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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모나지 않기 위해 애쓰며 살아온 사람이다. 큰 욕망 없이, 그러나 성실하게, 타인에게 가능한 한 친절하려 노력하며 살아왔다. 그런 그에게 10년 전, 바닷가에서 아내가 사고로 사라진다. 40년을 함께 해온 사람을 잃는 일은 한순간이었고, 그 이후의 삶은 상실을 안은 채 계속된다. 다르고도 닮았던 두 사람은 모두 글쓰기를 사랑했다. 바움가트너에게 아내는 삶의 동반자이자 가장 친밀한 타자였다. 그녀가 사라졌을 때 곁에 없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일은 고통스러웠지만, 그렇다고 삶이 멈추지는 않았다. 노년기에 접어든 그의 일상은 단조롭다. 그러나 그 단조로움 속에서 기억은 뜻밖의 방식으로 되살아난다. 타버린 냄비에서 시작된 사소하고 무심한 장면들 속에서, 이미 사라졌다고 여겼던 기억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왜 하필 지금일까. 어쩌면 그동안 기억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불러올 수 없었을 뿐인지도 모른다. 이제서야 감당할 수 있게 되었기에, 기억은 다시 그에게 도착한다. 한 사람의 삶은 수많은 우연으로 이루어진다. 바움가트너와 그의 아내의 만남 또한 그러했다. 단 한 번의 우연이 아니라, 그 우연을 다시 확인하게 만드는 또 다른 우연들. 만약 그 순간들이 어긋났다면 그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에게 그 우연은, 다른 어떤 삶의 가능성보다도 압도적인 의미를 지녔다. 아내와 함께한 생애는, 가질 수 없었을 수많은 삶의 가능성을 단번에 넘어설 만큼 충분히 가치 있었다. 폴 오스터는 이 소설에서 바움가트너의 2년 남짓한 시간을 따라가지만, 그 안에는 그의 전 생애가 응축되어 있다. 바움가트너 개인의 기억을 따라가다 보면 부모와 형제, 아내의 삶까지 자연스레 마주하게 된다. 단편적인 이야기들의 연결은 오히려 한 사람의 생을 더 온전하게 드러낸다. 이 소설은 한 인간의 삶이 얼마나 많은 타인의 삶과 얽혀 있는지, 얼마나 많은 우연의 층위에서 비로소 하나의 생으로 완성되는지를 보여준다. 가장 인상적인 지점은 결말이다. 바움가트너의 끝은 또 하나의 시작처럼 열려 있다. 기억의 미로를 통과한 끝에서, 예기치 못한 우연은 다시 한 번 그를 삶의 다른 방향 앞에 세운다. 상실 이후에도 삶은 여전히 무언가를 건네며, 그는 그 앞에서 새로운 삶의 긴장을 느낀다. 폴 오스터의 소설에서 신은 늘 주사위 놀이를 한다. 우주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우연을 준비해 둔다. 『바움가트너』는 그가 평생 써온 우연과 기억, 허구와 상상력에 대한 사유가 가장 친절하고 애틋한 형태로 응축된 마지막 인사처럼 느껴진다. 죽음에 가장 가까이 다가선 자리에서, 그는 삶이 여전히 연결 속에 있으며, 그 연결이 끝내 우리를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만든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그의 소설을 읽고 있으면 삶이 가진 수많은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우리 앞에는 언제나 여러 선택지가 놓여 있고, 우리가 미처 상상하지 못한 미래는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 바로 그 가능성과 불확실성이 삶을 의미 있게 한다. 그의 소설 속 인물들처럼, 우리에게도 당장 내일 삶을 송두리째 흔들 우연의 법칙이 작동할지 누가 알겠는가. 그렇다면 기대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삶은 여전히 수많은 우연의 층위 위에 놓여 있고, 우리는 그 안에서 아직 완결되지 않은 가능성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바움가트너 #폴오스터 #소설추천 #북스타그램 #paulauster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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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단 책 리뷰🤍(협찬, 도서제공) [ 바움가트너 ] 🩵 저자 - 폴 오스터(장편소설) 🩵 옮김 - 정영목 🩵 출판 - 열린책들 ✍️ 아침부터 조금씩 어긋나는 날들이 있다. 