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연이라는 것은 사람사이에만 있는 것은 아닌듯싶다. 내가 처음 나우시카를 알게 된 것은 내가 갓 중학생이 되었던 때였는 것 같다. 참고로 난 지금 두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국내 방송이 아니라 AFKN의 방송에서였다. 미군 부대가 가까워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때 우리집에선 미군들을 위한 방송시청이 가능했었다. 지금도 기억한다. 그때의 전율과 감동을.. 영어로 방송되었기에 당연히 미국만화인줄 알았고 너무나 신비스런 장면과 스토리 전개에 난 결국 눈물을 줄줄 흘리고 말았다. 영어를 알아듣지 못하면 어떠한가. 그 장면, 장면 하나하나가 그대로 내 뇌리에 각인되었었다. 오무들의 촉수에 둘러싸여 상처가 나아가는 그 장면이 나에겐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그러다 몇해전에 우연히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팬인 친구를 통해서 시디를 구할 수 있었다. 그때까지도 내가 기억하던 나우시카가 만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인지 알지 못했다. 시디를 보다 갑자기 갇혀있던 기억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그때의 느낌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아하, 이런게 인연일 수도 있겠구나. 20년쯤 된 기억도 이렇게 생생할 수 있구나. 그리고 난 예스 24에서 이 만화가 완간된 것을 알고 망설이지 않고 구입했다. 아껴서 읽을려고 했지만 결국 하룻밤사이에 전부 읽고 말았다. 미쳐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은 이제서야 이해할 수 있었고 난 그녀의 골수팬이 되었다. 물론 그녀의 아버지 미야쟈키 하야오의 팬이 된지는 오래다. 인류, 지구의 참혹함에 몸서리가 쳐진다. 결국 모든 파괴, 오염, 증오는 우리 인간이 만든 것이다. 그리고 정화하는 단계에서도 인간의 오만함과 간섭은 여전했다. 마치 자신이 신인양.. 하지만 나우시카는 인류가 멸망하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을 잘 알면서도 자연의 순응하려한다. 그러다보면 인류가 살아남게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고... 참으로 대단한 이야기거리다. 바람계곡의 전사이며 천사, 나우시카처럼 나도 바람의 이야기를 듣고 싶고 느끼고 싶다. 소녀적의 감성을 언제라도 떠올릴 수 있을 나에겐 참으로 소중한 이야기다.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