내 입었다. 어쩌면 지속가능한 패션은 새로운 무언가를 더하는 일이 아니라, 이미 가진 것들과 오래 함께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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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옷추적기 #한겨레출판 #서평단 #서평 #책추천 헌 옷 추적기. 박준용 손고운 조윤상 지음. 한겨레출판. 2025. _당신이 버린 옷의 최후 이 책을 읽기 전에도 무척 불편했는데, 이 책을 읽은 후에도 불편한 마음은 해소되지 않았다. 늘 옷과 관련해서 어떤 똑부러진 대책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막연함이 있었다. 옷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늘 고민이 되곤 했다. 그저 현재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옷을 새로 사지 않는 것, 지금 갖고 있는 옷을 최대한 살려 입는 것, 그리고 최대한 천연소재의 옷을 입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이 정도였다. 물론, 이것도 쉽게 잘 지켜지지는 못했다. 때에 따라 필요에 따라, 최소한의 소비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니까. 이를테면, 속옷을 안 사고 안 입고 지낼 수는 없으니까, 하는. 의류수거함. 정말 말 그래도 불편한 진실이다. 알고는 있었다. 제대로 재활용 혹은 재사용될 수 없을 거라는 것을. 하지만 그렇다고 딱히 다른 대안이 없었다. 그리고, 곳곳에 너무 많은 의류수거함이 다양한 이름으로 설치되어 있다. 옷을 버릴 때 의심없이 넣어도 된다는 듯이, 당연히 옷은 수거함에 넣으면 깔끔해진다는 듯이, 의류수거함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눈에 많이 띄었다. 그러다보니, 깊게 생각하지 않고 옷을 버렸다. 헌 옷 수거함에 옷을 버리고 돌아서면, 그 옷을 잊었다. 꽤 후련하다는 마음까지 들었다. 낡고 유행이 지난 옷을 보는 시각적 고통과 먼지에서 해방되어서일까. 사고 싶은 옷을 두기 위한 공간도 넓어진다.(205쪽) 나 역시도, 옷을 버리고 내 옷장이 가벼워진 것에 만족했다. 나도 책에서와 같은 마음으로, 사실은 현실을 외면하고 눈감았던 것이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눈감고 지낼 수는 없다. 불편하다고 외면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닌 것을 너무 잘 안다. 이 책을 읽으며 너무 찔리고 반성이 됐다면, 그 이후 행동이 바뀌어야하는 게 맞다. 나로인해 누군가가 고통을 받는 것은 절대 원하지 않는 일이니까. 옷 외에도 다양한 환경과 관련한 키워드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다보면, 결국 도달하게 되는 종착지가 있다. 힘과 권력. 아무리 개인이 환경을 위해 다양한 실천과 활동을 하더라도, 힘과 권력을 갖고 있는 이들이나 조직, 기관이 움직이지 않으면 쉽게 바뀌기 어렵다는 생각. 이번에도 여실히 느꼈다. 옷이 버려지는 문제, 산처럼 쌓이고 또 소각되며 땅과 자연, 동물과 인간에게 해로운 영향을 미치는 일련의 과정에서, 이 모든 것의 책임이 오롯이 옷을 사고 버리는 소비자에게 초점이 맞춰져있으면 안 되는 것이다. 결국 이런 일들의 책임의 일정 부분 이상은 생산자에게 있음을 분명해 해야하는 것이다. 얼마 전 호주에서 청소년의 SNS 사용을 규제하는 법이 통과되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그리고 청소년의 SNS 사용과 관련해 전적으로 기업이 책임지도록 한다고도 발표했다. 이 부분이 획기적이면서도 놀라운 부분이었다. 지금까지는 어떤 유해한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마치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책임으로만 치부하고 공격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그런 문제가 발생될 수 있게 한 원인 제공인 제조, 혹은 생산자가 문제를 해결할 방안까지 마련해야한다는 책임을 분명히 한 부분이었다. 옷의 문제에 있어서도 같은 방식의 적용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책임져야 한다. 만든 사람이 끝까지 책임을 져야한다. 소중한 제품이고 고급스럽게 사람들에게 선택받기를 바라는 옷이라면, 기꺼이 그 옷의 끝까지를 모두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생산자가 적극적으로 문제를 받아들여야한다는 것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문제는 법적으로 혹은 사회적으로 기업이나 혹은 국가에 그 책임을 다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들을 이해시키고 또 법으로서 효력이 발생되기 위해서도 거쳐야 할 관문이 너무 많고 험난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때까지 이 모든 과정을 다시 눈감고 있을 수는 없다. 