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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따뜻한 위로와 응원" 김지현의 <유자는 없어> 를 읽고 "그래도 만약에 여길 떠날 수 있다면 아주 멀리까지 가 보고 싶어요"
-사계절문학상 수상 작가 김지현이 당사자의 눈으로 지방 청소년의 고민을 담아낸 성장소설- "유자는 없어. 이제 여기엔, 도망치지 않고 서 있는 내가 있을 뿐이야." 내가 나라는 이유만으로 존중받을 수는 없는 것일까? 국적, 출신, 학력, 직업 등의 스펙이 아닌 존재 그 자체만으로 인정받을 수 없는 것일까? 과연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 속에서 어떤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내가 살고 있는 지역, 내가 다니는 학교, 내가 만나는 친구들, 나의 가족들, 내가 하는 일, 나의 이름 이 모든 것들을 다 걷어내고 나면 과연 무엇이 남을까? "나란 누구인가?" '나의 이름과 나를 수식하는 단어들이 과연 나의 모습인가?' 이와 같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이 책을 읽으며 끊임없이 하게 된다. 청소년기에 찾아오는 '나는 누구인가?" 자아정체감에 대한 질문,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비단 청소년기뿐만 아니라 성인이 되어서도 살아가는 내내 인생 동안 우리를 붙잡고 끊임없이 생각하는 과정 속에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거제도에서 유자 빵집 딸로 통하며 이름 대신 '유자'로 불리는 주인공 지안! 지안이라는 이름 대신 거제의 특산물인 유자로 프레임이 씌워져서 사람들은 지안이의 본모습이 아닌 프레임과 고정관념 속의 모습을 보게 된다. 이름이 유씨이고, 유자 빵집을 하니깐, 단지 그 이유로 유자로 불리게 되는데 어느덧 그 이름이 자신의 존재를 규정해버리게 된다. '유자'라는 이름 속에서 지안이는 그저 이름으로 불리고 싶은 '유지안' 일 뿐이다. "사람들은 나를 유자라고 불렀지만, 내 안에는 신맛도 노란 빛깔도 없었다. 나는 그저 이름으로 불리고 싶은 평범한 지안일 뿐이었다." 그래서 제목인 '유자는 없어'는 '나는 너희들이 생각하는 유자가 아니다' 라는 부정을 통해 타인이 규정하고 프레임을 씌운 이미지를 깨고 본래 자신의 모습인 '지안' 으로 존재하고 싶은 갈망과 의지를 보여준다. 거제의 특산물인 유자로 정체성이 규정되어 버린 주인공이 자신이 지역의 특산품이나 부속품이 아니라고 선언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독립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나는 그동안 내 정체성이나 가치를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를 통해서만 찾으려고 했다. 근사하고 그럴싸한 수식어를 지키지 못했을 때는 마치 이름이 사라진 것처럼 두려워했다. 그저 유지안으로 자신있게 서는 방법이 있는데도 그걸 알지 못했다." -p. 148 이 책에서는 특히 거제도 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각기 다른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인물들이 등장하여 관계를 맺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섬이라는 폐쇄적인 공간이며 고립된 공간을 설정한 것이 인상적이다. 이야기의 배경인 거제도는 비록 육지와 다리로 연결되어 있지만, 심리적으로 고립된 속성을 가지고 있다. 섬은 주인공 지안이 익숙함과 안전함을 느끼는 공간이자 섬 밖의 위협적인 외부 세계로부터 지켜주는 보호막이기도 하다. 하지만 동시에 지안이를 가두고 성장을 가로막는 벽이기도 하다. "섬을 떠나는 게 무서운 게 아니었다. 섬 밖의 세상에 내가 서 있을 자리가 없을까 봐.그게 무서웠던 거다." 섬 밖으로 나지 못하는 경계선에 지안은 주로 거제도를 벗어나려 할 때, 숨이 가빠오고 세상이 무너질 것 같은 공포를 느낀다. 지안이가 느끼는 공황은 익숙한 공간인 거제가 아닌 섬 밖의 낯선 세계로 떠나는 것에서 느끼는 공포와 두려움인 것이다. 아직 '유자'가 아닌 '유지안'으로 살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느끼게 되는 불안이 몸으로 표출된 것이다. '유자'라는 타인에 부여된 기대와 프레임에 갇혀 살아온 지안이 '더 이상은 못 살겠다'고 하고 외치는 절박한 몸의 신호인 것이다. "그래도 만약에 여길 떠날 수 있다면...아주 멀리까지 가 보고 싶어요. 어디에도 꺼내 본 적 없는, 나도 알지 못했던 마음이었다. 떠나고 싶다는 말은 지금 여기가 싫다는 뜻이 된다. 타고난 배경이 불만족스럽고 부족하다는 뜻이 된다. 그 마음과 마주 보기가 싫었다. 인정하는 순간 지금의 내 모습이 초라해질 테니 그 순간 파도가 절벽을 세게 때렸다. 아주 멀리까지 가고 싶다는 내 말을, 파도가 집어삼킨 것만 같았다. -p. 123 익숙한 장소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으로 가는 것에서 느끼는 불안은 주인공 지안만 느끼는 것이 아니다. 지안의 친구인 수영도 느끼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영 또한 자신의 꿈을 위해 거제가 아닌 낯선 곳으로 떠나고 싶어 한다. 익숙하지만 폐쇄된 공간 속에서 이미 정해져 버리고 노출된 자신의 존재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지극지긋하고 귀찮고 지겨운 곳에서 탈출하는 것만이 수영이가 숨을 쉬고 꿈을 꿀 수 있다. 수영의 생각대로 이름이나 스타일을 바꾸면 새로워질 수 있을까? "이름이나 스타일이야 바꾸면 그만이지만 나를 아는 사람들이 계속 존재하면 결국엔 아무 의미 없는 거 아닌가. 그 사람들은 내 이전 모습까지 다 기억하는 거니까. "또 이름 바꾸는 소리라니. 