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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이 발달했다지만 나는 아직도 종이책에 줄 그어 가면서 읽는걸 좋아하고, 거기에 더하기로 어느순간부터 필사의 매력에 꽂혔다. 디자인 문구에 진심인지라 그동안 안쓰고 모아둔 예쁜 노트들이 많은데, 새해를 다짐할겸 아끼던 금빛 노트에 이 내용을 새기기 시작했다. 요즘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상태를 흔히 게으름, 의지 부족으로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 상태를 도덕적으로 꾸짖지 않는다. 오히려 멈춤과 공허, 무기력의 시간을 통해 지금의 나와 세계를 다시 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시몬 베유의 핵심 개념들(주의, 고통, 노동, 탈창조, 중력과 은총, 뿌리 뽑힘)을 요즘 언어로 풀어내서 잘 읽히지만, 그렇다고 개념의 무게를 가볍게 만들지 않는것 같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건, 철학을 추상적인 설명으로만 밀어붙이지 않고 챕터마다 도식과 구조로 정리해준것이 이해가 더 되었다. ▪︎ 주의 - 내 안의 욕망과 판단을 잠시 비우고 실재가 들어오게 하는 태도라는 것 ▪︎ 탈창조 - 비움은 결핍이 아니라 통로가 되는 일, 자아가 물러난 자리에 허무가 아니라 진리와 사랑이 스며들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는 것 ▪︎ 중력과 은총 - 우리가 아래로 끌리는 힘(욕망, 두려움, 사회적 압력)을 도덕적 실패가 아니라 하나의 자연스러운 하강으로 설명. 평소 비워야한다는 말을 자주 했는데, 자아를 비울 때 비로소 가능한 반작용으로서의 은총에 “어떻게 비울 것인가”를 생각해 보기도 함. 이 밖에 더 많은 내용들이 있는데 그냥 휙휙 넘기면서 읽기에는 생각해볼 것도 많아서, 아직 전부를 읽지는 못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멈춘 자리에서 나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무기력한 시간 속에서 무엇을 비우고 무엇을 받아들일 것인지 묻게 하는 시간들이 좋았다. 주변에 열심히 살다가 번아웃이 오기도하고, 무기력해지는 경우를 많이 봤다. 무기력을 빨리 극복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압박하기 보다는, 그 시간을 지나며 내 시선과 태도를 바꾸는데 도움이 될 책이라서 지인들이 스쳐지나간다. 왜 알베르 카뮈가 극찬했다고 하는지 이해가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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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유의 사유는 쉽게 읽히지 않는다. 농밀한 언어와 깊은 성찰은 여러 번 곱씹어야 비로소 의미가 드러난다. 처음에는 지성인의 통찰로만 보이던 문장도, 천천히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가다 보면 그것이 단순한 철학적 개념이 아니라 한 영혼의 치열한 체험에서 응축된 고백임을 깨닫게 된다. 그녀의 글이 난해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인간의 영혼을 응시한 깊이 때문일 것이다. 얕은 물은 투명하지만, 깊은 물은 어둡게 보인다. 베유의 문장은 그 깊이만큼 쉽게 바닥을 드러내지 않고, 우리를 계속 사유하게 만든다. 이 책은 그런 그녀의 사상을 오늘의 언어로 다시 엮어, 지금 우리의 자리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 덕분에 비로소 우리는 그녀의 지혜와 대화할 수 있게 된다. 베유의 철학은 지금 우리에게 더욱 절실하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 속에서 각자는 성취와 효율을 요구받으며 견고한 자아를 구축해왔다. 익숙한 방식으로 생각하고, 굳어진 언어로 세계를 해석한다. 관점을 바꾸는 일은 불편하며, 때로는 자신이 옳다고 믿어온 기반을 허무는 일처럼 느껴진다. 그렇기에 더욱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베유가 말한 ‘주의’와 타인의 고통 앞에서 자신을 비우는 태도는 자아를 파괴하기 위함이 아니라, 그 안에 갇힌 시야를 넓히기 위함이다. 쉽게 무너지지 않는 자아일수록 더 깊은 질문을 통과해야 비로소 확장된다. 그녀의 사유는 우리를 가장 본질적인 물음 앞에 세운다. 그 질문 앞에 잠시 멈추는 일, 어쩌면 그것이 지금 우리가 잃어버린 가장 중요한 태도일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은 뒤 베유의 저작을 다시 펼쳤을 때, 문장들이 이전보다 훨씬 수월하게 읽혔다. 보이지 않던 주석과 해제가 생겨난 듯 그녀의 생각이 또렷하게 다가왔다. 난해하고 멀게만 느껴졌던 표현들이 하나의 맥락 속에서 연결되었고, 왜 그런 언어를 선택했는지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 이 책은 베유의 사유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내가 무심히 붙들고 있던 편견을 내려놓도록 이끌었다. 