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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거품'과도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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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저마다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고, 결국에는 그 이유를 찾아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점차 나이를 먹으면서 오히려 반대의 생각을 하게 된다. 삶에는 생각보다 대단한 이유가 없다는. 인간이라는 존재 역시 사소하다는. 인간은 먹고 자고 일하고 사랑하고 미워하다가, 언젠가는 사라진다.이처럼 긴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보면 한 사람의 생은 정말이지 작은 거품 하나에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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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저마다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고, 결국에는 그 이유를 찾아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점차 나이를 먹으면서 오히려 반대의 생각을 하게 된다. 삶에는 생각보다 대단한 이유가 없다는. 인간이라는 존재 역시 사소하다는. 인간은 먹고 자고 일하고 사랑하고 미워하다가, 언젠가는 사라진다.


이처럼 긴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보면 한 사람의 생은 정말이지 작은 거품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이 책이 말하는 삶의 덧없음은 흔히 생각하는 허무와는 조금 다르다. 거품은 생겨나자마자 사라진다. 모양을 갖추는가 싶으면 터지고, 터진 자리에서는 또 다른 거품이 부풀어 오른다. 그 모습을 무의미하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거품이 존재하는 동안의 시간이 아무것도 아닌 것은 아니다. 잠깐 반짝이다 사라지는 것과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니까.


이 사실을 곱씹을 때마다 삶이 더 허무해지기보다는 오히려 조금 편안해진다.


삶에 반드시 거대한 의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나는 늘 무언가를 증명하려 했다. 내가 무엇을 이루고 있는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나의 삶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 반면 삶이 본래 대단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굳이 그렇게까지 애쓸 필요가 없어진다. 반드시 오늘 하루가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고,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채 흘려보낸 하루가 있어도 괜찮다. 별다른 사건 없이 지나가는 시간이 실패로 규정할 수도 없다.


그런 의미에서 가네사다가 말하는 삶은 단순하지만, 의미심장하다.


“큰 부자 같은 거 될 필요 없어. 살아있고 먹을 수 있고 잠잘 방이 있고, 혼자가 될 시간이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해.”


가네사다는 삶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여러 번 보아온 사람이다. 전쟁과 포로 생활을 겪었고, 동료의 죽음을 보았으며, 돌아온 뒤에는 가족에게조차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그러니 그가 말하는 ‘충분함’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내놓는 소박한 낙관과는 다르다. 오히려 삶이 얼마나 허약하고 덧없는지를 충분히 겪은 사람이 끝내 남겨 놓은 감각에 가깝다. 살아 있고, 먹을 수 있고, 잠잘 곳이 있고, 혼자가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것. 사실 삶에 그 이상이 본질적으로 무슨 의미가 있던가?


생각해보면 가오루가 사리하마에서 보낸 시간 역시 그러하다. 그곳에서 가오루가 어떤 대단한 깨달음을 얻거나 인생의 목표를 발견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흘러가는 시간을 보낼 뿐이다. 사람을 만나고, 풍경을 보고, 바다를 바라보고, 별것 아닌 순간들을 겪는다. 어쩌면 그것은 이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다.


삶이란 결국 그렇게 별것 아닌 순간들의 연속이다.


p.190의 문장이 내게는 오래 남았다.


“먼바다의 배를 보고 있으니까 시간이 흐르는 것에 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은 우리가 만든 달력과 시계처럼 분명하게 존재하는 것 같지만, 정작 시간 그 자체는 손에 잡히지 않는다. 우리는 지나간 시간을 세고 앞으로의 시간을 계획하면서 살아가지만, 결국 할 수 있는 것은 시간이 흐르는 것을 바라보는 것뿐이다. 그리고 가오루는 그 흐름이 눈앞의 풍경으로 나타날 때 그것을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시간에 큰 의미가 없고, 그래서 비로소 그것이 아름답다는 감각이 한 문장 안에 함께 놓여 있다는 것이 좋았다. 그러면 거품이 꺼질 그 순간까지 한낱 거품에 지나지 않을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마지막 장에 놓인 가오루의 물음을 내게도 던져 본다.