수영은 아직도 그 생각에 빠져 있구나." -p. 78 그렇게 섬을 벗어나고 싶어하는 지안과 수영과 달리 섬에 정착하고 섬에서 위안을 찾고자 하는 사람도 있다. '전학생'이라고 불리며 여전히 외지인 취급을 받고 김해민과 거제를 떠났지만, 다시 섬으로 돌아온 혜현 그들에게는 섬이 어떤 의미일까? "어디 한 군데 딱 발 붙여서, 안정되게 사는 느낌이 뭔지 알고 싶다"는 김해민의 말을 통해 외지인으로 취급 받으며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떠돌아 다녀야 하는 불안한 마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너무 오랫동안 한 곳에 정착해서 정작 그 곳에 사는 것이 지겹고 지긋지긋하다는 사람과 한 곳에서 안정되게 살고 싶다는 사람의 마음이 서로 대비되어, 그들 각자의 상황 속에서 느끼게 되는 고독과 불안이 더 깊게 느껴진다. "저렇게까지 구경할 필요가 있나, 하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그날 내가 느낀 감정은 부러움이었다. 특별할 것도 없는 바다를 보며 저렇게 감상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 나에겐 더 이상의 궁금증이나 기대가 일어나지 않는 이 도시에서 의미있고 반짝이는 것들을 찾아내는 그 눈이 부러웠다. 이곳이 김해민에겐 어떤 의미일까? 문득 궁금해졌다. 나에겐 한 번도 던져본 적 없는 질문이었다." -p. 112 그렇게 서로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지안, 수영과 해민은 매주 토요일 밤 10시, 각자의 집에서 같은 영화를 보며 채팅으로 대화를 나눈다. 이렇게 '비대면 영화 모임'을 하면서 그들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고민과 꿈을 나누게 된다. 그리고 베일에 싸여 있던 혜현 언니의 비밀과도 마주하게 되는데, 과연 그들이 찾게 되는 진실은 무엇이며, 그들이 도달한 곳은 어디일까? 요즘 아이들에게 "꿈이 뭐냐?"고 물으면 "꿈이 없어요." 라고 말하거나,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르겠어요." 라고 말하는 아이들을 학교 현장에게 만나게 된다. '왜 꿈이 없냐'고 다그치기 전에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르게 만드는 지금의 교육 현실을 탓해야 하지 않을까?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보다 그럴 시간에 공부나 하라며 그런 자기 성찰까지 가로막는 지금의 교육에 대해 다그쳐야 하지 않을까? 지안처럼 유자, 전교 1등, 거제 출신 등 자신의 이름이 아닌 이름 뒤에 붙는 수식어로 인해 우리 아이들은 자신의 존재조차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다. 타인의 기대와 지금 현재의 모습에 괴리를 느끼며 마치 그것이 자신의 잘못이라고, 자신이 고작 그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끊임없이 자책하고 절망하면서 말이다. 더군다나 지방 출신의 청소년이 느끼게 되는 괴리감과 절망감은 지역적인 차이만큼이나 더 크게 느껴질 것이다. 작가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진짜 자신의 모습을 찾기를, 공황을 이겨내고 터널을 지나 낯선 곳으로 한 반짝 걸음을 내딛는 지안처럼, 우리 아이들도 그렇게 자신을 규정한 틀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신', 진짜 나의 모습을 찾기를.. 그리고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음을.... 그렇게 응원하며 격려의 손을 내밀고 있다. 천천히 숨을 골랐다. 호흡이 원래대로 돌아오고 있었다. 이러다 터지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뛰었던 심장도 마찬가지였다. 생각해 보면 늘 그랬다. 숨 쉬는 방법을 잊어버려 금방 쓰러질 것 같아도, 시험을 망쳐서 인생이 망한 것 같아도, 그 순간을 지나고 나면 크게 달라질 건 없었다. 나는 여전히 유지안이었다. -p. 160 훅, 하는 느낌과 함께 긴 터널이 시작했다. 앞서 온 것과 달리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둡고 먹먹하고 긴 터널이었다. 눈을 감고 상상했다. 여기는 고래 뱃속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따라 우주 어디든 갈 수 있는, 세상에서 하나뿐인 고래, 그만큼 내가 원하는 곳이라면 그게 어디든지 나를 데려다줄 수 있는 고래, 이 고래는 나를 얼마나 근사한 곳으로 데려가 줄까? 눈을 떴다. 나는 여전히 바다 위에 있었다. 태어나 한 번도 길게 떠나본 적 없는, 나의 섬과 그 바다 위였다. 해저 터널을 벗어난 버스가 도로 위를 매끄럽게 달려갔다. 고래 뱃속을 지나고 나서도 나는 여전히 나였다. 그 당연한 사실이 너무나도 새삼스럽고 또 반가웠다. 내가 나라서, 내가 유지안이라서 다행이었다. -p178 #유자는없어 #김지현 #돌베개 #서평단리뷰 #달밤텔러리뷰 #도서협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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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는 없어』는 거제도를 배경으로, 이름과 성적, 고향이라는 틀 속에서 자신을 규정당하는 청소년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린 성장소설이다. 중학교 1등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단 주인공 지안은 진로와 미래를 고민하며, 고향에 남을지 아니면 떠날지를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 작품은 지방 청소년이 마주하는 현실적인 고민을 ‘당사자’의 시선으로 담아낸다.