덕분에 나는 그녀의 문장을 해석하려 애쓰기보다, 그 사유 앞에 한 걸음 물러서 열린 마음으로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더 열심히 쟁취하라고 부추기는 시대 속에서 분주히 살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무기력해진 자신을 만나게 된다. 쉬는 일이 불편해지고, 비워진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에 죄책감마저 느낀다. 그런 현대인들에게 베유의 철학은 깊은 울림을 건넨다.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을 때, 억지로 무언가를 밀어붙이기보다 자신의 시간에 잠시 공백을 허용해보는 일. 그 멈춤 속에서 비로소, 삶이 우리를 향해 건네는 빛을 감지하게 된다. 더 얻기 위해 애쓰기보다, 비워두는 태도. 어쩌면 그것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가장 깊은 용기일지 모른다. #아무것도하고싶지않은날을위한철학 #시몬베유 #철학 #인문에세이 #서평 *도서증정 @gutenberg.pub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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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은 그 막막한 마음이야말로, 진짜 나를 만나고, 진짜세계와 접속할수 있는 고요하고 진실한 순간일지 모른다. 이제, 당신의 무력감에게 함께 말을 걸어볼 시간이다.⠀ ( P. 24 )⠀ ⠀ 📕⠀ ⠀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은 무력감에 빠져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느낄때, 억지로 길을 찾으려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 지금은 당신의 정신안에 귀한 '공백'을 만들시간인지도 모른다. 조급해하지 않고, 다만 온전한 '주의'로 기다릴것. 당신이 찾던 정답은, 당신이 찾기를 멈추었을때 비로소 당신을 찾아올것이다. ⠀ (P.49)⠀ ⠀ 🖍⠀ ⠀ 시몬베유~ 알베르카뮈가 "우리시대의 유일하게 위대한 영혼"이라 부른 철학자.⠀ ⠀ 철학이란?무엇일까? ⠀ 내가 생각하는 철학이란 명쾌한 답을 내리는게 아니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의 향연이라고 생각한다. 즉, 나의 내면의 소리를 듣게되는 문학이 아닐까? 철학에 관한 책을 읽으면 우선 어렵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읽고 또 읽어보고싶다. 그래야 답을 찾을수 있을것같아서......⠀ ⠀ 시몬베유는 1909년 파리의 유대인 지식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시몬베유는 고통스러운 현실을 직접겪지 않고서는 진리를 말할수 없다고 믿었기 때문에 교수직을 내려놓고 자동차공장의 프레스공이 되어 노동자의 삶을 살아냈다. 또한, 1943년 나치치하의 고국동포들이 겪는 굶주림에 동참하고자 스스로 음식을 거부하다 영양실조와 결핵으로 34세의 짧은생을 마감했다. 시몬베유는 고통받는 인간에 대한 사랑과 신비주의적 통찰이 결합된 그의 사상이 34세의 짧은생이 아닌 온전히 살았더라면 우리에게 어떤영향을 더 주었을까? 라고 생각되게 되었다. ⠀ ⠀ 굳이뭔가 하지 않아도 그 공백의 시간을 온전히 받아들아고 느낄수 있다면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내 삶이 어떤방향으로 가고있는지 알수있을텐데, 우리인간은 빨리 무언가의 해답을 찾아쫒기만 하는것같다. ⠀ 시몬베유의⠀ 1부 주의- 주의,비움,기다림⠀ 2부 고통- 불행,동의,필연성⠀ 3부 노동- 노동,시간의 노예⠀ 4부 탈창조- 탈창조,자아⠀ 5부 중력과은총에 대하여- 중력,은총⠀ 6부 뿌리뽑힘에 대하여- 뿌리내림, 뿌리뽑힘,거대한짐승⠀ ⠀ 이 사상속에서 진정한 나를 발견할수 있을듯하다. 조급하지않고 온전히 나와 만나는시간!!⠀ ⠀ 철학도 그런것이다. '당연하게 여겨지는것을 다시 묻는 작업' ⠀ 시몬베유가 이야기하고자하는 6가지의 사상속에 질문을 하고 답을 찾아보는 시간을 갖어보자.⠀ ⠀ PS. 서평단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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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을 위한 철학 - 멈춰 선 자리에서, 나는 처음으로 나를 바라보게 되었다. ▲ 저자 : 시몬 베유 ▲ 엮은이 : 한소희 ▲ 출판사 : 구텐베르크 ◉ 아침에 눈을 떴는데 몸이 아니라 마음이 먼저 무너지는 날이 있다. 해야 할 일은 분명한데,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는 날. 괜히 휴대폰 화면만 넘기다가, 또 나 자신을 탓하게 되는 날. ‘왜 나는 이것밖에 안 될까.’ 그런 생각이 스며들 때, 나는 그 감정을 없애야 할 문제로만 여겨왔다. 무기력은 극복해야 할 대상이고, 다시 열심히 살아야만 해결된다고 믿었다. 그런데 문득 궁금해졌다. 정말 더 열심히 사는 것만이 답일까. 혹시 이 멈춤에도 어떤 의미가 있지는 않을까. 