별일 아닌 것들에서 리듬이 틀어지고, 그 사소한 어긋남이 이상하게도 하루 전체를 끌고 가는 날. ‘바움가트너’를 읽는 동안 나는 계속 그런 날에 머물러 있는 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삶은 늘 제시간에 맞춰 오지 않고, 기억은 생각보다 쉽게 빠져나가며, 사랑은 사라진 뒤에도 끝내 과거형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책에서는 조용히 되풀이한다. 📖 삶은 위험해요. 언제라도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죠.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완전히 살아 있는 게 아니죠. ✍️ 이 문장은 바움가트너라는 인물이 아니라, 남겨진 사람에게 전하는 말처럼 들렸다. 삶을 통제하지 않겠다는 태도, 그리고 그 태도 때문에 감당해야 했던 상실까지도 끌어안으려는 고집은 비극적이지 않는다. 대신 ‘그럼에도 살아간다’는 문장을 아주 느리게 반복한다. 그래서 더 아프고, 그래서 더 진실하다. 📖 사람들은 죽어요. 젊어서 죽고, 늙어서 죽고, 쉰여덟에 죽죠. 다만 나는 애나가 그리워요. 그게 전부예요. ✍️ 애도를 이렇게 말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후회도, 가책도 아닌 그리움만 남은 상태. 애도는 감정의 폭발이 아니라, 일상 속에 스며드는 결핍이라는 걸 이 문장은 정확히 짚는다. 누군가를 잃고도 계속 살아야 하는 사람의 언어는 이렇게 담백할 수 있구나 싶었다. 📖 그것은 그저 다리 없고 팔 없는 몸통에 붙여 놓은 인공적 팔다리가 이제 너무 익숙해져서… 그게 거기 있다는 걸 거의 의식하지 못하기 때문일 뿐이다. ✍️ 살아간다는 건, 완전해지는 게 아니라 익숙해지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실 이후의 삶은 회복이 아니라 적응에 가깝다. 바움가트너는 여전히 느끼고, 여전히 사랑하고, 여전히 살아간다. 다만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말이다. 이 문단을 읽으며 ‘괜찮아진 척’과 ‘괜찮아짐’의 차이를 오래 생각하게 되었다. ⭐️ ‘바움가트너’는 거창한 슬픔을 기대하면 빗나가는 소설이다. 대신 사소한 하루, 반복되는 기억, 말로 다 설명 되지 않는 감정들이 차곡차곡 쌓인다. 폴 오스터는 여전히 삶과 죽음, 기억과 언어 사이를 걷는다. 이번에는 훨씬 작은 목소리로, 그러나 더 깊게 이야기하고 있다. 읽고 나면 무엇이 남았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분명 먹먹한 감각은 오래 가슴에 남는다. 그게 이 소설의 힘이다. 👍 상실 이후의 삶을 극복이 아니라 지속으로 바라보고 싶은 사람 👍 큰 사건보다 일상의 결을 따라가는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 👍 애도, 기억, 사랑 같은 단어를 가볍게 다루지 않는 이야기를 찾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이 서평은 열린책들(@openbooks21 )출판에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협찬(제공)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읽는 동안 여러 번 멈춰 섰다. 그리고 그 멈춤이 이 책을 읽은 이유였다고 생각한다. (얼마전에 고양이별로 떠난 르누가 생각이 났다.😽) #바움가트너 #폴오스터 #열린책들 #애도 #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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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소설이라는 문구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신예 작가의 이미지로 기억된 작가가 이미 세상을 등졌다고 한다 그리고 그 마지막 소설은 상실과 애도를 담아서 독자를 만난다 이 책은 인생에 대한 상실과 허구, 존재와 진실에 관한 이야기이다 가장 큰 장점은 인생의 끝자락에서 바라보는 상실과 기억을 통해 삶을 사색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어찌보면 인생을 상실로 점철된 과정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주위에 있는 것이 사라져간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인생에 큰 영향을 주는 것들이 있다 극 중 주인공에게 그것은 아내이다 일상에서 불쑥 불거진 아내의 기억은 그녀의 빈자리를 절실히 느끼게 한다 저자의 비유를 빌리자면 마치 환지통처럼 말이다 이 상실은 인생에 큰 공백을 만든다. 