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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웅배(천문학자), 김록운(피아니스트, 공연기획자), 천윤수(미학자) 공저의 [천문대에 피아노가 떨어졌다]란 책이다. '행성의 궤도에서 찾아낸 바흐의 화음부터 무조음악과 공명한 양자역학까지 과학과 예술이 맞닿은 4가지 평행우주'란 설명이 눈길을 끄는 책이다. 4가지 평행우주란 1. 조율(케플러 x 바흐), 2. 변주(갈릴레이 x 드뷔시), 3. 불협화음(하이젠베르크 x 쇤베르크), 4. 공명(호킹 x 베토벤)이다. 정리하면 케플러, 갈릴레이, 하이젠베르크, 호킹이 과학자이고 바흐, 드뷔시, 쇤베르크, 베토벤이 음악가다. 본문에 이런 내용이 있다. 물리학, 화학, 생물학, 지질학 가운데 천문학이 가장 음악과 가깝다는 말이다. 아인슈타인은 케플러가 고정된 화성(火星)을 사용한 것은 진정한 천재의 아이디어였다고 말했다. 인상적인 대목은 “오랫동안 인류는 완벽한 원으로만 된 이상젹인 우주를 상상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우주도 조금씩 어긋나고 삐걱거리는 세계였다.”(47 페이지)는 말이다. 평균율을 만든 빈센초 갈릴레이 이야기도 나온다. 이 사람은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아버지다. 우주가 드러내는 삐걱대고 어긋나는 면모를 오류로 바라보지 않고 우주 본연의 모습으로 받아들이게 되었을 때 비로소 천문학자와 음악가가 모두 평화를 찾았다.(55 페이지) 바흐는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오늘날 서양음악에서 사용하는 모든 조성을 시도하고 탐구했다. 인간의 기쁨과 눈물, 탄식과 웃음, 온갖 감정과 이야기를 건반 위에 올려놓았다. 조성에 따라 곡 분위기가 어떻게 달라지고 또 어떤 스타일로 작곡해야 하는지를 책 한 권으로 정리했다. [평균을 클라비어 곡집]이다.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은 단순한 음악 모음집이 아니다. 24가지 조성으로 호모 사피엔스의 희로애락을 담은 감정의 타임 캡슐이다. 특히 이 곡집에서 절반을 차지하는 푸가는 다양한 감정이 복합적으로 발현되고 뒤섞이는 인간 감정의 입체적 특성을 투영한다. 그래서 흥미롭다. 하나의 선율로 된 성부의 뒤를 따라 비슷하게 조금 다른 성부가 뒤섞인다. 계속 새로운 성부가 하나하나 추가되면서 다층적인 곡이 완성되는 다성음악이다. 일종의 돌림 노래라고 할 수 있다. 조화롭되 그렇지 않은 약간의 어긋남이 곡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인류도 언젠가 사라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면 지구 그 바깥에 존재할 또 다른 생명체에게 남기는 추억으로 바흐의 평균을 클라비어 곡집을 보이저 탐사선에 포함하기로 선택한 것은 탁월한 결정이었다. 바흐의 평균율이 조화롭되 그렇지 않은 약간의 어긋남이 존재하는 곡이듯 칼 세이건은 외계는 지구와 비슷하되 미세하게 다르다고 생각했다. 케플러는 각 행성 주기를 두 번 곱한 수치는 궤도 반지름을 세 번 곱한 수치와 같다는 사실을 발견했다.(73 페이지) 태양계 모든 행성의 공전주기를 제곱한 수치와 궤도 반지름을 세제곱한 수치가 정확히 같은 것은 모두 동일한 태양 중력의 지배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바로 이것이 조물주가 우주를 창조한 수학적 조화라고 생각했고 이 관계를 조화의 법칙이라 부르며 찬양했다. 우주의 무게 만큼이나 바흐 음악은 묵직하게 느껴진다. 바흐가 장엄하고 신성한 분위기를 요구하는 궁정 교회에서 대부분의 음악 활동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작품은 깊은 신앙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또한 경건하되 환희에 찬 분위기의 곡이 많다.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달을 바라보던 늑대인간이라 불렸다.(90 페이지) 망원경은 원래 땅을 보는 도구였다. 전쟁터에서 적진을 살피거나 항해사가 육지를 둘러볼 때 사용하는 매우 일상적인 도구였다. 다만 그들과 갈릴레이 사이에 차이가 있다면 망원경으로 땅이 아닌 밤하늘의 별을 겨냥했다는 점이다. 갈릴레이는 처음으로 망원경의 고개를 들어올린 인물이다.(93 페이지) 갈릴레이는 절대 보름달을 그리지 않았다. 태양빛이 비스듬하게 비추는 반달과 초승달만을 그렸다. 달의 거친 면모를 드러내기 위해서였다. 갈릴레이는 목성의 위성을 발견하고 하늘의 모든 존재가 지구만을 중심으로 돈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우주관이 잘못된 것임을 알았다. 본문을 통해 moon이 달 외에 위성을 의미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자연은 우리에게 감상의 방향을 강요하지 않는다. 자유를 허락한다. 하지만 자연을 노래하는 음악은 명확한 감상의 방향을 제시한다. 그리고 관객의 감상을 그 틀 안에 가두려고 한다. 드뷔시는 건반 위에서 중력을 사라지게 만들고 싶었다.(119 페이지) 드뷔시는 중력에 방향성을 입히는 반음을 과감하게 지워버렸다. 드뷔시는 '달빛'에서 특정구간에서만 온음 음계를 활용했다. 갈릴레이는 지구 자체의 움직임 때문에 밀물과 썰물이 반복된다고 주장했다. 당시 그는 이것이 지구 공전의 확실한 증거라고 생각했다. 잘못된 생각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지구가 움직인다는 올바른 결론으로 이어진 흥미로운 사례다.(126 페이지) 목성의 네 위성(이오, 유로파, 가니메데, 칼리스토)은 얼음과 암석으로 뒤덮인 얼음 위성이다. 모두 아래에 두꺼운 지하 바다가 있다. 이는 목성의 강한 중력 때문이다. 목성이 가하는 압도적으로 강한 중력이 위성들에게 스트레스를 안기게 된다. 그 결과 위성들은 조금씩 양옆으로 찌그러지고 내부 스트레스가 누적되면서 높은 온도가 유지된다. 그래서 내부에 얼음이 얼지 않은 채로 액체 바다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지구 바닷물이 달의 중력에 붙잡힌 채 달과 같이 움직이면서 주기적인 밀물과 썰물을 발생시키는 것과 정확히 원리가 같다. 별 내부는 온도와 압력이 극단적으로 높은 플라스마 상태다. 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된 상태여서 입자들이 빚에 가까운 속도로 부딪혀 충돌하며 더 무거운 원자핵으로 뭉친다. 쇤베르크는 세상 풍경이 바뀐다면 음악이 향하는 대상도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알렉산더 폰 쳄린스키에게 잠깐 과외를 받은 것 말고는 평생 독학으로 음악을 익혔다.(144 페이지) 조성 자체를 소멸시킨 쇤베르크의 음악은 입자와 파동의 경계를 허문 물리학자들과 통한다. 