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금이씨의 동화라는 것만으로 우선 잡고 읽어보게 됐다. 전작에서 내가 느낀 소재의 신선함이나 톡톡 튀는 개성은 없더라도 우선은 안정된 주제에 깔끔한 문체를 좋아했던 작가이기 때문이다. 다 읽고 나니 가장 와 닿은 건, 이금이씨가 근래에 금강산 여행을 했다는 점뿐이다. 그거 말고는 글쎄? 차라리 이렇게 기행문 위주로 써 놓을 봐에야 차라리 창작부문말고 기획부문으로 초점을 맞추는 것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주인공 수빈이 할아버지와 동남아, 함경도 할아버지와 온정리 할머니의 슬픔은 물론 충분히 이해가 가고도 남지만- 어떻게 이해가 안 간다고 할 수 있겠는가- 주변의 슬픔에는 낯설더라도 책 속에서 울려대는 시도때도 없는 슬픈 이야기에는 충분히 면역이 되어 있는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고 과연 통일에 대해서 어떤 당위성이라도 들이댈 수 있을까 상당히 의심스럽다. 줄줄이 이어지는 금강산의 절경 묘사에, 설명에, 거기다 백과사전처럼 읊어대는 할아버지 이야기까지, 기획부문으로 했어도 좋은 평을 얻기는 어렵지 않았을까 싶다. 왜 작가들은 '남다른' 경험은 굳이 숨기지 못하는 걸까, 은근히 짜증이 난다고 하면 너무 심한 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