저자 김지현은 『우리의 정원』으로 사계절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로 『브로콜리를 좋아해?』, 『너의 꿈에도 내가 나오는지』, 『오늘의 기분은 사과』 등을 발표했다. 인물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하며 청소년의 고민과 감정을 진솔하게 그려 온 작가로, 거제도는 그의 고향이기도 하다.
친구들은 유지안을 ‘유자’라고 부른다. 유자는 지안이 살고 있는 거제도의 특산물이자, 지안의 부모가 운영하는 유자빵집의 이름이기도 하다. 고등학교에 막 올라온 지안에게는 ‘중학교 1등 출신’이라는 평판이 따라붙는다. 그 말에는 기대와 질투가 뒤섞여 있고, 지안은 그런 시선 앞에서 점점 부담과 불안을 느낀다. 중간고사 성적이 공개된 뒤, 지안의 공황 증세는 더욱 심해진다.
지안의 곁에는 예고 진학에 실패해 방에 틀어박힌 수영과, 여러 번의 전학 끝에 여전히 ‘전학생’으로 불리는 김해민이 있다. 세 아이는 영화라는 공통점을 통해 매주 토요일 밤, 각자의 자리에서 같은 영화를 보며 채팅으로 대화를 나누는 ‘비대면 영화 모임’을 만든다.
한편 지안의 이웃집에는 한 달 살이를 하러 온 혜현 언니가 머문다. 도시에서 도피해 온 듯한 혜현은 지안에게 학교와 요즘 청소년 문화에 대해 묻다가, 종원고의 과거 교지를 보여 달라는 수상한 부탁을 한다. 혜현의 집에서 지역 공동체를 다룬 논문과 익숙한 이름이 적힌 노트를 발견한 지안은, 그의 정체에 의문을 품게 된다.
누군가에게 이 섬은 안식처가 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겐 아무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장소가 필요할 때 은신처가 된다. 그런데 나에겐? 여기서 일생을 지낸 나한테는 이미 정해진, 한정된 선택지. 왜 그것밖에 되지 못하는 거지? p.122
내가 조금만 용기를 내면 여기서 떠날 수도 있다는 작은 가능성만으로도 느껴지던 묘한 해방감과 그러면서도 대도시에서 만나게 될 온갖 새로운 것들을 떠올리면 금세 쪼그라들던 마음도. p.167
누군가의 실수와 좌절은 다른 누군가에겐 그저 조롱거리가 되기도 한다. 실패가 미치도록 두려운 이유는 아마 이런 데 있는 게 아닐까. p.72
나는 그동안 내 정체성이나 가치를 이름 앞에 따라붙은 수식어를 통해서만 찾으려고 했다. 근사하고 그럴싸한 수식어를 지키지 못했을 때는 마치 이름이 사라진 것처럼 두려워했다. 그저 유지안으로 자신 있게 서 있는 방법이 있는데도 그걸 알지 못했다. p.148
지안이 느끼는 불안은 개인의 성격이나 약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고향이라는 공간, 실패를 쉽게 용납하지 않는 시선, 이름 앞에 붙은 수식어들이 겹겹이 쌓여 한 사람을 가두고 있었다. 떠나고 싶으면서도 쉽게 떠날 수 없고, 용기를 상상하는 순간조차 다시 두려움으로 접히는 마음은 낯설지 않다.