쇤베르크는 자신의 음악이 조성을 부정하는 무조음악이 아니라 조성을 확장하는 범조성 음악이라 주장했다. 하이젠베르크는 자연의 가장 작은 숨결인 원자의 움직임 속에서 보이지 않는 선율을 들으려 했다. 물리학은 물체의 움직임을 이야기하는 학문이다. 파장이 짧은 빛은 에너지가 크다. 그래서 빛을 원자에 비추는 순간 원자 자체의 움직임에 변화를 준다. 빛이 닿기 전에 원자가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는지를 알 수 없게 되는 것이다.(156 페이지) 하이젠베르크는 철저한 수학적 체계로 점철되어 있던 물리학을 음악으로 승화시켰다. 나치 과학자들은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토대로 삼는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유대 물리학(Jewish Physics)이라고 하며 공격했다. 우라늄 원자핵에 중성자가 부딪히면 거대한 질량을 가진 우라늄 원자핵이 작은 조각들로 분열한다. 이때 새로운 중성자 두 개와 함께 엄청난 에너지가 방출된다. 방출된 중성자가 주변의 다른 우라늄 원자핵과 부딪히면서 다시 분열을 일으킨다. 이 과정이 무한 반복된다. 이를 연쇄반응이라 한다. 칼 세이건은 인류가 스스로 문명을 파괴할 수 있는 기술적 수단과 능력을 갖추었지만 그런 파국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지혜를 충분히 얻지 못한 단계라고 평가했다.(165 페이지) 우주의 열기는 지난 138억 년 동안 우주의 팽창과 함께 식었다. 탄생 초기의 그 뜨겁던 기운은 이제 절대영도 가까이 희석되었다. 물론 아무리 식었다 해도 흔적은 깨끗하게 사라지지 않는다. 아주 민감한 온도계로 잰다면 미미하게나마 잔열(殘熱)을 포착할 수 있다. 우주 초기 빅뱅의 잔재로 남은 열복사의 흔적을 우주배경복사라 한다. 빅뱅에서 시작된 우주 탄생과 팽창의 역사는 예상치 못한 극적인 전개를 맞았다. 우주의 열기가 지나치게 고르게 식은 것이 미스테리로 등장한 것이다. 마치 태초의 우주가 섬세하게 조율된 피아노처럼 미세조정을 거친 듯 했다. 원자핵보다 크기가 작던 태초의 우주가 수십 광년 이상으로 확장한 극단적 팽창을 우주론적 인플레이션이라 한다. 오늘날 우리가 바라보는 은하와 우주 거대 구조는 인플레이션을 거쳐 작은 요동(搖動; fluctuation)이 증폭된 결과다.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원리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우리가 이 광활한 우주의 한 자리에 존재하는 이유는 태초의 인플레이션이 일어난 순간에 우리가 지금 있는 곳의 밀도가 주변보다 아주 살짝 높았기 때문이다. 지금의 우주는 양자(量子) 요동에서 태어났다. 우주는 불확정성과 불협화음으로 시작되었지만 그 혼돈 속에서 지금의 별과 은하가 탄생했다. 불확정성과 불협화음은 결코 단순한 무질서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아름다움과 가능성의 전조다.(181 페이지) 얼핏 생각하면 빛은 질량이 없기 때문에 중력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아야 할 것 같지만 아인슈타인에 의해 질량이 없어도 중력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 밝혀졌다. 우주의 시간과 공간 자체가 휘고 왜곡될 수 있다는 의미다. 빛은 언제나 직진한다. 하지만 빛이 나아가는 무대는 왜곡될 수 있다. 무거운 별처럼 질량이 큰 물체는 주변 시공간을 움푹하게 왜곡한다. 빛은 여전히 직진하지만 시공간 자체가 왜곡되었기에 나아가는 경로가 휘어 보이는 것이다.(203 페이지) 블랙홀은 부피가 0이다. 무한히 작은 부피 안으로 붕괴해버린 그 지점을 특이점이라 한다. 호킹은 우주는 블랙홀에서 탄생했고 블랙홀은 우주를 품고 있다고 말했다. 블랙홀은 우주에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입증하기에 가장 좋은 실험 무대다. 베토벤 음악은 블랙홀을 닮았다. 시간을 왜곡하기 때문이다. 베토벤은 남들과는 다른 시간 흐름 속에서 살았다. 비현실적으로 빠른 템포를 남겼다.(216 페이지) 블랙홀은 정의 자체부터 빛나지 않는 천체다. 그래서 빛을 담는 그릇인 망원경은 그 앞에서 무력하다. 블랙홀은 보는 것이 아니라 느껴야 한다. 베토벤도 단순히 음악을 듣지 않았다. 청각의 부재 속에서 시각과 촉각과 감각을 동원해 음악을 진정으로 느꼈다. 호킹은 블랙홀이 빛을 낸다고 예측했다. 블랙홀의 강력한 중력이 불확정성 원리에 의해 수없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에너지가 극(極)이 달라 쌍소멸하는 것을 막을 때(떨어지게 할 때) 마이너스의 에너지는 블랙홀에 흡수되고 짝을 잃은 플러스 에너지는 소멸되지 못한 채 에너지를 발산하는 것이다. 호킹은 거대한 질량이 한 점에 붕괴되는 순간을 이해하려면 중력과 시공간을 설명하는 일반상대성이론뿐 아니라 미시 세계를 이해하는 양자역학이 결합해야 한다는 통찰을 제시했다. 베토벤은 하루 아침에 청력을 잃은 것이 아니라 젊은 시절부터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 점차적으로 진행되었다. 시기에 따라 베토벤에게 허락된 음역대가 계속 바뀌었다. 그 변화가 베토벤 음악 인생에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베토벤은 청력을 완전히 잃은 후에는 음악을 듣지 않고 상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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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 출판사에서 펴낸 《천문대에 피아노가 떨어졌다》 는 제목부터 흥미와 상상력을 자극한다. 천문대라는 우주적 공간과 피아노라는 감성적 악기가 일상과 비일상,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서사의 분위기를 예고했다. 밤하늘의 정적 속으로 툭, 무거운 선율이 떨어졌고, QR코드로 12곡의 감상이 가능해서 좋았다. ☄️🎹 그 중에서 평소에도 좋아했던 드뷔시의 <달빛>을 게시물 배경음악으로 설정했다. 드뷔시는 갈릴레이와 짝을 이루어 변주🎼를 주제로 소개되었다. 나는 이 두명의 이야기가 제일 흥미로웠다. 망원경이라면 갈릴레이가 떠오르는데, 갈릴레이의 망원경은 가장 먼저 달을 겨냥했다는 것과 드뷔시의 이야기로 연결하는 것이 제일 술술 잘 읽혔다. 그리고 칸딘스키와 쇤베르크를 연결지어 준 부분이 끌렸다. 칸딘스키의 추상화들을 다시 찾아보고 싶어졌다. 읽는 내내 우주여행하는 기분이었으며, 전혀 다른 언어를 쓰던 사람들이 '별'과 '음악'🎶이라는 공통의 주파수를 맞춰가는 과정을 찬란하고 잔잔하게 남겨주었다. 