나는 그 질문을 안고 이 책을 읽었다 ★ 주의 – 당신이 바라보는 것이 당신의 세계가 된다 이 책의 출발점은 ‘아무것도 하지 않음’이다. 그러나 그것은 나태가 아니다. 시몬 베유가 말하는 ‘주의(Attention)’는 자아의 목소리를 잠시 멈추고, 대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정신의 태도다. 기존의 판단과 욕망을 유보하고, 진리가 들어올 수 있도록 내면을 비워두는 상태. 사진 속 ‘시몬 베유 용어 사전’에서 설명하듯, 주의는 단순한 집중이 아니라 윤리적 실천이자 존재를 바꾸는 인식의 전환이다. 내가 힘들었던 이유는 너무 많은 것을 하려 해서가 아니라, 제대로 바라본 적이 없어서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 고통과 노동 – 불행은 어떻게 진리로 향하는 문이 되는가
베유는 파리의 엘리트 교수직을 내려놓고 르노 자동차 공장으로 들어갔다. 관찰자가 아니라 노동자가 되기 위해서였다. 컨베이어 벨트 위의 반복 노동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기계의 부속처럼 소모되는지를 몸으로 겪었다. 그녀에게 고통은 피해야 할 불행이 아니라, 실재와 직접 접촉하는 자리였다. 책의 2부와 3부는 고통과 노동을 통해 자아가 얼마나 쉽게 산산이 부서지는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동시에 그 자리에서만 발견되는 진실이 있음을 말한다. ★ 탈창조 – ‘나’를 비워낼 때 채워지는 것들 베유 철학의 핵심은 ‘탈창조(Décréation)’다. 창조의 반대는 파괴가 아니라, 스스로를 비워내는 일이라고 그녀는 말한다. 자아가 항상 옳다고 주장하고, 통제하고, 중심이 되려는 그 충동을 내려놓는 것. 신이 스스로를 비워 세상을 창조했듯, 인간도 ‘나’라는 거짓된 중심을 해체할 때 비로소 빛이 통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사유는 낯설고 급진적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위로가 된다. ★ 중력과 은총, 그리고 뿌리 뽑힘 – 우리는 왜 이토록 불안한가 베유는 인간을 ‘중력과 은총 사이에 놓인 존재’라고 말한다. 중력은 우리를 아래로 끌어내리는 필연성, 욕망, 습관, 불안이다. 은총은 위로부터 도래하는 빛이다. 우리는 중력을 없앨 수 없다. 다만, 그 속에서 위를 향해 시선을 돌릴 수 있을 뿐이다. 과거와의 유대, 장소와 공동체의 연결이 끊어진 상태.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불안하다. 내가 느끼던 공허함은 개인의 나약함이 아니라, 시대의 증상이었는지도 모른다고. ☆ ‘무기력을 없애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대신 무기력을 문제로 규정하지 않는다. 그것을 철학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종교적 배경이 없는 독자에게는 추상적으로 다가올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은 분명하다. 성취의 압박 속에서 지친 이들에게, 잠시 멈춰도 괜찮다고, 다만 온전히 바라보라고 속삭인다. 나는 이 문장을 오래 붙들고 있을 것 같다. “열심히 살지 않아도 괜찮아, 다만 온전히 주의를 기울일 것.” #아무것도하고싶지않은날을위한철학 #시몬베유 #한소희 #구텐베르크 #중력과은총 #탈창조 #주의철학 #무기력 #철학에세이 #뿌리뽑힘 #도서 #책 #book #독서 #북 #신간도서 #신간추천 #추천도서 #책리뷰 #books #성장기록 #베스트셀러 #화제의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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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하고싶지않은날을위한철학 #시몬베유지음 #한소희엮음 #구텐베르크 살다 보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을 만나곤 한다. 특별히 어떤 고민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딘가 아픈 것도 아닌데 그냥 모든 것을 놔버리고 멈춰 있고 싶다. 그런 날들은 여러 날 지속되기도 하는데 아무것도 이룬 일 없이 지나간 시간들에 죄책감이 들기도 하고 남들보다 뒤처진 기분에 우울해지기도 했었다. 왜 나는 그 시간을 쉼으로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했을까. 돌이켜 보면 그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힘을 낼 수 있었고, 그 이상의 궤도에 진입할 수 있었는데 말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날을 위한 철학>이라는 책의 제목은 바로 이런 내 마음을 건드렸으며 한번 꼭 읽어보고 싶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무기력은 무한경젱 사회에서 오는 피곤과 지침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 상태에서 자아는 스스로를 향해 독설을 퍼붓는다. 비난과 자책이 난무하고 자기혐오에 빠지기도 한다. 