특히 ‘수식어’를 통해서만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려 했다는 고백은, 청소년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오래 남는다. 우리도 이름 그 자체보다, 그 앞에 붙은 말로 스스로를 설명하려 노력하지 않았을까. 『유자는 없어』는 실패를 견디지 못하는 사회 속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저 나로 서는 방법’을 조심스럽게 건네는 소설이다. 이 책이 말하는 성장은 눈에 띄는 변화가 아니라, 자신을 지우지 않고 하루를 통과해 내는 일에 가깝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김지현#돌베개#유자는없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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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유자는 없어. 무슨 유자를 말하는 거지? 책 표지에 노란 유자 하나가 보이는데, 왜 없다고 했을까요? 《유자는 없어》 김지현 작가님의 신작 장편소설이네요. 거제에 살고 있는 열일곱 살, 고등학교 1학년생 유지안의 은밀한 속마음을 담아낸 이야기예요. 지안이네는 부모님이 '유자 빵집'을 운영하셔서, 친구들이 지안이라는 이름 대신 '유자'라고 부르네요. 집 근처 중학교를 다녀서 늘 친한 친구들과 몰려다니며 놀았는데, 고등학교는 뿔뿔이 흩어진 데다가 유자가 다니는 학교는 버스를 두 번이나 갈아타야 해서 통학하기가 너무 힘들어요. 낯설고 먼 학교에 가는 게 싫지만 내색하지 않는 유자, 근데 절친 수영이도 뭔가 고민이 있는 것 같아요. 잘 알지도 못하는 동네 외지인 언니에게 털어놓은 비밀을 유자한테는 숨기는 것도, 다른 사람과 있을 때는 울적한 티를 내지 않다가 둘이 있으면 금방 풀이 죽어 버리는 것도 다 이해하기 어려워요. 아참, 동네 외지인은 혜현 언니예요. 비어 있던 순댕이네 장평 아줌마 집에서 지내고 있는데 아줌마와는 친척 사이래요. 혜현 언니는 유자와 수영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많이 해요. 이 장면에서 피식 웃음이 나더라고요. 궁금해서 묻는 건데 궁금한 이유를 되묻는 모습이 어딘가 익숙해서 말이죠. "요즘은 문과, 이과 다 한 반에서 수업 듣는다며?" 수영과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신기하다, 하고 중얼거리더니 혜현 언니가 다시 물었다. "그럼 야자는? 야간 자율 학습 있잖아." "신청자만 해요." 이번에는 나만 대답했다. 혜현 언니는 우리에게 요즘에는 교복을 안 입어도 된다고 들었는데 사실인지 (어디서 잘못된 정보를 들은 것 같다), 요즘 아이들은 톡을 쓰지 않고 인스타나 페북 디엠으로 얘기하는 게 맞는지 (그렇다기엔 나만 해도 인스타를 거의 하지 않는다) 하는 것들을 자꾸 물었다. 주로 SNS에서 주워들은 얘기들 같았다. "그런 게 왜 궁금해요?" 한참 듣다 궁금해져 물었다. 사투리 억양 때문에 따지는 말로 들렸으려나? 속으로 아차 했는데 막상 혜현 언니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답했다. "조카들이 있긴 한데 아직 애기들이거든. 내 주변에 딱 너희 또래 애들이 없어. 그래서 궁금해. 요즘 애들은 어떻게 지내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36-37p) 거제에서 태어나고 자란 유자는 익숙한 동네 풍경이 지겨워졌어요. 새로울 게 하나도 없으니까, 근데 같은 반 전학생 김해민은 흥미롭게 바다를 바라보고 사진을 찍기까지 하네요. 김해민은 중학교 때 전학을 와서 별명이 전학생인데 고등학교에 와서도 친구들이 계속 이름 대신 '전학생'이라고 부르네요. 유자처럼... 유자, 지안이를 부르는 호칭이라서 의식하지 못했는데 우리나라 유자가 거제시에서 재배되고 있었다니, 겨울만 되면 유자청을 자주 먹으면서도 생산지에는 관심이 없었네요. 남해안 지역의 풍부한 일조량과 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이 유자의 껍질을 단단하게 만들고, 특유의 산미와 청량한 향을 깊게 응축시킨다고 하네요. 소설에선 과일 유자는 안 나오고 인간 유자, 지안의 이야기만 나오지만 어쩐지 지안의 모습이 바닷바람을 버텨내고 자라는 유자를 닮았네요. '지방 청소년'이라는 말이 제겐 좀 어색한 것이 서울과 지방을 갈라서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인데, 실제로 지방에 살고 있는 십대들에겐 그들만의 고민이 있구나라는 걸 이번에 알게 되었네요. 그래서 소설 제목, '유자는'과 '없어' 사이에 괄호( ) 를 쓰고, 그 안에 '좌절','포기'와 같은 부정적인 단어들을 넣고 싶네요. 노랗고 단단한 유자껍질마냥 멋지게 성장하기를 응원하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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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유자는 없어 요즘 청소년들은 왜 '여기'를 벗어나고 싶어할까?
요즘 포털을 보면 사라진 것, 끝난 것, 없어졌다는 말이 유난히 많다. 사람도, 관계도, 지역도, 기회도 어느새 “없는 것”으로 정리된다. 『유자는 없어』라는 제목을 처음 봤을 때 나 역시 그 단정적인 문장이 먼저 걸렸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나니 이 말은 누군가를 지워버리는 선언이라기보다, 스스로를 정리하려는 마음에 더 가까운 문장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흔들리고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거제에 사는 고등학교 1학년 지안, 그리고 그녀의 별명 ‘유자’다. 중요한 건, 이 소설에 실종 사건은 없다는 점이다. 큰 사고로 이야기를 밀어붙이지도 않는다. 대신 인물들 사이의 대화와 관계가 예상과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며 서서히 마주하게 되는 감정들이 있다. “여기서 계속 살아도 괜찮을까?” “다들 떠난다는데, 나는 왜 이 자리에 남아 있을까?” 이 질문들이 반복되며 이야기는 조용히 안쪽으로 파고든다.
