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알기로는 규장각에서 발견된 "조선의 동수(마을숲)"이라는 서적의 발굴에서부터 시작된 저자의 꾸준한 연구결과가 누적된 책이다. 석사학위 논문에서 부터 시작된 연구가 최근까지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만큼 깊이 있는 내용들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은 저자들의 박사학위 논문을 보다 알기쉽고 접하기 쉬운 방식으로 정리를 깔끔하게 해냈다는 점이 최대의 미덕이다. 사실, 마을숲이란 말이 굉장히 낯설어서 선뜻 친숙하게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일단 이 책을 열어 읽기 시작하면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책이라고 생각한다. 문외한인 나의 모친도 굉장히 좋아하셨으니까.
열화당에서 나온 일련의 시리즈 - 마을숲, 장승, 조선 땅 마을지키미 등 - 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시리즈 물이다. 훌륭하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도판과 친절한 도면, 그리고 적절한 사례소개와 내용물 구성은 거의 완벽하다. 도판만 보더라도 흐믓해서 책을 가지고 싶은 욕구가 절로 넘실거리게 된다. 조경 전공자라면 반드시 구입해서 읽어볼 만한 필독서이고, 생태나 전통마을에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한 번 읽어볼 만한 그런 책이라고 판단된다. 그러나 마을 숲에 대한 철학적 개론서나 민속보고서로 판단하면 곤란하지 않을까.
나는 이 책을 읽은 뒤에는 답사 여행이 몹시 즐거워 졌다. 왜냐하면 그 전에는 보이지 않고, 모르고 흔히 지나쳤던 아름다운 마을숲들을 읽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모르고 지나칠 뻔한 서낭당과 장승을 몇 번이나 덕분에 찾아내고 즐거워 했었는지 모른다. 뿐 아니라 전통마을의 형태와 공간구성원리를 이해하고, 그들의 현재 모습을 통한 과거 읽기의 중요함과 그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안내해 준 중요한 책이다. [인상깊은구절] 산촌, 어촌과 같은 시골마을 어귀에는 대부분 숲이 조성되어 있다. 때로는 마을의 앞뜰, 갯가, 뒷동산, 같은 곳에 조성돼 있기도 한 이 숲은 '정자나무숲'이라 불리기도 한다. 이 숲은 한두 그루의 고목으로 되어 있기도 하고, 몇 그루의 노거수로 형성된 조그마한 숲 동산이기도 하며, 더러는 아주 대규모의 숲인 경우도 있다. 마을숲이란 이러한 숲을 총칭하는 용어로서, 한국사람들에게 원초적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우리 고향 경관의 하나이다. 마을 숲이란 자생하여 이루어진 산림이나 목재를 이용할 목적으로 단순하게 조림된 수림과 같은 산야의 일반적인 숲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마을숲은 마을의 역사, 문화, 신앙 등을 바탕으로 하여 이루어져 마을 사람들의 생활과 직접적인 관련을 가지고 있는 숲으로서, 마을 사람들에 의하여 인위적으로 조성되어 보호 또는 유지되어 온 숲을 의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