밤하늘을 볼 때면 이 책이 생각나며 마음속에 커다란 피아노 한 대를 품고 살게 될 것 같다. 🌌✨ #우주클럽 #천문대에피아노가떨어졌다 #롤러코스터출판사 #지웅배김록운천윤수 #우주서평단 @woojoos_story 우주 모집 롤러코스터 출판사 도서 지원으로 우주서평단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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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연주하는 특별한 기술은 없다. 올바른 음을 정확하게 건드리면 악기가 스스로 연주할 뿐이다.”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57쪽) <천문대에 피아노가 떨어졌다>는 잘 알려진 천문학자들과 음악가들을 각각 조율, 변주, 불협화음 그리고 공명이란 주제로 탐색해본다. 음악의 아버지 바흐와 함께 ‘조율’ 이란 주제로 등장하는 인물은 다름아닌 ‘케플러’다. 바흐는 잘 알려진 것처럼 지금 우리가 클래식이라 할 수 있는 음악을 있게 해준 사람, 그야말로 아버지 격인 사람으로 오랜시간 교회음악을 작곡한 사람이기도 하다. 케플러 역시 신앙을 가진 사람이었으며 신의 의도와 설계를 다름아닌 하늘에서 찾으려 했던 사람이다. 바흐가 음악을 하늘로 보냈듯이 케플러 역시 땅을 위한 도구였던 망원경을 제일 처음 하늘로 향하게 방향을 바꾼 사람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가하면 스릴러 소설에서 마주할 법한 공통점도 있는데 이는 곧 이 책을 읽게 될 분들을 위해 비밀로 남겨두겠다. 맨 위에 발췌문을 서평 시작으로 둔 이유는 ‘올바른 음을 정확하게’라는 표현에서 이미 음악이 ‘수학적’임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문장처럼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어지는 변주편에서 갈릴레이와 드뷔시편은 한층 더 흥미진진한 비교로 출발한다. 최근에서야 알게 되었던 드뷔시의 반전 인성이 이 책에서도 등장하기 때문에 역시나 2부도 결코 지루하지 않다. 특히 갈릴레이의 아버지, 그가 누구였냐면 1부에서 등장했던 음악에서 평균율을 찾아낸 ‘빈센초 갈릴레이’다. 갈릴레이는 달의 표면이 결코 매끄럽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한 사람이기도 정설이었던 무거울수록 떨어지는 속도가 빠르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우주관이 틀렸다는 것을 밝힌 사람이기도 하다. 하지만 당시에는 잘 알려진 것처럼 교황청의 반대로 인해 제대로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지 못했지만 그가 남긴 다음의 말을 통해 학자로서의 자신의 의견을 결코 부정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성경은 천국이 가는 길을 보여주지 않는다. 다만 천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준다.” -갈릴레오 갈릴레이 (110-111쪽) 안타깝게도 갈릴레이의 시련은 죽을 때까지 이어져 장례식조차 치를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런 그의 정신을 이어받고자 한 제자들이 나중에 제대로 된 무덤으로 옮길 당시 손가락 뼈 몇개를 훔치는 일까지 일어났다고 한다. 저자의 말처럼 ‘과학과 예술의 혁명은 언제나 손가락에서 시작됐다.’는 말이 상징적으로 다가왔다. 갈릴레이와 함께 등장한 드뷔시를 전혀 언급하지 않는 것은 숨겨졌던 그의 인성을 알아버려서 정도로 마무리 하고 싶다. 3부 불협화음은 음악을 떠올렸을 때 결코 놓칠 수 없는 쇤베르크가 등장한다. 천문학자는 하이젠베르크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또 한 사람. 별빛을 통해 핵융합의 메커니즘을 밝혀낸 한스베테까지. 앞의 1, 2부도 흥미로웠지만 3부는 같은 상황 다른 선택이라는 지점에서 쇤베르크와 하이젠베르크의 상황에 깊게 빠져들었다. 하이젠베르크는 새로운 위협 앞에서 떠나는 대신, 조국에 남아 나치정권과 타협하는 길을 선택했다. 선구적 물리학자들이 연이어 독일을 떠나면서 과학이 무너지고 있었기에 그 잔해 속에서 독일 물리학을 지키고자 홀로 남았던 것이다. 그의 선택은 단순한 충성이 아니었다. 조국의 학문적 유산을 보호하려는 고뇌 어린 결단이었다. 161쪽 물론 저자의 말처럼 하이젠베르크의 속내는 아무도 알 수 없을 것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며 외로움을 자신의 자화상에 담아낸 쇤베르크의 이야기도 꼭 언급하고 싶었다. 사실 쇤베르크를 떠올렸을 때 ‘아름다움’ 보다는 ‘난해함’, 작곡자인 쇤베르크 뿐 아니라 그의 음악을 추종하는 이들의 진짜 속마음이 궁금해질 정도였다. 책에서도 등장하는 것처럼 백남준의 졸업 논문이 쇤베르크였고, 그와 관련된 작품이 존재할 만큼 그의 작품을 해설하며 쇤베르크의 작품을 지나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물론 쇤베르크 뿐 아니라 드뷔시 그리고 베토벤 그리고 달까지 백남준의 세계에서 이들을 감상하는 것도 개인적으로는 권하고 싶다. 하늘을 올려다 보며 별자리를 헤아리고, 피아노 혹은 음표를 따라 전진하는 선율을 따라 마음을 헤아린다. 그러기 위해선 맨 처음 언급한 것처럼 ‘정확한 음’을 두드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을 것이다. 그들의 삶이 어떠했고, 사랑과 최후마저 드라마틱하지만 자신의 분야에서 고뇌할지언정 멈추지 않았던 그 열정만큼은 독자들에게 오래도록 남아있으리라 생각된다. #우주클럽 #천문대에피아노가떨어졌다 #우주서평단 #롤러코스터출판사 #지웅배 #김록운 #천윤수 @woojoos_story 우주 모집, 롤러코스터 출판사 도서 지원으로 우주서평단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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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대에 피아노가 떨어졌다> 책의 첫인상은 ‘렉처 콘서트 프로그램을 책으로 만든 느낌’이었다. 밤하늘과 천문대, 풍선에 매달린 피아노 일러스트가 좀 유치할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막상 손에 들고 있으면 클래식 음반 자켓 같았다. 책의 분량은 출퇴근 지하철에서 이틀 정도면 읽을 수 있는 정도고, 종이는 너무 하얗지 않아서 눈이 덜 피로했다. 안쪽을 펼치면 네 개 악장처럼 나뉜 차례가 먼저 반겨주는데, 여기서부터 이 책이 단순 과학 입문서가 아니라 음악 앨범처럼 구성된 책이라는 걸 바로 느끼게 된다.
