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7)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59%
  • 리뷰 총점8 35%
  • 리뷰 총점6 6%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8.0
  • 40대 8.0
  • 50대 9.0

포토/동영상 (5)

리뷰 총점 종이책
돌올한 시구가 뿜어내는 청정한 힘
"돌올한 시구가 뿜어내는 청정한 힘" 내용보기
초록 물에 함빡 젖어 초록이가 될 것 같은 차밭에서 손을 재게 놀리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녀의 모습은 닮은 것 같으면서도 이질감이 드는 것은 다른 시간을 지켜내느라 분투하던 시절이 투영되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결핍과 불편함을 감내하여 사는 일상을 묵묵히 수용하며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살아가려고 애를 썼다. 일흔 둘인 어머니의 굽은 등은 찻잎을 따느라 땅바닥과 더 가까
"돌올한 시구가 뿜어내는 청정한 힘" 내용보기

   초록 물에 함빡 젖어 초록이가 될 것 같은 차밭에서 손을 재게 놀리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녀의 모습은 닮은 것 같으면서도 이질감이 드는 것은 다른 시간을 지켜내느라 분투하던 시절이 투영되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결핍과 불편함을 감내하여 사는 일상을 묵묵히 수용하며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살아가려고 애를 썼다. 일흔 둘인 어머니의 굽은 등은 찻잎을 따느라 땅바닥과 더 가까워져 간다. 허리를 펴면서 어머니를 보고 있다가 눈이 마주쳤을 때 미소를 짓고 능청스럽게 이야기를 잣는다. 지난겨울 서둘러 세상을 떠난 이모의 49재가 지나고 녹차 밭에 와서 함께 했던 시간을 떠올리며 우리를 보고 있을 것이라며 이모의 빈자리를 위로한다. 생자필멸(生者必滅)의 법칙 아래 의미 있는 시간으로 채워갈 몫은 존재하는 이의 숙명으로 비춰진다.

 

   세월과 함께 먹은 나이는 청춘 시절의 열정과 에너지를 거두어 간 자리에 녹은 슬어 나타와 타협을 거부하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하는 삶에 젖는 소시민적 일상이 이어질 뿐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이해의 폭이 넓어진 만큼 상대의 마음까지 헤아리는 넉넉함으로 마찰을 줄일 수 있었지만 관성적 삶에 안착하는 일상에 길들여져 오고 있었다.

   ‘꿈을 업으로 삼게 된 자의 비애란 자신을 여행할 수 없다는 것.

   닦아도 닦아도 녹이 슨다는 것

   녹을 품고 어떻게 녹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녹스는 순간들을 도끼눈을 뜬 채 바라볼 수 있을까…….’

   도끼의 생명은 예리한 날로 사물을 찍거나 패는데 있을진대 나이 들어갈수록 날선 도끼는 무디어져 제 빛을 잃어가는 것처럼 나이 50을 앞둔 중년의 비애를 그려냈다. 가파른 세월을 살아온 궤적은 인체 곳곳에 퇴화의 무늬를 그려 불편함까지 끌어안고 지내야 하는 중년의 무게를 가늠케 한다.

 

   자본의 위력이 세상인심 위에 군림하여 뭇 생명들을 뒤흔드는 시대에 맑은 영혼으로 자연적 현상과 교감하는 삶을 유지하는 일이 쉽지 않다. 물량적인 잣대로 효용성과 경제성을 따지며 시는 읽어서 뭣하냐고 냉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지만 오염된 세상을 정화해 줄 시를 가까이 하며 지낸다는 것은 축복할 일이다. 혼돈으로 가득한 세상군집 본능에 이끌려 자신을 방치하는 일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을 것이다. 살기 어렵다는 말로 점철된 삶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라도 헛헛함을 채워 줄 정신적 삶을 구가함으로써 내적 충일을 이룰 수 있어야 한다.

 

   순리대로 살아가면 되는 것이라 여기면서도 돌연한 일로 일상적 삶에 제동이 걸릴 때 이로 인한 불편함과 괴로움을 걷어내기 위해 분투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종종 있다. 생애에서 제일 센 힘은 바닥을 쳤을 때 나온다고 노래한 시인의 작품을 보면서 바닥을 치고 온몸으로 일어서려는 강렬한 몸짓을 머릿속에 그린다. 눈물을 감추었다 술잔에 융해된 인생의 비애를 함께 마시는 가장의 고달픈 생활도 시 속에는 드러난다. 가만히 내버려두어도 시들어 떨어지는 꽃잎처럼 쇠하여 스러져 갈 유한적 삶에 감성을 회복하는 일은 스스로를 구동하며 살아갈 에너지를 준다.

   ‘누구에게나 삶은 전대미문의 존재론적 사건

   이라며 행복하게 살아갈 권리가 모두에게 있음을 통찰하였다. 인간관계 역시 갑을 관계로 규정하여 차별하는 일을 묵과하는 시선을 거두고 생명적 유기체에 깃든 삶의 존엄성을 회복하여 개체와 소통하고 교감하며 살아갈 당위성은 곳곳에 자리한다. 아침에 일어나 목청을 가다듬고 시를 낭송함으로써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아 잃어버린 영성을 회복하려 노력할 때 생활 속 균형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n*****9 2015.05.06. 신고 공감 3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 내용보기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는 장석주 시인이 고른 삶과 죽음, 인생에 대한 시 30편에 대해 그만의 시선으로 폭넓은 해석을 담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시는 존재의 약동을 위해서나 정신의 유연함을 키우는데 필요하며, 시인은 자연의 입이나 신이 입에서 흘러나오는 침묵의 언어를 받아 적는 사람이라 이야기하고 있다. 시가 끝났다는 것은 바보 같은 소리라고!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 내용보기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는 장석주 시인이 고른 삶과 죽음, 인생에 대한 시 30편에 대해 그만의 시선으로 폭넓은 해석을 담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시는 존재의 약동을 위해서나 정신의 유연함을 키우는데 필요하며, 시인은 자연의 입이나 신이 입에서 흘러나오는 침묵의 언어를 받아 적는 사람이라 이야기하고 있다. 시가 끝났다는 것은 바보 같은 소리라고!​

  시가 끝났다 해도 상관없다. 내겐 전혀 해당치 않기에! 시를 읽으며, 그리고 저자의 이야기들을 보며 마음이 요동침을 느낀다. 내게 책을 읽는 행위는 다른 삶을 엿보는 허용된 관음주의이며, 글을 쓰는 행위는 다른 내가 되어보고 싶은 탐미적 소망이다. 그 양자는 나와 타자와의 끊임없는 소통의 의지, 그리고 어쩌면 보다 생동감 있게 살고 싶은 의욕의 발로.