그렇다면 과연 이렇게 공란이 생겨가는 인생이란 무엇일까 단지 점점 축소되어 가는 슬픈 무언가, 애수와 애도를 표하며 떠나보내야 하는 일시적인 무언가일 뿐인 것인가. 그러나 저자는 아무 의미 없어 보이는 우연으로 촉발한 기억에 주목한다 그리고 그 거짓말 같은 이벤트가 상실을 존재감으로 바꾸어 놓는다. 공백인 "부재"가 "존재감"으로 채워지는 것이다 다음으로 소설가로서 마지막 작품인 것답게 상실과 허구를 연결하여 보여주는 것도 장점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상실은 부재를 상징한다 그리고 소설의 허구 역시 현실의 부재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상실은 존재를 부각시키고 허구는 현실 즉 진실이 드러나게 한다 이 공통점을 저자는 이 소설에서 암묵적으로 연결한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인생과 소설의 본질임을 암시한다 마지막 작품이 다룰 만한 서사적 정원을 완성한다 #바움가트너 #폴오스터 #정영목 #열린책들 #문화충전 #서평이벤트 <이 글은 문화충전 200%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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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지극히주관적인_리뷰⠀ ⠀⠀ ⠀ ✔️ 애나 일러스트 리커버로 겨울빛 표지가 눈길을 끄는 책 <바움가트너>는 은퇴를 앞둔 노교수 바움가트너의 70년 인생 중 마지막 2년 정도를 다룬⠀ 폴 오스터의 생애 마지막 작품이다.⠀ ⠀ ⠀ 10년 전 사고로 아내를 잃은 바움가트너가⠀ ⠀ 이미 잘려 나간 신체 부위에서 통증을 느끼게 되는 환지통처럼 ⠀ 까맣게 그을린 냄비 하나, 낡은 책 한 권, 오래된 커피잔 등의 물건들이나 일상의 사소한 순간들 곳곳에서 ⠀ ⠀ 이젠 세상에서 사라진 아내의 온기를 마주하며 상실감을 안고 살아가는 이야기.⠀ ⠀ ⠀ 아내의 빈자리를 외면하지 않으며 흔적을 마주하고 추억하는, 잔잔하게 흐르는 서사와 정교한 문체가⠀ 사라진 사람과 함께한 시간들을 조용히 불러내 보여주는 느낌이 든다.⠀ ⠀ ⠀ 짧은 분량인데도 어린 시절부터 청년기, 노년에 이르는 오랜 기억들이 얽혀서인지 내용이 짧지 않고 오히려 풍성하게 느껴지는 <바움가트너>.⠀ ⠀ ⠀ ⠀ ✔️ 저물어가는 자신의 생명과, 삶 속에 빛나던 기억을 조심스럽게 어루만지는 듯한 문장들이 인상적이었다.⠀ 죽음을 앞둔 바움가트너의 상실과 애도에 관한 이야기이자⠀ 폴 오스터 자신의 생에 대한 회상과 애도가 아닐런지.⠀ ⠀ ⠀ 부재라는 상실은, 잊혀짐이라기보다는⠀ 기억과 추억으로 끊임없이 채워지는 것임을 깨닫는다. ⠀ ⠀ 유한한 삶 속 우리를 이어줄 수 있는 건 무엇일까.⠀ ⠀ ⠀ ⠀ ⠀ 아마도 기억과 사랑일 것이다.⠀ ⠀ ⠀ 상실은 어쩌면 각자에게 환지통을 안고 살아가게 할지도 모른다.⠀ ⠀ 하지만 잊으려는 노력보단, 상실의 깊이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사람을 더 들여다 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니었을까.⠀ ⠀ ⠀ ⠀ 이번 리커버에는 오랜 시간 폴 오스터의 신작을 기다려온 독자이자 작가 김연수의 헌정 에세이 '굿바이,폴' 이 실려 있다.⠀ 더 이상 그의 이름이 신작 대기 리스트에 없다는 문단으로 시작하는 폴에게의 다정한 작별의 인사다.⠀ ⠀ ⠀ '바움가트너 모험담의 마지막 장이 시작된다.' 는⠀ 폴 오스터의 말처럼⠀ <바움가트너>라는 마지막 모험을 선물해주고 떠난 폴에게, 나 역시 마음으로 작별 인사를 보낸다. ⠀ 굿바이, 폴.⠀ ⠀ ⠀ ⠀ ~♡~♡~♡~♡~♡~♡~♡~♡~♡~♡~♡~♡⠀⠀⠀⠀ ⠀⠀⠀⠀ 책과 기록 사이, 핵심 콕콕 책추천. 템리뷰⠀⠀⠀⠀ 눈썰미좋은 북썰미⠀⠀⠀⠀ @book_ssulmi⠀⠀⠀⠀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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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오스터의 유작 <바움가트너>를 읽었다. 폴 오스터를 좋아하는, 폴 오스터로 인해 소설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에게 아쉬움과 '상실', 그리고 슬픔을 경험하게 하는 유작. 그리고 소설의 내용도 '상실'을 겪고 있는 70대 철학과 교수의 삶에 관한 것이다. 