지금도 여전히 그 많은 곳의 많은 사람들은 고통 속에 방치되어 있으니까. 내가 아무렇지도 않게 버린 옷 한벌이 쌓이고 쌓여 많은 사람들을 힘겨운 삶 안으로 집어넣고 있다는 것, 나의 생각과 행동의 영향이 어디까지 미치고 있는지를 생각한다면, 지금 아무생각 없이 했던 행동을 우선은, 멈추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런 마음에서, 다시 마음을 다잡게 됐다. 지금도 최소한의 옷 소비만을 하고 있지만, 이제는 더욱 소비하지 않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마음. 더 많은 고통을 내 손으로 만드는 일에 동참해서는 안 되겠다는 마음을 다시 먹게 되었다. 이 마음이 약해지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이와 관련한 공부를 게을리하지 살아야겠다는 다짐도 함께 했다. 덧- 현재 거의 매일 입고 있는 옷이 있다. 사실, 나의 옷은 아니었고 내 아이들이 어렸을 적 있었던 옷이다. 지금 대학생이 된 첫째가 초등학생 때 입었던 옷이니 꽤 시간이 지났다. 아이들이 안 입은지는 오래됐고, 아까워서 내가 내내 갖고 종종 입었었다. 올이 풀리고 낡은 티가 나가는 하지만, 요새 더욱 요긴하게 입고 있다. 새벽 러닝을 할 때 찬바람을 막고 가볍게 입고 달리기 좋아 방안 러닝 복장으로 당첨! 적당히 몸에 꼭 맞고 또 폭신해서 입었을 때 불편함이 없이 좋다. 이 책을 읽었으니 더욱, 앞으로 10년은 충분히 더 입고 달릴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결심만으로도 한편에 갖고 있던 죄책감이 조금 해소되는 듯한 착각이 든다. 물론 아직 갈길이 멀었지만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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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세컨핸드 매장에서 헐값에 샀던 니트를 풀어 뜨개질을 한 적이 있었다. 친구 할머님의 쑥색 조끼는 실뭉치 네다섯 개로 내 손에 들어와 비니 모자 두 개와 손가방 한 개가 되었다. 그 후로도 종종 유행이 지나거나 사이즈가 맞지 않는 니트에서 실을 풀어 뜨개를 했다. 특별히 환경을 지키겠다는 사명감이나 야망 같은 걸 염두에 두고 하는 일은 아니었다. 버리는 대신 한 번 더 쓸 수 있다면 쓰는 게 당연하다는 것이 실을 풀어내는 친구와 그걸로 뜨개를 하는 나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니트 재질이 아닌 옷은 천을 잘라 북커버나 파우치를 만들었다. 그런데도 버릴 수밖에 없는 옷은 계속 생겨났다. 직구 시대가 열리고 몇천 원대로 살 수 있는 저가 옷들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런 옷들은 쉬인깡, 테무깡 등의 제목을 달고 이런 멘트로 소개된다. “싸게 사서 한 계절 입고 버리기 좋아요!” 그렇다면, 그렇게 버려진 옷들은 대체 어디로 간단 말인가?
르포 『헌 옷 추적기』는 그런 옷들이 정말로 어디로 가는지 추적한 다큐 에세이인 동시에 한국도 환경오염의 가해자라는 일종의 폭로이자 고발이었다. 저자들이 추적 가능한 태그를 달아 전국의 헌옷수거함에 넣은 옷들은 곧 세계 각지에서 발견되기 시작했다. ‘못 사는 나라니까 이런 옷도 입겠지’ ‘수거함에 넣는 거랑 그냥 버리는 건 다르지’ 라는 생각으로 재활용이라는 명목 하에 버려진 헌 옷들이 외국에서 쓰레기 무덤을 이루고 있었다. 우리가 ‘난 버린 게 아니고 못 사는 나라에서 재활용되라고 기부한 거야’라고 도덕적인 기분을 즐기고 있는 동안 인도 파니파트에서는 헌 옷을 표백하는 공장의 폐수 때문에 사람들이 병들어간다. 이런 재활용 공장들이 현지 노동자들은 물론이고 마을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한다. 타이 아라냐쁘라텟에는 악취가 가득한 헌옷 쓰레기 산이 생겼다. 독자들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옷을 버려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쓰레기 더미에 책임이 있다. 우리는 무고하지 않다.
『헌 옷 추적기』가 좋았던 점 중 하나는 4장 「모두의 책임」에서 기업의 사례를 정확히 들어 주고 있다는 것이었다. 막연히 재활용해라, 옷을 사지 마라, 쓰레기를 버리지 마라, 등 원론적 이야기로 독자를 질책하는 대신 생산자인 대기업의 이중적인 면모나 현행법의 맹점을 정확히 꼬집는다.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에 대해서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책에 실려 있는 생생한 매립지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마음 한구석이 무겁게 내려앉는다. 반짝이는 조명 아래 다리가 길어 보이는 옷가게 거울 앞에 서 있어도 이제는 기분이 설레기보다 아이들이 헌옷 쓰레기 산을 돌아다니는 장면이 떠오를 것 같다.
