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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여행서가 아니다. 아니 여행서라고도 할 수 없다. 적어도, 우리가 알고 있는 여행, 문화와 유적을 둘러보고, 멋진 풍광을 만나고, 낯선 음식들을 먹고, 사진을 찍고, 느낌을 말하고 하는 그런 종류의 여행서가 아니다. 많은 곳을 다니고, 성찰을 하고, 자신을 둘러보고 하는 종류의 여행과도 다르다. 이 책의 저자 독일의 파비안은 자신이 고안한 자신만의 방식의 이 여행을 수련 여행이라고 불렀다. 우리나라에는 워킹 홀리데이라고 알려진 개념이 있다. 여행 경비를 충당하기 위하여 발급받는 비자인데, 1년 정도 호주나 캐나다 같이 우리나라와 상호 비자 제휴를 맺은 나라에서 머물며 일을 할 수 있는 제도이다. 귀하게 자란 아들 딸들이 외국어 공부도 하고 돈도 번다는 환상을 가지고 떠나지만, 도축장이나 농장, 막노동판, 혹은 한인업체에서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오는 경우가 많다. 비슷하지만 핵심이 다르다. 체류를 위해 아무일이나 닥치는대로 하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그렇다. 우선 '수련 여행'을 한 저자의 여행방식이 우리가 알고 있는 여행과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자. 첫째, 돈없이 여행했다. 그는 통장에 약 30만원 정도를 가지고 떠났다. 해외 여행을의 필수 조건은 여행에 필요한 경비를 마련하는 것이다. 돈은 떠날 자유를 앗아간다. 떠나고 싶어 일을 하기 시작하면, 떠나고 돌아왔을 때 돌아갈 일자리를 잃기가 두렵기에 망설인다. 원대한 계획을 가질 수록 더 많은 경비가 필요하다. 청춘에게 떠나고 싶을 때 훌훌 떠날 수 있는 돈이란 좀처럼 손에 쥐어지지 않는다. 파비안은 여행을 가기 위해 노동력을 저당잡히는 대신 여행을 가서 벌기로 했다.
둘째, 그는 준비되어 있었다. 여행을 가서 일을 한다는 앞서 이야기한 워킹 홀리데이와 비슷하지만, 그는 다르게 접근했다. 그는 쉽게 찾을 수 있는 막일, 착취당하는 제3국의 이민자같은 일을 하지 않았다. 자신의 전문성을 인정받는 일,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커리어에 어떤 식으로라도 도움이될 수 있는 일, 그리고 그가 '일'로서 만족감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하기로 했다. 이것이 중요하다. 어디든 어느 나라에 가서건 자신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그것으로 적어도 머물고 먹을 수 있는 만큼의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일. 대단한 건 아니다. 그는 아직 서른살, 대학을 막 졸업했고, 프리랜서로 일한 경력이 있다. 인테리어 학부를 졸업했지만, 전공과 관련된 경험은 풍부하지 않았고, 디자인과 사진은 학비를 벌기 위해 계속 해왔던 일인 것 같다. 일을 하는 댓가로 여행의 최소 경비인 숙식만 제공받으면 되는 일을 했다. 재능 기부를 통해 자신이 전문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제공하고 그 댓가로 잠잘곳과 먹을 것만 제공받겠다는 소박한 마음가짐이 그에게 전문 일자리를 제공한 셈이다.
언어가 다른 문화에서 전문성을 인정받는 일을 하려면 어떤 전문성이 있어야 하는 걸까? 게다가 그는 한 나라에 3개월 이상 체류하지 않기로 한다. 그나라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되는 일 중에서, 단기로 끝낼 수있는 일, 단순노동이 아니면서 전문성의 범위 안에 있는 일, 그런 것이 어떤 일이 있을 수 있을까. 만국 공통의 언어가 통용되는 예술쪽의 직업이라면 가능할 것이다. 저자는 인테리어 디자인을 했지만, 프리랜서로 사진을 찍고 웹디자인을 했던 경력이 있었기 때문에, 디자인, 문화 쪽 키워드가 통하는 계통의 일을 찾아 끊임없이 이메일을 보내고 자신을 피알했다. 말로 하는 일을 제외한다면 어떤 계통이라도, 파비안이 했던 방식대로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 듯하다.
그가 찾은 직업 대체로 이런 것들이다. 상해에서 건축 사무소, 인도에서 실험적 건축 프로젝트 그룹의 일, 말리이지아에서 디자인 위크 홍보대사, 호주에서는 무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사진기자의 보조업무 등이었다. 계속 블로깅을 하며 인맥을 이용하여 세계 각국의 친구들에게 일자리와 관련된 조언을 구했고, 일자리가 구해지는 곳을 따라 여행을 했다. 그리 많은 곳을 간 것도 아니었다. 2년 동안 대략 대여섯 나라에서 일하고, 그 속에서 그 곳 사람들이 걷는 후미진 골목을 걷고, 그곳 사람들이 타고 다니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그곳 사람들 속에서 그들이 사는 똑같은 삶을 일상으로 경험했다.
셋째, 다섯 개 대륙을 골고루 가기로 한다.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의 모든 대륙에서 적어도 한 번은 일을 한다는 것이 그의 여행 십곕명 중 하나였다. 집에서 500km 반경 내로 떠나지 않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그리운 연인을 만나기 위해 어겼다. 계획대로 꼭 되지는 않는 것. 그는 한 군데 머물지도, 떠돌이처럼 떠돌지도 않았다. 여행의 목적은 수많은 나라를 돌아다니며 많은 것을 보는 게 아니었다. 그렇다고 일을 위해 한군데에 계속해서 머물지도 않았다.
그러나, 시련이 따랐다. 가장 큰 시련은 그가 처음부터 운명처럼 우려했고 그래서 더 다짐했고 서로에게 약속했던 일.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서로 헤어지지 말자는 연인과의 약속이었다. 그가 자신의 집과 500km 반경 내로는 여행하지 않겠다는 스스로의 룰을 어기고 연인이 있는 땅을 밟았을 때, 그녀는 자신이 설계한 그녀의 인생에서 그가 있을 자리를 빼버림으로서 그의 부재에 적응했다.