  나이 들며 점차적으로 느끼는 어쩔 수 없는 서글픔, 무기력, 권태... 더디게만 흘러가는 하루하루를 보다 젊음의 나날로 채워 살고 싶어 자꾸만 글을 읽고, 또 쓰고 싶다. ​그러면서 늘 제대로 시작조차 않고 있지만... ㅎㅎ

  무언가 결핍을 느낄 때, 그래서 절망에 치다를 때, 혹은 욕망이 드글거리며 수많은 감정이 오갈 때서야 나는 글이 써졌었다. 고요하고 안정돼 무미건조하기까지 한 삶 속에서는 도무지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10대, 20대 나름의 과도기적인 시기에만 무언가를 써댔었다.

  지금 안온한 삶 속에서 어쩌면 조금은 심심해진 나는 무엇을 노래할 수 있을까. 나이듦, 삶의 권태와 허무, 도시적 멜랑꼴리 뭐 그런 것들? ㅎㅎ

  한편, 애쓰며 고요하게 살고 싶다 소망할 땐 언제고... ㅎㅎㅎ 사실 지금, 나쁘지 않은 감사한 삶이다. 진정 그것에 감사한다.

  시를 읽을 때면 늘 시어의 아름다움과 일상을 낯설게 바라보는 그 시선에 놀란다. 내가 평소 구사하는 언어의 한계와 시선의 무능함을 절감하게 된다고 해야 할까. 그리고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글보다 압축적이고 은유적으로 이야기하는 시에서 나는 더 많은 사유의 힘을 느끼게 된다. 스스로 드러내고 말하지 않으면서 독자로 하여금 깊이 깨닫게 하는 힘, 그것이 시의 힘이 아닐까.​

  글은 내게 언제나 도피처가 되어준다. 어릴 때부터 낮잠과 독서는 언제나 내게 시름을 잊게 해주는 가장 좋은 위로가 되어주었다.

  이 책에서 유독 나이듦에 대한 시들이 많이 와 닿았는데, 그 중 정말 시간의 흐름에 대해 두려움을 안겨준 시가 있다. 늙음의 비극과 시간의 폭력성을 정말 너무 사실적으로, 그리리고 충격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장진혁의 "시간은 사람을 먹고 자란다"... 정말 어떠한 시간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자기 계발서보다 이 한 편의 시로 시간의 의미가 더 처절하게 와 닿았다는.

시간은 사람을 먹고 자란다 - 정진혁-


시간이 제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오래 입어 해진 스웨터를 걸치고

팔순이 넘은 어머니가

6시 13분에 저녁을 달게 먹었다

어머니는 늘 시간을 먹고사는 줄 알았는데

이제 어머니는 시간의 먹잇감이 되었다

시간은 이미 귀를 먹어치웠다

삐걱거리는 나무 의자에 앉은

왼쪽 발목 관절을 먹는 시간의 입가에

어머니가 먹은 시간이 질질 흘러내렸다

시간은 사람을 먹어 작아지게 한다

기억을 먹어버리고

안경 너머 짓무른 눈에는 끈끈한 침을 발라놓았다

이 빠져 흉한 사기그릇처럼

군데군데 이빨마저 먹어치웠다

시간 앞에 먹이 거리로 던져진 육신

어머니는 이제 손목에 시계를 차지 않았다

오늘도 어머니는 6시 13분에 저녁을 달게 먹었다

기다렸다는 듯

시간은 어머니 오른쪽 무릎 관절에 입을 대었다

먹히던 시간이

무서운 제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  30편의 시와 그에 대한 저자의 해석들을 읽으며 시에 대한 노스탤지어를 다시금 소환해 볼 수 있었던 시간. 나도 일상 속에서 낯설게 보는 힘을 길러, 무언가를 끄적거려보고 싶다.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 당신의 벼랑은 무엇인지?

 

 

k*****u 2015.05.03. 신고 공감 3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마음을 움직이는 시를 만나다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마음을 움직이는 시를 만나다" 내용보기
계절 탓인지 나이 탓인지 모르겠지만 요즘들어 시집을 자주 만나고 있다. 다른 책에 비해 시집을 많이 구매지는 않았지만 책장에는 꽤 많은 시집들이 눈에 보인다. 학창시절에는 시의 느낌을 잘 몰랐다가 늦은 사춘기를 겪은 20대에 들어 정말 많은 시집을 구매하였던 기억이 있다. 그당시에 베스트셀러인 시집들을 읽기보다는 사모으는 재미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나쁜 습관 중에 하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마음을 움직이는 시를 만나다" 내용보기

계절 탓인지 나이 탓인지 모르겠지만 요즘들어 시집을 자주 만나고 있다. 다른 책에 비해 시집을 많이 구매지는 않았지만 책장에는 꽤 많은 시집들이 눈에 보인다. 학창시절에는 시의 느낌을 잘 몰랐다가 늦은 사춘기를 겪은 20대에 들어 정말 많은 시집을 구매하였던 기억이 있다. 그당시에 베스트셀러인 시집들을 읽기보다는 사모으는 재미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나쁜 습관 중에 하나가 읽지도 않으면서 책을 사는 것이다. 그렇지만 언젠가부터 꺼내서 한권씩 다시 보고 있다. 시가 어렵다는 생각을 하지만 다른 책에 비해 자주 꺼내어 보는 것은 시집이다. 짧은 글 안에 담겨있는 많은 의미들을 만나면서 어렵다는 생각보다는 우리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는 생각에 친근하게 다가온다.

 

같은 사물을 바라보고 마주하는 일상임에도 시인들을 들려주는 것은 우리들이 느끼는것 이상이다. 시인과 같은 장소를 다녀왔지만 그곳에서 느끼지 못한것들을 보여주고 같은 사물을 마주하면서도 우리들이 미처 보지 못한 것들을 알게 해준다. 시를 쓰기 위해서는 다르게 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한다. 다르게 보고 쓴 글이지만 우리들에게는 공감을 모으는 것이다.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에서는 30여편의 시를 만날수 있다. 많은 시들이 있지만 차례를 보며 제일 먼저 만난 시는 정호승 시인의 <수선화에게>이다. 좋아하는 시인이기에 먼저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다. 얼마전 지인들과 시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어떤 분이 이 시를 보면서 눈물을 흐렸다고 한다. 아마 누구나 외로움을 느낄 것이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지만 가끔은 혼자 짊어져야 할 외로움을 만나게 된다. 그럴때 이 시를 만나면 위로도 받고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는 것이다. 이런 것이 시의 힘이 아닐까.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 정호승 <수선화에게>중에서

 

울 세대에게 유안진 작가는 <지란지교를 꿈꾸며>라는 시로 많이 알려졌다. 우리들은 좋아하는 친구에게 손글씨로 적어 코팅을 해 선물하기도 했다. 나또한 친구가 선물해준 그 시를 아직까지 가지고 있다. 행복하게도 그 편지를 써준 친구와 아직까지 만나고 있으니 시인이 말한 것처럼 허물없는 사이인 것이다. 이 책에서는 그 시가 아니라 <꿈 밖이 무한>이라는 시를 만날수 있다. 친구의 이야기로 만났던 시인을 삶이라는 주제를 통해 다시 만나게 된다.