“나도 이 거품처럼 언젠가는 사라진다-그때까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나는 이 질문이야말로 이 책이 끝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왜 살아야 하는가?’가 아니라 ‘사라질 때까지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 둘은 비슷해 보이지만 다르다.


전자의 질문에는 정답이 필요하다. 삶을 정당화할 만한 커다란 이유를 찾아야 할 것만 같다. 하지만 후자의 질문에는 꼭 그런 답이 필요하지 않다. 거창한 일을 해도 되고, 아무것도 아닌 일을 해도 된다. 누군가를 만나도 되고, 혼자 있어도 된다. 바다를 바라보거나, 맛있는 것을 먹거나, 잠을 자거나, 별 의미 없이 하루를 흘려보내도 된다. 언젠가 우리는 사라지겠지만 거품의 형상을 한 순간만큼은 삶에 충실할 수 있다.


산다는 것은 원래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부풀었다가 터지고, 다시 부풀어 오르는 거품처럼 별것 아닌 일들이 이어지는 것. 그 안에서 우리는 무언가를 이루기도 하고 잃기도 하고, 누군가를 만나기도 하고 헤어지기도 한다. 그러다가 언젠가는 사라진다.


'거품'은 삶이 얼마나 덧없는지를 이야기하면서, 역설적으로 그 덧없음으로부터 삶을 조금 더 가볍게 사랑할 수 있는 가능성을 함께 보여주는 아름다운 소설이었다.

s*****9 2026.09.12. 신고 공감 11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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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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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빌려읽고 너무 좋아서 소장용으로 구매했어요 고등학교를 그만두고 자아를 찾아 나선 소년 가오루의 이야기입니다. 소설의 배경이 여름이라 그런지 여름에 읽으면 좋을 책일것 같아요 문장이 섬세하고 잘 읽히는 책이라고 느껴서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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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빌려읽고 너무 좋아서 소장용으로 구매했어요 고등학교를 그만두고 자아를 찾아 나선 소년 가오루의 이야기입니다. 소설의 배경이 여름이라 그런지 여름에 읽으면 좋을 책일것 같아요 문장이 섬세하고 잘 읽히는 책이라고 느껴서 추천드립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g******2 2026.07.0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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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여름 청소년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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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여름은 오래 그 곳에 남아>로 가루이자와에 대한 환상을 심어준 소설가 마쓰이에 마사시의 청소년 성장소설이 나왔다. 제목은 ‘거품’ 학교 적응을 하지 못하고 자퇴를 한 가오루는 작은 할아버지 가네사다가 사는 해변가 마을 사리하마에 여름 한철을 보내게 된다. 가네사다는 2차 대전중에 러시아의 포로가 되었다가 5년의 복역후 돌아온 후 보험을 판매하다가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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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여름은 오래 그 곳에 남아>로 가루이자와에 대한 환상을 심어준 소설가 마쓰이에 마사시의 청소년 성장소설이 나왔다. 제목은 ‘거품’

학교 적응을 하지 못하고 자퇴를 한 가오루는 작은 할아버지 가네사다가 사는 해변가 마을 사리하마에 여름 한철을 보내게 된다. 가네사다는 2차 대전중에 러시아의 포로가 되었다가 5년의 복역후 돌아온 후 보험을 판매하다가 지금은 혼자 살면서 오부브라는 작은 재즈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는 오카다라는 젊은 청년 한 명이 역시 가네사다에게 거둬져서 점원으로 생활하고 있다. 소설은 가오루의 여름 한 시즌 동안을 다루고 있는데, 가네사다의 젊을 때 이야기와 겹쳐지면서 진행된다 200페이지 남짓의 길지 않은 이야기로 큰 사건이 벌어지지는 않지만 잔잔한 일상들 속에서 서서히 주어졌던 교육환경에서 적응하지 못한채 튕겨나가버린 청소년 가오루가 세상에 대해 자유로운 공기안에서 배워나가고 깨달아가는 과정을 그려낸다. 

 

가네사다가 툭툭 던지는 말 중에 부모 모두 교사인 가오루가 들어보지 못한 통찰력 있는 말들이 담겨있었다.

