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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읽고 그 어떤 말도 필요없이 딱 한마디만 하고 싶을 때가 있다. 바로 이 작품같은 작품 말이다. "걸작이다!" 한 마디면 족한 작품, 그야말로 걸작, 미스터리의 걸작이고 나의 베스트 작가군 최상위권에 이 책으로 작가는 올라서게 되었다. 아, 내가 아끼고 아끼다 읽은 보람이 있었고 한편으로는 좀 더 빨리 읽을 걸 하는 생각도 드는 만감이 교차하는 휴먼 미스터리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댐은 보통 산에 있게 마련이다. 낙차가 높아야 수력 발전소의 역할도 할 수 있고 그래서 큰 댐일수록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은 고립될 수 있다. 이렇게 들어올 수 있는 곳이 하나뿐이고 한 겨울이면 고립무원이 되는 곳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산을 좋아하고 겨울 산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매력적인 직장이다. 가즈시와 도가시는 그런 남자였다. 그랬기에 무모한 겨울 산행을 하는 사람들을 구조하러 갈 수 밖에 없었고 거기서 부상을 당한 가즈시와 두 명만 남기고 혼자 구조요청을 하러 오던 도가시는 화이트아웃을 만나 잘못 길을 들어서는 바람에 가즈시를 구조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시달리게 된다. 가즈시의 약혼녀 지아키는 시간이 지나도 떠난 가즈시를 못 잊어 그가 일하던 댐을 방문한다. 그런데 하필 그때 댐에 진입하던 붉은 달 일당에게 인질로 잡히게 된다. 댐과 스키장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모두 그들에게 잡히고 도가시 혼자만 그들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다. 처음 카피를 보고 산악 모험인 줄 알았다. 참 나. 화이트아웃이 나온다고 산악 모험이라고 쓰다니 그 발상이 놀랍다. 거기다가 표지에서는 왠 웃는 스키어? 작품이 좋으니 용서를 해준다. 정말. 댐을 접수하고 오십억엔을 요구하는 붉은 달과 그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는 경찰들의 모습과 그 사이에서 혼자 동료는 구하지 못했지만 동료의 약혼녀만은 구하겠다는 집념을 불태우는 가즈시, 그리고 미묘하게 틈을 보이는 붉은 달 조직원들의 모습, 거기에 인질로 잡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지아키의 모습까지 모든 것이 스릴과 감동의 도가니다. 화이트아웃은 산에서만 만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살다보면 누구나 한번쯤 사방이 하얗게 가로 막혀 숨도 못 쉴 정도의 일을 겪게 마련이다. 그때 누군가는 잘못된 길로 방향을 잡고 누군가는 주저 앉아 화이트아웃이 물러가기만을 기다리고 누군가는 제대로 대처를 한다. 누구라도, 그 어떤 길을 갔더라도 자신의 잘못은 아니다. 화이트아웃을 만난 것이 자신의 탓이 아니듯이. 하지만 한번 겪은 일에서 무언가 얻어 두번째 그것을 만났을때는 좀 더 현명하게 대처하려고 애를 쓴다. 그때가 후회되기 때문이다. 화이트아웃은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시련이기도 하지만 인간의 삶이 인간을 단련시키는 힘이기도 하다. 이 작품이 마치 인간 승리 드라마인 것처럼 묘사하고 있는데 그것도 있지만 작가가 심포 유이치인 만큼 미스터리와 반전 또한 대단하다. 한정된 무대에서의 스펙타클을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작가의 힘과 마지막 독자를 화이트아웃에 휩싸인 듯한 느낌이 들게 만드는 반전은 왜 심포 유이치를 극찬하지 않으면 안되는지 이 작품에 걸작이라는 말말고 다른 말이 필요없는지를 깨닫게 해준다. 정말 이 작가 멋있다. 정말 짜임새있고 격조있는 작품을 모처럼 읽었다. 슬프고 아름답고 무섭고 감동적인 추리소설 그 이상의 드라마틱한 작품이다. 작품 자체가 화이트아웃이었다. |
| 개인적으로 이 작가의 소설로는 두 번째 읽는 것이다. 이보다 먼저 읽은 ‘스트로보’에서 책은 읽지 않았지만 이미 알고 있던 그의 명성을 확인하였다면 이 소설로 다시 감탄을 하게 되었다. 몇 년 전 일본 영화로 만들어져서 상영된 것을 보고 약간은 멀리한 소설이기도 하다. 영화로 만들어진 소설에 대해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단순한 줄거리에 많은 비중을 두던 시기였다. 하지만 어떤 경로에서인지 이 소설이 대단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다른 영화 원작을 읽으면서 영화에서 다루어지지 않은 숨겨진, 아니 표현되지 못한 재미를 가졌기에 약간의 기억과 더불어 열심히 읽어보려고 하였다. 책을 구해놓고 1년이 지났지만 놓아둔 곳을 찾지 못해, 다른 책에 시선이 먼저 가서 미루어 두었다. 우연히 이리저리 책을 옮기다 이 책을 발견하고 우선적으로 읽었다. 물론 이렇게 된 원인 중 하나가 이전에 읽은 그의 소설이 준 재미와 만족 때문이다. 소설은 시작부터 마지막 에필로그까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사건 발생 3개월 전 요시오카와 도가시는 산에서 조난당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출발하고, 여기서 부상당한 요시오카가 강풍에 휘말려 죽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리고 소설 속 테러집단 <붉은 달>에 의해 폭사된 한 가장의 이야기와 함께 댐과 인질납치를 위한 준비가 시작된다. 