저자는 이 여행의 기획을 중세시대 장인이 되려면 기술교육을 마친 뒤 필수 코스처럼 해야 했던 여행과, 17세기중반부터 19세기초반까지 유럽의 상류층 사이에서 유행했던 그랜드투어에서 가져왔다. 그는 유럽의 특권 계층들이 여행을 통해 전환점을 마련했던 것처럼 인생의 도약이 되는 여행을 하고 싶었다.
낯선 곳, 낯선 음식, 낯선 사람들, 아무도 시선도 주지 않고 존재마저 투명인간처럼 느껴지던 상해에서의 어느 날, 그가 외로움에 지쳐 술에 취해 겨우겨우 집에 들어가던 새벽녂 그는 찡하는 순간과 대면하게 된다. 지인의 부모님 집의 옥탑방에 짐을 풀고 숙식을 시작하였으나, 그에게 쌀쌀맞게 대하고 유령취급하던 집주인이 새벽까지 그가 들어오지 않자, 온 집안에 불을 밝혀놓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대문 앞에 쪼그리고 앉아있는 풍경을 마주한 것이었다. 그가 다가가자 그들은 살며시 등을 밀어 그를 집안으로 들여보내고 현관등, 거실의 방 불이 차례로 꺼진다. 독일인들은 좀 다르긴 하지만 겉으로 친절을 베풀고 서로를 배려하는 말을 하는 문화가 몸에 밴 서양인의 눈엔 동양인들의 표정없음이 차갑고 화난 것처럼 보인다는 말을 들었는데, 이런 문화적으로 다른 동양적 코드의 배려와 진정어린 마음씀의 몸소 체험한 것이었다. 그는 아침마다 따뜻한 빵과 조간신문을 사기 위해 잠옷 바람으로 거리를 활보하는 상하이 시민들, 일요일이면 공원 연못에서 금붕어를 낚는 사람들과 함께 상하이에서 그들과 함께 그 고단한 일상을 삶속에서 고스란히 녹여 내고 있었다.
"어떤 친절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울림으로 남아 다른 이들에게 전파되기도 한다". 유학시절 뉴욕의 핫도그 장수가 베푸는 친절에 참혹한 외로움을 넘길 수 있었던 아짐은 쿠알라룸프르에서 진행되는 디자인위크 준비위원장으로, 자신이 받은 친절을 그대로 그 땅의 이방인 파비안에게 베풀었고, 그는 우연이라고치기에는 너무나도 과분한 대접을 받으며 쿠알라룸프르에서의 여행을 시작한다.
2010년 1월 상하이에서 시작한 여행은 말레이지아의 쿠알라룸프르를 거쳐 인도의 벵갈루루,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에디오피아의 아디스 아바바, 그리고 마지막 유럽으로 돌아와 애인에게서 이별의 통보를 받을 때까지 1년간 1라운드가 끝난다. 실연의 아픔을 딛고 다시 벵갈루루에서, 쿠알라룸프르로, 호주의 브리즈번, 그리고 다시 쿠알라룸프르에서 샌프란시스코, 코바의 아바나, 도미니카 공화국의 산토도밍고, 콜롬비아의 메데인을 끝으로 그는 2라운드의 여행을 끝냈고, 매일 썼던 일기와 블로그 사진등을 토대로 책을 내었고,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가 전문성을 버리지 않고 직업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는 물론 그의 지칠줄 모르는 구직활동과 여행에 대한 불타오르는 의지도 있지만, 쿠알라룸프르와 같은 곳에서 큰 국제적 행사의 운영요원과 홍보 대사를 맡게 되는 것과 같은 중요한 프로젝트들을 맡을 수 있었던 행운은 백인이라는 그의 인종적 특성과 수려한 용모도 한 몫 거들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말이 제법 잘 통하는 영어권의 나라 호주 브리즈번에서 그토록 구직 활동을 했어도 직업을 구하기 어려웠다는 사실이 그것을 잘 반증한다. 디자인위크라는 국제 행사에 재능기부를 하겠다고 나타난 독일 청년이 재기발랄하고 유머감각과 쇼맨쉽을 가졌을 때,쿠알라룸프르라는 국제 도시에서 수려한 용모의 독일 청년은 자국민에게 홍보 수단으로서의 가치가 부풀어졌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그저 유행처럼 베낭을 메고 책자 하나를 들고 자기를 찾겠다고 떠나려는 학생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여행이라는 환상을 버리기 위해 혹은 여행이라는 환상을 진짜로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들이 필요한지를 깨달을 수도 있고, 그의 여행을 통해 여행이 아닌 삶의 여정으로서의 자신의 일상과 일들을 바라보는 성찰을 경험할 수 있을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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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니맨, 여행하는 남자
별다를 것 없는 여행기려니 생각했다. 여행은 이제 일상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아직도 해외여행이 일상이 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엄청난 사람들이 외국여행을 경험하고 있다. 물론 대부분 단발성, 단기간의 훔쳐보기에 지나지 않지만. 그래도 이국의 문화나 문물을 접한 사람들은 엄청 증가했다. 이제는 지도상의 작은 나라며 도시로 향하는 사람도 많이 늘고 있으니. 여행이 점점 생활이 되어 갈 것 같다. 하지만, 수련여행 일단 긴 여행이라는 뉴앙스를 풍긴다. 그리고 어떤 분야에서 수련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시간의 노력과 땀이 있어야 얻을 수 있는 결실, 그 과정 수련은 자신을 점점 완성시켜가는 단계가 아닐까? 일과 사람들을 통해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여행 또한 쉽지가 않다. 우리네 사람들이 좋아하는 단지 한 나라의 명승지를 잠시 돌아보는 그런 여행은 관광이라고 말하고 싶다. 자신의 의지를 가지고 사람과 자연, 사회 그리고 문화와 부딪치면서 배워나는 것이 여행이라고 생각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의 끈끈한 정이 아닐까. 수련이라. 무엇인가를 보고 경험하면서 배운다는 것, 무엇을 배울지, 어떻게 받아들일지 자못 궁금했다. 여행과 수련, 인간의 역사 대부분 선진문물을 경험하고, 그것을 채득하여 더욱 깊게, 넓게 확장시켜 돌아와 자신의 세계를 개척하고, 문화를 발전시켜 나간다. 젊은 편인 저자가 무엇을 배우려 하는지 는 정확히는 몰라도 이런 수련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언어와 사람을 대하는 자세가 중요한 것 같다. 