본격적으로 읽다 보면 케플러와 바흐, 갈릴레이와 드뷔시 같은 조합이 나온다. 천문학 이름만 들어도 긴장하는 편인데, 이 책은 먼저 음악 이야기를 꺼내서 부담을 확 낮춰준다. QR코드가 곳곳에 있어서 바로 곡을 틀어 놓고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찾지 않아도 찾아주는 책이라 더 좋다. 궤도, 조성 같은 말을 일상 비유로 설명해 줘서, 과학을 잘 몰라도 천문학과 음악이 어떻게 같은 수학 위에 서 있는지 설명이 친절하다. <천문대에 피아노가 떨어졌다> 책은 마음에 남았던 건 사실 천문학 지식보다 사람 이야기이다. 완벽한 원을 버리고 타원을 선택한 케플러, 불편한 평균율을 받아들인 바흐 이야기가 나오는데, 둘 다 결국 ‘완벽 대신 현실에서 가능한 조화’를 택한 사람들이다. 괜히 나의 회사 생활이 떠올라서 열심히 줄을 그어본다. 글투는 친근한 편이라, 과학 에세이지만 대화하듯 술술 읽혔다. 천문학과음악의평행이론이라는 거창한 말이 책 속에서는, 그저 서로 다른 분야 사람들이 같은 고민을 했다는 얘기로 편하게 다가온다.. 천문학을 전혀 모르는 분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책 후반부로 갈수록 블랙홀, 공명 같은 천문학 개념이 조금 더 진지하게 등장한다. 그래도 공식보다는 이미지로 설명해 줘서, 음악을 듣는 기분으로 따라갈 수 있었어요. 다만 회사 점심시간에 짧게 읽기에는 집중이 좀 깨져서, 저는 밤에 이어폰 끼고 클래식 틀어 놓고 읽는 게 더 잘 맞았어요. 천문대에피아노가떨어졌다라는 제목처럼 별 관측 기록과 피아노 곡 해설이 번갈아 나오는데, 이 흐름에 한번 들어가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된다. 끝까지 읽고 나니, 천문학과 음악이 거대한 우주 얘기를 서로 다른 언어로 하고 있다는 말이 괜히 과장이 아니었구나 싶다. <천문대에 피아노가 떨어졌다> 책 덕분에 전문 지식이 조금 늘었고. 플레이리스트에 클래식 몇 곡을 더 넣어 두고 있다.
#우주클럽 #천문대에피아노가떨어졌다 #지웅배 #김록운 #천윤수 #우주서평단 #롤러코스터출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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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재밌어서 계속 찾게 되는 음악, 수학, 천문학 이야기.. 이게 머선 우연인지.. 오늘 이 리뷰를 쓰려고 어제 낮 시간까지 미리 해당 첨부 글을 준비해뒀는데~ 어제 저녁에 성발라를 TV에서 만났습니다. (부연 설명을 하자면.. 어제 설 특집 방송으로 SBS에서 <설 특집 콘서트 성시경>을 방영했습니다.) --- 저는 주로.. 가사가 있는 음악을 더 좋아합니다. 직관적인 걸 선호하기 때문인데, 반대로 가사가 제 기준에서 별로면 멜로디가 좋아도 곡이 별로라고 느껴집니다. 그렇다고 클래식이나 다른 장르의 음악들을 싫어하는 건 아닙니다. 아직은 잘 모를 뿐이죠. ^^;; 그런데 어떤 배경에서 그런 음악이 탄생하게 되었는지를 알게 되면... 또 그런대로 납득이 갑니다. 그야말로 아는 만큼 보이고, 알면 사랑할 수 있는 거랄까요..? 그래서 실제로 알아가는 과정을 거치며 클래식, 피아노, 예술 관련 책 등을 리뷰로 몇 차례 올리기도 했었지요. (#바닿늘예술 해시태그..) 이건 다른 예술 작품들도 마찬가지 같아요. 무엇이 되었건 아는 만큼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설명을 곁들이는 건 늘 재미를 동반합니다. --- 성식이형 콘서트를 특별하게 느낀 이유도 바로 그 지점이었습니다. ㅎㅎ 아주 오랫동안(??) 노래를 불러온 가수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그 노래에 어떤 히스토리가 엮여 있는지를 천천히 설명해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거든요. 잘은 모르지만.. <윤도현의 러브레터> 같은 느낌으로 곡 사이사이의 공백을 채운 것 같았습니다. (러브레터는 너무 올드한가요... ㅜ) 그나저나 성식이형 어쩜 이렇게 능구렁이가 되었는지. ㅋㅋㅋㅋㅋㅋ 계속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아티스트가 제 마음속에 몇 명 있는데, 그중 한 명이 바로 성식이형입니다. +_+ (물론 술은 적당히.. ㅎㅎㅎ..) --- 성식이형 이야기를 너무 길게 했네요. 여운이 많이 남아서 그런가 봅니다. ㅎㅎㅎ 어쩌면 이 책을 읽은 직후에 봐서 그 여운이 더 짙어진 걸 수도 있겠다고 슬쩍 우겨봅니다. 이 책의 (출판사 제공) 책 소개.. 문구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과학과 음악은 서로 다른 언어로 쓰인 하나의 우주다" 아마 제가 책을 읽지 않았다면.. 주체적으로 알려고 하지 않았을 분야가 '예술'이었을 거라고 종종 생각합니다. 과학 분야는 책을 읽기 전부터 계속 궁금해했거든요. 돌이켜 보면 과학은 왠지 놀이 같다는 느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천문학도 마찬가지 일테고, 저는 요즘 탐조 활동도.. 그렇게나 재밌어 보이더라고요..ㅎㅎ) 어렸을 때 무언가 만들어볼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그나마 그런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이 미술 시간과 과학 시간이었으니까요.. 그래서인지 과학은 오래전부터 마음속에 좋아하는 감정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이론과학보단 실험과학 쪽을...) 반대로 음악은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했습니다. 특히 악기 다루는 시간은 유독 어렵게 느껴졌던 기억이 납니다. (다룰 줄 아는 악기가 전혀 없습니다. 리코더 조차.. 못 붑니다. ㅎㅎㅎㅎ) 그런데 또 노래 부르는 건 꾸준히 좋아해 왔단 말이죠..??? "이젠 목소리가 최고의 악기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정신승리 ^^) 아마 이것도 직관적인 것에 끌리는 성향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세상에는... 그런 부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내켜야만 하는 사람, 안 내키면 결국 못 하는 사람. 당연한 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그게 유독 심한 사람이 있는데 그게 저인 것 같습니다... 고치고 싶어도 잘 안 고쳐지더라고요.. ㅜㅜ --- 그래서 저는 '넛지'를 정말 좋아합니다. 조건을 바꿔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방식이요. 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넛지 중 하나는 스토리(이야기)입니다. 