『유자는 없어』가 인상적인 건 주인공의 불안을 쉽게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안은 공황 증상을 겪는다. 대중교통, 낯선 공간, 갑작스러운 상황 앞에서 몸이 먼저 반응한다. 이건 단순한 ‘마음가짐’의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런 상태가 너무 쉽게 “그래도 참고 가야지”라는 말로 정리된다. 이 소설은 그 지점을 정확히 짚는다.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는 상태가 얼마나 사람을 고립시키는지를 과장 없이 보여준다.
책 속에서 지안은 비대면 영화 모임에 참여하고,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화면 너머의 사람들과 관계를 만든다. 이 장면들이 요즘 더 와 닿는 이유는 분명하다. 지금의 청소년, 지금의 청년, 그리고 지금의 어른들까지 관계의 상당 부분을 물리적 공간이 아닌 온라인에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온라인 관계를 가볍게 소비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곳이 지안에게는 숨을 고를 수 있는 몇 안 되는 공간임을 보여준다. 지역과 공간, 몸의 한계 속에서도 사람은 결국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유자는 없어』의 거제는 관광지가 아니다. 탈출을 위한 장치도 아니다. 이곳은 머물러야 할 이유와 떠나고 싶은 이유가 동시에 존재하는 장소다. 요즘 ‘지방 소멸’이라는 말이 트렌드처럼 소비되지만, 이 소설은 그 단어를 쓰지 않는다. 대신 묻는다.
이 질문이 이 책을 청소년 소설에만 머물지 않게 하고, 지금 시대의 이야기로 만든다.
그래서 더 진짜 같다 『유자는 없어』는 지안이 결국 떠났는지, 남았는지, 어디로 갔는지를 명확히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건 회피가 아니다. 현실도 그렇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우리는 떠나지도, 완전히 머물지도 못한 채 중간 어딘가에서 하루를 버틴다. 이 소설은 그 중간 상태의 감정을 끝까지 놓치지 않는다.
요즘 청소년과 청년의 불안을 과장 없이 다룬 소설이다. 트렌드를 얹었지만 트렌드에 기대지 않고, 이야기로 설득한다. 조용하지만 오래 남는다. 읽는 동안보다 읽고 난 뒤 생각이 길어진다. 이제 청소년으로 접어드는 자녀를 가진 부모로서는 더더욱.. #유자는없어, #김지현, #돌베개, #국내소설, #한국소설, #청소년소설, #성장소설, #신간소설, #책추천, #서평, #북리뷰, #독서기록, #감정에세이, #요즘책, #트렌드읽기, #청소년문학, #불안, #정체성, #지역서사, #지방소설, #온라인관계, #현대소설, #문학추천, #서평블로거, #남성블로거, #글잘쓰는법, #독서스타그램, #책읽기, #커리어프론티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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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베게 출판사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돌베개 #유자는없어 #유자는없어_김지현 #성장소설 #장편소설 P.32 생각 스위치라는 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끝없이 이어지는 생각이 지긋지긋할 때, 꿈도 꾸지 않고 달게 자고 싶을 때. 탁, 하고 꺼 버릴수 있다면 하루가 몇 배는 가벼워질 텐데. P.52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리고 그만큼 크게 내쉬었다. 내 속에 들어온 공기가 모든 불안과 상념을 데리고 나가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렇게 자꾸 숨을 쉬다 보면 나쁘고 자신 없고 초라한 것들은 모두 비워낼 수 있지 않을까? P.72 누군가의 실수와 좌절은 다른 누군가에겐 그저 조롱거리가 되기도 한다. 실패가 미치도록 두려운 이유는 아마 이런데 있는게 아닐까. P.88 전교 1등. 나에게 한동안 가장 큰 자부심이었던 사실이 지금은 나를 가장 짓눌렀다. 나에게서 제일 마음에 들던 부분을 잃어버렸고 심지어 나를 괴롭게 만들고 있으니, 이제 나는 나의 어느부분에서 위안과 긍지를 찾아야 하는 걸까. 지금 유지안을 이루고 있는 것 중에 그런 게 남아있긴 할까? P.112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그 날 내가 느낀 감정은 부러움이었다. 특별할 것도 없는 바다를 보며 저렇게 감상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 나에겐 더 이상의 궁금증이나 기대가 일어나지 않는 이 도시에서 의미있고 반짝이는 것들을 찾아내는 그 눈이 부러웠다. P.114 모두가 비슷한 것을 선망하는 만큼 그걸 성취할 수 있는 사람은 한정되어 있다. 아무리 애써도 누군가는 실망하고 좌절할 수밖에 없다. 이 세상이 애초에 그렇게 만들어져 있으니까. 엄마 아빠가 젊었을 때는 노력, 간절함 같은 단어가 지닌 힘이 있었다면 지금은 아니었다. P.123 "그래도 만약에 여길 떠날 수 있다면, 아주 멀리까지 가보고 싶어요." 어디에서도 꺼내 본 적 없는, 나도 알지 못하던 마음이었다. 떠나고 싶다는 말은 지금 여기가 싫다는 뜻이 된다. 타고난 배경이 불만족스럽고 부족하다는 뜻이 된다. 그 마음과 마주보기가 싫었다. 