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방스에서의 일 년'이 정말 유명하다고 해서 한 번 읽어봐야지 하고 벼른지가 오래되었는데 그 두께때문에 엄두를 못 내고 있다가 갑자기 눈에 다래끼가 나는 바람에 두문불출할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되고 보니 평소에는 엄두에도 못 냈던 두꺼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미 눈치챘겠지만 그러니까 난 이 책을 '프로방스에서의 일 년'인 줄 알고 읽었다. 물론 뒤에 나온 역자 후기를 먼저 읽었는데 거기서부터 뭔가 심상치 않다는 점을 눈치챘지만 이미 난 마음을 정한 후였다. '프로방스에서의 일 년'은 수필이라는데 이 작품은 소설이다. 프로방스에 넋을 잃은 피터 메일의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도 프로방스의 아름다운 모습이 잘 묘사되어 있다. 광고업에 종사하다가 전업해 프로방스에 멋진 호텔을 경영하게 되는 주인공의 일상사가 잘 드러나있다. 또 은행을 터는 도둑들의 이야기가 한 편으로 진행이 된다. 결국 두 이야기는 따로 전개되다가 나중에는 합쳐지게 되지만 말이다. 가끔 웃기도 하면서 가끔 프로방스를 상상하기도 하면서 작품을 읽게 되는데 아쉬운 것은 여기에 어떤 구체적인 삶의 단면이나 삶의 진실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냥 이것저것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다가 좋게좋게 끝을 맺는 소설이라는 느낌이다. 너무 많은 것을 나타내려고 했다가 어영부영 해피엔딩으로 끝나버리는 영화를 본 것 같은 느낌이다. '호텔 파스티스'가 이 작품의 원제인데 주인공의 호텔이름이다. 원제 그대로 했으면 내가 헛갈릴 이유도 없고 더불어 이 책을 읽지도 않았을 텐데.. 하지만 그렇다고 읽어서 후회되는 책은 아니다. 진짜 '프로방스에서의 일 년'을 읽어보고 싶다. 그의 소설과 수필 중 어느 것이 더 나은지 평가해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