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에는 여러 선택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선택은 늘 차선 속에서 이루어진다. 가난 속에서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삶 앞에서 배움과 꿈은 점점 멀어지고, 겨우 한 발짝 나아가려 해도 수많은 제약이 따라붙는다. 저자이자 화자인 스테퍼니 랜드는 싱글맘이다. 그녀는 아이가 유치원에 보낼 수 있는 나이가 되자 작가의 꿈을 위해 대학에 입학한다. 누군가에게 대학은 낭만적인 배움의 공간이지만 그녀에게 강의실은 또 하나의 시험대가 된다. 젊은 동급생들이 과제와 수업 이야기를 할 때, 그녀는 아이를 맡길 곳과 저녁 식비를 걱정한다. 늘 돈과 시간의 압박 속에서 아이의 안전을 염려하며 캠퍼스와 일, 그리고 육아 사이를 오간다. 같은 캠퍼스에 있지만 동기들과 그녀가 짊어진 삶의 무게는 전혀 다르다. 지원금을 받기 위해 자신의 가난을 매번 증명해야 하면서도, 동시에 아이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스스로 아이를 책임질 수 있음을 증명해야 하는 아이러니는 반복된다. 이러한 복지 제도의 모순과 사각지대는 그녀를 더욱 비참하게 만든다. 누군가의 도움 앞에서 고마움보다 먼저 찾아오는 수치심, 아이를 재운 뒤 노트북을 켜지만 곧 밀려오는 피로 속에서 과제를 붙잡고 있는 밤. 그녀는 싱글맘의 현실적인 삶을 그대로 보여 주며 우리 사회에 많은 질문을 남긴다. 우리는 흔히 교육을 계층 이동의 사다리라고 말한다. 하지만 『클래스』를 읽다 보면 그 사다리가 누구에게나 같은 높이에서 시작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강의실과 사회적 계급이라는 두 의미가 교차하며, 작품의 제목 ‘클래스’ 또한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여성의 인권이 많이 신장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여성에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사회는 좋은 엄마가 되기를 요구하면서 동시에 생계를 책임질 것 또한 요구한다. 그러나 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구조는 거의 없다. 아이를 돌보고, 일을 하고, 공부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녀는 늘 어떤 역할에서는 부족한 사람이 된 것처럼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멈추지 않는다. 그것이 완벽한 선택이어서가 아니라 다른 선택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과연 평등한 배움의 기회를 허락하고 있을까. 누군가에게 꿈을 꾸는 일이 왜 이렇게까지 어려운 일이어야 할까. 이 책을 읽고 나면 스테퍼니 랜드라는 개인의 이야기를 넘어 우리가 너무 쉽게 말해 온 ‘기회’라는 단어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더불어 빈곤선 아래에서 홀로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사람들의 오해 어린 시선이, 구조적인 문제만큼이나 그들의 삶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 또한 돌아보게 된다. 어떤 사람에게 꿈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한 사람의 꿈을 향한 여정이면서 동시에 오늘날 사회의 구조와 그 안에 자리한 가치 판단의 편견을 함께 이야기한다. 가난이 개인의 실패가 아니라 사회 구조의 결과라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삶을 이겨 내는 개인의 용기만이 아니라 사회 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일 것이다. 빈곤선 아래에서 홀로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의 삶을 담은 이 이야기는 독자에게 깊은 공감과 함께 많은 이들에게 다시 나아갈 용기를 전한다. #클래스 #조용한희망 #소설추천 #북스타그램 #서평 *도서증정 @ksibooks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했습니다. |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의 회고록을 만나봤다. 30대 중반의 저자는 이 책에서, 28살에 싱글맘이 된 후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힘겹고 치열한 삶을 사는 동시에, 작가의 꿈을 포기하지 못해 대학과정을 밟으며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매우 솔직하게 담아내고 있다. 5살 딸과 매일 아침 한차례 전쟁을 치른 후 유치원에 겨우 보낸 후, 대학 강의와 가사도우미 일터로 분주하게 뛰어다닌다. 