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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꽤 오래 잡고 있었다. 몇 가지 작업하다가 막혀버린 부분이 있는데, 왠지 좋은 독일사 한 권 읽고 나면 묵은 숙변을 제거하는 비방약을 복용한 것처럼 한 방에 뚫릴 것 같았다. 그러나 중세를 거쳐 프로이센, 제2제정을 지나 바이마르 공화국으로 가면서 도저히 진도가 나가지 않고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졌다. 그래서 한 문단 읽고 먼 산 바라보고, 한 문단 읽고 멍 때리고,,, 이러면서 일주일을 보냈다.
아, 오해는 마시라. 이 책의 수준이나 서술의 문제 때문이 아니다. 일단 내가 조금 읽은 독일 중세사를 지나 근대로 가면서 내 배경 지식이 부족해서 헤맨 점이 있었다. 특히 각 정당간의 입장 차이라든가 독일 정부 구성 등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바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보다 더 나를 고민하게 만든 것은 이 저자분이 독일사를 보는 시각이었다. 물론 독일사에 대한 기본이 상당한 수준으로 이미 갖춰져 있어야만 이 저자의 서술을 비판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수준 낮은 내가 보기에도 기존의 독일사, 특히 독일 근현대사를 보는 시선이 다른 책의 저자들과 확연히 다름이 보였다. 바로 이 점이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점도 되며, 또한 고민하며 읽게 만드는 점이 되기도 한다.
즉, 기존 독일사를 서술하는 다른 저자들은 영국이나 프랑스의 경우와 달리 비 민주적인 과정을 거쳐 근대에 도달한 독일의 역사를 보편적이지 않은 특수한 케이스로 보는 경우가 많다. 특히 독일인 저자라면 누구라도 히틀러와 나치의 망령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그래서인지 근현대사의 모든 과정이 히틀러와 나치즘을 설명하는 원인을 찾는 것으로 귀결되는 듯 보인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독일사의 특수성과 보편성을 새로운 시선으로 보고 서술한다. 독일 정치의 전근대성과 경제의 근대성의 간극과 모순을 지적하면서도 독일 역사의 긍정적인 측면을 발견한다. 예를 들자면 독일이 중앙집권 통일국가로 향하는 과정이 다른 국가들보다 늦은 점이 단점이 아니라 오히려 영방의 군소국가들의 유지를 가능하게 만들어 독일의 빛나는 문화적 업적을 이룰 수 있었다고 보는 점. 그리고 저자는 민족국가, 통일국가의 과업을 이룩한 비스마르크 시대의 프로이센을 긍정적으로 그리지도 않는다. 오히려 독일사 최초의 공화국을 붕괴시키고 양차대전을 일으켜 독일 분단을 가져온 원인을 비스마르크 시대부터 과부하된 독일 사회의 긴장에서 찾는다. 이런 점을 저자는 기존 명망있는 독일사학자들의 견해를 요약해서 자신의 견해와 비교하며 함께 들려준다. 아주 재미있는 시각인데, 지금 내 수준에서는 어떻게 비판적으로 읽어야 할지 감 잡을 수가 없다. 공부 더 하고 몇 년 후 다시 읽어봐야겠다.
본문 365쪽에 "모든 역사는 그것이 쓰여지는 시대의 산물이다."라는 문장이 있다. 생각해보니, 내가 알고 있는 독일사에 대한 지식은 세계가 미, 소 양극으로 나눠져 있던 시기에 집필된 책들에서 얻었던 지식이었다. 같은 국가의 역사를 서술하더라도, 단 몇 년 차이인데 독일 통일과 소비에트 붕괴 이후 서구사의 서술은 확실히 뭔가 다른 면이 있는듯하다. 역사 서술에 있어 보다 다원적인 뭔가가.
