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무늬 벽지를 바른 아늑한 방에서 흑백 텔레비전으로 살롱뮤지컬 한편 감상한 것 같습니다.' 라는 한 줄의 감상으로 이소라의 '꽃'을 추천하려한다. 이소라는 중성적인 음색이 더없이 매력적인 가수다.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생각나는 이가 있다. 숱 없는 엉성한 단발머리에 베레모가 트레이드마크인 이동원이다. 이동원의 바람 새는 듯한 허무한 목소리로 불러주는 '그대를 위한 가을의 노래는'을 듣노라면 가슴속으로 휑한 바람 한줄기 지나가는 것 같다. 거기에 반해 이소라의 목소리는 나른한 봄날의 훈풍이라고나 할까. 푸른 잔디 위에 팔베개를 하고 반듯이 누워 흰 구름 몇 점 떠 있는 하늘을 바라볼 때 코끝을 간질이는 바람, 누군가 불어주는 휘파람소리 닮은 바람으로 지금도 내 귓전에 머무른다. 재즈와 보사노바 리듬이 부드럽게 파고드는 이 음반에 등장하는 악기의 매력도 빠트릴 수 없다. 색소폰, 트럼펫, 플루트, 드럼, 기타, 클라리넷, 첼로, 오르간, 트롬본... 편곡이 절묘하다. 한영애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가을시선을 제외한 전곡을 그녀가 직접 작사했다. 코미디의 가사가 미소를 머금게 한다면 문신Tattoo는 다소 관능적이다. 보사노바나 삼바리듬이 자신의 목소리와 어울린다는 그녀의 말대로 이 앨범은 천상 이소라 앨범이라는 생각이 든다. 애절한 발라드로 시작을 알리는 타이틀곡 제발, 감미로운 이소라의 목소리와 후반부 조규찬의 코러스가 녹아든 그대와 춤을, 보사노바 매력이 물씬 풍기는 Bye-bye, 불어 내레이션이 부드럽게 파고드는 Rendez-vous 랑데뷰, 나이팅게일 우는소리 같은 플루트와 경쾌한 코러스 장난스러운 노랫말이 어우러진 Comedy, 화려한 전주와 간주가 한편의 뮤지컬을 보는 것 같은 너에게 나를 바친다, 박효신의 시원한 목소리와 신나는 반주가 한데 어울려 고개를 까닥이게되는 It's Gonna Be Rolling, 마치 가쁜 숨을 고르듯 잔잔한 My Romeo, 한영애식에서 이소라식으로 새로 태어난 가을시선, 달빛아래 색소폰소리가 몸에 착착 감기는 Tatto, 역시 이소라 기도로 마무리하는 Amen까지 퍽 만족스런 음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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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 가 2000년에 발표한 4번째 정규앨범 "꽃" 은 이전앨범 "슬픔과 분노에 관한" 에서 새롭게 선보였던 강렬한 하드 록 스타일 대신 데뷔초 팝 & 재즈 음악으로 다시 회귀하게 됩니다.
솔로 데뷔부터 늘 함께했던 '김현철' 과 재회하게 되면서 전체적인 음악스타일이 리듬에서 멜로디를 강조한 즉 록에서 재즈로의 변화를 주었는데 아무래도 그녀의 음색이 가장 빛나고 안정적인 분위기를 전해주는 장르라 하겠습니다.
특히, 새로이 앨범에 참여하게 된 작곡가겸 프로듀서 '이승환(The Story)' 은 '이소라' 의 후반기 음악세계를 함께 할 뮤지션인데 전반기에는 '김현철' 과 후반기에는 '이승환' 과 주로 작업을 했습니다. 마치 'Celine Dion' 과 'David Foster' 를 연상케 합니다.
'한영애' 의 원곡을 리메이크한 "가을시선" 을 제외한 모든 곡에 '이소라' 그녀가 직접 가사를 썼는 데 섬세하면서 진중한 내면의 이야기를 담아낸 글들이 듣는 이로 하여금 마음속 깊은 잔상을 남겨둡니다.