공허가 깃들고 번아웃 상태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베유는 이러한 상태를 치명적인 결합으로 보지 않고 외려 온전한 주의로 바라보라고 권한다. 에고의 개입이 멈춘 상태, 즉 고치려 들지 않고, 판단을 멈추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라고 한다. 지금, 바로 여기에 머물게 하는 것이 ‘주의’다. ‘주의를 기울인다는 것은 하나의 노력이며, 아마도 우리가 할 수 있는 큰 노력일 것이다.’p151 탈창조는 작가로서 깊은 이해를 필요로 했다. 베유의 탈창조는 스스로를 비워내는 것이었다. 문장을 더 유려하게 만들려는 욕심, 인정받고 싶은 마음도 비워야 한다고 말하는 듯했다. 나 자신이 매개체가 되도록 비워내 영감이 나를 통해 드러나게 해야 한다고. 필사를 통해 내 목소리는 잠시 뒤로 물러나는 것처럼 욕망을 버리고 몰아의 상태에서 온전의 주의를 대상에 기울일 때 창조성이 드러난다. 나를 중심에 두지 않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베유는 노동을 비하하거나 경멸하지 않았다. 인간이 현실과 가장 직접적으로 만날 수 있는 장소라고 보았다. 사회에 나와서 일을 하면서 ‘세상이 내 마음과 같지 않다’라는 것을 뼈져리게 느껴보지 않았는가. 소외와 고통이 스며든 자리에서 묵묵히 일을 하며 나의 존재를 확인하게 되었던 것 같다. 노동은 나라는 사람을 한없이 낮아지게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라는 원석에 빛을 더해주었다. 이 책을 통해 노동의 가치와 일을 대하는 태도를 다시 점검할 수 있었다. 현대 사회 전체에 만연해 있는 징후와 증상들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우리는 베유의 말처럼 뿌리 뽑힌 영혼일지 모른다. 어딘가에 완전히 속하지 못한 채 끊임없이 이동하며 스스로를 증명해야 한다. 비교와 평가는 실시간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지금까지 해온 노력들이 의미가 없는 것처럼 공허해지기도 한다.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어 있지만 정작 나를 알아주는 곳은 없는 것만 같다. 군중 속의 외로움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뿌리의 힘이 약해지면 나무를 지탱하느라 모든 에너지를 다 써버리고 만다. 어쩌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은 나의 뿌리가 지치고 힘에 부치고 있다는 신호가 아닐까. 뿌리째 뽑혀 나가기 전에 우리는 자기 안의 영성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 ‘뿌리가 없는 나무는 아무리 많은 장식을 매달아도, 결코 살아날 수 없는 법이다.’ p228 책에서 말한 뿌리 내림의 노력들은 거창하거나 특별하지 않았다. 동네를 산책하며 주변을 돌아보는 것, 고전을 읽고 오래된 음악을 듣는 것, 웃어른들의 말씀에 경청하는 것, 공동체 속에 만난 이들에게 이해관계로 접근하기보다 존재 자체로 존중하며 이해로 다가갈 것. 고요히 머물 수 있는 조용한 공간을 마련할 것등을 제안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이 완전한 뿌리 내림은 될 수 없다 그러나 뿌린 내린 삶을 향한 작은 선택들이 중력의 세계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내면의 중심이 선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한다. 우리는 다시 흔들릴 것이고, 언제든 무기력해질 수 있는 존재이다. 마음속에서는 끊임없이 아우성칠 것이다. 더 열심히 달려야 하고, 더 많이 가져야 한다고. 그러나 그때마다 중력에 저항하는 선택들에 주의를 기울인다면 내면의 힘은 강해지고, 내가 지은 내면 속 집은 그 누구보다 웅장해져 있지 않을까. 그 안에서 진정한 쉼도 이루어질 것이라 믿게 하는 책이었다. 구텐베르크 출판사 @gutenberg.pub 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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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제공 📓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을 위한 철학 ✒️ 시몬 베유 🔖 구텐베르크 출판사 🌸 정말 눈을 뜬 순간부터 그냥 아무것도, 그 어떤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이 있지 않나요? 세상은 더 빨리, 더 많이, 더 열심히 살라고 외치며 나빼고 모든 사람들은 다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기분에 더욱더 무기력 해지고 일어설 기력도 이유도 찾지 못해 멈춰 서버린 누군가의 모습. 그렇게 무기력하고 공허한 마음을 나약함이나 실패로 치부하는 대신 영혼이 스스로를 위해 마련한것 같은 이책으로 그 무기력함과 공허함을 채우시길 바라며. 📌 우선 작가인 <시몬 베유> 파리 최고의 엘리트 교수직을 던지고 스스로 공장의 노예가 되기를 자처한 철학자 입니다.