“큰 부자 같은 거 될 필요 없어. 살아잇고 먹을 수 있고 잠잘 방이 있고, 혼자가 될 시간이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해”

 

가오루는 자신을 규정해주는 압정과 같은 소속 없이 오부브에서 지낸다. 그곳에서는 자기가 감당할 수 있는 자기다운 크기로 거기에서 있을 수 있다고 여긴다. 그렇게 자신이 누구인지 조금씩 깨우쳐 간다. 

 

오카다에게 카페에서 내놓는 요리를 배우면서 가오루는 ‘반복’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반복을 싫어하고 잘 하지 못하던 가오루는 시간의 흐름을 쫓아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힘들었는데, 이제는 같은 요리를 능숙하게 반복해서 만드는 오카다의 숙련된 몸짓을 보면서 힘들지 않은 반복도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보고 있으면 지루하고 불쾌하지 않고 매료되는 반복이 있다는 걸.

 

말수가 적은 오카다는 가오루가 떠나기 전날밤 거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삶에 대해 말한다.

“학교 같은 건 안가도 돼. 집단에 길들여지는 쪽이 마음은 편하지만 집단은 틀리기도 하니까”

 

10대시기의 고통스러운 시기를 넘어갈 때 이렇게 한 시즌쯤 숨돌리면서 ‘아무곳에도 소속되지 않은 나’로 지내보고, 정해진 것 없지만 그래도 뭔가 조금씩 꾸물꾸물 해보면서 어른의 일인분의 삶을 연습해보면서 괜찮은 어른들의 조심스러운 보호안에서 시간을 경험해보는 것은 참 소중한 시간이 되겠다 싶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j***a 2026.03.1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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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의미를 알아가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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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학교를 다니지 않게 된 '가오루'가 자유로운 영혼의 교육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작은할아버지댁에 머물면서 보내는 시간을 그리고 있습니다. 규칙을 강요하는 학교를 떠나 느슨하게 흐르는 재즈카페에서 명랑한 어른과 지내며 어른의 의미를 배워갑니다. 마쓰이에 마사시의 소설은 혼자 소리내어 읽는편인데 이번에도 천천히 읽고 있으면 장면들이 영상처럼 떠오릅니다.여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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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학교를 다니지 않게 된 '가오루'가 자유로운 영혼의 교육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작은할아버지댁에 머물면서 보내는 시간을 그리고 있습니다. 

규칙을 강요하는 학교를 떠나 느슨하게 흐르는 재즈카페에서 명랑한 어른과 지내며 어른의 의미를 배워갑니다. 

마쓰이에 마사시의 소설은 혼자 소리내어 읽는편인데 이번에도 천천히 읽고 있으면 장면들이 영상처럼 떠오릅니다.
여름이 시작될 때 다시 읽어보고 싶어지는 책입니다.

j*****2 2026.02.1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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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 마쓰이에 마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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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이에 마사시의 소설은 저마다 다양한 울림을 준다. 그만큼 각 소설마다 녹여내고자 하는 바가 확실해 보여서 좋다. 가오루가 가진, 가네사다가 가진, 오카다가 가진 거품이전부 다른 이들에게 꺼내놓지 못한 것처럼 내가 가지고 있는 거품은 뭐였을까? 나로부터 뻗어나가는 세상은 어떠했는가? 읽으면 읽을수록 ‘나’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되는 소설이다. 마쓰이에 마사시는 뜨
"거품 - 마쓰이에 마사시" 내용보기
 마쓰이에 마사시의 소설은 저마다 다양한 울림을 준다.
그만큼 각 소설마다 녹여내고자 하는 바가 확실해 보여서 좋다.

 가오루가 가진, 가네사다가 가진, 오카다가 가진 거품이
전부 다른 이들에게 꺼내놓지 못한 것처럼 내가 가지고 있는 거품은 뭐였을까? 나로부터 뻗어나가는 세상은 어떠했는가? 읽으면 읽을수록 ‘나’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되는 소설이다. 마쓰이에 마사시는 뜨거운 여름 햇볕의 선선한 그늘 같은 존재가 아닐까.
YES마니아 : 로얄 n****8 2026.02.0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