문화는 달라도 사람이 사는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사람이다. 말 한마디도 통하지 않는 중국 농민공들, 그들이 열어준 환송식은 동양인에 대한 편견에 사로 잡힌(?) 마음을 녹여준 횃불이었다. 시작이 좋으면 끝도 좋다는 말처럼, 이런 배움을 기본으로 하여 여행의 장이 열린다. 마음을 연다는 것, 쉬운 일이면서도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우리 주변에 늘려 있는 사람들, 그들은 내게 어떤 사람들인가? 대부분 스치고 지나가는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저런 이유로 만나서 함께하는 사람들, 다툼과 의기투합 그리고 헤어짐, 가장 기본적인 먹거리와 잠자리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된다. 우리는 끊임없이 배워야 하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아는 것도 적지만 끊임없이 새로운 물결의 파도 위에 서서 쌩쌩 달려나가야 하기 때문에. 큰 결심을 하고 정한 여행의 수칙들, 실제 여행을 통해서 조금씩 변경되고 무너진다. 원칙이란 것은 지키기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 배움을 주기 위한 조금의 제약에 지나지 않는다.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운 것은 새로운 날개가 되어 훨훨 날아가게 해줄지도 모른다. 단지 잠시 스쳐가는 여행자의 시선으로는 그 나라 사람들을 이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몇 년몇 그곳에 거주해도 현지인과 현지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함께하고 마음을 열고, 같이 고민하면은 조금은 더 쉽게 현지에 다가 갈 수 있는 것 같다. 조금의 돈으로 큰 뜻을 가지고 시작한 여행, 하지만 쉽지는 않다. 가장 큰 상실은 아마 애인의 떠나버림, 그녀의 말처럼 현실적으로 곁을 지켜주는 그런 연인이 필요함을 몰랐다. 자신들의 사랑에 대한 너무 큰 확신을 가졌었기에, 이런 상처로 여행을 통해서 씻어버리고, 점점 더 성숙한 한 사람이 되어간다. 점점 커가는 자신을 본다는 일은 행복한 일이고, 축복이다. 무엇보다 “삶을 위한 여행”을 통해 자기를 돌아보고, 타인들에 대한 배려 “ 먼저 미소를 지어야 행복이 온다.” 에서 점점 발전한다. “현지의 문화와 관습을 존중하고, 그 ‘다름’을 인정하며 가능한 한 수용하는 자세를 지켜야 한다.”는 진정한 여행자의 도리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여행을 하는 이들에게 가장 좋은 충고가 아닐까? 내가 여행을 하지만, 그 사회에 들어가는 것이기 그 사회의 일원이 되는 것이 가장 좋은 여행일 것이다. 함께 일을 한다는 것은 같아지는 것이 아닐지. 여러 가지 정의가 있겠지만, . 여행에 대한 저자의 표현 중 ”관광은 밝은 빛을 보는 여정이지만 여행은 빛 뒤에 가려진 어둠까지 봐야 하는 여정이다.”이 가장 와 닿는다.
많은 배움과 볼거리가 있는 책이지만, 우리의 눈높이를 맞추어주는 그런 여행 책은 아니다. 여행기이지만, 현지에 비교적 길게(?) 머물면서 일을 하고 관광이나 여행에 대한 이야기는 적다. 하지만, 수련여행이라는 아이디어를 눈 여겨서 보기를 바란다. 워킹할리데이보다 더 효율적인 일하면서도 여행하고, 현지인과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싶다. 물론 직업을 구하기 위한 노력과 자신의 실력을 먼저 갖추어야 하겠지만 왜? 우리가 여행을 꿈꾸며, 여행을 하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고, 왜 여행을 하려고 하는지 더 곰곰이 생각해보시기를. 길 위에 서서, 길을 걷다 문덕 자신의 길을 발견할 수 있으니. 많은 사람들이 여행의 문턱에 서 있다. 그 문턱을 넘지 못하고 준비에만 몰두하는 것을 많이 본다. 그 선을 넘고 맹렬히 나아가라. 그 너머의 세계에 발을 디디는 순간, 다른 세상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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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라고 말은 하지만 겨우 관광 수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관광 수준이라니, 그게 어때서? '관광 수준'이란 말에 비친 어감에 비하가 담겨 있는 듯 하다. 내가 이렇게 말한 의도는 '관광 수준 여행'이 안전하게 그 도시의 대표적인 유물 유적 명승지를 둘러보는 정도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생활 속으로 들어간다던가 여행지에 일정 기간 정주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그것은 물리적인 벽에 먼저 부딪힐 것이고 심리적인 벽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돈과 시간, 그리고 용감해야 할 수 있는 것이다. 고작 30만원을 들고 2년을 기한으로 세계 여행을 떠난 사람, 저니맨 파비안의 이야기에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더 반가운 것은 이 책의 초반부에 파비안 역시 일반 사람들이 가지는 고민을 그대로 했었다는 것이고 실천에 옮긴 것으로 보아 생각만 하다 늘 멈추고 마는 우리 보다 좀 더 행동파였던 것이다. 더구나 20대 막바지, 한창 사회 생활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할 시점. '뒤처짐에 대한 불안'이 자꾸만 따라다닐 그 나이에 그는 신변을 정리하고 수련이라는 목적을 둔 여행을 도전한다. "떠나본 사람은 설령 후회해도 잠깐이지만, 떠나지 못한 사람은 평생 후회를 안고 산다."(13p)는 교수님의 말에 힘을 얻고. 그렇다. 더 이상 안전한 삶에 대한 미련이 자기 삶의 발목을 잡게 둬서는 안된다.(14p) 그치만 아직도 용기가 없는 나다.