베유는 보장된 미래와 안정된 삶을 스스로 박차고 나왔는데요 고통스러운 현실을 직접 겪지 않고서는 진리를 말할 수 없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평생에 걸쳐 육체적 질병과 두통에 시달리면서도 약자에 대한 연민과 진리에 대한 탐구를 멈추지 않았던 사람. 사후에 알베르 카뮈에 의해 원고가 정리되어 출간되면서 세상에 알려진 작가입니다. 고통받는 사람에 대한 사랑과 신비주의적 통찰이 결합된 베유의 사상은 오늘날까지도 수많은 이들의 영혼을 울리고 있죠. 🌸 다른 철학자들과는 진짜 많이 다른 철학적 사고를 가진 작가였어요. 그만의 고유한 용어가 따로 있을정도로, 일반적인 시선이 아닌 철학자의 고유한 시선과 사유가 담겨있던 책들. 이 책은 총 6부로 나뉘어 지는데요. 1️⃣ 주의에 대하여 베유의 주의는 대상을 그냥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진정으로 상대를, 대상을, 세계를 바라보는 것 ✒️ P34 "세상이 제공하는 모든 것에 대한 사랑은 주의의 순수한 형태이다. 그것은 무언가를 얻으려는 욕구 없이, 무언가를 탐구하려는 지성 없이, 흑은 무언가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려는 의지 없이, 사물이나 존재가 스스로 나타나기를 기다 리는 행위다." 2️⃣ 고통에 대하여 여기에서 중요한 단어는 '불행'인데요 우리가 그토록 피하고 싶어하는 육체적 고통, 심리적 비참함, 사회적 추방을 이야기 합니다 ✒️ P68 보통의 슬픔 속에서는 울고, 분노하고, 위로를 구하는 '나'가 살아 남지만 불행의 지독한 무게에 짓눌린 사람은 자기자신을 하나의 인격체로 느끼는 감각 자체를 상실하게 된다. 3️⃣ 노동에 대하여 매일 반복되는 노동을 하며 우리는 시간의 노예가 되지만 노동이 물질의 저항과 부딪힐 때 궤도는 수정되고 무의미한 반복이 영혼을 단련하는 훈련으로 승화됩니다. 4️⃣ 탈창조에 대하여 '나'를 비워낼 때 채워지는 것들. 자신으로 가득찬 상태는 고립된 상태입니다. 탈창조는 스스로의 존재감을 지우고 마음을 비우는 것.아집이 사라진 자리에는 순수한 사랑의 에너지가 차오르며, 세계를 있는그대로 긍정하게 되는 것이죠. 5️⃣ 중려과 은총에 대하여 세상에 무게와 자아가 짓누르는 곳. 욕망, 사회적 압력, 두려움등은 중력처럼 우리를 바닥으로 끌어당기지만 초자연적 상승인 은총은 떨어지려는 영혼을 위로 끌어 올립니다. 6️⃣ 뿌리 뽑힘에 대하여 베유는 과거가 단절되고 공동체가 해체된 현대인의 상태를 뿌리뽑힘이라 진단했어요. 뿌리 뽑힌 영혼이 안식을 얻는 방법은 공동체라는 대지에 깊이 접속할 때 영혼은 시들지 않는 생명력을 공급받게 되어 자신의 존재를 단단히 고정하게 됩니다. 🌸 사실 그만의 용어나 다른 철학자들과는 좀 다른 의미의 표현들이 많아서 엄청 술술읽히는 쉬운책은 아니라 두번이나 읽었던 책입니다.그런데 베유는 책상위에서만 논하는 철학이 아닌 처절한 실존투쟁이었고, 많은 고통과 아픔을 가진 사람들에게 진정한 철학적 사유와 치유를 하는 방법들을 제공한 실존 철학자 였어요. 자신의 삶으로 자신의 철학을 증명했고 자신의 철학으로 자신의 삶을 해석했습니다. 영혼이 길을 잃었다고 느낄 때, 다시 한번 고요한 주의의 상태로, 겸손한 기다림의 자세로, 그리고 바깥의 세상을 향한 열린 마음으로 되돌려놓는 안내서가 되기를 바랍니다. 베유의 인생은 그 삶 자체가 철학 그 하나 였던것 같아요. 오직 약한자들을 연민으로 생각하며 불의에 투쟁했던 그녀의 삶. 이 책을 통해 멋진 철학자를 배우게 되었어요. 📌 나를 짓누르는 삶의 중력을 거슬러 은총으로 나아가는 길을 시몬베유는 이 책을 통하여 알려 줍니다. - #아무것도하고싶지않은날을위한철학 #시몬베유 #구텐베르크 #철학책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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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난 베유는 세속적이고 지적인 가족의 딸로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몸이 허약한 그녀는 책에서 위안과 영감을 찾았다. 열네 살에 파스칼의 <팡세>를 암기했고 산스크리트어와 바빌로니아로 된 책도 읽었다. 학교에서 뛰어난 성적을 받았지만 그녀의 관심사는 '관심을 기울이는 법을 훈련하는 것'이었다. 관심의 질이 삶의 질을 결정한다. 어디에 관심을 기울이기로 결정했느냐, 더 중요하게는 어떻게 관심을 기울이느냐가 곧 그 사람을 보여준다. 베유는 "가장 큰 희열은 가장 온전하게 주의를 기울였을 때 찾아온다"라고 말했다. 베유가 말하는 주의는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의미와 큰 차이가 있다. 베유에게 주의는 '판단 없는 정신의 순수한 수용 상태를 의미한다. 이는 무언가를 얻으려는 욕망, 평가하려는 지성, 통제하려는 의지, 이 모든 것을 잠시 내려놓고 그저 대상이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도록 허용하는 부드러운 응시다. 마치 거울이 자신을 비추는 것을 선택하지 않고 그저 다가오는 모든 것을 그대로 반영하듯이 말이다. 시몬베유의 철학은 쉬운 듯 쉽지 않았다. 책을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주의, 고통, 노동, 탈창조, 중력과 은총, 뿌리 뽑힘 같은 용어를 정확하게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주의 하나만 보더라도 '신호등을 잘 살피고 건너라'의 주의나 '주의가 산만하다'에서 쓰이는 주의가 아니다. 