책의 시작은 다음과 같다.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매우 일상적인 공간으로 덥썩 독자들을 들여다 놓은 뒤 주인공 바움가트너의 머리 속에서 중구난방으로 떠오르는 생각과 그에 못지 않은 정돈되지 못한 일상과 우당탕탕 행동들이 그야말로 VR체험처럼 몸에 스며들게 만든다. 사실, 폴 오스터의 작품을 제대로 읽어본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명한 작품들의 이름은 들어도 보았지만 딱히 끌리진 않았다. 언제나, 읽으려고 하면 당연히 읽을 수 있겠지- 하다가 불현듯 독서 절벽에서 떨어져 꼼짝없이 널부러져 있었다. 겨우겨우 활자가 눈과 손과 머리에 잡히는 시기에 가만히 스며드는 이 이야기를 만나게 된 것은 2025년을 지나와 2026년이 내민 손을 잡는 기분이다. 이 소설은 상실 이후에도 계속되는 삶의 결을 따라가게 한다. 바움가트너는 아내 안나를 잃은 이후에도 여전히 살아가고 있으며, 그 삶은 생각보다 예측할 수 없고 때로는 우스꽝스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바로 그 점에서 이 소설은 이상하게도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사람은 슬픔 속에서도 밥을 먹고, 물건을 떨어뜨리고, 쓸데없는 생각에 빠지고,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그 반복이 곧 삶이라는 사실을 아리게 새겨준다. ‘바움가트너’라는 이름이 ‘정원사’라는 뜻을 가진다는 점도 인상 깊었다. 정원사는 시간을 들여 현재를 돌보고 미래를 기다리는 사람이다. 바움가트너는 상실을 극복하려 애쓰기보다는, 상실과 슬픔을 삶 속에 그대로 둔 채 조금씩 적응해 나간다. 소설 속에서 ‘정원’이 가지는 의미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정원은 생명과 소멸이 동시에 존재하는 공간이다. 무엇인가 자라고, 또 사라지며, 그 모든 과정이 반복된다. 과거를 붙잡지 않고 변화를 애써 막지 않아 새로움은 익숙하게 스며들었다가 자기만의 색을 드러낸다. 바움가트너의 삶 역시 그러하다. 아내는 떠났지만, 그녀와의 기억은 사라지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남아 있다. 읽는 내내 인물의 생각이 정리되지 않은 채 흘러가는 방식이 낯설면서도 묘하게 익숙했다. 어떤 기억은 갑자기 튀어나오고, 어떤 감정은 설명되지 않은 채 남아 있으며, 일상은 늘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이 작품은 슬픔을 과장하지도, 극복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대신 그저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상실 이후의 삶을 이렇게 자연스럽고도 절제된 방식으로 그려낼 수 있다는 폴 오스터의 역량이 독서의 시간 동안 짜릿하게 관통한다. 읽는 동안 여러 번, 인물의 감정이 이상하리만큼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어느 순간에는 내가 이 소설을 읽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의 시간과 경험을 떠올리고 있기도 했다. 어쩌면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생애의 언젠가는 맞닥뜨리고 느끼며 종국에는 품고 가게 될, 나에게는 너무나도 특별하지만 모두에게는 너무 흔한 그런 감정을 건드리는 이야기다. 류이치 사카모토의 Aqua를 들으며 이 리뷰를 쓰고 있다. 폴 오스터를 추모하며 <굿바이, 폴>을 수록한 소설가 김연수의 마음을 알 것도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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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애나 일러스트 커버를 입고 돌아 온 폴 오스터의 생애 마지막 작품 <바움가트너>는 우울한 블루와 이중적인 색 그레이 그 사이 어딘가와 닮아있는 책이었습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 바움가트너는 10년 전 아내와 사별한 후 기억마저 깜빡이는 위태로운 형광등 같은 상태의 사나이입니다. 인간이 겪는 고통 중 가장 큰 슬픔이 배우자를 먼저 떠나보내는 일이라고들 하지요. 평생을 함께 해온 반려자를 먼저 떠나보내고 혼자 남겨진 바움가트너에게 상실의 아픔은 상실 자체를 부정하기도 하고 인정하려 애써온 날들로 점철되어 있었습니다. 