 

우리들이 이 시를 감정적으로 만났다면 책에서는 이성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물론 시라는 것이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지만 그 안에 담겨 있는 의미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때가 있다. 그런 부분들을 도와주고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딱딱한 설명이기보다는 우리들이 시를 조금더 친근하게 생각하고 다가갈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다

n******e 2015.05.11. 신고 공감 2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내 약만 쓴 것이 아니다
"내 약만 쓴 것이 아니다" 내용보기
冊 이야기 2015-098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 장석주 / 21세기북스   1. 나와 그대가 살아가는 삶에 정답이 있을까? 누구나 정답을 쓰며 살아간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 시험지는 누가 체크할까? 신앙인이라면 자신이 믿는 신 앞에 가서 성적표를 받을 것이다. 이 땅을 떠나면서 마지막 긴 호흡을 들이마시며 자신이 쓴 삶의 답안지를 들여다볼 수도 있겠다
"내 약만 쓴 것이 아니다" 내용보기

이야기 2015-098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장석주 / 21세기북스

 

1. 나와 그대가 살아가는 삶에 정답이 있을까? 누구나 정답을 쓰며 살아간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 시험지는 누가 체크할까? 신앙인이라면 자신이 믿는 신 앞에 가서 성적표를 받을 것이다. 이 땅을 떠나면서 마지막 긴 호흡을 들이마시며 자신이 쓴 삶의 답안지를 들여다볼 수도 있겠다. 쓰인 답은 사실 살아온 흔적들이다. 내가 걸어온 길, 내가 보고 느꼈던 단상들, 의도하던 의도하지 않았던 다른 이들에게 준 상처들, 내가 받은 상처들, 넘어졌던 기억들, 아팠던 기억들 등이 빨리 보기로 순식간에 지나갈 것이다.

 

 

2. 나이가 들어가면서 시()가 더욱 좋아진다. 나의 삶의 20대 때 시를 참 좋아했다. 많이 읽고 많이 썼다. 시를 썼다기보다는 시 비슷한 것을 쓰긴 했다. 지금도 가끔 시 비슷한 것을 긁적이곤 한다. 이제껏 살아오면서 너무 많은 말을 하고 살아온 것 같아 자책감이 들 때는 시를 쓴다. 함축의 언어로 내 마음을 그린다. 스쳐가는 느낌을 붙잡아놓는다. 때로는 한 권의 묵직한 책보다 한 편의 시가 가슴에 콕 박힐 때가 있다. 그 느낌이 나의 느낌이기도 할 때 더욱 그렇다.

 

 

3. 이 책의 지은이 장석주는 어떤 사람인가? 스무 살에 등단해서 여전히 시 쓰는 사람. 읽을 수 있는 것에서 읽을 수 없는 것까지 읽어내는 독서광. 읽고 쓰는 것에 모든 것을 건 문장노동자. 경기도 안성 호숫가의 수졸재주민으로 소개된다. ‘스무 살에 등단해서 여전히 시 쓰는 사람이라는 것과 사는 곳만 다를 뿐 나와 흡사하다. 이 책의 타이틀은 인생을 아는 나이 비로소 시를 읽다. 시인 장석주가 고른 삶과 죽음, 인생의 시 30’이다.

 

 

4. 지은이 장석주 시인이 소개하는 30편의 시()들은 대체적으로 쓰다. 달콤한 것만 찾던 입맛에는 더욱 쓸 것이다. 그러나 달디 단 약은 아이들에게나 먹일 일이다. 어차피 인생은 쓰다. 그리고 좋은 약이 입에는 쓰다. 아이들이 아프면 평소 아이가 좋아하던 음식을 먹일 것이 아니라 잘 안 먹던 음식을 먹이라는 처방전도 있다. 몸의 균형을 맞추듯 영혼의 균형도 맞추며 살아야 한다. 쓰디쓴 약은 나만 먹고 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5. “당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괴로운지/ 미쳐버리고 싶은지 미쳐지지 않는지/ 나한테 토로하지 말라/ 심장의 벌레에 대해 옷장의 나비에 대해/ 찬장의 거미줄에 대해 터지는 복장에 대해/ 나한테 침도 튀기지 말라/ 인생의 어깃장에 대해 저미는 애간장에 대해/ 빠개질 것 같은 머리에 대해 치사함에 대해/ 웃겼고, 웃기고, 웃길 몰골에 대해/ 차라리 강에 가서 말하라/ 당신이 직접/ 강에 가서 말하란 말이다// 강가에서는 우리/ 눈도 마주치지 말자.”

_황인숙 전문

 

당신만 아픈 척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내가 당신에게 상처를 준 가해자이고 당신은 피해자라는 생각도 말일이다. 따지고 보면 피차 가해자고, 피해자다. 쉽게 쓰는 말로 쌍방과실이다. 퉁 쳐야 할 일들 뿐이다. 이건 내 생각이다. 지은이는 이 시를 이렇게 풀어준다. “지금 이 시의 서정적 주체를 지배하는 것은 권태, 피로, 무기력이다. 이 시의 문면 뒤에 숨은 말은 다음과 같다. 나는 당신의 말함을 허락할 수가 없다. 나는 당신에게 어떤 대답도 해줄 수 없다. 제발 나를 건드리지 말고 내게 아무런 응답도 요구하지 말고, 나를 응답 할 수 없음’, 즉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익명성에 그냥 머물게 놓아다오.”

 

 

6. “나 떠난 후에도 저 술들은 남아/ 사람들을 흥분시키고/ 사람들을 서서히 죽이겠지//

나 떠난 후에도 사람들은/ 술에 취해/ 몸은 땅에 가장 가까지 닿고/ 마음은 하늘에 가장 가까이 닿아/ 허공 속을 몽롱하게 출렁이겠지// 혀끝에 타오르는 불로/ 아무렇게나 사랑을 고백하고/ 술 깨고 난 후의 쓸쓸함으로/ 시를 쓰겠지// 나 떠난 후에도/ 꿀 같은 죄와 악마들은 남아/ 거리를 비틀거리며/ 오늘 나처럼 슬프게 돌아다니겠지/ 누군가 또 떠나겠지.”