시몬 베유의 저서 <중력과 은총>, <뿌리내림>을 읽기 전에 이 책을 먼저 읽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단어의 확장성은 철학서를 읽는 나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베유가 말하는 주의를 나는 '몰입'이나 '관심', '사랑'으로 재정의를 해서 읽었기 때문이다. 또한 그녀의 철학이 이론에 그친 것이 아니라 노동자의 삶을 통해 완성되었다는 점이 감동을 주기도 했다. 어린 나이부터 타인의 고통을 자기 고통으로 느꼈던 베유는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전선에서 싸우는 병사들이 가엾다며 설탕을 먹지 않겠다고 선언을 한다. 성인이 되어서는 난방용 기름을 살 여유가 없는 노동자들이 안쓰러워 난방을 하지 않고 딱딱한 마룻바닥에서 잠을 잤다. 1934년에는 교수직을 내려놓고 르노 자동차 공장의 프레스공이 되어 노동자의 삶을 살았으며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레지스탕 운동에 투신했다. 1943년 나치 치하의 유대인들이 겪는 굶주림에 동참하고자 스스로 음식을 거부하다 영양실조와 결핵으로 34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다. 타인의 고통을 보고 그저 불쌍하다, 안 됐다는 마음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감의 반경을 넓히며 살아온 그녀가 존경스러웠다. 사실 철학책의 존재이유는 실용성에 있다고 생각한다. 내 삶의 고비고비마다 철학이 해결책을 주지 못한다면 굳이 읽을 필요가 있을까? 시본 베유의 철학을 관통하는 한마디는 당연히 '주의'이다. 이 주의를 실천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다. 꽃과 아기를 바라보는 순간 외에 과연 주의가 가능할지 의문이 들었다. 사랑하는 연인사이에도 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통제하고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불만이 스멀스멀 올라오니 말이다. 책을 읽다 보니 결국 그 주의의 대상은 바로 자기 자신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모든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 가장 관심이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자신의 상태가 어떤지는 잘 판단하지 못한다. 베유는 현대인이 느끼는 불안과 무력감의 원인을 뿌리 뽑힘이라는 영혼의 질병에서 찾았다. 무한경쟁의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은 아프다는 호소도 하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다. 공동체 안에서는 인간은 한낱 부품처럼 일하며 책임과 의무에 시달린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상태'의 번아웃을 경험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우리의 뇌는 한순간도 쉴 틈이 없다. 아침부터 밤까지 울리는 카톡, 메일, sns, 쇼츠. 세상의 모든 것이 나의 주의를 끌기 위해 눈과 손을 놓아주지 않는다. 많은 사람과 연결된 듯 하지만 그럴수록 더 외롭기만 하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일까? 결코 뽑혀나갈 수 없는 뿌리를 내 안에 가지면 된다. 자신에게 뿌리내린다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나라는 존재가 완전히 투명해져서 나의 존재를 통해 세상 전체가 빛을 발하게 하는 상태이다. 우리가 존재할 방식을 찾으려는 지금까지의 기나긴 탐색은 내가 세상이 편안히 깃들 수 있는 빈 공간이 되어주어야 한다는 다짐으로 완성된다. p.255 뭔가 결론이 웅장한 것 같지만 세상을 받아들일 수 있는 내 안의 빈 공간을 만들라는 말이다. 그 빈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쓸데없는 생각들은 청소를 해야 한다. 판단하려는 의지를 멈추고 내면을 공백으로 만들 때, 비로소 흐름이 역전된다. 내가 지운 자아의 공백으로 진리가 스며든다. 이것이 주의의 원리이다. 나의 마음이 무엇으로 가득 차 있는지, 아니면 기꺼이 받아들일 빈 그릇인지가 우선일 것이다. 오늘은 그 관심을 나에게만 오롯히 하려고 한다. 관심의 반대말이 산만함이 아니라 조급함이라는 말이 너무 신선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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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닉북카페한줄 : 시몬 베유를 더 깊이 만날 수 있었던 시간, 놀라웠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최근 몇 달이 딱 이런 상태였다. 지금도 그 여운이 남아있지만 몇 달 동안 아무것도 손을 못 대고 지내고 있었다. 그래서 제목부터 그리고 #시몬베유 가 저자라는 것부터 손이 갈 수 밖에 없었던 책 #아무것도하고싶지않은날을위한철학 .