잔소리로는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게 지금까지 살면서 얻은.. 저만의 잠정적 결론이거든요. 스토리는 당연히 재밌어야 합니다. 재미없는 스토리는 무효입니다. (???)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아니겠습니꽈. ㅎㅎㅎ 그래서 저는 노잼을 경계합니다. 이 책은 노잼을 경계합니다. (물론 중간에 어려운 내용도 있음은 인정. 그런 부분은 과감히 스킵했습니다. ㅎㅎ;;) --- 작년에 제가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의 <알릴레오북스> 코너에서 『판타레이』 라는 책이 소개된 적이 있는데요.. 해당 편 듣다가.. "와... 음악이랑 역사가 저렇게 깊게 연결되어 있다고????" 라며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세상은 넓고, 재밌는 이야기는 정말 많습니다. 오래 살아야 할 이유가 이거 말고 더 있을까요…?? 저는 다른 이유는 모두.. 주석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뽀로로식 재미론이랄까요.ㅎㅎ..) --- 과학만 재밌어 하거나, 음악에만 흥미가 있거나, 다른 예술에는 관심이 많은데 어떤 분야에는 영 관심이 안 간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일부 내용을 발췌하여 첨부하며.. 이쯤에서 줄이겠습니다. 끝!! #천문대에피아노가떨어졌다 #지웅배 (우주먼지) #김록운 #천윤수 지음 #우주클럽 #우주서평단 #롤러코스터 @롤러코스터 재미 없는 삶은 무효!! #북스타그램 #바닿늘 비슷한 주제의 글은.. #바닿늘예술 #바닿늘과학 #바닿늘천문학 @woojoos_story 우주 모집, 롤러코스터 출판사 도서 지원으로 우주서평단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아래에서부터는 책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과학은 항상 정해진 답이 있고, 로봇처럼 수학적이며, 객관적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우주에 있는 모든 존재는 단 하나의 물리법칙에 따라 굴러간다. 반면 음악에는 정답이 없다. 하나의 작품도 연주자와 감상자에 따라 주관적 해석이 달라진다. 과학은 감정을 배척하고, 음악은 감정을 강요한다. 그래서 이들은 달라도 너무 다른 분야처럼 느껴진다. 마치 탄생할 때부터 거리가 먼 각각의 세계에 속했다는 듯 말이다. 하지만 과학과 음악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놀라운 출생의 비밀을 만나게 된다. 애초 과학과 음악은 하나였다. 오래전 고대 철학자들은 과학과 음악을 한 분야로 취급했다. Liberal Art 하면 오늘날 흔히 뭉뚱그려 인문교양으로 번역하는데 원래는 일곱 가지 분야를 아울렀다. 이것을 고대 그리스에서 문법 · 수사학 · 논리학으로 구성된 3할 (트리비움trivium), 그리고 대수학 · 기하학 · 천문학 · 음악으로 구성된 4학(콰드리비움Quadrivium)으로 구분했다. 과거에는 음악이 수학, 천문학과 함께했다. p. 7~8 피아노는 사실 긴 이름의 줄임말이다. 원래 이름은 훨씬 길다. 애초에는 '셈여림이 있고 사이프러스 나무로 만든 쳄발로un cimbalo dicipresso di piano e forte'였는데 줄여서 피아노포르테pianoforte 라고 불렀고, 그것을 다시 줄여서 지금의 피아노가 됐다. 이탈리아어로 '피아노piano'는 '약하게', '포르테forte'는 '강하게'라는 뜻이다. 즉 힘을 조절해서 건반으로 다양한 음을 낼 수 있다는 의미다. 피아노의 원형은 1700년께 이탈리아 피렌체 지역을 주름잡던 메디치 가문에서 악기 제작을 맡았던 바르톨로메오 크리스토포리Bartolomeo cristofori di Francesco 손에서 탄생했다고 전해진다. p. 56 음악가들은 바흐의 음악을 두고 흔히 이렇게 이야기한다. "세상이 멸망하더라도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만 있으면 모든 음악을 복원할 수 있다."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은 단순한 음악 모음집이 아니다. 24가지 조성으로 호모사피엔스의 희로애락을 담은 감정의 타임캡슐이다. 특히 이 곡집에서 절반을 차지하는 푸가는 다양한 감정이 복합적으로 발현되고 뒤섞이는 인간 감정의 입체적 특성을 투영한다. 그래서 흥미롭다. 하나의 선율로 된 성부의 뒤를 따라 비슷하되 조금 다른 성부가 뒤섞인다. 계속 새로운 성부가 하나하나 추가되면서 다층적인 곡이 완성되는 다성음악이다. 일종의 돌림노래라고 볼 수 있다. 조화롭되 그렇지 않은 약간의 어긋남이 곡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p. 59 교황청은 갈릴레이를 만나기 전에 이미 그를 어떻게 처분할지 결정해놓은 상태였다. 앞서 한 차려 루터의 종교개혁을 거치면서 권위가 땅에 떨어진 터라 교황청은 아주 예민했다. 갈릴레이의 과학적 발견과 탐구가 성경을 해석하는 신학자의 영역까지 침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구가 아닌 태양이 중심이라고 이야기하는 코페르니쿠스의 가설과 부합하도록 성경 문구를 재해석해야 한다고 말하는 갈릴레이의 주장은 이단으로 비춰질 뿐이었다. 교황청은 완강했다. 심지어 갈릴레이의 망원경이 악마의 속임수를 쓴다면서, 망원경에 자신들의 눈을 가져다 대는 것조차 거부할 정도였다. 결국 교황청은 갈릴레이의 주장과 발견을 두고 철학적으로 우매하며 신학적으로 이단적이라는 가혹한 판결을 내렸다. 그리고 그에게 서약을 강요했다. 갈릴레이는 태양이 하늘의 중심에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과 지구가 하늘의 중심에 있지 않고 이중으로 움직인다는 것, 이 두 가지 주장을 앞으로 절대 글이건 강연이건 어떤 형태로든 설파하지 않겠다고 서약할 수밖에 없었다. p. 110~111 질서와 작별하고 해방의 선율과 우주를 만나다 (하이젠베르크×쇤베르크) 20세기 초에 세상은 격변의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두 차례에 걸쳐 큰 전쟁을 치르는 동안 전통적인 세계관이 모두 파괴됐다. 무너진 세상을 빠르게 재건하려면 새로운 질서가 필요했다. 더는 과거의 안정된 질서에만 안주할 수 없었다. 이런 혼란은 예술과 과학, 철학에 이르는 모든 영역에서 새로운 사고방식이 태동하도록 이끌었다. 이것은 더 이상 배부른 철학자들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모두의 생존 문제가 됐다. 살아남기 위해 창조가 강요되는 시대였다. 역사와 전통은 그 권위를 의심받았다. 심지어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가치조차 위협받기 시작했다. p. 143 20세기 오스트리아 출신 작곡가 아르놀트 쇤베르크Arnold Schoenberg(1874~1951)는 이런 변화 속에서 음악의 본질을 고민했다. 