이 여행서는 여러 면에서 독특하다. '수련 여행'이라는 말부터 그렇다. 수백만원을 들고 배낭여행을 하는 것이 아니다. 편도 비행기 값 정도와 비상금 몇 십만원을 들고 2년 안에 5개 대륙을 돌고 오겠다는 목표다. 많은 곳을 떠돌기 보다 수련자답게 한 곳에 몇 개월 정착하여 일을 하며 그곳에서 의미를 찾는 여행이다. 일을 한다는 것이 돈을 벌겠다는 것보다 자신의 능력을 시험하고 도전하는 하나의 장으로 삼는 것. 단, 완벽한 무보수는 아니다. 잠자리와 끼니 해결은 보장 받는다. 스물 아홉살 청년 파비안은 호기롭게 출발하지만 첫 여행시 상하이의 국제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중요한 허리 가방을 잃어버릴 정도로 초짜 여행자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2년 후엔 여기 저기 강연을 다니고 출판사와 여행서 계약까지 맺는 옹골 찬 청년으로 성장하게 되다니, 도대체 2년 동안 무슨 일을 겪은 것이길래?
중국 상하이에서 시작하여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 인도 방갈루루, 호주 멜버른, 미국 샌프란시스코, 그리고 남미 페루 리마에서 쉼의 의미였던 도미니카공화국 그리고 다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와 인도 방갈루루까지. 그가 정한 규칙대로 5대륙을 돌았고 숙식을 제공받는 댓가로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며 일을 하였으며 머무는 여행이었기에 관계 확장과 삶의 의미의 명확성을 가져오는 진정한 수련 여행이 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어찌 난관이 없었겠는가. 생명의 위협 순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잔고가 바닥나던 순간, 관계의 파멸 순간까지. 그 중 가장 컸던 것은 어쩜 말레이시아에서 친절의 파도를 경험하게 한 아짐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것과 연인 메텔레테와의 이별이 아니었나 싶다. 그것이 그가 바닥을 치고 위로 올라갈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했지만 상처가 쓰라린 것은 어쩔 수 없다. 여행 과정에서 일어난 여러 사건과 상황의 부딪침은 그에게 보이지 않는 자양분이 되었다. 그는 다짐한다. 앞으로도 '안전한 위험' 보다 '불안한 기회'를 선택하고 싶다고. 여행이 주는 위기를 딛고 일어서는 과정에서의 깨달음이 그에게 얼마나 컸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파비안이 이러한 수련 여행을 할 수 있었던 큰 잇점이 있었다. 그것은 그가 가지고 있는 재능이 디자인과 음악이었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선진국 독일에서 온 백인이라는 것도 생물학적 측면에서의 큰 잇점이기도 했다. 어딜가나 신뢰감을 주는 데 도움될만한 조건 몇 단계는 그냥 통과였으니까. 그에게 예술적 재능이 있었기에 세계 어디를 가도 통할 수 있을 여지가 컸던 것 같다. 아시아를 첫 여행지를 선택한 것도 전략적으로 보면 좋았다고 본다. 아무래도 아시아에서는 백인이 우대 받는 분위기가 있고 여기서 쌓은 경력이 다른 대륙에서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었을테니까. 물론 그런 이야기는 파비안 스스로 한 적은 없다. 이 책을 읽으며 그런 생각을 나혼자 했을 뿐이다. 그렇다고 예술적 재능이 있다고 해서 수련 여행이 성공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파비안만이 가진 일단 해보자, 부딪혀보자라는 정신이 합쳐졌고 자신을 낮추려고 노력하였으며 그곳 문화를 인정하고 지켜주려했기 때문에 가능했을 여행이었다. 거기다 한 번 하면 끝장을 보거나 최선을 다하는 그의 기질도 한몫했다. 어쨌거나 결과물이 좋아야 인정은 받을 수 있는 것이었으니까.
파비안이 여행하며 이룬 여러 프로젝트들을 QR코드로 동영상을 바로 볼 수 있게 책에 삽입되어 있다. 그래서 이 책은 글로만 만들어진 책이란 생각이 덜 든다. 독자도 여행의 기분을 좀 느끼게 해준달까. 그가 단지 운이 좋았던 것만은 아니었구나를 깨닫게 해준다. 노력의 흔적, 밤을 새며 즐겁게 참여했던 그의 모습이 떠오른다. 열정이다. 파비안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그 열정이다. 세계 어디에서나 통할 수 있는 삶을 대하는 자세.
에세이지만 소설 읽는 느낌도 난다. 이런 일도 있을 수있구나, 싶은 것이 현실에서 실제 행동으로 옮겨 여러 경험을 몸소 하는 파비안을 보며 이게 소설이 아니라는 게 신기하기도 했다. 여행을 통해 느끼는 것은 사람들마다 비슷하다. 내가 작은 존재라는 것, 그래서 자연과 그 문화에 겸손하게 된다는 것, 그리고 나의 삶과 주어진 것에 감사함을 가지게 된다는 것. 그의 말처럼 여행에서 얻은 것을 말로는 설명할 수 없다. '다만 앞으로 살아갈 모습만이 여행의 증거가 될 것이다'. (325p)
오타....327p 밑에서 세번째 줄 '훨씬 더 낳은' -> 훨씬 더 나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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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대학동기 한명이 떠올랐다. 이 책의 저자처럼 1년간 세계여행을 떠났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뭐라더라 원월드 티켓인가(가물가물하다)를 구입해서 전세계를 돌면서 선교활동 및 여행을 다녔던 친구였다. 이친구와 비슷하게 이 책의 저자인 파비안도 일년이상을 전세계 대륙을 돌아다니며 자신의 능력을 바탕으로 현지에서 직업을 구해 최소한의 돈만 벌면서 여행을 다녔던 모양이다. 이책 저니맨은 그 여행의 기록이다. 아마도 여행 틈틈이 블로그에 관련 소식을 올렸고 돌아온 후 이를 모아 책으로 펴낸듯.
수련여행이라고 이름붙은 이 여행기를 훔쳐보면서 여행에 도무지 취미를 붙이기 어려웠던 나또한 여행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된 기회가 되었다. 여행의 장점은 수없이 많은 글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관광지를 여행하거나 현지인들의 삶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내는데 중심을 둔 많은 여행기들 속에서 그들과 직접 부딫쳐가며, 그들의 직장속으로 들어가서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겪는 이야기들 속에서는 또다른 매력이 숨어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재밌는 에피소드 속에서 느껴지는 삶의 철에서부터
어느나라에서 일을 하더라도 공통적으로 생각해볼수 있을짐한 교훈에 이르기까지 가볍지만은 않게 읽어나갈 수 있었달까. 저자의 강조표시인지 편집자의 의도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름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문장에는 위에서처럼 음영처리가 되어있어 다시한번 살펴볼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있다. 아래 문장은 특히나 내게 생각할 꺼리를 던져주었는데 내가 바로 관성의 법칙에 충실히 지배당하고 있기때문은 아닐까 싶었다는.