사상가, 앞서가는 혁명가로 알고 있었던 시몬 베유를 철학과 명상으로 만날 수 있었던 뜻 깊은 시간이였다. 무기력이 찾아왔을 때 그 원인을 있는 그대로 직면해야 하는 이유와 그 용기를 낼 수 있는 자각, 고통/불행이 어떻게 진리로 향하는 문이 될 수 있는지, 매일 반복하는 노동의 리듬, 의미상실의 이유와 소명을 깨닫는 길, 자기 비움을 통과해서 창조성으로 채워낼 수 있는 힘과 자유, 그리고 내가 끌어들이는 것들... 까지, 슬쩍 보면 자기계발 장르의 도서 같았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무기력을 들여다보며 시작하는 시몬 베유의 안내는 좀 더 사회과학적이고 심리적, 명상적 이였다. ‘은총’ 이라는 번역된 단어 때문에 종교적이다고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종교를 떠나 순수한 몰입과 깨달음, 나를 찾아가는 과정과 현실의 연결, 영적 건강, 영감 등으로 생각하면 될 듯싶다.
특히, 흔히 기분전환 하며 흘러가게 두려고 하기 쉬운 고통으로 받은 상처를 똑바로 응시할 수 있는 용기를 강조하고, 자기 연민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 법에 대한 조언은 꼭 기억하고 싶다.
_고통을 겪으면서도 ‘나’라고 말하지 않는 것, 고통을 심리적인 상태가 아니라 물질적인 사실처럼 건조하게 바라보는 것. 오직 그럴 때만이 고통은 우리를 파괴하지 않고 투명하게 통과해 지나간다._p92
물론 고통은 극한 감정을 동반하기 때문에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최근 겪었던 개인사를 투영해봤을 때도 이 조언이 옳다. 그리고 그 에너지를 ‘나’라는 중심축에서 벗어나 다른 쪽에 쏟으라고 하는 것도 좀 더 객관적인 관점에서 스스로를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으로 생각된다.
개인은 물론, 공동체 까지... 인간이 갖춰야 하는 것들과 노력으로 이어지는 후반부는 거창하지 않아서 설득력 있었고, 간결하고 투명한 저자의 성향을 잘 반영하고 있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들에 나에게 길이 되어 주었던 책이다. 만약 길을 잃은 것 같다면, 이 책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달콤하지 않아서 더 도움된다.
_그것은 언제나 이유 없는 선물로 주어진다. 따라서 우리가 내면의 공간을 만드는 작업은, 그 작업 자체가 옳기 때문에, 진리를 사랑하기 때문에 행해져야 한다._p204
_‘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무기력에 빠졌을 때, 우리는 보통 자신을 쓸모없다고 느끼며 자책한다. 하지만 탈창조의 관점에서 보면, 이 ‘아무것도 하지 않음’의 상태는 중요한 영적 사건의 시작일 수도 있다._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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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구텐베르크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한병철의 『신에 관하여: 시몬 베유와의 대화』를 읽고, 시몬 베유의 철학을 새로 눈을 뜨며 곧바로 문학과지성사 채석장 시리즈의 『중력과 은총』을 샀다. 내가 공감했던 건 한병철의 글이기도 하겠지만, 시몬 베유의 철학이기도 했으니까 꼭 원전을 읽어보겠다는 마음이었다. 오늘날의 세태를 덧붙여 시몬 베유의 철학과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한병철의 책과 달리 누구 하나 손대지 않은 순수한 상태의 텍스트와 영성적인 것이 어색했기 때문일까. 내게 『중력과 은총』은 다소 알듯 말듯 다가오는 책이었다. 지금 시몬 베유의 철학을 필요로 하는 이는 적지 않을 것이다. 고도로 발달한 소셜미디어와 무언가 놓치는 것을 두려워하는 현대인들의 기질이 바탕이 되어 숏폼과 릴스의 유행을 낳았다. 더 열심히 살아야 하고, 성과와 효율을 중시하는 사회적 흐름에서 누군가는 무기력을 느끼며 홀로 침잠하고 있을 것이다. 프랑스 몽펠리에 3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통계와 진단만으로 해소되지 않는 마음의 문제에 대한 답을 철학에서 찾은 심리치료사 한소희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현대인들의 번아웃 문제에 대한 답을 시몬 베유로 내놓는다. 구텐베르크 출판사를 통해 나온 신간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을 위한 철학』이 그 책이다. 시몬 베유의 주요 저작물인 『중력과 은총』, 『신을 기다리며』, 『노동 일기』, 『뿌리내림』를 중심으로 현대 독자들이 쉽게 몰입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엮었다. 