음악은 무엇인가? 나를 둘러싼 세상과 풍경의 소리를 음으로 옮기는 예술이다. 쇤베르크는 세상 풍경이 바뀐다면, 이제 음악이 향하는 대상도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스트리아 빈의 궁정에서 울려 퍼지는 연주자들의 하모니는 더는 진실을 담지 못했다. 도심 속 노동자들과 호흡을 맞추며 돌아가는 기계의 심장박동, 전장에서 터지는 대포 소리와 총성이야말로 세상의 진실이었다. 다른 이들에게는 듣기 싫은 소음일지언정 쇤베르크에게는 새로운 영감의 재료였다. p. 144 1913년 3월 3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쇤베르크가 지휘하는 공연이 열렸다. 이날 공연에는 10대 시절부터 쇤베르크에게 직접 12음기법을 전수 받은 그의 두 제자 알반 베르크Alban Maria Jo- hannes Berg와 안톤 베베른Anton von Webern이 함께 음악을 선보였다. 베르크와 베베른은 쇤베르크와는 또 다른 방식의 12음기법으로 음악을 만들었다. 쇤베르크에게 작곡 과외를 했던 쳄린스키도 함께 무대에 올랐다. 당시 공연 리플릿에 따르면 가장 마지막인 다섯 번째 순서에 빈에서 걸출한 지휘자로 이름을 날리기도 한 구스타프 말러Gustav Mahler가 연주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말러의 연주가 시작되기도 전에 공연은 난장판으로 끝나버렸다. 관객에게 쇤베르크 일당이 선보인 12음기법 음악은 더없이 난해했다. 마치 기괴한 소음처럼 들렸다. 결국 네 번째 순서로 베르크의 연주가 진행되는 동안 관객들이 폭발해버렸다. 비싼 돈을 내고 고막을 고문당해야 하는 이 상황을 납득하지 못했다. 관객들은 당장 작곡가들을 정신병원에 집어넣어야 한다며 반발했다. 공연을 주최한 오스트리아 극작가 에어하르트 부슈베크Erhard Buschbeck는 객석에 있던 오스트리아의 또 다른 작곡가 오스카 슈트라우스 Oscar Straus와 주먹다짐을 했고, 결국 경찰까지 출동했다. 그래서 '스캔들 콘서트Skandalkonzert'로 알려진 이날 공연에는 '폭행 콘서트Watschenkonzert'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이 붙었다. p. 150~151 혼돈은 음악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같은 시대에 우주의 심연을 응시하며 새로운 혼돈을 발견한 젊은 물리학자가 있었다. 바로 양자역학 개척자인 베르너 하이젠베르크Werner Heisenberg(1901~1976)다. 그는 자연의 가장 작은 숨결인 원자의 움직임 속에서 보이지 않는 선율을 들으려 했다. 그의 연구는 뉴턴과 아인슈타인이라는 두 거장이 쌓아올린 고전물리학의 확고한 틀을 깨트렸다. 불확실성과 가능성이 교차하는 새로운 우주에서 춤을 줬다. 나아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거대한 우주의 탄생이 눈에 보이지도 않을 만큼 작은 세상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의 놀라운 단서를 보여주었다. p. 153 음악과 과학은 놀라우리만치 똑같은 역사를 밟아가며 진화했다. 중세 유럽의 세계관은 교회의 지배를 받았다. 대개 음악은 조물주를 찬양하기 위해 존재했고. 우주를 탐구하는 과학자들의 작업은 조물주의 창조 원리를 깨달아가는 과정으로 여겨졌다. 르네상스를 거치면서 인류는 종교의 굴레를 벗어나 스스로에게 주목하기 시작했다. 음악은 지극히 세속적으로 변모했다. 과학은 이제 더는 우주에서 조물주를 찾지 않았다. 조물주가 개입하지 않아도 물리법칙이 맞물려 돌아가는 기계 장치로서 우주와 생명을 바라봤다. p. 165~166 우주는 불확정성과 불협화음으로 시작됐지만, 그 혼돈 속에서 지금의 별과 은하가 탄생했다. 우리는 그 빛을 바라보며, 여전히 혼돈 속에 있다. 쇤베르크와 하이젠베르크는 그 혼돈이 새로운 창조의 시작임을 가르쳐준다. 불확정성과 불협화음은 결코 단순한 무질서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아름다움과 가능성의 전조다. 쇤베르크와 하이젠베트크는 우리에게 속삭인다. 우주는 모든 것이 그저 우연의 결과일 뿐이지만, 그 우연 안에서조차 우린 나름의 법칙을 찾아낼 수 있다고 말이다. p. 181 음악은 소리의 예술이다. 소리는 음악의 언어일 뿐 아니라 음악 그 자체, 음악의 생명과도 같다. 하지만 베토벤은 소리의 부재, 적막 속에서 환희를 노래했다. 마찬가지로 천문학은 빛의 과학이다. 수백 수천 광년 거리를 날아온 희미한 별빛 속에 우주의 모든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숨어 있다. 만약 우주의 모든 별이 빛을 잃고, 우주가 암흑 자체로 변해버린다면 천문학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우주의 모든 존재가 눈부시게 빛나는 것은 아니다. 빛의 정반대면에 위치한 존재가 있다. 바로 블랙홀이다. 블랙홀은 빛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 자체로 빛의 부재이자, 완벽한 어둠이다. 블랙홀의 존재가 드러나면서 천문학자들은 이제 빛이 아닌 어둠을 쫓게 됐다. '소리가 부재한 음악'과 '빛이 부재한 우주' 이토록 음악과 우주는 모순적이지만, 분명 존재하다. p. 200 블랙홀은 시간이 멈추고 공간이 휘는 우주 모습의 극단을 볼 수 있는 현장이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분명 작동하지만 그 효과가 미미하여 지구 위 평화로운 일상에서는 체감하기 어렵다, 블랙홀 정도로 압도적인 중력을 과시하는 존재가 있어야 겨우 티가 난다. 그래서 블랙홀은 우주에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입증하기에 가장 좋은 실험 무대가 된다. 그런 점에서 베토벤 음악은 특히 블랙홀을 닮았다. 시간을 왜곡하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시간의 예술인 것이다. 기존 다른 고전 음악가들은 주로 악보 위에 음 높낮이를 배열하는 방식과 멜로디와 화음으로 개성을 나타냈다. 단순히 음악을 음표가 뿌려진 공간으로 인식했다. 하지만 베토벤은 음악에서 시간을 읽었고, 템포에 주목했다. 음을 얼마나 촘촘하게 또는 여유롭게 배치하는가에 따라 감정은 격렬하게 벅차오르거나 평온하게 해소된다. 그는 음악의 공간에 시간을 더해 하나의 시공간, 바로 우주를 창조해냈다. p. 207 호킹 복사의 메커니즘에 따르면, 블랙홀은 짝을 잃고 소멸하지 못한 +의 에너지를 놓아주는 동시에 -의 에너지를 흡수한다. 그 사이 블랙홀 자체의 에너지도 점차 줄어든다. 아인슈타인이 증명했듯, 에너지는 곧 질량이다. 그러니까 호킹 복사가 진행되는 동안 블랙홀은 점차 질량이 줄어든다. 블랙홀이 천천히 증발하는 셈이다. 