저자처럼 젊은 나이에 이런 흔치 않은 경험을 해보지 못했음을 지금와서 부러워하거나 후회하는 것은 전혀 의미가 없는 일일 것이다. 수련여행이라는 것은 직접 발로 뛰며 할수도 있지만 뭔가 다른 방법으로도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믿음을 가지고 일단 가까운 시일내로 나름의 짧은 여행을 꿈꾸어본다. 만나보지 못했고 걸어보지 못했던 사람과 길은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다른대륙에서 기다리고있을지 모르는 더 먼곳의 만남은 아쉽지만 조금 연기해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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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을 동경하며 수 많은 여행책들을 접했지만, 이렇게 여행의 목적 말고 또 다른 중대한 목적을 가진 여행은 처음 본 것 같다. 이런 조금은 색다르고 이색적인 여행을 한 주인공은 바로 독일인 파비안. 그는 졸업 후 1~2년 동안 세계곳곳을 탐험하는 진짜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품는다. 하지만 스펙과 커리어 등 직업정 전망도 여행경비도 마련해야 하는 등 현실적인 고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다 발견한 게 중세의 전통이기도 한, 장인이 되기 위해 수련여행을 떠나는 사람을 일컫는 '수련여행자'였다. 그도 한 걸음 더 도약할 자신을 상상하며 수련여행을 조사하여 자신만의 수련법칙 10가지를 만들고 모리츠 교수님의 소개로 상하이로 가게 된다.
그렇게 상하이에 첫 발을 내딛으며 파비안만의 수련여행이 시작된다. 상하이 건축사무소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실습생으로 중국인들과 함께 일하고, 쿠알라룸프르의 디자인 위크 자원봉사자로 미팅에 참가하기도 하고 국제홍보대사라는 명목아래 기사를 쓰고 사진을 찍기도 하면서 홍보를 한다. 이후에도 아스디아바바, 브리즈번, 샌프란시스코, 아바나 등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일들을 경험하게 된다. 그 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곳은 벵갈루루에서의 일들이었다. 사진 워크숍 일을 위해 찾은 벵갈루루에서 2006년 인도 정부가 공표가 '공공장소 댄스금지법'에 저항해 동영상도 제작한다. 가짜 발리우드 스타로 등장해 곳곳에서 춤을 추는 이 동영상은 전 세계사람들의 호응을 얻었고, 그가 인도를 떠난 후 작은 변화를 일으켜 나이트클럽에 대한 허가가 점차 풀리고 있다는 기쁜 소식도 듣게 된다.
이 수련여행동안 그는 숙식만을 해결하며 먼저 일을 찾아 나서고,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갈 때 더 발전하기를 기원하며, 일을 준 누군가에게 최고의 성과로 보답하고 싶은 마음으로 열심히 일했다. 그런 파비안의 일에 대한 신념이 난 참 배울만하다고 느꼈다. 비록 잠깐 머물다가는 손님일지라도, 단기적으로 하는 사소한 일일지라도 감사하며 제대로 그 일과 마주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자신이 결정하고 행하고자 했던 일이긴 하지만 아마 그 길위에서의 시간과 일들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한 도시를 또나 한 도시로 갈 때마다 일을 찾는 일이며 여행동안 사랑했던 연인과 이별해야만 했던 아픔을 겪기도 하고, 그리움과 외로움에 사무치기도 하고, 신변에 위협을 느낀 곳도 있었고, 다른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이 여행을 통해 인터넷 세상과는 다른 진짜 세계를 마주하고, 자신보다 더 낮은 곳에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처지를 생각하며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하기도 했다.
분명 조건이 갖추어지기 만을 기다리며 움츠리고만 있었으면 절대로 알지 못했을 수많은 것들을 그 길 위에서 배우며 성장했고, 더불어 수련여행을 통해 느낀 인식과 생각의 변화들이 참 많이 나와있어서 그 2년이라는 시간들이 얼마나 가치 있는 시간이었는지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간접적으로나마 수련여행을 느껴보고 길위에서 배운 다양한 경험과 생각들을 전해 들을 수 있다는 게 참 좋았다. 이젠 느꼈으니 다음엔 떠날 차례인가??언젠가 나도 이런 멋진 여행길위에 서 있을 그 날을 꿈꿔본다. 마지막으로 한 챕터가 끝날 때 마다 QR코드가 나오는데, 음악과 함께 그 나라의 사람과 풍경들을 담겨있는 영상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 "사람들이 너를 대접하는 것보다 더 높은 자리에 너 자신을 올려놓아야 해." 일에서 의미와 보람을 못 느끼는 것은 일을 준 사람의 책임이 아니다. 일에서 느끼는 가치와 보람은 거저 주어지는 게 아니라 찾아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선택한 일이야말로 자신의 품격을 높이는 가장 큰 수단일 것이다. 여기에는 그 어떤 핑계나 조건도 존재하지 않는다. -p 117
- 관광은 밝은 빛을 보는 여정이지만 여행은 빛 뒤에 가려진 어둠까지 봐야하는 여정이다. 그래서 관광객이 단지 눈으로만 즐거워할 때 여행자들에게는 가슴으로 아파할 기회가 주어지며, 그것이 곧 삶의 화두로 이어진다. -p246
- 이 여행이 나에게 가르쳐준 것 중에서 가장 우선순위를 꼽으라면 '넌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어떤 삶이든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인생이라는 무한한 좌표 위에서 반드시 고정불변의 그래프를 그려놓고 그 직선만을 따라가며 사는 인생은 더 이상 나의 것이 아니다. -p 3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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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이 넘어서야 우리나라를 떠나 다른 나라로 처음 가 본 내게, 10대 때는 언제나 다른 나라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함으로 가득찼었다. 기껏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책과 영화 따위로 그 나라를 간접체험해 보는 것 뿐이었다. 그런 내가 스물 네살이 되어서야 처음 떠난 곳이 영국이었고 약 일 년 간을 지냈으니 늦은 첫 여행치고는 남부럽지 않다고 해야할까. 떠나기 전 학교를 휴학하고 푹 빠져버린 영국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관련된 책은 모두 읽고 영국식 액센트에 매료되어 수도 없이 연습했던 그 때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떠나는 날 까지 가슴이 부풀었고 비행기 안에서도 잠을 이루지 못했으며 히드로 공항에 발을 내딛었을 때의 그 느낌과 냄새와 모든 것들이 지금도 또렷하게 떠오른다. 짧지만 긴 시간 동안의 영국 생활에서 내가 영국인들에 대해서 느낀 것은 대체적으로 그들은 여행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내가 스무살이 넘어서야 하게 된 해외여행을 그들은 어린 나이에 홀리데이 시즌에는 너나 없이 해외로 떠났다. 물론 유럽 대륙이기에 우리나라에는 뒤늦게 정착된 저가항공이 오래전부터 보편화 되어서 다른 유럽 국가로는 부담 없이 간다고 해도 아시아와 아메리카의 여러 나라들도 그들은 참으로 쉽게 여행을 하였으며 진정 인생을 즐길 줄 아는 것 처럼 보였다.