파리 최고의 엘리트 교수직을 내려놓고, 고통스러운 현실을 직접 겪어보겠다는 신념으로 르노 자동차 공장의 프레스공이 된 철학자 시몬 베유는 약자에 대한 연민과 진리에 대한 탐구를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스페인 내전에는 아나키스트 부대에 합류하여 전선에 뛰어들고,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레지스탕스 운동에 투신하며 약자에 대한 연민과 진리에 대한 탐구를 멈추지 않은 시몬 베유는 나치의 집권 하에 고통받는 유대인들과 함께하고자 스스로 음식을 거부하다 34세의 짧은 나이로 일기를 마감했다. 사후에 소설가 알베르 카뮈에 의해 원고가 정리되어 출간되었고, 베유만의 고통받는 인간에 대한 사랑과 신비주의적 통찰이 많은 이들에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중력'과 '은총'.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으로는 중력[重力]은 물리학 용어로 질량을 가지고 있는 모든 물체가 서로 끌어당기는 힘을 뜻하고, 은총[恩寵]은 높은 사람에게서 받는 특별한 은혜와 사랑을 말한다. 시몬 베유는 이러한 용어들에 더 높은 차원의 개념을 담아 이야기한다. 책을 엮은 심리치료사 한소희는 이러한 용어에 어려움을 겪을 독자를 위해 책 첫머리에 시몬 베유의 용어를 알기 쉽도록 정리한다. 이어지는 본문은 시몬 베유의 철학을 바탕으로 쓴 글들로 21세기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다소 어려울 수 있는 개념을 더 자세히 이해할 수 있게 도울 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의 풍경과 사물들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엮은이보다는 지은이라고 해도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우리가 세계를 해석할 때 자아가 닫혀있는 한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없다. 판단하려는 의지를 멈추고 내면을 공백으로 만들어 기다릴 때 정답은 찾아온다. 불행은 육체적 고통, 정신적 공포, 사회적 멸시가 한꺼번에 들이닥치는 총체적 파괴 상태를 낳는다. 시몬 베유는 불행을 통해 '나'를 구성하던 것의 허상을 보고 더 큰 실재를 만나며 영혼이 성숙해진다고 한다. 지적 겸손과 존재의 투명성을 회복하는 순간 진실을 마주할 수 있다. 이러한 시몬 베유의 철학들과 이를 바탕으로 짜인 엮은이의 텍스트는 견고했던 자아를 가졌던 탓에 더 고통스러웠던 순간을 떠올리게 만든다. 철학과 함께하는 심리치료사라는 이력이 눈에 들어온다. 정신병원에 입원하며 최악의 순간을 지낸 적이 있었다. 정신과 약을 한동안 먹었지만 약은 속 쓰림만 남겼고, 정작 정신적으로 성숙해진 것은 약이 아닌 책과 철학이었다. 당신도 치열한 삶을 살며 무기력한 시기를 겪고 있는가. 어쩌면 이 책이 그 고통을 해결하는 하나의 답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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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하고싶지않은날을위한철학 #시몬베유 #구텐베르크출판사 < 책 속의 말 씨앗 > 1.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은, 영혼이 자기 자리로 돌아오는 통로다. 2. 의지는 멈출 수 있어도, 주의(attention)는 멈추지 않는다. 3. 고통은 설명될 때보다 바라볼 때 더 많은 것을 말한다. 4. 힘을 내려놓는 순간, 인간은 비로소 자유에 닿는다. 5. 침묵은 회피가 아니라 가장 엄격한 사유의 형식이다. 6. 세상에 의미가 있다면, 그것은 노력보다 응시에서 태어난다. 7.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은, 세계가 나를 부르는 날이다. 이 책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대신 그 상태를 하나의 사유의 자리로 초대합니다. 시몬 베유는 무기력을 고쳐야 할 문제로 보지 않고, 세계를 다시 바라볼 수 있는 가장 낮은 자세로 읽어냅니다. 여기서 철학은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도구가 아니라, 멈춘 채로 응시하는 태도입니다. 애쓰지 않아도 괜찮고, 의미를 만들어내지 않아도 됩니다. 그저 보고, 침묵하고, 버텨도 충분하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이 책은 위로보다 단단하고, 조언보다 깊습니다. 한 번에 많이 읽을 필요도 없습니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몇 문장만으로도 생각은 다시 숨을 쉽니다. 이 책은 읽으라고 재촉하지 않고, 곁에 조용히 머무는 철학입니다. ♡추천합니다 ♡ 의욕이 사라진 날, 스스로를 다그치고 싶지 않은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이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에도 생각은 살아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싶은 분들께요. #북러버의독서노트 #완독리뷰책추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