호킹 복사 가설에 따르면 결국 블랙홀도 영원하지 못하다. 아주 긴 시간이 흐르면 블랙홀도 모든 질량을 잃고 완전히 소멸할 수밖에 없다. 호킹은 영원불멸의 존재일 줄 알았던 블랙홀에 유한함을 안겼다. p.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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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클럽 #천문대에피아노가떨어졌다 #지웅배 #김록운 #천윤수 #우주서평단 #롤러코스터 천문학과 음악을 이렇게 연결지어 스토리텔링한다는 시도가 꽤나 신선하고 멋드러져 보인다. 이 조합으로 이미 렉처콘서트 즉, 음악과 강연이 결합된 형태의 공연으로 선보인 바 있고, 이번에 그 내용을 책으로 옮겨와 다시 한번 천문학과 음악을 사랑하는 독자들의 관심을 한데 모으고 있다. 케플러 x 바흐, 갈릴레이 x 드뷔시, 하이젠베르크 x 쇤베르크, 호킹 x 베토벤, 이렇게 4명의 천문학자와 4명의 음악가의 조합이 소개되고 있는데, 이중 첫번째와 마지막 조합을 특히 흥미롭게 읽었다. '케플러'라는 이름이 아주 낯설지는 않은데, 알고 보니 '케플러 우주 망원경' 의 그 케플러다. 독일천문학자인 케플러는 화성의 궤도가 완벽한 원이 아닌 옆으로 더 길게 찌그러진 원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는데, 쉽게 넘어갈 수 있는 작은 오차를 간과하지 않고 집요하게 파헤친 결과의 산물이다. 모든 음의 주파수 비율을 깔끔한 정수비로 맞춰 조율하는 방식을 '순정률'이라고 하는데, 이 경우 조성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없고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데 있어 제한될 수 밖에 없다. 깐깐한 완벽주의자였던 바흐는 이러한 기존 바로크 시대 음악가들이 주요 사용했던 순정률에서 벗어나, 평균율의 가능성을 탐구하고 이를 이용한 다양한 곡을 만들었다. 이를 토대로 해서 <<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 >> 이라는 음악 모음집을 만들었는데, 음악가들은 "세상이 멸망하더라도 바흐의 이 모음집만 있으면 모든 음악을 복원할 수 있다' 고 말하고, 음악의 '구약성서'라고 평가했다. 바흐가 왜 서양음악을 만든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는지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인데, 이러한 바흐의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나는 무엇보다 음악에 이러한 주파수, 수학적 조화가 연관되어져 있다는 사실이 굉장히 뜻밖이었다. 이 평균율을 찾아낸 음악가가 바로 갈릴레오의 아버지라는 사실에서 천문학과 음악이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 또한 말해 준다. 마지막에 소개된 '호킹과 베토벤' 의 조합은 다소 감성적으로 다가왔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바로 신체적 결함의 한계를 초월한 과학과 예술적 성공이라는 점인데, 알다시피 루게릭병으로 굳은 몸과 목소리조차 낼 수 없었던 호킹은 침묵 속에서 블랙홀과 그 너머의 세상을 탐구한 인물이다. 호킹의 이론이 지금껏 단 한번도 관측으로 입증된 적이 없다고 하는데, 이런 점이 위대한 업적에도 불구하고 단 한번도 노벨상을 수상하지 못했던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고 한다. ' 호킹은 루게릭병을 극복한 위대한 물리학자가 아니라, 그 자체로 위대한 물리학자 ' 라는 저자의 말이 상당히 인상깊다. 청력상실을 앓았던 베토벤의 위대한 음악적 업적은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청력을 잃기 시작한 초반 그의 작품에서 높은 음은 8% 정도 차지했지만, 청력의 상실이 점차 심해지면서 높은 음의 비율도 줄어들고 겨우 들을 수 있는 낮은 음역에만 매달리게 되는데, 청력을 완전히 잃은 시점이 되어서야 그는 고막이 아닌 상상에 의해 본인이 추구한 음악세계를 이룰 수 있었다. 이 때 나온 곡이 그의 마지막 교향곡이자 가장 규모가 큰 작품인 << 교향곡 제 9번 D단조 >> 이고, 마지막 4악장에는 처음으로 합창을 도입했는데, 이것이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 합창 교향곡 >> 이다. 천문학, 음악 자체도 좋지만 이렇듯 관련된 인물에 대한 이야기도 매우 흥미롭고, 이성의 대표격인 천문학과 감성의 대표주자인 음악이 이렇게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하다. 책을 읽고 나니 음악이라는 것이 의외로 정교하고 이성적인 학문이라는 사실과 천문학의 낭만과 감성을 느껴볼 수 있었다. 책 속 곳곳에 배치된 아름다운 그림과 사진은 눈을 즐겁게 해주고, 책 속에 수록된 총 12곡의 QR코드를 통해 음악감상도 가능하다. @woojoos_story 우주 모집 롤러코스터 출판사 도서 지원으로 우주서평단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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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대에 피아노가 떨어졌다> 지은이 : 지웅배 · 김록운 · 천윤수 출판사 : 롤러코스터 이 책은 장르를 고분고분 따르지 않는다. 천문대 돔 위로 피아노가 쿵 하고 떨어지는 순간, 망원경과 악보가 서로의 언어를 번역하기 시작한다. 🎹✨🔭 “행성의 궤도에서 찾아낸 바흐의 화음부터 무조음악과 공명한 양자역학까지” 이 한 문장은 이미 하나의 별자리다. 1️⃣ 우주의 악보 : 행성과 바흐 행성의 공전 주기를 읽다 보면 어느새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의 푸가가 들린다. 궤도는 원이 아니라 리듬이고, 중력은 침묵 속의 베이스 라인처럼 깔린다. 이 책은 천문학을 숫자의 언어로 설명하면서도 그 숫자들이 만들어내는 조화에 귀를 기울이게 한다. 우주가 거대한 파이프오르간이라면 별들은 공기의 떨림으로 존재를 증명하는 음표들이라고나 할까. 🌠 2️⃣ 무조와 양자 : 불확실성의 화성학 20세기 음악이 조성을 해체했듯 양자역학은 세계의 확실성을 해체했다. 입자는 파동이고, 화음은 불협일 수 있다. 불확정성 원리는 마치 현대음악의 긴장처럼 해결되지 않은 채 우리를 붙든다. 무조음악을 듣는 일은 양자 세계를 이해하려는 시도와 닮았다. 어색함을 견디는 용기, 해석을 유보하는 태도. 🎼⚛️ 3️⃣ 이성과 감성의 중첩 상태 이 책의 진짜 매력은 과학을 예술에 비유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성과 감성은 서로의 반대편에 있지 않다. 