종일 함께 이야기 하고, 음식을 나누어 먹고, 사랑을 나누던 배우자와의 갑작스러운 이별은 일말의 죄책감으로 남아있었고 꽤 오랜 기간동안 암전 상태였던 바움가트너에게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 옵니다. 10년 전 여름날 바다에 삼켜진 아내의 흔적들이 집 안 곳곳에 가득해 아내의 원고를 읽기도 하고 하릴없이 타자기를 쳐보기도 하고 아내의 옷가지를 꺼내어 개켜두기에 골몰했던 바움가트너에게도 새로운 사랑이 찾아 옵니다. 세상과의 단절 속에서 다리가 되어 주는 인연들을 붙들어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로 상실의 아픔을 잠시나마 잊고 앞으로 또 앞으로 나아갑니다. 인간이 느끼는 처절한 고독과 상실의 아픔과 기억이 흐려지는 와중에 한 인간이 품고 있는 생각의 끈은 끊길듯 결코 끊어지지 않습니다. 상실의 아픔을 지닌 인간이 지닌 생각과 생각들의 연결고리를 따라 호흡하며 인간 본연의 날것과 조우합니다. 단 한 번이라도 타인에게 쉬이 보이기 어려운 깊은 어두움에 허우적거린 경험이 있거나 그러한 상태라면 더욱 공명하며 울림으로 와 닿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앞으로 나아가도록 잔잔한 위로가 되어주고 힘이 되어주는 책이어서 바움가트너를 만나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바움가트너 #폴오스터 #열린책들 #문화충전 #문화충전200 #정영목 #서평이벤트 #영미소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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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오스터의 작별 인사와도 같은 소설 <바움가트너> 읽고서 한참 동안 마음을 먹먹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 작품은 평생을 함께한 아내 안나를 사고로 잃고 홀로 남겨진 70대 철학 교수 시모어 바움가트너의 일상을 담담하게 담았습니다. 갑작스러운 이별 뒤에 남겨진 사람이 마주하는 상실의 무게가 문장마다 묵직하게 배어 나와서 한 줄 한 줄 읽어 내려갈 때마다 목이 메기도 했습니다. 바움가트너는 서재에서 글을 쓰거나 차를 마시는 사소한 순간에도 아내의 부재를 실감하며 살아갑니다. 소설 속에서 묘사되는 '환기통' 개념이 특히 기억에 남아요. 잘려 나간 신체 부위가 여전히 존재하는 것처럼 통증을 느끼는 상태를 사별의 슬픔에 비유한 대목이 참 날카롭습니다. 아내와의 사별 후에 오는 고통의 정도를 가늠할 수 없을 테지만, 그는 아내가 세상을 떠난 지 9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함께했던 집 안의 모든 물건에서 그녀의 흔적을 발견하곤 해요. 작가는 바움가트너의 기억을 통해 안나와의 첫 만남부터 뜨거웠던 사랑의 순간들을 세밀하게 복원합니다. 단순히 슬픔에 침잠하는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남겨진 자가 어떻게 다시 삶의 불씨를 지피는지 그 과정을 집요하게 추적합니다. 바움가트너가 젊은 학생과 교류하거나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며 고독의 껍질을 깨고 나오는 모습에서는 묘하게 안도감을 주기도 합니다. 이번 책은 폴 오스터가 투병 중에 집필한 생애 마지막 장편이라는 사실을 떠올리면, 소설 속 죽음과 삶에 대한 통찰이 더욱 예사롭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문장들은 화려한 수식 없이도 인간의 근원적인 외로움을 정확하게 관통해요. 생의 끝자락에서 그가 남기고 싶었던 메시지는 결국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삶'의 숭고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상실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바움가트너의 서툰 발걸음에 깊이 공감하며 책장을 넘기게 될 거예요.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이 어떻게 기억으로 치환되고, 그 기억이 다시 살아갈 힘이 되는지를 목격하는 시간은 매우 경건했습니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지금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존재들을 다시금 떠올려보기도 했습니다. *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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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김연수님의 에세이 '굿바이, 폴'을 읽으며 더 공감되는 시간이기도 했다. 2층 서재, 책상에 앉아 논문을 쓰고 있는 바움가트너를 만났다. 