인정하는 순간 지금의 내 모습이 초라해질테니. 그 순간 파도가 절벽을 세게 때렸다. 아주 멀리까지 가고 싶다는 내 말을, 파도가 집어삼킨 것만 같았다. P.157 어딘가에 발붙여 산다는 느낌. 나는 살면서 한순간도 의식해보지 않은 느낌이었다. 내가 숨을 쉬는 법을 잊어버릴 때가 있듯이, 저것도 누군가에겐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있구나. 처음 알았다. P.160 천천히 숨을 골랐다. 호흡이 원래대로 돌아오고 있었다. 이러다 터지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뛰었던 심장도 마찬가지였다. 생각해보면 늘 그랬다. 숨쉬는 방법을 잊어버려 금방 쓰러질 것 같아도, 시험을 망쳐서 인생이 망한 것 같아도, 그 순간을 지나고 나면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 나는 여전히 유지안이었다. P.163 자신이 누구인지를 잊지 않는 사람은 길을 헤매더라도 금방 원래 방향으로 돌아올 수 있는 거라고. P.178 앞서 온 것과 달리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둡고 먹먹하고 긴 터널이었다. 눈을 감고 상상했다. 여기는 고래 뱃속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따라 아주 어디든 갈 수 있는, 세상에서 하나뿐인 고래. 그만큼 내가 원하는 곳이라면 그게 어디든지 나를 데려다줄 수 있는 고래. 이 고래는 나를 얼마나 근사한 곳으로 데려가 줄까? 해저 터널을 벗어난 버스가 도로위를 매끄럽게 달려갔다. 고래 뱃속을 지나고 나서도 나는 여전히 나였다. 그 당연한 사실이 너무나도 새삼스럽고 또 반가웠다. 내가 나라서, 내가 유지안이라서 다행이었다. * 줄거리 요약 & 느낀점 <유자는 없어> 주인공 유지안은 거제 토박이 청소년이다. 유지안의 부모님이 유자로 만든 빵을 운영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친구들이 유지안을 '유자'라 불리게 되면서 생긴 별명이다. 전교생이 몇 안되는 중학교에서 전교 1등의 자리를 지켰던 유지안은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자신이 가졌던 평판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면서 주변 친구들의 시기와 질투를 받으며 압박감을 느낀 지안은 종종 공황증세가 찾아온다. 1등의 자리에서 뒤쳐지게 되면서 지안은 앞으로의 진로에 대한 생각과 계획에 대해 생각해보지만 현실적으로는 성적에 맞춰서 가야한다는 생각을 한다. 지안의 친한 친구 수영은 좋아하는 예고 진학에 도전하지만 실패하면서 학교에 결석하는 일이 잦아진다. 그런 수영에게 지안은 어떤 위로와 응원의 말을 해야할지 고민하며 수영의 모습을 지켜본다. 서울에서 온 전학생 김해민과 가까워지면서 지안은 수영과 해민 셋이 비대면 영화모임을 하면서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그러다 이웃집에 한달살이를 하러온 혜현언니가 자신들이 본 단막극의 작가라는 것을 알게 된다. 언니의 힘들었던 어린시절부터, 이 곳에 도피가 아닌 현재에 본인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지안은 자신의 불안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무엇을 해도 자신이 제일 소중하다는 마음을 느끼게 되며 마무리 된다. 우리들의 청소년시기에 불완전한 모습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발견하지 못한채로 지나올 수도 있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게 되지만 그 과정속에서 수많은 실패도 할 수있다. 하루살이처럼 이곳저곳을 옮겨다니며 집이라는 공간이 마음속에 머물고 싶은 전학생 해민. 새로운 곳으로 떠나고 싶은 설렘과 낯선곳에 대한 두려움이 공존하는 지안. 좋아하는 것에 도전하며 한계 부딪히며 실패를 맞보는 수영. 이런 모습들 마저 다 잘살아보고 싶은 기원과 소망에서 생겨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부족한 모습 마저도 인정하며 마음껏 실패하고 경험하며 더 나 다운 인생의 방향을 찾아가는 것이 삶의 이유라 생각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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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다 읽지 못한 책이긴 하지만 책 표지도 귀엽고 제목도 귀여워서 한 번 읽게 되었다. 주인공 별명이 유자인 것도 귀여웠다 ㅋㅋㅋ 홍지우라고 내 친구가 있는데 걔는 별명이 홍시라 읽는데 막 생각도 났고 아직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잔잔한 로맨스도 있는 것 같아서 기대된다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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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고등학생인 친구들에게는 위로와 격려를 그 시간이 지난 어른에게는 그때의 추억을… 그 시절 우리는 누구나 한번쯤은 가지고있는 별명들 … 주인공 유지안은 유자다!!집이 유자빵집을 해서도 이지만 성이 유라..유자! 지안이는 그렇게 어린시절부터 유자라는 이름으로 불려져서 지안이라고 불러지면 어색해한다.