_문정희 나 떠난 후에도전문

 

이 시를 읽다보니 문득 생각나는 것이 있다. 사고로 자식을 잃은 어머니가 아파트 창을 통해 밖을, 아래를 내려다보다가 가슴이 더 무너졌다. 내 아이는 죽어 없는데 해는 여전히 같은 장소에서 떠오르고, 아빠의 출근길을 배웅하는 엄마 품 아가의 손짓은 여전하고, 등굣길 아이들의 밝은 웃음과 활기 넘치는 번잡스러움은 여전하다는 것이 너무 이상하고 너무 받아들이기 힘들었단다. 그래서 두꺼운 커튼으로 창을 닫은 후 상당히 오랫동안 두문불출 했단다. 세월호 건져 올리는 비용이 천문학적 숫자라고, 아직 못 올라온 아이들을 가슴에 묻으라는 말을 함부로 하지마라. 네 새끼 아니라고. 그저 입 다물고 조용히 있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다. “시적 화자가 상상적 죽음에 이른 이런 순간들은 존재의 고갈이면서 고갈이 아니고 덧없음이면서 덧없음이 아니다. 죽음은 운명의 견고함을 마침내 완성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시적 화자의 죽음은 미래의 것 즉, 아직 오지 않은 죽음이다. 여기서 기묘한 안도감과 함께 살아 있음에 쏟아지는 신적인 시선과 빛으로 우리를 이끈다.”

 

 

7. 내가 시()를 읽는 법 ; ‘단 숨에 읽으려고 하지 않는다. 한 번에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시는 결코 쉽게 쓰이는 법이 없다. 때로 A4 용지에 시를 그대로 옮겨본다. 워드로 두드려보기도 한다. 연의 구분, 끊김과 이어짐, 숨표 하나도 임의로 하지 않고 그대로 그린다.

그 부분들도 시의 일부분이다. 시인의 호흡을 따라 시를 읽고 마음에 담는다.

 

 

 

s******5 2015.05.08. 신고 공감 1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시와 함께하는 즐거움,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
"시와 함께하는 즐거움,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 내용보기
아르's Review        어떤 책을 집어 들었을 때 과연 이 책에는 어떠한 이야기가 들어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이 밀려들게 된다. 과연 이 책이 나에게 어떠한 이야기를 할지, 그 울림이 나에게 어떻게 전해질지에 대한 호기심에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면, 이미 어떠한 내용인지 알고 있는 책, 예를 들어서 연재물이거나 좋아하는
"시와 함께하는 즐거움,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 내용보기

아르's Review

 

   

 어떤 책을 집어 들었을 때 과연 이 책에는 어떠한 이야기가 들어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이 밀려들게 된다. 과연 이 책이 나에게 어떠한 이야기를 할지, 그 울림이 나에게 어떻게 전해질지에 대한 호기심에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면, 이미 어떠한 내용인지 알고 있는 책, 예를 들어서 연재물이거나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이라면 기대감을 넘어 기분 좋은 설렘이 밀려들게 된다.

 얼마 전 너무 일찍 철들어버린 청춘에게이 시에 관한 편견을 모두 벗어 던지게 했던 책이기에 이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 도 너무나 설렘 가득한 마음으로 펼쳐보게 되었는데, 그 기분 좋은 설렘은 계속해서 기운을 불어 넣어주고 있었고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참 즐거운 여정이었다.

어린 아들이 있다면 등을 곧게 펴고 앉아 시를 읽게 하라.
허무에 쉬이 감염되는 나약한 아들 따위는 키울 필요 없다.
선승에 좌선 하듯 시를 읽어라.
시와 좌선은 다 같이 본래 자기를 여미고, 여린 마음을 단련하도록 이끈다. –본문

 익숙하다는 이유로 그 안의 담겨 있는 의미들을 생각해볼 여유도 없이 바삐 흘러가는 우리에게 시는 한 템포 쉬어가며 새로운 것들을 바라보게 하는 힘이 있는 것 같다. 똑같은 사물을 바라보고 같은 풍경 안에 있어도 발견하지 못한 그 무엇을 시인들은 집약된 이야기 안에 담아내고 있고 그 응축되어 있는 이야기는 다시 독자들의 마음을 울리게 하는 힘이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끊임없이 시를 읽으라, 라고 주문하고 있고 그 주문은 나로 하여금 그가 전해주는 시를 계속해서 바라보게 한다.

 실존주의 철학자들이 말하는 피투적 기투, 즉 세계에 내동댕이쳐짐이 바로 그것이다. 바다에서 포획된 생선들에게 어판장 바닥은 그야말로 낯선 세계다. 생존의 영도, 즉 바닥이다. 바닥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보다 더한 추락도 있다. 바닥을 치고 난 뒤의 바닥을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현실에서는 드물지 않은 일이다. 육탁은 온몸으로 바닥을 쳐서 제 살아 있음을 알리는 일이고, 다시 일어서기 위한 몸짓이다. 그렇게 힘껏 바닥을 치다 보면 온몸은 만신창이가 될 것이다. –본문

 읽는 것만으로도 묵직함과 왠지 모를 아득함이 느껴지는 육탁을 보면서 살아가는 동안에 한 번쯤은 마주하게 되는 나락의 끝자락에서, 그럼에도 다시 살아보겠노라 몸부림 치는 한 인간의 모습이 보이면서 애잔함이 느껴진다. 물론 이 안에서는 고기들로 하여금 육탁치는 모습을 표현하고 그들이 살았던 바다가 이제는 더 이상 제 세상이 아니고 어판장이 현재 그들이 놓여있지만 그 모습을 그려보면 번잡한 어판장이 아닌 우리네 삶의 모습이 뒷 배경으로 그려지게 된다. 고단한 삶은 어찌하여 가혹함만을 던져주는지 그 누구를 붙잡고 물어야 할지 모를 막막함이지만 그럼에도 살아봐야 한다, 라고 말하는 저자의 나지막한 이야기는 육탁을 보며 무거운 마음을 어찌해야 할지 몰라 멍하니 서 있는 나에게 다시금 일어서게 하는 힘이 되어 준다.

한번이라고 꽉 짜인 살과 살 사이의 틈에 제 몸을 끼워맞추고
누군가를 단숨에 관통해본 자들은 알리라
나무는 저를 짜갠 도끼날에 향을 묻힌다본문

 손택수 시인의 녹슨 도끼의 시는 녹이 슬어 이제는 둔하게 무뎌져 버린 도끼가 가지고 있는 지난 날의 위엄을 전해주며 그 모습을 통해 파란했던 시간을 보낸 중년에게 그들의 과거에 대한 찬사를 보내며 현재 그들에게 남겨진 녹슬어버린 모습은 시간을 담은 자연스러운 것임을, 그것을 우리 모두가 인정하고 존경해야 함을 전해주고 있다. 늙어버린 그들이 아닌 찬란하게 빛났던 그들이 품었던 치열했던 향기를, 아직 그것을 품어보지도 못한 젊은이들에게 그들에 대한 전상서를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생활 속의 아기자기한 모습을 전해주는 한미영 시인의 밀가루 반죽에서부터 삶의 묵직함을 느낄 수 있는 시들까지, 그야말로 시에 대한 한상 차림이 이 안에 그득히 담겨 있다. 하루 한 편, 짧은 시간을 내어 시를 읽는 것이 나의 하루를 얼마나 풍족하게 해주는지를 알게 해준 시간이었기에 이 책을 덮는 마지막이 내내 아쉽게만 느껴진다.