서재, 코지토리엄, 굴 사실 뭐라고 부르든 자신만의 공간이 있다는 것이 부러웠다. 그런데 아침부터 일이 꼬여도 제대로 꼬여버린 바움가트너의 하루가 어째 불안불안 예사롭지 않다. 타버린 냄비를 시작으로 줄줄이 어처구니없는 사고들이 연달아 벌어진 것이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그의 기억이 과거로 천천히 흘러가기 시작한다. 아직 열여덟살이 되지 않은 애나를 처음 만난 순간, 바로 문제의 냄비를 산 곳이다. 10년 전, 세상에서 유일하게 사랑했던 애나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혼란스러웠다. 여전히, 집안 곳곳에 남아있는 애나와의 추억, 소리, 글, 슬픔, 상실감 그리고 변화와 삶. 편리한 컴퓨터대신 타자기로 작업을 하던 애나의 모습, 지금도 집안 어디서든 희미하게 들리는 그 소리가 울리고 있는 것만 같다. 오래 전 기억 속 애나, 주디스, 가족들 그리고 노교수 바움가트너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꿈인듯 현실인듯 헤매기도 했다. 바쁘게 살다가도 문득 과거의 어떤 기억이 떠오를 때가 있다.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마음속 깊이 간직되어 있던 장소, 추억, 감정, 맛..... 그래서 추억은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나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바움가트너 #폴오스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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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움가트너는 소녀가 가두었던 눈물이 짧고 억눌린 발작적인 울음으로 쏟아져 나오는 몇 분 동안 가만히 기다린다. 어린아이가 무너지지 않으려고, 완전히 자신을 놓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바람에 아이의 숨은 일련의 토막 난 헐떡거림과 떨림으로 바뀌어 있다. (-12-) 바움가트너는 회전의자를 왼쪽으로 돌려 애나의 낡은 수동 타자기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 기계는 책상 상판 바로 밑 3센티미터 폭의 직사각형 틈에서 튀어나온 미닫이 나무판자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책상은 1930년대나 1940년대에 만든 육중하고 거무스름한 마호가니 유물로 그들이 뉴욕을 떠나 프린스턴의 포 로드에 있는 집으로 이사 오기 일주일 전 그녀가 컬럼버스 애비뉴의 중고 가구점에서 60달러를 주고 산 것이었다. (-57-) 나는 대학을 졸업했을 때 S를 사랑하고 있었다. 이제 나는 희미하게라도 관심이 가는 사람이 달리 전혀 없었으며, 이것은 곧 내 심장이 완전히 그의 손안에 있다는 뜻이었다. S도 내가 그를 사랑하는 만큼 나를 사랑했기 때문에 그의 심장도 완전히 내 손안 있었고, 그래서 우리는 무리를 연인이라고 생각할수 있었다. (-87-) 바움가트너는 생각을 중단하고 자신이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건지 자문한다.뭐 하러 죽은 말에게 돌아가서 때려 대고 있는가.손갈퀴와 장난감 삽을 들고 숲속을 기어다니며 아주 오래전 과거의 작은 보물을 파내야 할 대에,예를 들어 열두살 때 처음으로 위스키를 한 모금 몰래 마셨을 대 코가 따끔거리고 목이 타던 느낌,사춘기 때 처음 아래가 딱닥해지느 것을 경험할 때 몸 전 체로 퍼지던 그 신비한 온기, 열 다섯 살에 처음으로 마태수난곡을 들었을 때, 눈물이 차오르며 몸이 가루가 되는 듯하던 느낌. (-141-) 소설 『바움가트너 Baumgartner』는 폴 오스터의 마지막 소설로, 그가 살아온 삶의 마지막 순간을 한 편의 소설로 쓰고 있다. 70년의 삶을 살아가는 것, 『바움가트너 Baumgartner』에는 노년의 철학자 바움가트너 Baumgartner 가 나오고 있다. 10여 년전 아내를 여의고,혼자 살아가는 바움가트너 Baumgartner가 어느 날 집안에서 냄비가 끓었고, 사고를 당하고 만다. 