두서없이 쓰다보니 정작 책 내용 소개가 빠졌다. 이 책은 시리즈의 이탈리아사처럼 1장은 기본적 독일과 독일인에 대한 배경 지식을 알려 준다. 2장은 중세 독일 부분. 어떤 사학자는 카를 데어 그로세(프랑스에서는 샤를 마뉴라고 부르는)의 서로마 제국부터, 어떤 사학자는 신성로마제국부터 독일사를 본격적으로 서술하는데 이 저자분은 이 모두를 간략히 언급해 준다. 3장인 '종교개혁의 시대, 1500~1648'에서 루터의 종교 개혁이 이후 독일인들의 정치적 심성에 미친 영향을 서술한 부분이 특히 재미있었고, 4장인 '절대주의 시대, 1648~1815' 부분은 일목요연한 정리가 좋았다. 이후 프로이센 주도의 독일 통일, 산업화, 1차 대전, 바이마르 공화국의 실패, 나치의 득세, 2차 대전과 분단, 통일까지의 서술이 5장 '산업화의 시대, 1815~1918'와 6장 '민주주의와 독재, 1918~1945'. 7장 '두 개의 독일, 1945~1990'에 이어진다. 마지막 8장인 '독일사의 패턴과 여러 문제들'부분은 저자가 보는 독일사의 보편성과 특수성 부분이 잘 정리되어 있다.
마르크시스트 역사학자인 저자는 민족을 그리 신성하게 보지도 않고, 서독 위주의 통일에 과도한 의의를 부여하지도 않아서 특히 더 신선했다. 관심있는 분께 자신있게 권할 수 있는 책이다. |
| 먼저 이것은 글쓴이의 주관적인 생각이다. 글쓴이의 머릿말 처음의 내용처럼...책을 다 읽고 이런 종류의 책은 쓰기보다 비판하기가 너무 쉽다는 말은 사실이었다...는 것을 느낄수가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역사적의 사실의 왜곡이나 잘못된 해석이 아니라 글쓴이의 접근 방식에 있다고 할수가 있다. 머릿말에서 글쓴이가 역사적 사건들과 연관성이 없는 일련의 역사가 묻히는걸 안타까워 하고 자신은 그러지 않는다고 앞에서 단언 하지만 자신도 거기에 벗어 나지 못한 다는 것을 글로써 증명하고 있다. 좀더 다른 정치행정이나 사회분야의 서술의 추구하고 싶다고 글쓴이도 말하고 있지만 일련의 중요한 사건에 연관성을 두고 서술 할수 밖에 없는것인지... 인간의 역사가 정말 전쟁의 역사인지...다른 역사 책이랑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 아쉽다. 그리고 필자가 지적 하고 싶은 것 한가지는 중간중간에 들어가는 그림들의 위치가 너무 맞지 않다. 간혹 심한 경우는 그림과 관련이 있는 글들이 2,3페이지씩 늦어 지기도 하고 필자는 책을 이리저리 넘기면서 보는 수고를 들어야했다. 출판사는 신경좀 써 주었으면 한다. |
| 사람은 자신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경향이 많다. 그것은 역사에 있어서 그리고 한 개인이 아닌 집단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이런 어딘지 주관적이고 편향된 인식 또는 역사관은 여러 가지 있을 것이지만 독일사에 있어서도 없지 않다고 본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우선 접어두고 나의 생각들을 말해둔다면 독일의 역사에 대하여서는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물론 세상을 살다보니 여기 저기에서 보고 듣고 주워 담는 잡다한 이야기들을 통해서 그리고 머리가 좀 굵어지면서 예전에 알았던 것이 전부가 아니거나 그릇되었다는 것을 조금씩은 알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독일사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 책(분열과 통일의 독일사, 메리 풀브룩 저)을 보면 비록 개괄서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실들과 독일사의 전체 줄거리, 그리고 그간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것이 왜곡된 것이었다는 것을 책을 펼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곧 깨닫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본인이 이 책을 보고 알게 된 것은 무엇인지 두서없이 적어보겠다. 우선 민족국가 또는 국민국가 형성이 늦었고, 산업화가 늦었던 독일이 왜 그리 되었는지에 대하여 명확히 알게 되었다. 둘째, 중세(로마 멸망이후, 종교 개혁을 거치고 산업화되기 이전까지)시기의 상황(정치, 경제, 사회, 제도 등)에 대하여 독일 뿐만이 아니라 여타의 유럽국가들에 대해서도 개략적이나마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그리고 약간 이해하게 되었다.) 셋째, 동유럽, 특히 독일과 많은 관련이 있었던 나라들에 대한 역사적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넷째, 중세 도시의 형성에 있어서 경제제도, 정치제도가의 상관 관계와 도시 형성의 변화과정에 대하여서도 다른 책에서 놓쳤던 부분을 건져올릴 수 있었다. 