 

 

아르's 추천목록

 

 너무 일찍 철들어버린 청춘에게 / 장석주저


  

 

독서 기간 : 2015.05.17~05.18


by 아르

p********1 2015.05.20.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 내용보기
"시"를 읽는 것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다 내게 시는 학창시절 국어 책에 나오던 입시시험에 중요한 시들이 전부였다 김소월의 '진달래꽃' 이나 만해 한용운의 '님의 침묵 '그리고 윤동주의 '자화상','별 헤는 밤' 같은 시를 읽으면서 단 한 번도 시에 대한 감상같은 걸 배운 적은 없다 은유가 어쩌고 비유법이 어디에 써였으며 시어가 뜻하는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줄을 그으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 내용보기


 

"시"를 읽는 것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다

내게 시는 학창시절 국어 책에 나오던 입시시험에 중요한 시들이 전부였다

김소월의 '진달래꽃' 이나 만해 한용운의 '님의 침묵 '그리고 윤동주의 '자화상','별 헤는 밤' 같은 시를 읽으면서 단 한 번도 시에 대한 감상같은 걸 배운 적은 없다

은유가 어쩌고 비유법이 어디에 써였으며 시어가 뜻하는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줄을 그으면서 외웠다

그래서일까 시는 내게 그저 시험공부를 위해 공부하는 그저 그런 과목 중 하나였다

 

이런 상화이었기에 시집을 읽는 사람들을 이해하는 것도 힘들었다

왜 읽을까~

그냥 짧으니까?? 아니면 글자 수가 몇 개 안되니까??

대학을 들어와서도 대학 도서관 그 많은 책들 중에서도 시집은 여전히 관심 밖이었다

도서관이 없는 내가 처음으로 만난 대학 도서관 그곳에 그토록 감격하면서 어마어마한 양의 책들을 읽어내면서도 시집 코너는 얼쩡거린 기억조차 없으니 말이다

 

내가 시를 제대로 읽기 시작한 것은 학창시절이 한참이나 지난 후의 일이었다

친구를 통해 랭보의 시를 접하면서 처음으로 시를 읽으면서 감상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후로 체 게바라와 네루다의 시를 읽으면서 시가 좋아졌다

그리고 헤세의 시도 읽었었다

하지만 시를 읽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한국시인의 시들은 관심밖이었다

그러다 또 다른 친구에게 선물 받은 시집이 류시화의 시집이었다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이라는 시를 비롯한 이 시인의 시집을 괘 감명 깊게 읽었음에도 나는 한국시인 특히 현대 시인들에게 여전히 무관심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창피해졌다

이 책에 실려있는 30편의 시도 시인도 대부분 나는 잘 모른다

어쩌다 이름만 알고 있는 시인이 뜨문뜨문 눈에 띌 뿐이었다

하긴 나는 이 책의 저자인 시인 장석주 라는 이름도 처음 알았다

괘 유명한 분인가 보다

당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괴로운지

미쳐버리고 싶은지,미처지지 않는지

나에게 토로하지 말라.

페이지 : 32

 

이 작품에 대해 저자는 카프카의 변신을 이야기한다

어느 날 커다란 벌레가 되어버린 그레고리 잠자~

이 시를 읽으면서 조금은 한탄스러웠다

들어주는 이도 얼마나 힘들었는지 이해가 되지만 한편으로는 그것도 못 들어주나 ㅠ.ㅠ 싶은 생각도 들었다

예전에 어느 심리학 책에선가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이고 큰 위로가 되는 것인지 읽은 것이 다시 기억났다

 

'말함은 말하는 주체가 자기를 이 세계에 제시하는 것, 특히 유일무이한 청자에게 말하는 주체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다.
페이지 : 33

 

돈이 없으면 '천국'을 한가롭게 주유하기는커녕 아예 입구에서부터 일장을 거부당한다
페이지 : 36

 

자본주의 사회니까 어쩔 수 없는 것이기도 하지만 특히 대한민국은 더욱 그런 것 같아 씁쓸해진다

입장조차 거부당한 이들은 과연 어디서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일까??

나는 과연 이 천국에 입장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닌 것 같다

 

먹여야 사는 저주는 생의 어느 순간에서든 균일하다
페이지 : 53

 

그들에게 미래는 서툰 권력이고, 지금 이 생이 무덤이다

생은 우리들의 무덤이다. 생무덤이다 

페이지 : 54

 

허연이라는 이 시인의 시는 적나라하다

삶을 이렇게 적나라하게 표현한 시인이 있구나 싶었다

 

행복이란 나로 태어나  나를 하나씩 벗어던지는 일
페이지 : 91

 

행복에 대해 또 다른 글을 읽게 되는 것 같다

나는 지금 얼마나 나를 벗어던졌을까??

여전히 꼭 쥐고 붙잡고 있어서 행복하지 않을 것일지도 모른다

아마 스스로에의 집착을 없애가는 것을 뜻하는 말일 것이라 생각된다

 

누구나 가슴에 벼랑을 하나쯤 품고 산다  나무가 제 속에 도끼를 품고 살듯이, 벼랑을 품은 삶과 그렇지 않은 삶 중에서 어느 쪽이 더 낫다는 단순 비교는 의미가 없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고 잘 살아내는 것이다   

페이지 : 98

 

그저 살아내는 것이 아닌 잘 살아낸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책의 서명이 여기에서 등장한다

나무를 찍었던 도끼가 나무속에 포함되어간다는 것은 나무에게 어떤 의미와 고통이 되었을지 짐작이 간다

이 글을 읽고서야 이 책의 의미를 알 것 같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페이지 : 102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글귀이다

 

이 책에 실린 30편의 시들을 읽다 보면 전편을 다 알지는 못해도, 시인의 이름이 낯설어도 부분적으로 들어본 듯한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무릉도원"의 무릉이 삼국지에서 나오는 오의 전략지 무릉이었다는 것도 백사실계곡의 "백사"가 이항복의 호라는 사실도 이 책에서 처음 알았다

 