앨범을 플레이하면 베스트 트랙이자 타이틀 곡이기도 한 "제발" 이 첫 포문을 열어줍니다. '김현철' 이 작곡한 발라드로서 피아노, 어쿠스틱 기타 그리고 첼로 연주가 어우러진 멜로디는 듣는 이로 하여금 애틋한 감성을 느끼게 만들어 주는 데 '이소라' 와 '김현철' 의 환상적인 호흡을 재확인하게 해줍니다.
대중적인 분위기의 미디템포 발라드인 "그대와 춤을" 은 물 흐르듯 연주되는 트럼펫 연주와 코러스 하모니가 품격있는 재즈음악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어쿠스틱 기타 연주위로 '이소라'의 스캣이 낮게 깔리는 보사노바 리듬이 온 몸을 감싸는 "Bye Bye" 는 색소폰, 퍼커션 그리고 현악기 연주가 감미로운 리듬을 들려줍니다. 데뷔앨범에서 함께했던 작곡가 겸 프로듀서 '유정연' 이 선사한 2곡 "Rendez-Vous(랑데뷰)" 와 "Comedy" 인데 먼저 샹송 분위기를 연출하는 불어 나레이션과 더불어 플루트 연주가 인상적인 "Rendez-Vous(랑데뷰)" 에 이어 퍼커션 연주가 리드미컬하게 전개되는 삼바 리듬의 "Comedy" 가 흐릅니다. 특히 삼바 리듬 아래 어쿠스틱 기타, 트럼펫 그리고 오르간 연주가 돋보입니다.
이어서 '조규만' 이 작곡한 "너에게 나를 바친다" 는 빅밴드 연주의 스윙 재즈 곡으로서 간주부에 흐르는 어쿠스틱 기타 Solo 는 독특함을 선사해 줍니다.
최고의 남성 보컬리스트 '박효신' 과 함께한 "It's Gonna Be Rolling" 은 펑키한 느낌의 R&B 팝 음악으로서 흥겨움을 전달해 줍니다. '김현철' 특유의 브라스 연주가 적절히 가미된 R&B 멜로디 위로 최고의 남녀 보컬리스트들이 펼치는 아름다운 보이스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앨범의 백미로 추천드리고 픈 "My Romeo" 는 색소폰 연주에 이은 영롱한 건반 연주위로 드리워진 어쿠스틱 연주가 들려주는 애절함은 가히 최고라 할 수 있습니다. '김현철' 이 작곡한 감성적인 멜로디와 더불어 '이소라'의 애틋한 보컬이 최고 하모니를 연출해내는 발라드로서 오랜시간 동안 함께했던 두 사람의 호흡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어쿠스틱 기타와 색소폰 그리고 현악기 연주가 곁들여지면서 서정적이면서 애절한 감성들이 폭발하는 곡이라 하겠습니다.
'한영애' 의 곡을 리메이크한 "가을시선" 은 현악기 연주를 가미해 가을 분위기에 맞는 서정미를 선보이고 있는 데 작곡가 '이병우' 와 가사를 쓴 '한영애' 의 원곡이 피아노 위주의 담백한 분위기 였던 것과 달리 클래식컬한 느낌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김현철' 이 작곡한 "Tattoo(文身)" 는 짙은 블루스풍의 재즈곡으로서 무그 건반과 베이스 기타 연주가 그러한 분위기를 더해주고 있으며, 앨범의 대미를 장식하는 엔딩곡 "Amen" 은 앞서 소개해드린 바와 같이 새로이 합류한 '이승환(The Story)' 이 작곡한 마이너 팝 발라드입니다. 서정적인 피아노에 이은 현악기 연주가 분위기를 고조시키면서 웅장하면서 장엄한 느낌의 멜로디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앨범을 들은 느낌을 말하자면 "나를 위한 기도" 라고 하겠습니다.
그간 '이소라' 그녀가 직접 써왔던 가사들이 이번 앨범부터는 어느정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갖추어가고 있어 보이는 데 그간 사랑의 상처와 아픔을 이야기하던 가사들에서 영역을 확장해 내면의 성찰을 다룬 가사들이 등장하면서 점차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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