책을 읽으면서 문득 나는 책을 쓴 독일인 저니맨 '파비안'이 내가 영국에서 봤던 그런 사람들과 비슷한 젊은이라는 걸 느꼈다. 보통의 한국에서의 10대와 20대의 삶에서의 2년 가량의 여행이란 현실 감각을 망각하였거나 경제와 시간적 여유가 되는 부르주아의 젊은이들이나 할 법한 사치스러운 여행이라고 인식할 것이다. 그러나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앞서 스스로를 낯선 환경으로 내몰고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고 다른 이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배우는 것들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을 만큼 값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 독일의 젊은이는 스물 여덟의 나이에 '수련여행'을 떠난 것이다. 내면적으로 단단해질 수 있는 방법은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그 방법들 중에서 가장 의미있고 아름다운 것은 다름 아닌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첫 페이지를 펼친 순간부터 끝까지 단숨에 읽어버렸다. 내가 가 본 곳 보다 안 가본 곳이 더 많은 여행지에서의 경험담은 마치 그가 내게 이야기해주듯이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스물 네 살의 내가 유럽땅을 처음 밟아본 이래로 여행보다는 방에 처박혀서 책읽기나 좋아하던 나는 서른을 앞두고 뒤늦게 여행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렸다. 그래서 마치 동화 속에 빠져든 어린아이처럼 정신없이 책장을 넘겼다.
서른을 앞두고 있는 지금 나는 올해가 가기 전에 또 다른 여행을 계획중에 있다. 또 한 해를 무미건조하고 의미없이 보내고 싶지가 않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내 인생에서 하나의 중요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는 지금, 나는 그야말로 '수련여행'이 필요함을 알게 되었다. 저자처럼 꼭 여행지에 일을 하지 않더라도 다른 세상을 경험하고 보고 느끼는 것도 일종의 수련여행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에 앞서 멋진 저니맨의 기행이 내게는 굉장한 감동을 주었다. 그 감동의 힘이 내게 여행을 또다른 매력과 감동 그 이상으로 만들어주어서 그저 감사할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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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이 넘어서야 우리나라를 떠나 다른 나라로 처음 가 본 내게, 10대 때는 언제나 다른 나라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함으로 가득찼었다. 기껏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책과 영화 따위로 그 나라를 간접체험해 보는 것 뿐이었다. 그런 내가 스물 네살이 되어서야 처음 떠난 곳이 영국이었고 약 일 년 간을 지냈으니 늦은 첫 여행치고는 남부럽지 않다고 해야할까. 떠나기 전 학교를 휴학하고 푹 빠져버린 영국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관련된 책은 모두 읽고 영국식 액센트에 매료되어 수도 없이 연습했던 그 때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떠나는 날 까지 가슴이 부풀었고 비행기 안에서도 잠을 이루지 못했으며 히드로 공항에 발을 내딛었을 때의 그 느낌과 냄새와 모든 것들이 지금도 또렷하게 떠오른다. 짧지만 긴 시간 동안의 영국 생활에서 내가 영국인들에 대해서 느낀 것은 대체적으로 그들은 여행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내가 스무살이 넘어서야 하게 된 해외여행을 그들은 어린 나이에 홀리데이 시즌에는 너나 없이 해외로 떠났다. 물론 유럽 대륙이기에 우리나라에는 뒤늦게 정착된 저가항공이 오래전부터 보편화 되어서 다른 유럽 국가로는 부담 없이 간다고 해도 아시아와 아메리카의 여러 나라들도 그들은 참으로 쉽게 여행을 하였으며 진정 인생을 즐길 줄 아는 것 처럼 보였다.
책을 읽으면서 문득 나는 책을 쓴 독일인 저니맨 '파비안'이 내가 영국에서 봤던 그런 사람들과 비슷한 젊은이라는 걸 느꼈다. 보통의 한국에서의 10대와 20대의 삶에서의 2년 가량의 여행이란 현실 감각을 망각하였거나 경제와 시간적 여유가 되는 부르주아의 젊은이들이나 할 법한 사치스러운 여행이라고 인식할 것이다. 그러나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앞서 스스로를 낯선 환경으로 내몰고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고 다른 이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배우는 것들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을 만큼 값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 독일의 젊은이는 스물 여덟의 나이에 '수련여행'을 떠난 것이다. 내면적으로 단단해질 수 있는 방법은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그 방법들 중에서 가장 의미있고 아름다운 것은 다름 아닌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첫 페이지를 펼친 순간부터 끝까지 단숨에 읽어버렸다. 내가 가 본 곳 보다 안 가본 곳이 더 많은 여행지에서의 경험담은 마치 그가 내게 이야기해주듯이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스물 네 살의 내가 유럽땅을 처음 밟아본 이래로 여행보다는 방에 처박혀서 책읽기나 좋아하던 나는 서른을 앞두고 뒤늦게 여행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렸다. 그래서 마치 동화 속에 빠져든 어린아이처럼 정신없이 책장을 넘겼다.