거제에 초중고까지 살아온 지안이와 주변인물들 그리고 고등학교에서 학업 스트레스..친한 친구와의 다른 학교..진로 문제…모두 우리가 경험했던 그리고 지금 겪고있는 아이들의 문제들이 책속에 다 나와있다..그때도 지금도 성장하는 아이들의 성장통은 다 같은 지도 모르겠다. 중학교때 1등이였던 유자 고등학교때 19등을 한 유자…모두가 유지안이다.. 이름을 바꾼다고 해서 사람이 바뀌지 않는것 처럼. 주변 환경이 바뀐다고 내가 바뀌지 않는것 처럼.. 자기 자신 존재 자체를 받아들이며 귀하고 사랑하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유지안의 이야기도 친구 수영이 해민이 그리고 혜현언니 이야기 모두가…한번쯤 우리가 고민해 봤을 미래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였을까 싶다. “남들은 다 크고 넓은 데로 가려고 하니까 그게 정답같고…삶이 내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을때가 있는데 그때 가장 중요한 게 내 인생의 빙향키를 놓치지 않는거다. 그러면 뭐라도 배우고 얻을 수 있지. 내가 아디에 있는지는 상관없이.” “시험을 망쳐서 인생이 망한 것 같아도, 그 순간을 지나고 나면 크게 달라진 건 없넜다. 나는 여전히 유지안이었다.” /최근읽은 소설중 가장 따뜻하게 과거의 나를. 지금의 나를 위로해주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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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쓴 글입니다.> 오랜만에 청소년 소설을 읽어보았다. 참 희한하게도 청소년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힐링이 되는 기분이다. 한 번씩 청소년 소설을 보다 보면 학창 시절에 청소년 책들을 접하게 되었다면 나의 인생이 달라졌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때의 나도 도서관도 참 좋아했었는데... 물론 책을 보러 간 것보다 시험공부를 하러 간 적이 더 많기는 하다. 그래도 고등학교 때는 종종 책도 빌려보곤 했는데... 그 또한 문학책들, 선생님 추천 책 들이었다. 그래서 요즘 청소년들에게는 다양한 자기 계발서, 수험서, 청소년 분야, 심리 책등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접하고 읽고 하는 것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많이 든다. 어쩌면 그런 부러운 마음 때문에 가끔씩 청소년 책을 찾고 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유자는 없어>는 제목부터, 그리고 책 표지부터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유자를 나타내는 노란 글귀, 유자 그림, 노란 띠지까지... 그리고 작가는 이 소설을 쓰는 동안 청소년기가 머물러 있는 그 섬에서 가치 있고 반짝이는 것을 찾아내는 눈이 생길 수 있었다고 한다. 작은 실패에도 쉽게 좌절하는 모두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희망의 메시지가 있다. 그러고 보면 나 또한 거제가 익숙하다. 진주에서 거제가 가까운 곳은 아니지만 나도 가족들과 종종 거제 해변으로 여행을 갔었고, 때로는 친구들과 거제하면 떠오르는 바람의 언덕, 외도도 자주 갔었다. 결혼하고 아이가 아기였을 때도 거제로 여행을 갔던 것처럼 거제는 친숙하면서도 익숙한 곳이다. <유자는 없어>는 지안이라는 아이가 등장한다. 이름보다 별명인 '유자'로 불리는 것이 더 익숙하다. 그리고 공황 증상 때문에 대중교통도 오래 탈 수 없고, 사람들이 많은 곳도 갈 수 없는 지안이는 거제를 한 번도 떠나 본 적 없는 고향이자 섬이라고 한다. 아마 이때의 아이들은 어른이 되면 나는 거제를 떠날 거라는 말을 많이 했을 거고 지안 역시 친구들이 떠나면 혼자 있을 생각에 소외감과 불안감을 느낀다. 그리고 전교생이 작은 곳에서 1등이라는 자부심이 있던 지안은 고등학교에서는 그러지 못하자 증상들이 더 심해진다. 또 다른 주인공 수영은 예고 입시 실패 이후 냉소와 무기력에 빠진 후 등교를 거부하면서 방에 틀어박혀있고, 중학생 때 전학 왔는데 여전히 전학생으로 불리는 해민까지. 이 세 명의 공통점은 영화를 좋아한다는 것. 그래서 매주 토요일 밤 10시 각자의 집에서 같은 영화를 보며 채팅으로 대화를 나누는 '비대면 영화 모임'을 만든다. 영화 이야기로 시작했던 대화는..... 미묘했지만 왠지 공감이 갔다. 한참 예민한 시기이기에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시기이다. 우리 때는 지금처럼 컴퓨터, 인터넷이 활성화가 잘 되는 시기가 아니었다. 우리는 그때 전화선을 사용했기에 인터넷을 사용하면 집 전화통화가 되지 않아서 지정된 시간에만, 혹은 부모님 몰래 컴퓨터를 하던 때였다. 그때도 참 많은 즐거움이 있었는데, 채팅으로 잘 알지 못하는 온라인 친구를 사귀는 것도 재미있었고, 친한 친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고민들을 잘 알지 못하는, 그리고 얼굴을 몰랐기 때문일까, 더 거리낌 없이 고민 이야기들도 하고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잠시 추억에 젖어드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끝을 향해 가면서 이서 작가(혜현 언니)가 지안이에게 해준 말, "이제부터라도 많이 기록하고 모아 둬. 