그의 고통 속에서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 서로 겹쳐지고 있다. 이 소설은 환지통이라는 주제를 담아내고 있다.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절단되었음에도,고통을 느까고, 아파하며, 자신의 느낌을 지우지 않는 것이다. 이 소설에서 바움가트너는 소설 속 주인공이기도 하지만, 작가 폴오스터의 분신이기도 하다. 나무라는 또다른 상징을 포함하고 있다. 인간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서로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 나무라는 존재도 그렇다. 하나의 우뚝 선 나무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수많은 생명이 서로에게 먹고 먹히는 관계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나무의 부리와 줄기,잎에서, 생성되는 수많은 생명체의 흔적들, 그 흔적들이 서로에게 어떤 의미로 작용하고 있는지 깨닫게 하며, 주인공 바움가트너에게 10년 전 세상을 떠난 아내가 바로 그런 존재다. 혼자 살아가면서, 아내의 부재와 허무함 속에서, 스스로 상처를 보듬어가며,회복하는 과정 하나하나를 그려내고 있다. 폴오스터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가이며, 수많은 소설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는 작가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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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리뷰입니다' 《바움가트너》는 노교수 바움가트너와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삶과 사랑, 그리고 상실과 회복, 기억에 관한 이야기다. 소설의 시작은 다소 산만하다. 알루미늄 냄비가 타고, 전화벨과 초인종이 번갈아 울리며, 여러 인물들이 한꺼번에 등장한다. 그러나 이 산만함은 곧 삶의 실제와 닮아 있음을 깨닫게 된다. 무질서해 보이는 일상 속 사건들은 이후 반복적으로, 더 깊은 층위로 돌아온다. 그 와중에 바움가트너는 가사도우미 남편의 손가락 절단 소식을 듣고, 존재하지 않는 신체에서 통증을 느끼는 ‘환지통’을 떠올린다. 영구적인 절단을 겪은 사람들이 사라진 팔다리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느끼며 통증이나 경련을 경험한다는 설명은, 이 소설에서 인간의 고난과 상실을 상징하는 강력한 은유로 작동한다. 바움가트너가 느끼는 환지통은 신체의 문제가 아니라, 10년 전 사고로 아내를 잃은 뒤 여전히 끝나지 않은 상실의 감각이다. 그는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 작품에서도 오스터 문학의 핵심 주제인 삶의 불확실성과 ‘우연성’은 여전히 중심에 놓여 있다. 스무 살의 가난한 대학원생이던 시절, 맨해튼에서 처음 혼자 살게 된 아파트 근처 굿윌에서 싸구려 중고 식기를 사다 열 여덟 살 소녀와 눈이 마주친 순간이 첫사랑의 시작이 되고, 그 소녀는 훗날 그의 아내가 된다. 그날 10센트에 산 알루미늄 냄비는 소설의 첫 장에서 불에 타 소멸하고, 죽은 아내로부터 걸려오는 전화는 이야기를 또 다른 국면으로 이끈다. 문체는 감성적이면서도 절제되어 있다. 특히 시인이자 번역가였던 아내의 시점에서 쓰인 소설과 시가 함께 등장하는데, 이로 인해 한 작품 안에서 두 명의 화자가 번갈아 말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애나로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그녀의 가족사로, 다시 바움가트너의 부모와 조부의 이야기로 확장되며, 한 도시의 기억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현재의 사람들로 이어진다. 개인의 삶이 가족과 역사, 그리고 공동체로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이 흐름은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남긴다. #바움가트너, #애나일러스트리커버, #폴오스터, #정영목, #열린책들, #문화충전200, #문화충전서평리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