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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세계의 농담을 읽으며 나는 책을 읽기 전에 제목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는 편이다. '오래된 세계의 농담'이라는 제목에서 '농담'이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관계에서 유쾌하면서도 상대방을 기분 나쁘지 않게 하는 농담만큼 큰 능력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재 개그로 분위기를 다운시키는 1인으로서 늘 갖고 싶은 능력이기도 하다. 어떤 재미난 농담들이 있을까, 호기심을 안고 책을 펼쳤다. 하지만, 이 책의 '농담'은 내가 기대한 것과는 달랐다. 심오한 삶의 지혜와 시선이 담긴 것이었음을 알아차리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저자가 소개하는 고전들의 내용을 따라가며, 예전에 읽었던 책들의 의미와 그때 가졌던 시선을 다시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고전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은 어쩌면 시대가 변해도 달라지지 않는 삶의 태도와 자세가 아닐까 싶다. 사건과 사고는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언제고 반복되며 다시 일어나기도 한다. 그 사건을 몸소 겪은 이들의 이야기는 비록 간접적이지만, 우리로 하여금 직접 체험하듯 알고 느끼게 해주는 지혜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시절 읽었던 고전들을 마흔이 넘어 다시 읽으니, 같은 책이 다르게 느껴졌다. 그때는 기억하지 못했던, 눈과 마음으로 담지 못했던 문장들이 하나둘 나타나는 듯했다. 이 책은 내게 고전의 세계로 안내하는 여행 지도 같았다. 아직 읽지 못한 책 속의 책들을 하나씩 찾아 읽어야겠다. 이미 읽은 책도 다시 펼쳐 봐야겠다. 읽는다는 것의 즐거움, 그 배움을 나눌 수 있는 저자의 책에 감사한 마음이다. 누군가는 고전을 왜 읽느냐고, 굳이 읽어야 하느냐고 말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고전을 읽는다는 건 내가 존재하는 이유, 배경, 환경 그 모든 것을 이해하는 일이 아닐까. 우리 부모님의 삶을 모른 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해석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처럼 말이다. 책 속에 소개된 음악과 영화, 그리고 고전을 읽는 방법까지 하나하나가 즐겁게 읽혔다. 글이란 어떤 면에서 음악이기도 하고, 영화이기도 하고, 그림이기도 하지 않을까. 가장 아름다운 예술 중 하나라고 생각해 본다. 아름다운 것의 힘은 강하다. 그 강한 힘을 내 안의 시선으로, 마음으로, 생각과 행동으로 품을 수 있기를 바라며 이 책을 읽고, 또 책 속의 책들을 읽어 나가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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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은 늘 묘한 거리감을 만든다. 언젠가는 읽어야 할 것 같지만 쉽게 손이 가지 않고, 책장에 꽂혀 있는 것만으로도 왠지 읽은 척한 기분을 주는 책들. 나에게도 그런 책들이 적지 않았다. 그래서 이다혜 작가의 『오래된 세계의 농담』은 제목부터 자연스럽게 끌렸다. 고전을 어렵고 무거운 대상으로 올려다보는 대신, 지금의 삶 속으로 다시 데려오는 책일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읽고 나니 예상은 정확했다. 이 책은 고전을 해설하거나 숭배하지 않는다. 오히려 오래된 이야기들이 왜 지금도 우리 곁에서 유효한지, 우리가 삶의 어느 굽이에서 다시 고전을 찾게 되는지를 아주 다정한 문장으로 보여준다. 고전을 읽는다는 것이 교양의 과시가 아니라, 삶이 우리에게 새로운 질문을 던질 때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 행위라는 사실을 다시 느끼게 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문장은 프롤로그의 이 부분이다.
“스스로 고전을 찾기 시작하는 그 순간, 당신의 삶은 어떤 의미에서 새로 시작하는 참일 것이다.” (7쪽)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왜 어떤 시기에 유독 오래된 책들이 읽히는지 이해되었다. 삶이 평탄할 때보다 오히려 방향을 잃거나 마음이 흔들릴 때, 시간의 검증을 견딘 문장들이 더 절실해진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을 정확히 짚어낸다. 고전은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이 아니라, 삶이 먼저 우리를 그 책 앞으로 데려다 놓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책은 상승이 아닌 침잠을 말한다.” (45쪽)
이 한 문장 덕분에 『월든』을 다시 펼쳐보고 싶어졌다. 예전에 읽었을 때와 지금 읽었을 때 분명 다른 문장이 눈에 들어올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한 『손자병법』을 오늘의 인간관계와 직장 생활의 언어로 번역해내는 부분은 무척 흥미롭다. 2500년 전 병법서의 문장들이 오늘의 일상에도 유효하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결국 고전의 힘은 거대한 철학보다도, 시대를 넘어 반복되는 인간의 본성과 상황을 정확히 포착하는 데 있는 듯하다.