'소나기'의 작가 황순원의 아들이라는 시인도 있었고, 보통의 시인들이 대부분 고생을 한다고 생각되는데 그런 보통 시인들과는 달리 엘리트 코스만을 살아온 시인도 있으며, 트럭 기사를 하다가 식당에서 밥을 먹다 쓴 시가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시인이 되었다는 시인도 있었다

살아온 길은 제각각이지만 가슴속에 "시"라는 도끼를 품은 30명의 시인과 그들의 시를 읽을 수 있어 좋았고 저자의 풀이를 읽으면서 색다른 사실도 알 수 있었다

   

[이 글은 21세기북스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s****2 2015.05.06.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시인 장석주가 고른 삶과 죽음, 인생의 시 30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시인 장석주가 고른 삶과 죽음, 인생의 시 30" 내용보기
장석주 시인의 '시인의 시 읽기' <너무 일찍 철들어버린 청춘에게>를 다 읽은 아쉬움에 서둘러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를 펼쳤다. 장석주 시인은 <너무 일찍 철들어버린 청춘에게>에서 시를 읽는 것과 읽지 않는 것을 가르는 차이는 모자를 쓰는 것과 쓰지 않는 것 정도로 사소한 것일뿐이지만, 분명한 것은 시를 읽지 않는 삶보다 시를 읽는 삶이 그렇지 않은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시인 장석주가 고른 삶과 죽음, 인생의 시 30" 내용보기

장석주 시인의 '시인의 시 읽기' <너무 일찍 철들어버린 청춘에게>를 다 읽은 아쉬움에 서둘러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를 펼쳤다. 장석주 시인은 <너무 일찍 철들어버린 청춘에게>에서 시를 읽는 것과 읽지 않는 것을 가르는 차이는 모자를 쓰는 것과 쓰지 않는 것 정도로 사소한 것일뿐이지만, 분명한 것은 시를 읽지 않는 삶보다 시를 읽는 삶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견줘 감정이 화사해지고, 감수성과 취향의 세계가 풍성해지기에 결과적으로 삶이 윤택해진다고 말한바 있다. 난 이 시리즈를 통해 행간을 읽는 법을 배우고, 감수성을 더욱 풍성하게 기르고 싶었고 <너무 일찍 철들어버린 청춘에게>를 통해 조금이나마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너무 일찍 철들어버린 청춘에게>가 사랑과 이별, 청춘의 시를 담아냈다면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는 삶과 죽음, 인생의 시 30편을 수록하고 있어 전작에 비해 더 많은 공감과 위로를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기대감이 더욱 컸다.

 

어른 아들만 시를 읽을 필요는 없다. 매 순간 자기가 죽는다는 사실을 잊은 채 번잡스러운 소음 속에서 피로와 권태에 젖어 사는 사람에게도 시는 존재의 약동을 위해서나 정신의 유연함을 키우는 데 필요하다. 시인은 사형문자와 같은 경험의 낱낱을 해독하고,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보고, 생각할 수 없는 것들을 생각한다. 시는 식물의 싹, 감각의 착종 속에서 흘러나오는 미지의 전조, 초감각을 통한 세계의 계시다. 시가 솟구쳐 오르는 무수한 삶의 기미들을 품은 눌변의 말들, 한 줄의 언어, 가까스로 빚어진 이미지들이라면, 시는 세계를 지우면서 세계를 새롭게 창조한다. (본문 5p)

 

이 책에서는 '1장 더 이상 칠 것이 없어도 결코 치고 싶지 않은 생의 바닥, 2장 시간은 사람을 먹어 작아지게 한다, 3장 무사하구나 다행이야 응, 바다가 잠잠해서'로 구성하여 각 장마다 10편씩의 시를 수록하고 있는데, 이 책의 저자이자 시인인 장석주의 시에 대한 해설을 덧붙였다. 시를 읽어본지 오래된 탓인지 낯선 시를 읽고 행간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었다. 장석주 시인의 해설이 아니었다면 이 책에 수록된 불과 30편 밖에 되지 않은 시들을 끝까지 읽을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장석주 시인의 해설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또 다른 누군가는 다른 해석을 하고, 행간의 또 다른 의미를 찾아낼 수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나처럼 시 읽기가 어려운 이들에게 장석주 시인의 해설은 시를 향해가는 하나의 길을 안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시를 읽고 싶지만 어떤 시를 읽으면 좋을지 모르는 이들에게도 장석주 시인이 특별히 선택한 30편의 시 또한 특별한 선택이 될 수 있다. 그 시인만의 매력, 시인이 시를 통해 전하려는 의도 등을 담아낸 저자의 해설은 또 다른 시인과 만날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저자는 '시인이란 본질에서 약자의 편'(<너무 일찍 철들어버린 청춘에게>18p)이라고 표현했다. 그러기에 시는 독자에게 진정한 위로를 줄 수 있는 것은 아닐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약자이기에 상처받고 절망하고 또 아파하기 때문이다. 짧지만 그 속에 담겨진 행간에 이러한 자신의 삶을 대입시켜본다면, 더욱 공감하게 되고 또 위로받고 치유받을 수 있으리라. 이것이 바로 '시'의 힘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고기를 찢고 열매를 부수던 힘이

아무리 짓이기도 짓이겨도

다 짓이겨지지 않고

조금도 찢어지거나 부서지지도 않은 껌 (김기택의 '껌' 中)

 

씹는 대로 그 저작의 힘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는 '껌'은 순교자다. 이 '소수자들'은 숫자가 적은 게 아니라 척도에서 비켜난 자들이다. 가난한 나라의 이주 노동자들, 강제 수용소의 유대인들, 굶주리고 학대받는 아이들, 계속되는 노동과 수고로 인해 피로에 절은 도시 생활자들, 납세와 병역의 의무 아래에서 헐떡거리는 우리는 소수자들이다. 우리는 씹히면서 동시에 '껌'을 씹는 이빨들, 즉 피해자이자 가해자들이다. 하지만 씹히거나 씹힘을 당하지만 용케도 부서지거나 찢어지지 않는다. (본문 65,66p)

 

우리는 떠났다 우리의 황금 위에

이제 먼지가 쌓여 갈 것이고

부유하는 먼지를 오래도록 쳐다보다 잠이 들고

잠이 들었다가 깨어나 창밖을 내다볼 것이다 (이근화의 '목요일마다 신선한 달걀이 배달되고' 中)

 

떠나온 곳은 황금 위에 먼지가 쌓여가는 곳이고, 찾아가는 곳은 황금의 먼지들이 부유하는 곳이다. 시의 화자는 두 장소를 견주며 후자를 더 사랑한다고 말한다. 먼지가 내려앉은 황금은 유동성이 없고 고착성이 강한 장소와 관련되는 은유다. 되풀이와 변화 없음은 곧 지루함과 권태를 불러온다. 황금빛 나는 먼지가 있는 곳은 순수한 현존의 자리, 즉 유동성이 풍부하고 변전으로 꿈틀대는 멋진 장소를 가리키는 은유다. 늘 새롭고 변화가 많은 곳은 존재 자체를 생생하게 만든다. (본문 243p)