다섯째, 다소 웃길 수도 있으나, 어릴 때 알기로는 비스마르크가 철혈재상으로 독일 통일의 영웅이라고 책으로 배웠고, 또 어떤 책에서는 비스마르크가 짜놓은 판 덕분에 한동안 유럽이 전화를 겪지 않다가 어리석은 빌헬름2세로 인해 전쟁이 발생했다고 하는 것으로 알고 있던 것을 이것과는 전혀 다르게 그가 만들어 놓은 판으로 인해 오히려 유럽전체가 전쟁에 빠져들게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새로운 시각을 경험할 수 있었다. 여섯째, 양차대전 전후의 독일, 그리고 베를린 장벽의 붕괴를 전후한 독일 내부의 일들, 통일 후 동서독이 겪었던 일들을 어느 정도는 소상히 알 수 있게 되었다. 이외에도 적으러면 한 없이 많아지겠지만 대충 이정도로 맺으며 마지막으로 이 책을 쓴 메리 풀브룩의 일관된 시각의 줄기, 그리고 글솜씨에 감탄을 하며, 번역을 한 김학이씨의 수준 높은 번역에도 감사를 표한다. |
| "모든 역사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특정한 관심을 갖고 재구성한 인간의 작품이다." - 독일사를 개괄하기에 앞서 저자가 서두에서 펼친 역사관이 참 인상적이다. 어떤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는가에 따라 역사서술의 주안점이 바뀐다는 것... 단 한권뿐인 국사교과서(국정교과서)를 가지고 역사교육을 받았던 내겐 조금 생소하기조차 했다. 우선, 짧은 책에 방대한 역사를 개괄한다는 것이 힘든일이라는 저자의 고백에도 불구하고 서방 자본주의적 시각에도 치우치지 않고 동구 사회주의적 시각에도 치우치지 않는 역사서술이 많은 교훈을 주는 책이다. 특히 막스 이후와 히틀러의 나치에 대한 이야기는 한쪽으로 치우쳐 쉽게 생각했던 역사적 시각을 반성하게 해준다. 나치의 학살과 독재에 가장 강하게 저항한 세력이 우리가 흔히 "빨갱이"라 적대시 하는 좌익들이었다는 사실.... 그러나, 역자후기에서의 변명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번역체 문장들과 각주나 설명없이 등장하는 낯선 용어들(예를 들면, 영방국가 같은)의 난무, 지뢰처럼 묻혀있는 오자, 탈자들이 보는 이로 하여금 쉽게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게 하기도 한다. 어쨋든, 학교나 우리 언론에서 보여주지 않는 숨겨진 역사적 시각들을 맛보기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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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히 지루했다. 20세기 세계사의 주요국가를 한 권의 단행본으로 안다는 건 확실히 무리라는 걸 알았다. 너무 축약된 느낌이랄까... 그리고 독일사를 보는 저자의 눈길이 좀 다르다는 걸 알았다. 독일 역사가가 지은 독일제국에 관한 책과 많이 다르다는... 누가 옳은가... 아니 사관은 누가 옳고 그른가를 판별하는게 아닌 것인가? 잘 모르겠다... 다만 책 내용을 다 잊어버리고도 뭔가 남는 책은 맞다... |
| 최근 들어 독일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지고 있다. 그 직접적인 원인은 독일을 다녀오고부터이다. 사실 개인적으로 독일에 대한 이해는 고등학교때 제2 외국어로 독일어를 했다는 것 외에는 거의 없었다. 나치, 게쉬타포(고등학교때 독일어 선생 별명이기도 했음), 차범근, 차두리 정도가 다다. 사실 대부분 사람들의 독일에 대한 이해가 이 정도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독일을 다녀오고나서 독일이라는 사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자본주의 사회이지만 독일에는 독특한 제도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우선 독일 대학은 전부 공립이며 학비가 없다. 일부 대학의 경우 학생에게 교통비를 포함한 각종 혜택을 제공하고, 임대주택의 경우 몇년만 살면 자신이 살고 있는 주책을 매우 싼값에 구입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독일 곳곳에서 풍력기가 있는데, 이는 자원절약형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서다. 이런 저런 단편적인 지식에 대한 부족을 절감하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저자도 밝히고 있지만 이 책은 장대한 독일역사를 매우 짧게 정리한 것이다. 그렇지만 나같은 독일 초보자에게는 유용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저자의 해석에 대해 일부 불만족스러운 부분도 있었지만, 초심자가 읽기에는 무난하다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