사건 발생 전 죽은 요시오카의 약혼녀가 약혼자의 근무지를 보려다 안내자는 살해당하고 그녀 자신은 테러집단에 납치가 된다. 주인공 도가시는 댐 근처를 방문한 자를 찾아가다 먼저 가던 동료가 죽는 것을 보고 필사적으로 도망친다. 이후 그는 자신의 요시오카 구조 실패와 자신보다 먼저 죽은 동료들에 대한 죄책감과 후회에 의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아니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하면서 싸워간다. 산악모험소설이라 불리는 이 소설에서 주인공의 능력은 그 자신만의 힘이 아니다. 그가 싸워야 하는 것이 테러집단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는 자신의 가슴속에 묻힌 요시오카의 죽음과 끊임없이 내리는 눈과 최악의 자연 환경과도 싸워야한다. 보기에는 아름다울지 모르지만 충분한 장비도, 시간도 없는 상황에서 눈덮힌 산은 너무나도 거대한 벽이자 적이다. 그리고 자동화기로 무장한 테러범들의 존재는 우연의 연속을 바라기에는 너무나도 위험하다. 하지만 그는 최후의 한순간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마지막 한 발짝을 더 내밀게 하는 것은 슬픈 과거 속에 존재하는 요시오카의 기억이다. 과거에 발생한 실패와 아쉬움과 슬픔이 힘이 되는 것이다. 소설이 주는 매력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빛나는 문장과 섬세하고 치밀한 묘사는 읽는 재미와 함께 몰입도를 높여주었다. 가끔 영화 속 주인공인 오다 유지와 마츠시마 나나코의 모습이 두 사람의 행동에 겹쳐 보여 이미지에 파묻히기도 하지만 영화가 놓치고 변형시킨 내용을 생각하면서 책이 주는 매력과 재미에 빠졌다. 영화에 실망을 느낀 사람들이 이 소설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소설은 영화를 훨씬 넘어선 재미가 있다. 영화가 마지막에 강한 일본색을 보여주면서 우리의 정서에 맞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소설은 마지막에 갈수록 생각하지 못한 결말과 함께 깊은 감동을 자아낸다. 마지막 도가시가 보여주는 사투와 지아키의 극한 경험이 불러오는 묘한 배려와 울림은 영화 속에서 볼 수 없었던 최고의 장면이자 감동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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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고, 이것은 영화로 만들면 좋겠다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라고 분류할 수 있다. 이미 영화화되었지만, 이 정도로 영화처럼 쓴 소설은 쥬라기공원,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 등 내가 본 책 중에서 추천할 만한 것은 몇 권 안 된다. 화이트 아웃 영화는 그다지 인기를 끌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일단 소설로 보고 나니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내용 자체는 식상하다고 볼 수 있다. 다이하드 , 클리프행어 , 익스트림 OPS 세 영화를 미리 본 사람이라면 그 셋의 혼합이라 간단히 생각할 수도 있다. 테러리스트와 주인공의 활약 면에서는 다이하드, 배경 및 설정 조건 대해서는 클리프행어, 스케일에 대해서는 익스트림OPS 라고 해야할 까? 개인적으로 짜집기는 좋아하진 않지만, 모방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이런 비슷비슷한 장르 중에서 장점만 모아서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 낸다면 그것도 의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래도 인기를 끄는 것은 처음에 나온 한 작품에 불과하게 될 것이지만 말이다.
처음에 요시오카의 죽음 부분은 충분히 나를 이 책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나름대로 감동적인 부분이 이사카와 계장의 시신 앞에서 도가시가 맹세하는 부분. 물론 살아남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변명거리를 찾고 싶어하고, 자기합리화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 하지만, 그것을 위해서 자신의 한계 이상의 댓가를 치르기 위해 각오하는 모습은 단순한 자기합리화라고 보기는 힘들다. 책임감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일종의 사명감, 각오, 결심과 같은 순수한 마음가짐은 때로는 사소한 것일지라도 사람의 마음을 다시 보게끔 해준다.
아직 상권까지 밖에 읽지 않았지만, 오랜만에 접한 소설이라 그런지 느낌이 좋다. 뭐 도가시의 액션 부분이 미흡하고, 너무 주인공이면 이긴다라고 하는 설정이 티가 나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반전의 묘미도 있다. 흥미위주의 소설이라는 점에서 약간 점수를 깍을 수는 있지만 수작이라고 생각된다. 영화도 꼭 봐야겠다. [인상깊은구절] 제일 무서운 것은 자기 자신이 절망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