때론 주변의 친구들과 룸메이트의 도움으로 딸을 픽업하고, 교수와 수강생들의 배려로 강의시간에 딸을 참석시키는 경우도 있지만 싱글맘의 상황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교수도 있다. 딸이 남편에게 가 있는 동안은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손꼽아 기다리는 날도 많지만, 이것마저도 급작스럽게 딸과의 만남을 취소하거나 남편 마음대로 조정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저자의 부모는 이러한 저자의 상황을 도울 생각이 1도 없는 사람들이고, 더우기 엄마는 바람나서 일찌감치 가정을 버렸다. 시어머니는 그나마 손녀를 안쓰러워하고 아들한테 오면 돌봐주곤 하지만, 아들한테 제대로 얘기를 못하는 입장인 듯 하다. 양육비 문제도 끊이질 않고, 학자금 대출을 돌려가며 쓰지만 턱없이 부족한 돈으로는 그 무엇 하나 제대로 해결하기 힘들다. 매일 먹을 것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비참한 상황에서도 대학수업만큼은 절대 포기하지 않고 꿈을 키워 나가는 모습이 그래서 더 대단하게 느껴진다. 주변에서는 대학수업을 받는 건 사치라고 이해 못하는 경우도 있고 질타하는 경우도 있지만, 저자는 그 어려운 과정을 통과하고 대학원 과정까지 밟는다. 물론 저자의 이러한 강행군은 졸업 후 안정된 직업을 얻기 위한 목표가 일순위이지만, 그녀 자신이 갖고 있는 학구열과 재능이 없다면 결코 쉽게 이룰 수 없는 도전과 결과라 생각한다. 그런데, 좀 안타까운 점은 예상치 못한 세번째 임신이다. 이전에도 낙태를 한 경우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아이의 아빠가100% 확신이 안 갈 정도로 본능에 이끌린 행동을 보며 좀 더 조심하고 자제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결국 싱글맘으로써 또 한 명의 자녀를 양육하게 되는데, 첫째와는 또 다른 상황으로 아빠의 존재 자체를 모른 채 자라는 둘째가 조금은 가엽기도 하다. 그래도 출산을 결정하기까지는 매우 큰 고민이 뒤따랐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정말 잘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국의 복지정책이나 싱글맘 제도도 생각보다 편협적으로 이루어지는 부분에 놀랍다. 저자보다 훨씬 더 잘 버는 남편의 양육비 책정도 그렇고, 가사도우미로 일하는 시급이 높다는 점을 꼬투리잡는 한편 싱글맘인 저자보다 남편에게 보다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는 담당자의 행동을 보면서 약자 혹은 싱글맘에 대한 편견,차별은 어느 나라에나 다 존재한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이 작품 이전에도 한 권의 책을 더 냈다고 한다. 찾아보니 그 책에는 이전 이야기 즉, 한 번의 실수로 임신이 된 후, 남편의 학대로 딸을 데리고 나와 홀로 키우며 노숙인 쉼터에서의 삶과 가사도우미로 일하며 '저소득층'의 '싱글맘'으로써 감내해야 했던 무수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생생히 그려내고 있다. 이 이야기는 넷플리스로도 방영되었고, 뉴욕타임스의 베스트 셀러로도 자리매김했으니 이제 저자는 금전적 고통에서 자유로워지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꿈을 제대로 달성했으니 정말 다행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전작도 궁금해진다. 소설같이 술술 읽히고 재밌게 읽었다. |
|
《클래스》는 (대학에서) 문예 창작 학위를 따려 애쓰는 미혼모의 몇 년을 회고합니다. 따분한 성공신화가 아닌 교육 현장의 사각지대, 이를 보완하려는 제도와 행정의 미성숙함을 들추는 작품이지요. 고등교육은 계층 이동의 수단이지만 결국 '있는 자'를 위한 시스템이며, 최저임금 노동과 빈곤에 둘러싸인 이들은 그에 편입되는 것조차 어렵다는 것이 저자의 경험입니다. 미혼모인 저자는 어린 동급생들과 지내며 계급과 계층의 차이를 느낍니다. 아이를 맡길 곳도, 돈을 벌 곳도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매 순간 요구되는 수업료와 과제는 그녀를 옥죄는 사슬이었습니다. 자발적인 선택이었다고 해도 이런 환경은 '의지 있는 자'를 좌절시키기에 충분하며, '파이크 신드롬'마저 떠올리게 합니다. 