낙서도 좋고, 친구들이랑 주고받은 쪽지들도 좋고." 이 문장이 참 마음에 들었다. 이재희가 쓴 글과 이혜현이 이서라는 이름으로 쓴 이야기는 모두 닮아 있다. 그렇게 이름이 바뀌어도 그 사람의 가장 진실한 부분은 어딘가에 각인처럼 남는다. 남들이 하는 말이 아닌, 오랜 시간 꾸준한 애정을 쏟으며 지켜 온 것들에 담겨 그 사람을 설명해 주는 진짜 '본질'이 된다.라는 말. 나도 가끔 다이어리나 친구들과 주고받았던 편지, 마니또 등을 보면 그때의 나를 발견하곤 한다. 그리고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도 크게 많이 달라진 것은 없구나를 느낀다. 아마도 작가가 말한 '본질'이겠지. 오랜만에 학창 시절의 나와 현재의 나를 비교해 보았다. 그때의 나도 나도 지금의 나도 나다. 물론 시간이 흘러 달라진 부분들도 있지만 말이다. 참 신기하다. 잊고 있다가 이렇게 누군가가 툭 건드려 주면 희한하게 떠오르는 기억들이 말이다. #유자는없어 #청소년소설 #장편소설 #성장소설 #지방청소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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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은 청소년 소설이다. 아마도 내가 읽으면서 느껴지는 바와 그들이 읽으면서 생각하는 바는 완전히 다르겠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소설이다. 이제 진정한 청소년 라인에 접어드는 내딸의 정신세계로 접근한다는 생각으로 청소년 소설을 읽어볼까나. 천방지축인 청소년들도 그들의 고민이 세상에서 제일 클 것이다. 이 책에도 고민 가득한 고등학교 1학년 아이들 세 명이 등장한다. 거제에 사는 고등학교 1학년 (유자라고 불리는) 유지안, 이수영, 김해민이 그들이다. 거제 작은 동네에서 전교생 30명 중에 전교 1등을 하다가 고등학교에 올라가면서 좌절을 느끼게 되는 지안은 거제를 벗어나고 싶지만 앓고 있는 공황 증세 때문에 쉽지만은 않다. 미술을 좋아하는 수영은 예고에 진학하고 싶지만 떨어지게 되고 그것 조차 친한 친구 지안에게도 말을 하지 않는다. 여기저기 전학을 너무 많이 다니고 지금 살고 있는 학교에서도 전학생으로 불리는 해민이는 자신의 고향이 어디인지 알 수가 없음에 혼란스러워한다. 요 세 명에다가 거제로 놀러간 (사실은 아니지만) 외지인 이혜현까지 모두들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고민을 하며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뭔가를 진심으로 치열하게 하는 사람들은 티가 날 수밖에 없나 봐” 라는 문장을 보며 이 책에서 주제를 가장 관통하는 문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0페이지도 안되는 얇은 책이지만 그 안에 꼼꼼히 섬세하게 여러가지 상황들이 나온다. 표지부터 상큼한 책 <유자는 없어> 곧 다가올 봄에 들고다니면 기분부터 좋아질 터다. #성장소설 #청소년소설 #장편소설 #유자는없어 #지방청소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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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어릴 적 친구들 사이에 별병을 부르는 것이 많았다. 이름에 관한 별명, 그 아이의 부모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아이가 어디에 살았는지 , 등등 특징이 있거나, 개성 있거나,이름이 특이할 때, 친구들의 이름이 붙어서, 그 아이의 정체성을 각인시키게 했다.무엇보다 학창 시절 학교 선생님에 대한 별명은 같은 또래 아이들 뿐만 아니라, 선후배 간에도, 서로 공유되었고, 회자되었다. 그 별명은 그 당시에 유행했던 드라마, 만화, 소설 등에서 따온 경우도 있다.청소년 소설 『유자는 없어』을 읽다가 중학교 2학년 때 만든 학급 문집이 생각났다.그 학급 문집 속에는 또래 친구들의 별명이 기록되어 있었고, 반 아이 중에는 이재포(?) 도 있다. 소설『유자는 없어』 의 주인공은 유지안이다. 성이 유씨이기에,별명은 유지안과 비슷한 별명, 유자다. 물롬 부모님은 유자빵을 만들고, 팔고 있다.우지안은 유자 빵찝 딸이다. 이 소설에서,거제도가 유자로 널리 알려진 동네라는 것을 알게 된다. 겨울철 즐겨 먹는 유자청에 대해, 거제도 특산품이 유자였다. 지안은 자신의 이름과 연관된 별명이 그닥 좋은 것은 아니었다.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별명이다. 친구와 대화 속에서, 전학생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김해민, 친구 고수영이 있었다 . 이 소설 속 동네 외지인 혜현은 , 지안이와 수영이을 보면서,궁금한 것이 많았다.자신이 학교 다닐 때와 지안이 지금 다니고 있는 고등학교는 수업 방식 뿐만 아니라 학교 생활 전반에 있어서, 너무 달랐던 것이다. 이 소설은 추억을 회상하게 되었다. 전체적으로 나오란 바탕의 표지는 마음을 따뜻하게 한지안이 품고 있는 그 별명은 어릴 적 정말 듣고 싶지 않았던 그 별명에 대해서, 느낌표와 물음표를 달기에 충분하다.중학교를 졸업하고,고등학생이 되자 친구들과 뿔뿔이 흩어지는 그 모습을 보면서,나 또한 중학교에서,고등학교로 올라가면서, 만나지 못한 친구들이 기억 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