슬슬 버려야겠다고 생각했던 옷이 나에게도 있다. 겉이 벨벳 소재로 된 오프숄더 블라우스로, 몇 년 전 세컨핸드 매장에서 구매한 제품이다. 그 매장은 무게 당 가격을 책정하는 곳으로 꽤나 인기가 좋았지만 그런 방식으로는 번화가의 백 평이 넘는 매장을 유지할 수 없었는지 얼마 못 가 사라졌다. ‘빈티지’ 라는 명목 하에 구제옷 한 벌에 십만 원씩 값을 붙이는 이른바 ‘감성’ 상점들은 건재하다는 것과 비교하면 조금 헛웃음이 나온다. 처음부터 살짝 부실하던 암홀 박음질이 터져 두어 번 꿰맸는데 얼마 전에 같은 자리가 또 뜯어졌다. 업사이클링 하기에도 어려운 소재라 이번에는 정말로 버려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옷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기로 한다. 표백 공장에서 노동자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옷이 한 벌이라도 더 줄어들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곧 새해가 될 것이고 그러면 또 새 옷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그러나 한 번쯤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당신이 그 옷을 구매함으로써 환경 오염과 개발도상국 노동 착취의 가해자가 된다면, 그래도 구매할 것인가?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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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고 빠르게 많이 만들어진 옷인 만큼 수명도 그만큼 짧아졌다. 한 철 입고 버리는 용으로 샀어요, 온라인 쇼핑몰 구매 후기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문장. 그럼 그 많은 옷들은 한 철이 지난 후에 모두 어디로 갈까? 우리가 알고있는 그들의 미래는 녹색 사각형 철제 박스, 의류 수거함 거기까지이다. 한겨레 출판에서 출간된 헌 옷 추적기는 의류 수거함 이후의 이야기에 대해 추적한 책이다. 버려지는 옷들에 스마트태그 등 추적기를 부착해 그 옷들이 정말 어디로 가는지, 우리가 버린 옷들은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그것이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책은 면직물의 조직처럼 촘촘하게 보여주었다. 의류수거함에 옷을 넣는 행위는 일반적으로 다른 쓰레기를 버리는 일과는 다르게 감각한다. 쓰레기통이 아닌 의류수거함에 넣음으로써 기부했다, 옷이 필요한 누군가에서 쓰이리라, 하고 도덕적 안도감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안도감을 느끼는 일이 무색하게 옷들의 대부분은 재활용 되지 않는다. 헌 옷 추적기에 따르면 대부분은 버려진다. 옷들을 소각하는 곳은 인도의 파니파트라고 하는 도시에서 대부분 이루어진다. 파니파트에서도 헌옷을 수입해 소각하는 일은 불법이지만 정부에서 관리되지 않아 늦은 오후나 밤에 일상적으로 일어난다. 소각 과정에서 발생되는 매연으로 파니파트는 매일이 매캐하다.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 하는 건 버리는 일 뿐만 아니라 재활용도 마찬가지였다. 일부 옷들은 다운사이클링되어 재활용 되는데, 다시 원사로 돌아하는 것이었다. 원사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독한 표백제를 이용해 옷들을 표백하고 있었다. 표백 작업을 하는 파티파트의 노동자는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맨 손과 맨 발로 노동하고 있었다. 열악한 환경 한 가운데에는 늘 사회적 약자가 서 있다. 1부와 2부에서는 소비자가 헌옷 수거함에 넣은 옷들이 어디로 가는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진실에 대해 다루고 있었다. 이어지는 3부와 4부에서는 많은 옷들을 생산해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대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기업은 리사이클링, 친환경이라는 이름으로 라벨링하며 고객을 안심시키고 그 이면에서는 1%에도 못 미치는 재활용률을 보여주고 있었다. 또 고가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팔리지 않은 새 옷 재고를 소각시키는 것도 제도나 윤리적인 제재 없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큰 충격이었다. 이를 통해 대량 생산 자체에 제동을 가하고, 기업이 재고를 책임지고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음을, 패션 산업이 환경 담론에 있어 배제될 수 없는 핵심적인 요소임을 알게되었다. 7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된 헌옷 추적 프로젝트의 기록을 읽으며 단순히 옷을 불필요하게 소비하지 말아야겠다고 느낀 것도 물론이지만 그보다 더 큰 앎은 '내가 입는 옷 뒷면'에 내가 몰랐던 고통이 이었다는 것이다. 내가 '누리는 권리가 누군가의 고통 위에서 세워진다면, 그것은 더 이상 권리라 말할 수 없다. 우리가 누리는 것들의 시작과 끝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야 한다. 변화는 인지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옷의 시작과 끝에 누가 서있는지, 무엇이 있는지 헌옷 추적기를 통해 여실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버리려 했지만, 다시 입기로 마음이 바뀐 나의 헌 옷 이야기 팀 단체복으로 맞춘 후드 집업. 페인트도 묻고 단체활동이 끝난 후에 손이 잘 가지 않지만, 검정색 후드집업이니까 이래저래 활용도가 좋을 것 같으니 다시 오래 입어봐야겠다! #헌옷추적챌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