 

시를 잘 모르지만 그럼에도 읽는 동안 조금이나마 생각해 보았던 시인의 의도와 저자의 해설이 닮아있을 때, 혹은 너무도 달랐을 때 마저도 시를 읽는 즐거움은 별반 달라지지 않는다. 다를 때는 다른 이의 생각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닮았을 때는 더욱 공감하고 위로받을 수 있음에 마음이 풍성해지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노벨상을 받은 바 있는 옥타비오 파스는 『활과 리라』에서 '시는 앎이고 구원이며 힘이고 포기이다'라고 했는데, 시를 읽다보니 조금이나마 공감이 된다. 이는 바로 장석주 시인의 해설이 '시'에 다다를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해주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아직은 나만의 생각으로 행간을 읽기에는 역부족이다. 하지만, 장석주 시인의 '시인의 시 읽기' <너무 일찍 철들어버린 청춘에게><<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를 품고 산다>>를 틈틈히 읽다보면 오롯이 나만의 생각으로 '시'를 읽을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을 품게 된다. 그렇다면 곧 내게 시가 일용할 양식이 되어줄 날도 머지 않으리라. '시인의 시 읽기' 시리즈를 통해서 시 읽는 즐거움을 처음으로 느껴볼 수 있어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s*****2 2015.09.0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166)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
"166)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 내용보기
학창시절 공부할 때 쓰던 노트 몇 권을 아직도 갖고 있는데, 나에게 시란 문학노트와 같은 말이었다. 언제 쓰여진 시인지, 어떤 파에 속한 시인인지부터 시작해서 시의 내용 역시 무엇을 형상화하고 있는지, 시대적 배경을 어떻게 투영했는지, 사용된 기법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정리만이 빼곡하게 되어 있다. 시의 아름다움을 느끼기 힘든 청소년기였다.  그렇게 멀어졌던 시가 지금에
"166)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 내용보기

학창시절 공부할 때 쓰던 노트 몇 권을 아직도 갖고 있는데, 나에게 시란 문학노트와 같은 말이었다. 언제 쓰여진 시인지, 어떤 파에 속한 시인인지부터 시작해서 시의 내용 역시 무엇을 형상화하고 있는지, 시대적 배경을 어떻게 투영했는지, 사용된 기법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정리만이 빼곡하게 되어 있다. 시의 아름다움을 느끼기 힘든 청소년기였다. 

그렇게 멀어졌던 시가 지금에 와서야 참 좋다. ‘시인(詩人)의 시()읽기라는 소개가 너무나 잘 어울리는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 이 책은 제목부터 마음에 와 닿았다. 시인 장석주라는 말보다 책날개에 있는 조금은 긴 소개가 너무나 그답다는 생각이 드는 장석주가 2007년부터 9년째 매체에 연재해온 장석주의 시와 시인을 찾아서에서 30편을 골라 엮은 책이다. 다정한 시를 꽤 읽곤 했는데, 이 책 속에 소개된 시는 감정의 스팩트럼이 나의 것보다 넓고 때로는 날카롭기도 하다. 하지만 그러한 날카로움에 베이기보다는 도리어 내 마음의 폭을 함께 넓혀나갈 수 있었다.

특히나 1장의 제목이었던 더 이상 칠 것이 없어도 결코 치고 싶지 않은 생의 바닥과 연결해서 책 제목을 수없이 노트에 적어보기도 했다. 바닥을 쳤다 싶었는데, 여전히 추락 중인 거 같은 막막함이 글로 생생하게 다가온다고 할까? 그런 막막함을 내가 설명하려면 참 말이 길어질 거 같은데, 역시 시인은 다르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정끝별의 밀물이라는 시도 그러하다. ‘가까스로라는 부사어 하나로 많은 감정을 함축해내는 것을 보며 시의 매력에 흠뻑 빠지기도 했다.

예전에 시인은 세상의 리트머스 종이라는 말을 본 기억이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만난 수많은 시인, 그리고 그 시인을 읽어주는 시인 장석주를 보면서도 그 말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런 생각은 이성선의 별을 보며를 읽으며 더욱 깊어졌다. 현대사회를 황금만능주의, 물질만능주의로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본주의의 끝이라고도 하던가? 그리고 그로 인해 인간성이 상실되어 간다고 진단한다. 하지만 시인들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다. “내 너무 별을 쳐다보아 별들을 더럽혀지지 않았을까세상이 더럽다면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더러운 것이고, 또 시선을 조금 더 바꿔보자면 사람들로 인해 세상이 더럽혀진 것이지 않을까 

 

a******e 2015.05.09.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 내용보기
제목 자체가 울림이 있다. 누구나 늘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생각부터 젊은 패기로 살기에 현실은 그리 녹녹하지 않기에 좀 더 힘들게 살아가는데 겉으로 웃고 있지 않을까 한다   많은 사람을 바라보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연들이 있지 않을까하기에 그러한 흔적을 시로 적어서 놓았다면 어느정도의 나이를 먹거나 그자리에 서게 되면 시란 글이 읽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 내용보기

제목 자체가 울림이 있다.

누구나 늘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생각부터 젊은 패기로 살기에 현실은 그리 녹녹하지 않기에 좀 더 힘들게 살아가는데

겉으로 웃고 있지 않을까 한다

 

많은 사람을 바라보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연들이 있지 않을까하기에 그러한 흔적을 시로 적어서 놓았다면 어느정도의 나이를 먹거나 그자리에 서게 되면 시란 글이 읽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사랑을 아는 나이 비로소 시를 읽다라는 띠지처럼 사랑의 맛과 고통을 안다면 세상이 다 시인이 되지 않을까 .....그런 것으로 벌써 마음을 한번 흔들어 놓아기에 누구나 가슴에 벼량 하나쯤 품고 산다의 띠지는 인생을 하는 나이 비로소 시를 읽다.를 통해 안생을 드디어 논하게 된다.

 

인생을 안다는것은 바닥부터 더 위까지 알게 되는 그 순간의 이야기를 시로 표현한다는것은 3파트로 구분을 지었다,

 

더이상 칠것없이 없어도 결코 치고 싶지 않은 생의 바닥이란 글 묶음을 통해 얼마나 힘든 시간을 지내야 하는지를 다양한 시를 가지고 표현 하는데 껌이란 시가 눈에서 많이도 아른거린다.

