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도 봄날
거울 속의 거울
딸아이가 생긴 뒤로 눈이 하나 더 생겼다.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그랬다. 어쩜 그리 뱃속에 든 아이들이 많던지. 아이가 세상에 나왔을 때는 세상이 온통 위험한 동네였다. 작고 여린 아이가 행여 다칠세라 환경을 자세히 살펴보게 되었다. 아이가 어린이였을 때, 아이가 청소녀 시기를 지날 때, 아이가 미성년의 나이를 뗄 때, 세상을 아이가 처한 눈으로 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알게 되었다. 내 눈에 다른 눈이 보태져 두 겹 세 겹으로 세상을 보게 되었다는 사실을. 한 존재를 온전히 사랑하면서 바뀌는 변화였다.
가장 찬란한 시기라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혹독한 추위를 거쳐 새순이 돋듯, 새 생명이 피어나듯, 내게 가장 따스한 봄날이었다. 한 존재를 온전히 사랑하는 시간, 그래서 새로운 눈이 보태져 세상을 두 겹 세 겹으로 보게 되는 시간. 내가 나이면서 동시에 나를 벗어나는 유일한 시기. “눈동자 안에 다른 눈동자 빛나게 하기 // 반짝이는 눈동자에게 // 꿈을 꾸게 하는 꿈 말해주기”. 사랑이었다. 그때는 분명 내가 사랑하는 존재도 봄날이었으리라. 눈동자를 반짝이며 내 눈 속에 들어온 자기의 눈을 바라보고 있으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