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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정체성 총서 시리즈의 출발점인 제1권을 이제야 읽었다. 사실 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 그 두께에 놀라고, 제1권 연작의 첫 번째라는 사실에 다시 놀랐다. 이 책 한 권의 두께가 대한민국 정체성 총서 시리즈의 다른 책들과 비교해볼 때 3권이나 4권을 합쳐놓은 두께인데, 이 다음의 『젊은 대한민국사: 위기』와 합친다면 거의 7~8권에 해당되는 어마어마한 분량인 것이다. 하지만, 그 두께와는 별개로 이 책은 흥미로웠고 실감났으며 감탄이 절로 나왔다. 학창 시절 그다지 재미있게 느껴지지 않았던 대한민국의 역사가 이제는 내 삶과 직간접으로 닿아있는, 내 나라의 이야기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작금의 우리나라 정치판이 각자의 정치적 이해 관계에 따라 비틀거나 미화하고 있는 과거사의 진실은 어땠는지를 제대로 알려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대한민국 건국을 전후한 주요인물로 이승만, 김구, 여운형, 박헌영, 이렇게 4인을 꼽고 있지만, 책을 읽다 보면 그 중심은 단연코 이승만이다. 대한민국 현대사를 공부할수록, 이승만이 존재했다는 사실 자체가 대한민국으로서는 신의 축복이었으며 정말 이승만이 아니었다면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없었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어렸을 때에는 굳이 ‘국부(國父)’라는 표현을 써야하나 생각했지만, 오히려 요즘은 어째서 정치판에서는 ‘국부 이승만’을 깎아내리지 못해 안달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안타까운 것은, 70여년 전 대한민국 건국 즈음의 혼란스런 이념 대립 양상이 21세기에도 그다지 나아진 것 같지 않다는 점이다. 싸워야할 상대를 잊고 ‘민족의 통일’이라는 명분에 집착하는 습관(p.302)이나, 조선공산당의 위조지폐 범죄에 대한 공판 때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재판소를 부숴라’,‘판검사를 때려죽여라’고 외치며 농성했다는 내용(p.314)은 오랜 세월을 지나 원점으로 돌아온 것 같은 불길함까지 안겨준다.
그러나, 이승만 대통령의 취임 연설에도 나오듯, ‘민주정부는 백성들이 나서지 않으면 정권이 모리배들과 파당의 손에 떨어지고’ 말기에, 늘 공부하면서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에서, 5.10 선거 당시 선거법에 ‘친일부역자의 선거권 및 피선거권 박탈조항’이 있었던 걸 처음 알게 되었다. 지난 정권과 좌파들이 툭하면 대한민국 건국에 대해 친일 청산을 못했다는 둥 대한민국의 정통성이 제대로 계승하지 못했다는 둥 이런저런 비난을 했지만, 진실은 선동세력의 얘기와는 늘 달랐다. 그리고 그 조작과 왜곡을 깨닫지 못하고 그런 세력에 이용당하면 또다시 국가적 위기는 찾아오게 될 것이다.
어렸을 땐 왜 어른들이 정치문제에 그렇게 관심을 가지는지, 재미도 없는 뉴스를 뭣하러 챙겨 듣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보니 이제는 알겠다. 자유민주주의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자격과 권리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란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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