 

껌이란 소재를 가지고 시인이 이야기하는 글을 다시 꼽어서 보는 과정이 더 아플수 있다는 생각도 들지만 무수히 찍힌 이빨자국이 남는 껌을 흉터로 보고 숨은 트라우마라는 것이라고 한다,

 

한줄한줄읽고 그 해석을 해보고  그시와 연관되어진 커파란 플라타너스 앞에서 란 시와 함께 읊조린다,.

 

육성으로 듣는다면 좋겠지만....

김기택 시인을 통한 것을 껌으로 세상을 보고

장석주 시인을 통해 세상을 달리보고

세상에 대한 아픔들을 함께 공유하면서 좀 더 아픔을 극대화 하는 것으로 발동을 하면 시간은 사람을 먹어 작아지게 하는 평법하고 단순한 통찰이 달구어진 시들을 가지고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이시들을 한구절 한구절 읽다보니 

왜 나이를 먹으면 그 시가 이해가 되는지 절로 느껴지는바가 크다,

 

그러한 폭풍우가 지나갔다면 

3장에서는 무하하구나 다행이야  응 바다가 잠잠해서라는 문구를 보면서 시간적 해석들 초조히 받아들이고자가 아니 그자리에서 조용히 느끼는 시들로 구성이 되어있다,

 

마지막에 책에서 이야기한 시들 제목을 보면서 

많은 시간을 통해   저자는 아픈 청춘을 위로한 것이 가볍다고 할수 없고 시를  통해 그대로 느낄수 있는 환경적으로 물리적으로 접근하는 큰틀속에서 시를 맛나게 느끼게 하고 있다.

 

간만에 시를 시답게 읽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드는건

나이들어서 시를 읽은 내가 좀 더 성장한 듯한 기분이 들어서 일지도 모른다

 

 

j********1 2015.05.0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 장석주 시인이 고른 삶과 죽음, 인생의 시 30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 장석주 시인이 고른 삶과 죽음, 인생의 시 30" 내용보기
장석주 시인의 『너무 일찍 철들어버린 청춘에게』를 읽고나서 이 책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를 읽어보았다. 개인적으로 이 순서로 장석주 시인이 선별해놓은 책을 읽는 것을 추천한다. 시인 장석주가 고른 사랑과 이별, 청춘의 시 30편을 담은 『너무 일찍 철들어버린 청춘에게』가 1권이라면,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는 삶과 죽음, 인생의 시 30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 장석주 시인이 고른 삶과 죽음, 인생의 시 30" 내용보기
 

장석주 시인의 『너무 일찍 철들어버린 청춘에게』를 읽고나서 이 책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를 읽어보았다. 개인적으로 이 순서로 장석주 시인이 선별해놓은 책을 읽는 것을 추천한다. 시인 장석주가 고른 사랑과 이별, 청춘의 시 30편을 담은 『너무 일찍 철들어버린 청춘에게』가 1권이라면,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는 삶과 죽음, 인생의 시 30편을 담은 제2권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여러 시인의 시를 선별해서 워밍업부터 절정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맛보는 시간을 보낸다.

 

폴 발레리는 "시의 첫 줄은 신이 주는 것"이라 했고,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침묵이 무언지를 안 뒤 다시금 말하는 힘을 얻은 입들"이라고 쓴다. 이 침묵의 언어는 시인이 아니라 자연의 입, 신의 입에서 흘러나온다. 시인은 다만 그 침묵의 언어를 받아 적는 사람이다. (6쪽)

시는 시인의 입에서 나오지만, 신과 자연의 메시지가 시인의 감성을 거쳐 표현되는 것이다. 그 행간을 읽는 것이 시를 읽는 묘미다. 깊이 있게 시를 해석하며 우리의 삶을 읽어나가는 것이다. 우리는 때때로 얕은 사색의 깊이로 하루하루를 보내기도 한다. 항상 진지하고 사려 깊은 모습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시 속에서 삶의 철학을 읽어내는 데에 소홀하게 마련이다. 장석주 시인이 짚어주는 철학적 이야기로 시를 더 깊게 읽으며 사색에 빠져드는 시간을 보냈다.

 

깊이 있게 시를 감상하며 행간을 읽는 맛의 절정은 이수명 시인의 「나무는 도끼를 삼켰다」를 읽으면서였다. 불과 6행으로 이루어진 아주 짧은 시에 담긴 철학적 깊이를 장석주 시인이 짚어주고 나서야 문득 깨닫게 된다. 아마 나혼자 이 시를 읽었다면 그냥 그런 시라고 생각하며 흘려버렸을 것이다. 흘러가는 수많은 시를 잡아 끌어 각인시켜준다. 이수명이 '우연'과 '시간'이라는 우리 생을 지배하는 두 독재자를 '도끼'라는 은유에 쓸어담았다는 설명을 읽고 나서야 이 시를 다시 바라보게 된다. 본디 도끼와 번개가 포식자고, 나무는 피식자일 텐데, 이 시에서는 관계의 역전이 일어난다.

나무는 도끼와 번개라는 타자를 자기 속에서 포용해 냄으로써 피해자와 가해자라는 대립 구도를 무너뜨린다. 나무는 피해자의 처지에 있으면서도 도끼와 번개가 가진 파괴의 에너지를 생성의 에너지로 바꿈으로써 상생의 꿈을 오롯하게 품는다. (97쪽)

6행의 짧은 시에 우리의 삶을 담았다는 것은 해설을 본 후에야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이 책의 제목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라는 문장도 이 시에대한 해설 속에 나와있다.

누구나 가슴에 벼랑을 하나쯤 품고 산다. 나무가 제 속에 도끼를 품고 번개를 품고 살듯이. 벼랑을 품은 삶과 그렇지 않은 삶 중에서 어느 쪽이 더 낫냐는 단순 비교는 의미가 없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고 잘 살아내는 것이다. (98쪽)

 

삶과 죽음, 인생의 시는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포괄적인 우리의 생 자체이다. 우리가 항상 진지하게 삶에 임할 수는 없지만, 때때로 쉼표를 찍고 삶에 대해 성찰할 필요가 있다. 그런 시간이 우리를 성장하게 한다. 이 책은 나에게 그런 시간을 선물했다.

 

이 책 역시 시인 장석주가 『톱클래스』라는 월간지에 연재했던 글들 중에서 가려 뽑은 것들이다. 배한봉의 「육탁」을 시작으로 나희덕의 「물소리를 듣다」까지 총 30편의 엄선된 시를 소개해준다. 다양한 삶의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시인의 눈에 비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시인은 세상이 전해주는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고, 우리는 책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받으며 삶에 대해 고찰하게 된다. 장석주 시인이 중개자가 되어 자칫 사라져버릴 수도 있는 의미를 내 안에 던져준다. 이 책을 읽은 봄날, 시가 내 마음으로 들어와 조용히 침잠한다.  

s*****a 2015.05.0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