관측되기 전까지는 둘 다 가능성의 상태로 겹쳐 있다. 읽는 동안 나는 실험실과 공연장을 동시에 드나들었다. 백색광이 프리즘을 통과하듯 하나의 질문이 여러 색으로 분해된다. 🌈 4️⃣ 네 개의 평행우주 이 책은 네 가지 테마를 통해 과학과 예술이 맞닿는 접점을 보여준다. ㅡ 질서와 조화 ㅡ 해체와 혁명 ㅡ 구조와 즉흥 ㅡ 법칙과 우연 각 장은 서로 다른 우주처럼 보이지만 결국 한 점에서 만난다. 그 점은 바로 ‘인간의 질문’이다. 📚 이런 이유로 추천해요! ✔️ 과학을 좋아하지만 공식보다 이야기로 만나고 싶은 사람 ✔️ 예술을 사랑하지만 이면의 구조가 궁금한 사람 ✔️ 별을 보며 음악을 듣는 습관이 있는 사람 과학이 차갑다고 말하는 순간, 이 책은 조용히 피아노 건반을 눌러버린다. 그리고 우리는 깨닫는다. 우주는 계산되지만, 동시에 울린다는 사실을. 🎹🌌 ------- 마흔을 훌쩍 넘기고 나니 세상은 대부분 계산기로 보였다. 이율, 건강검진 수치, 퇴근까지 남은 시간. 그런데 이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숫자가 음표로 변했다. 행성의 궤도가 바흐의 화음이 되고, 양자역학의 불확실성이 내 삶의 흔들림을 다정하게 안아주었다. 완벽하지 않아도, 아직 모르는 게 많아도 우주는 여전히 아름다운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 이 책은 과학을 설명하면서 내 안의 오래된 감각을 깨웠다. 별을 올려다보던 소년이 여전히 내 안에 살아 있다는 것을, 그 소년이 아직도 음악을 듣고 있다는 것을 조용히, 뜨겁게 알려주었다. 나는 다시 조금 행복해졌다. 🌌🎹 #천문대에피아노가떨어졌다 #과학과예술 #이성과감성 #천문학 #양자역학 #인문과학 #책추천 #우주클럽 #우주서평단 #롤러코스터출판사 #지웅배 #김록운 #천윤수 #윤하 #정휘 #과학쿠키 #최유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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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문대에 피아노가 떨어졌다. 이 추락은 경계의 추락을 뜻하지 않을까. 과학과 음악은 서로 다른 언어로 같은 질문을 던진다. “보이지 않는 것을 어떻게 믿을 것인가.” 천문학이 하늘의 질서를 읽는 일이라면, 음악은 시간의 질서를 듣는 일이다. 둘 다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을 측정하고, 기록하고, 사랑하려 한다. 이 책은 천문학자 지웅배(우주먼지)와 피아니스트 김록운, 작가 천윤수가 “시공간의 공명”을 한 권으로 옮겨온다. 그리고 구성이 아름답다. 네 쌍의 인물을 4악장처럼 엮는다. 케플러와 바흐. 완벽한 원을 포기하고 타원을 받아들이며 더 큰 질서를 발견했던 사람들. “오차”를 견디는 태도가 오히려 조화를 만든다는 사실이 이 첫 악장에서 또렷해진다. 갈릴레이와 드뷔시. 달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째서 음악의 언어로도 번역되는지, 낯선 화성의 문법이 어째서 새로운 우주관과 닮았는지. 새로운 것을 본다는 건, 기존의 “아름다움”을 한 번 배신하는 일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하이젠베르크와 쇤베르크. 확정할 수 없음, 불확정성이라는 진실을 정직하게 끌어안는 순간 세계는 더 불안해지지 않고 오히려 더 정확해진다. 모호함을 제거하려는 집착이 아니라, 모호함을 다루는 기술을 말한다. 그게 과학에도, 음악에도, 그리고 우리의 삶에도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건넨다. 그리고 호킹과 베토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가 중 하나인 베토벤에게 “침묵”을 새롭게 배운다. 소리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계속되는 음악. 몸이 막혀도 사유가 닿는 곳이 있다는 인간의 가능성. 우주는 멀고, 인간은 약하지만, 그 사이를 연결하는 것은 단지 지식이 아니라 의지와 감각이라는 것도 알려준다. 책의 방식도 맘에 들었다. QR코드로 음악을 들으며 읽고, 도판을 따라가며 장면을 상상하게 만든다. 그래서 이 독서는 “이해”만으로 끝나지 않고 나의 한 가지 경험으로 남는다. 내 안에서 한 번 더 울린다고 해야 할까. 우리의 삶에도 천문대 위로 피아노 한 대쯤 떨어져도 괜찮지 않을까. 경계가 무너질 때에만 새로운 우주가 시작되니까. 🌌 @woojoos_story 우주 모집 롤러코스터 줄판사 도서 지원으로 우주서평단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우주클럽 #천문대에피아노가떨어졌다 #우주먼지 #우주서평단 #롤러코스터출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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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대에 피아노가 떨어졌다』를 읽으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나는 너무 나눠서 생각해왔구나”였다. 과학은 이성, 음악은 감성이라고 단정 지어온 사고가 이 책 앞에서 자연스럽게 무너진다. 저자는 천문학과 음악을 연결하며, 서로 전혀 다른 것처럼 보이는 두 영역이 같은 원리와 질문 위에 서 있음을 보여준다. 별의 질서와 음계의 구조, 우주의 리듬과 음악의 박자. 설명은 명료하지만 메시지는 깊다. 결국 이 책은 인간이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다. 왜 지금 이 책이 필요한가. 우리는 점점 더 분야를 세분화하고, 전문성이라는 이름으로 경계를 세운다. 하지만 창의성은 경계 너머에서 시작된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특히 공감할 것이다. 융합적 사고가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우리는 과목을 나누고 점수로 구분한다. 이 책은 그 고정관념을 부드럽게 흔든다. 읽고 나면 시야가 조금 넓어진다.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단선적이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이 든다. 지식 이상의 통찰을 얻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한다. 과학을 좋아하는 사람도,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도 결국 같은 질문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도서협찬 #우주서평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