서른을 앞두고 있는 지금 나는 올해가 가기 전에 또 다른 여행을 계획중에 있다. 또 한 해를 무미건조하고 의미없이 보내고 싶지가 않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내 인생에서 하나의 중요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는 지금, 나는 그야말로 '수련여행'이 필요함을 알게 되었다. 저자처럼 꼭 여행지에 일을 하지 않더라도 다른 세상을 경험하고 보고 느끼는 것도 일종의 수련여행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에 앞서 멋진 저니맨의 기행이 내게는 굉장한 감동을 주었다. 그 감동의 힘이 내게 여행을 또다른 매력과 감동 그 이상으로 만들어주어서 그저 감사할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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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생에 한 번쯤은 뭔가를 계획하고 이루고 싶었던 것들이 있을 것이다. 나조차도 그 꿈을 향해 달려왔고 어쩌면 계속 바뀌는 계획들로 인해 내 인생도 이렇게 달라질줄은 몰랐던 것이다. 그냥 회사원으로 평범하게 살면서 전업주부로 전향하고 새로운걸 배워 공방까지 운영하는 거 보면 참 희한하다. 저니맨(독일인의 뜻함)의 저자인 파비안도 생에 2년동안 지구상에 있는 대륙에 자신의 발자국을 남기는것으로 시작되었다.
세계여행이라고 해서 많은 비용이 들겠지만 이 저자는 최소한의 비용 즉 떠날때 통장잔고가 몇 십만원밖에 없었던 것이다. 각 나라마다 일자리를 구해서 비용을 벌고 충당한다는 계획이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돈을 벌려고 나간게 아니라 본인 스스로를 증명해 보려고 했던것이다. 중국 상하이에 입국때부터 거절당해 굉장히 당혹스러웠지만 이내 바로 일자리를 잡아지고 다른곳에선 일자리를 못잡아 힘들어 하고 거리에서 노숙도 거리낌 없이 하고 예상외의 모델진출도 하면서 새로운 경험과 새로운 사람들의 인연이 계속 되는 여행이었다. 저자는 스스로 수련여행이라고 한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은 진정한 여행이라고 한다. 여행은 마치 마약과도 같다고 한다. 위험한 쿠바에서 성냥통을 바람에 날려버려 아무렇지 않았는데 숙박주인은 굉장히 화를 내고 성냥개비가 구하기 힘들다는걸 몸으로 느낀 쿠바의 실생활과 "나는 사람들이 악기 케이스에 던져주는 돈을 벌기 위해 연주하는게 아니에요' 캘리포니아 길거리에서 트럼펫을 부르는 12살의 소년의 말에 가슴이 떨렸다고 한다. 그리고 영상을 담아 인터넷에 올려 이내 하루아침에 스타가 되어버린 소년을 보고 자신감이라는 소중함을 얻었다고 한다. 인도에서 힘든 여정을 보낸 그와 여자친구의 재회 그렇지만 여행도중 너무 떨어져 지내서 그런지 여자친구한테 이별을 통보받고 힘든 고난의 여행을 그만두고자 하였지만 끝까지 해 낸 뿌듯함과 여러가지 얻은 교훈으로 그는 다시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다. 평범한 우리에게 여행이란 돈이 많이 든 거라 생각되고 시간도 없다는것도 핑계거리가 될 수 밖에 없게 만든 책이다. 나의 수련여행을 떠나서 전혀 몰랐던 나 자신의 발견. 이 책을 덮고난 후 내 자신에 대해 나같으면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정말 평범하다 못한 우리의 삶이 다른 곳에 가면 특별한 존재가 될수 있다라는 용기가 솟아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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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나선다. 여행을 떠나는 마음은 기대와 설레임으로 가득하다. 낯선 곳에서 보고 느끼게 될 새로운 경험들..길지 않은 여행이라면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도 좋으리라. 하지만 이 책의 저자인 독일청년 파비안의 여행은 좀 독특하다. 자기의 능력과 기술을 담금질 하기 위해 떠나는 세계여행, 계획된 것이란 없다. 무모하다 싶은 용기 하나로 성큼 세상 밖으로 떠나는 그의 여정을 따라가다보면 독자는 이 베짱 좋은 청년에게 매료되게 된다. 대학을 졸업할 때즈음 남들은 좀 더 나은 회사에 취업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을때 엉뚱한 이 청년은 중세시대 장인들이 세계를 떠돌며 기술을 연마하던 "수년여행"에서 그 영감을 얻게 된다. 달랑 30만원을 들고 처음 찾은 중국 상하이에서 문화적인 차이와 지독한 고독을 맛보게 된다. 그리고 사람들의 찐한 정은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장벽을 넘어 마음으로 느낄 수 있다는 교훈도 얻게 된다. 짦게는 한달, 길게는 수개월동안 세계 여러나라, 여러 도시에서 머물며 자신의 전공을 살려 건축보조, 사진촬영, 디자인등 프로젝트를 맡아 일을 하며 숙식을 제공 받는다. 보수는 없다. 기한이 정해져 있는 단기 일자리에 보수도 없으니 설렁설렁 일을 해도 될법도 하건만 그는 매 순간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기뻐하며 때로는 몇일을 밤을 새기도 하고, 도저히 불가능할거 같은 어마어마한 양의 일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일을 한다. 사랑하는 가족과 연인과 떨어져 지내는 외로움이 순간순간 밀려오지만 "수련자"로써의 허트러지지 않도록 매 순간 마음을 다 잡는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어느 외국 청년의 지독히도 운좋은 해외 여행기쯤으로 생각하였다. 운 좋게 일자리를 구하고, 운 좋게 좋은 사람을 만나, 머물고 있는 그 나라 관광도 좀 하며 재미있게 보낸 2년 2개월의 여행기쯤으로 생각하였다. 하지만 이 책을 중간도 채 읽기 전에 나는 느낄 수 있었다. 세상에 거저 오는 행운이란 없구나.. 하는 것이였다. 주인공인 파비안이 설령 운 좋게 일자리를 잡았다 하더라도 나는 곧 떠날 사람이니 내 맡은 일이나 하자는 안일한 생각으로 일을했다면 그에게 다음, 그 다음의 여행지에서 일자리를 잡는 행운이란 없었을 것이다. 나에게 주어진 일 외에도 일을 찾아서 하는 그의 열정과 성실성이 결국 그를 성장하게 했고 함께 일한 사람들과의 신뢰감을 얻게 했고 사람들로 부터 인정받게 되었고 비로소 자기의 스펙이 되는 것이라는 걸.. 