레이 달리오의 『원칙』을 다룬 장에서는 특유의 유머가 돋보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원칙』을 읽는다고 해서 부자가 될 일은 없다. 혹시 모를까봐 미리 적어둔다.” (132쪽)
웃음을 주는 문장이지만, 동시에 자기계발서를 소비하는 우리의 욕망을 정확히 비추는 대목이라 더 오래 남았다. 이 책은 단순히 책 내용을 요약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가 왜 그런 책을 찾게 되는지까지 함께 보여준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책 곳곳에서 느껴지는 오랜 독서가의 현실적인 조언이었다.
고전 읽기에 고전하는 분들을 위해 내가 오랫동안 고수해 온 첫 번째 조언이다. “100 페이지까지만 꼼꼼하게 읽어보세요.” 고전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모든’ 책이 그렇다고 할 수 없지만 ‘거의 모든(98펀센트 정도의 확률로)’ 책의 저자는 초반부에 특히 공을 들인다. (256쪽)
고전 앞에서 늘 부담을 느끼던 독자에게 이보다 더 실질적인 조언이 있을까 싶었다. 완독의 압박보다 중요한 것은 첫 100페이지를 통과하며 책의 호흡을 느끼는 일이라는 말이 무척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결국 이 책이 말하는 고전의 핵심은 이것 같다.
“책은 그 자리에 있지만 독자는 성장한다.” (184쪽)
같은 책을 다시 읽을 때 전혀 다른 문장이 눈에 들어오는 이유, 예전에 스쳐 지나간 문장이 어느 날 갑자기 마음을 붙드는 이유를 이보다 더 정확하게 설명하는 문장이 있을까.
『오래된 세계의 농담』은 고전을 많이 읽은 사람보다, 오히려 고전이 막연히 어렵게 느껴졌던 독자에게 더 좋은 책이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를 때, 오래된 이야기들이 지금의 삶과 어떤 연결을 맺는지 궁금할 때, 이 책은 아주 좋은 입구가 되어준다. 오랜 독서 친구가 ‘이 책은 지금 읽으면 더 좋을 거야’하고 조용히 건네는 추천처럼 느껴지는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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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세계의 농담은 익숙한 세계의 균열과 인간 내면의 불안, 관계의 아이러니를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일상 속 사소한 장면들을 통해 오래된 가치와 현대적 감각이 충돌하는 순간을 포착하며, 유머와 쓸쓸함이 교차하는 문체로 삶의 모순과 감정을 깊이 있게 탐색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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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재미는 있을 것이다. 적어도 자루하지는 얺을 것이다. 그런데 재미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쓸모가 있을 것이다. 내가 잘 몰랐던 것을 알려주고 닿지 못하던 곳의 입구를 보여줄 것이다. 덧붙여 진심이 있을 것이다. 재미 혹은 쓸모 혹은 문체 혹은 만듦새 그 어딘가에 손자국처럼 읽는 이에 대한 진심진심이 뭍어있을 것이다. 잃어버린 줄 알고 다시 샀다가 지금은 두 권이 되어버린 <여행의 자유>를 여행에 나설 때면 종종 챙기게 되듯이 고전이 떠오를 때, 고전을 읽기 전에, 고전을 읽으면서, 고전을 미루면서는 이 책을 여러 번 집어들게 될 것 같다. 여러 번 읽어도 항상 새로운 <여행의 자유>처럼 이 책도 여러 번 읽게 될 것 같다. 이다혜는 참 각별한 작가가 아닌가, 재미와 쓸모와 진심을 책에 담아낼 줄 아는 이다혜의 다음 책이 벌써 기다려진다. |
| 저자은 이 책에서 삶의 모퉁이에 섰을 때 찾게 되는 고전의 쓸모와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에세이입니다. 고전을 박제된 텍스트가 아닌 지금의 삶과 대화하는 존재로 불러내며, 함께하면 좋을 음악과 영화, 고전 읽기 비법까지 친절하게 안내합니다 |
| 믿고 읽는 이다혜 작가의 신작. 이 책 한 권을 읽었을 뿐인데 장바구니에 담긴 책이 10권이 넘는다. 고전이라는 넓은 바다에서, 방향을 잡게 도와주는 나침반 같은 책이었다. 가장 좋았던 건 자신의 인생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문득 벽을 만났을 때 믿을 구석이 될 만한 이야기를 정리해둔 것. 응급키트처럼 가까이에 두고 한 챕터씩 아껴가며 읽을 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