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의 모험이 시작되는 강물 위로 불어오는 시린 공기와 차가운 밧줄의 감촉 그리고 삐걱대는 뗏목의 소리 같은 감각들이 문장마다 살아 있어 읽는 동안 겨울 강을 그려보게 됐다.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뗏목을 번갈아가며 저어가는 베아트릭스와 클레어의 관계는 겉으로 보면 멀어졌지만, 사실은 말로 꺼내지 못한 애도의 다른 형식처럼 보이기도 한다. 할아버지의 죽음 이후 거칠어진 태도와, 그 곁에서 조용히 물러난 친구의 선택은 어느 쪽도 틀리지 않다. 이야기의 중심에 놓인 ‘물 위의 집’은 어쩌면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일 것 같다. 물 위에 떠 있는 키오나의 집은 고립과 슬픔 위에 부유하고 있지만, 동시에 어디로든 흘러갈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다. 그 집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순간, 인물들의 마음도 함께 흐르기 시작한다. 강물 소리와 바람 소리가 합창하는 밤은, 상실 이후 다시 삶을 선택하는 조용한 선언처럼 느껴진다. 밤하늘의 별똥별 아래 함께 웃는 밤은 세 사람의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그 밤 이후 새로워진 삶과 그들의 관계를 보며 여행을 떠나고 싶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