중국,말레이시아,인도, 이집트, 에티오피아,호주, 미국,쿠바,도미니카 공화국, 롤롬비아를 여행했던 2년 2개월 동안 그는 검고 투박한 흑연이 아닌 투명하게 빛나는 다이아몬드가 된 것이다. 쉽게 부서지는 흑연과 달리 단단하면서도 빛나는 다이아몬드는 같은 탄소로 이루어진 물질이지만 세계여행을 하며 수련 여행이라는 혹독한 방법은 택하여 자신을 담글질해 온 파비안은 그렇게 단단하고 빛나는 다이아몬드로 고국인 독일로 되돌아 왔다. 떠나기 전 자신을 걱정하고 비웃기까지 했던 사람들에게 보란듯이 그는 자신의 인생에서 어쩌면 가장 보람되고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며 자신을 성숙시켰다. "삶은 주어진 것이다. 그것은 선물일 수도, 부역일 수도 있으나 어찌되었든 최선을 다해 제 몫을 살아내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에는 변화가 없다" 그의 말이 긴 여운이 되어 나의 등을 떠민다. 지리멸렬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나에게 그의 수련여행은 젊었을때의 한때의 객기가 아닌 인생을 의미있게 살아가는 방법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고맙고도 매서운 충고였다. 재미와 교훈과 감동을 가져다 준..특별한 여행기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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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이 많이 읽는 책은 자기개발, 처세술 혹은 업무와 관련된 전문서적일 수도 있지만 여행서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인기책이다. 연예인을 시작으로 전문 여행가 뿐 아니라 어제까지만 해도 동료라 할 수 있었던 직장인이 과감하게 사표를 던지고 여행을 다녀왔다고 하면 관심을 거둘 수가 없다. 부럽지만 떠날 수 없다. 떠나겠다고 마음먹어도 그저 휴가때를 이용하거나 경비부족, 언어능력을 핑계로 결코 저니맨이 되지는 못한다. "등이 가려우면 누군가에게 긁어달라고 하거나 긴 작대기로 긁으면 된다. 하지만 영혼의 어느 한곳이 가려울 땐 어떻게 해야 할까? 아무도 긁어줄 수 없다. 여행만이 긁어줄 수 있다." 책, 저니맨의 파비안 역시 졸업 이후 평범한 20대 청년들처럼 고민에 빠졌었다. 하지만 그는 중세시대에 실재했던 수련여행에 용기를 얻고 나름의 규칙을 세우고 비행기에 올랐다. 그가 당시에 가졌던 경비는 한화로 100만원도 안되는 돈이었다.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공한 파비안의 수련여행 첫 도착지는 상하이였다. 전공과 관련있다고 보기에는 좀 무리가 있지만 록펠러문화센터의 막노동이 첫 여행지에서의 직장이었는데 우리가 생각하던 수련여행과는 사뭇다르다고 볼 수 있다. 그야말로 사서 고생이 여행이라고 해도 공사장 막노동이라니. 물론 이후에 축복과도 같은 아짐과의 만남이라던가 사진을 잘찍는 능력을 살린 사진전시회등에서의 활약은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기회가 오지 않을 수 있는 행운이긴 하다. 책에서도 나오는 것처럼 다양한 취미, 언어가 통화지 않더라도 세계만국어라 할 수 있는 그림과 악기등을 평소에 배워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의 여행기는 지나치게 솔직하다. 여성들과의 관계에 대한 솔직함과 무모할 정도로 위험한 상황속에서도 수련여행을 지속하는 등 소설을 읽는듯한 흥미진진함이 이 책의 장점이다. 여행을 하는 동안 파비안을 통해 많은 것을 깨닫게 된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다니엘과 함께 하는 동안 그는 친구란, 상대의 라이프스타일을 맞춰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강요나 무조건적인 희생은 아니겠지만 맞춰가려는 노력을 보일 때 상대역시 내게 맞춰주는 게 아닐까 싶다. " 그런가하면 그 좋았던 쿠알라람푸르의 아짐과의 사이가 단 하룻밤의 실수로 깨지는 모습을 보며 어느 한국가의 전통을 존중하는 것과 여행할 때 늘 자기만의 아집과 가치관을 우선시해서는 안된다는 겸손을 알게 되었다. 물론 이런 진중한 문제뿐 아니라 알아두면 좋을 법한 전통이나 규칙등도 알게되었는데 라마단의 금식시간 동안의 일화라던가 파비안이 느꼈던 쿠바의 낭만이 현실과는 조금 다를 수도 있다는 점이 그러했다. 책을 읽다보면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파비안 스스로가 말한것처럼 잘사는 사람보다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 호주의 원주민들과 맘대로 여행을 떠날 수 없는 쿠바인들의 사연을 접할 때면 여행을 갈지말지 고민하는 것 자체가 큰 선물이라는 것도 깨닫게 된다. 무엇보다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떠나지 못하면서 불평만 해대던 스스로가 참 한심하게 느껴졌다. "수련여행을 시작하면서부터 나는 내가 서 있던 계단보다 한참 아래에 있는 계단을 수없이 목격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도저히 불평불만을 쏟아낼 수 없을 만큼 높은 계단에 서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곤 한다. 나에겐 살기 위해 경쟁할 기회는 물론 세상을 여행 할 자유와 숙식을 해결할 수 있을 정도의 재능까지 주어져 있지 않은가. 지금 이 계단만큼이라도 올라서기 위해 필사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지 알게되면 '절망'이니 '의욕상실'이니 하는 말은 도저히 함부로 사용할 수 없으리라.'" 한 해에도 많은 책을 접하게 되고 수많은 감동과 깨달음을 얻게되지만 추천하고 싶은 책이 그 숫자에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나름의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대더라도 이 책은 꼭 추천해주고 싶다. 적어도 여행가고 싶은데, 무얼 하고 싶은데 하며 여전히 머뭇거리기만 하는 나와 같은이들에게 이 책은 꼭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고나면 망설임은 없다. 떠나던가, 불만을 멈추고 현실에 최선을 다하던가 말이다. |