노력과 열정을 강조하면서도 (통과할 수 없는) 유리벽을 치우지 않는 사회적, 제도적 모순은 미래를 꿈꾸는 감각마저도 파괴할 수 있으며, 상처받은 개인이 자신과 자신의 커뮤니티마저도 붕괴시키지 않을까 우려하게 됩니다. 다행히도 저자에게는 엄마라는 명분과 책임이 있었습니다. 육아는 고단하고 힘든 시간이지만 딸아이가 있었기 때문에 세상의 편견과 금전적 무력감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따금 찾아오는 외로움과 스트레스를 가벼운 만남으로 해소했던 치부를 숨기지 않고, 그로 인한 세 번째 임신을 통제권 회복의 계기로 삼는 저자의 모습은 교육이라는 신기루를 해체하는 것 외로도 《클래스》를 권하는 강력한 이유입니다. ※ 파이크 신드롬: 반복된 실패 경험 때문에, 실제로는 가능해도 더 이상 시도하지 않게 되는 심리 상태 제공: KSI books @ksibooks #클래스 #타래 #조용한희망 #미혼모 #교육 |
|
교실에서 배운 생존, 꿈 그리고 모성에 관하여
작가를 꿈꾸던 젊은 여성, 공부하며 어린아이를 키운 싱글맘의 생존, 생활, 꿈을 이루어 가는 과정의 기록. 빈곤 속에서도 공부와 육아 모두 놓지 않은 개인의 인내와 분투, 끈기에는 감탄했다. 대단하다. 응원과 찬사를 보낸다. 하지만 솔직하게는, 자신이 살아온 생생한 이야기로 '미국 사회 불평등한 복지의 민낯을 파헤친다' 하기엔, 준비 없는 임신과 출산도 공부도 스스로의 선택이었음에도 저자가 조금은 자기 연민에 빠져 본인은 피해자고 타인과 사회만을 너무 원망한다는 느낌을 깨끗이 지울 수는 없었다. 둘째 출산을 앞두고 친구들에게 느끼는 서운함에는 정말이지 경악했다.십 대 후반 이십 대 초반의 동급생들이 캠퍼스의 낭만을 찾을 때, 싱글맘인 저자는 늘 식비를 걱정하며 잠깐도 쉬지 못하고 아르바이트를 계속해야 했다. 학생이자 엄마로, 공부도 일도 육아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빈곤층으로서 정부의 지원을 받으려면 '생계가 어렵다면서 왜 전업으로 일을 하지 않고 학업을 (그것도 문예창작학과에서) 하냐'는 편견과 질책 어린 물음에 수없이 답해야 했다.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학 진학을 꿈꾸고, 작가라는 장래희망을 이루기 위해 문예창작 전공을 선택했는데 육아와 학업 말고도 교수의 무심한 말 한마디, 십수 년 나이 차이가 나는 동급생들 사이에서 겪는 이질감, 늘 가난을 증명해야 하는 순간들과 싸운다. 첫 번째 아이를 낳은 후, 폭력적이고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아이 아빠와 헤어지고 아이를 혼자 키우면서 아르바이트와 대학 공부를 병행하던 저자의 생활은 너무나 안타까웠다. 혹자는 아이 키우는 게 중요하면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는 것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했다고 할지 모르지만 좀 더 먼 미래를 본다면 나는 학위를 얻고자 했던 그 선택을 존중한다. 어엿한 직장을 잡아서 풍족하게 쓰고 놀 만큼 벌게 되었으면서 수익을 드러내지 않고 최소의 양육비 지급만 고집하던, 그마저도 온갖 생색을 내고 억지로 억지로 보내던 첫째 아이의 아빠. 일 년에 단 며칠 자기 아이를 데려가 돌보는 동안에 아이에게도 아이 엄마한테 했던 것처럼 강압적으로 굴고, 아이 엄마를 욕하며 가스라이팅 하던 자. 그런 자에게 한번 데어 놓고도 저자가 그저 순간의 외로움과 욕구 때문에 여러 남자와 관계를 가지는 일을 왜 반복하는 건지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성장 환경이 불우했고 아무리 외롭다 해도, 첫 번째 아이와 자신의 현재와 미래를 생각하면 조금의 책임감은 더 가져야 하지 않았을까. 저자는 첫째를 키우면서 또 한 번의 계획 없던 임신으로 중절을 한 이후에도 또 아이 아빠도 인정하지 않는 아이를 가져 혼자 낳아 키우기로 했다. 타인의 삶을 내가 평가할 순 없지만, 그 선택들에는 책임감과 무모함이 계속 공존하는 듯했다. 꿈을 이루어 지금은 베스트셀러 작가로 성공하고, 또 좋은 남편을 만난 듯한 저자. 자신의 아이들에게 좋은 아빠가 되어준 사람에게 전하는 감사 인사를 읽으면서는 나도 함께 안도했다. 부모 형제가 있어도 온전히 내 편이 되어주는 이 하나 없이 살아가야 했던 가여운 삶, 선물처럼 찾아온 아이, 아이에 대한 죄책감과 사회의 차가운 시선, 자기 의심 속에서도 결국은 꿈을 이루어 낸 그의 앞날이 이전 그 동굴 속 날들보다 점차 더 밝아지기를 바란다. 출판사(KSI books, 타래)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책리뷰 #도서리뷰 #독후감 #서평 #서평단 #출판사타래 #ksibooks #스테퍼니랜드 #클래스 #박순미 #신간 #신간추천 #타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